길고양이 무덤

어제 아침 주차장 화장실 앞에 죽어 있던 길고양이를 어젯밤에 차에 싣고 가서 뒷산에 묻었습니다.

저녁 8시쯤에 올라가서 땅을 파는데 땅에 돌이 많아서 가져간 시원치 않은 삽으로 파는데 애를 먹어서 깊숙히 파묻지는 못했습니다.
상자에서 녀석을 꺼냈는데 자세히 보니 눈을 반 쯤 뜬 상태라서 감겨 주려고 했더니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 사후강직이 일어난 뒤라 그런지 감겨지지 않았습니다. 아직 1년도 안된 어린 녀석 같았는데, 아직도 살아 있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흙으로 안 보이게 덮은 뒤에 근처에서 큰 돌들을 주워 와서 쌓았습니다.

비록 길냥이로 살다가 채 다 크기도 전에 죽었지만, 살면서 고생도 많았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일도 있었겠지요. 엄마 젖도 먹고, 엄마가 혀로 핥아주고, 형제들이랑 장난도 치고, 굶다가 먹이도 먹고.... 이승의 고통은 잊고, 즐거운 일만 간직해 좋은 곳에 다시 태어나기를...


핸폰으로 찍은 초라한 길고양이 무덤입니다.

이글루스 가든 - 길고양이 동맹


덧글

  • 바라니바람 2008/04/26 01:42 # 답글

    좋은 일 하셨네요. 자기가 기르던 애완동물도 죽으면 아무렇게나 팽개쳐 버리는 사람들이 꽤나 있는데, 길고양이를 묻어주셨다니 참 좋으신 분 같아요.
  • L군 2008/04/26 03:23 # 답글

    좋은 분임이 확실하네요.. 저렇게 해주시는게 당연하지만..참 쉽게 안되는 부분인데... 마지막을 돌봐주는 존재가 있으니.. 길냥이도 행복해할듯~
  • 뽀도르 2008/05/05 21:42 # 답글

    에구..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했을 일을 했을 뿐인데요..
  • 뇌를씻어내자 2008/05/06 10:52 # 답글

    좋은 일 하셨어요. 저는 딱 한 번 죽어있는 길 아이를 봤는데, 어떡해 어떡해만 연발하다 결국 지나치고 말았어요.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구요. 너무 마음도 아프고 무서워서 차마 손을 뻗지 못하겠는... 아니, 쳐다도 못 보겠어서 외면해버린 거죠. 너무 예쁜 아이었고, 죽어 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온전한 상태였거든요. 눈 하나가 튀어나온 것 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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