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삼국지/최종회] 천하는 다시 하나로 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第百二十回 薦杜預老將獻新謀 降孫皓三分歸一統

제120회: 두예를 추천하니 노장이 새로운 계책을 바치고 손호가 항복하여 삼국이 하나로 합쳐지다 


진나라 황제 사마염


  卻說吳主孫休,聞司馬炎已篡魏,知其必將伐吳,憂慮成疾,臥床不起,乃召丞相濮陽興入宮中,令太子孫만(上雨下單)出拜。吳主把興臂,手指만(上雨下單)而卒。興出與群臣商議,欲立太子孫만(上雨下單)為君。左典軍萬彧曰:「만(上雨下單)幼不能專政,不若取烏程侯孫皓立之。」左將軍張布亦曰:「皓才識明斷,堪為帝王。」丞相濮陽興不能決,入奏朱太后。太后曰:「吾寡婦人耳,安知社稷之事?卿等斟酌立之,可也。」

*만(上雨下單) /만/ 손만의 이름에만 쓰인 특수 한자. ‘완’으로 발음하기도 한다. 雨 밑의 單 으로 이뤄진 특수 한자로 이글루에 올릴 경우 특수 문자로 기능해서 글이 모두 깨져서 할 수 없이 한글로 대체합니다. 
*斟酌 /짐작/ ‘대충 판단한다’는 뜻이 아니라, 신중하게 고려해서 판단한다는 뜻.

한편, 오나라 군주 손휴는 사마염이 위나라를 찬탈한 것을 듣고, 곧이어 오나라를 정벌할 것이라 생각한다. 손휴가 걱정하다가 병이 생겨 침대에 누워 일어나지 못한다. 이에 승상 복양흥을 궁중으로 불러들이고, 태자 손만을 불러내어 절하게 한다. 오나라 군주가 복양흥의 팔을 잡고, 손으로 손만을 가리키더니 숨을 거둔다. 복양흥이 나가서 신하들과 상의하여, 태자 손만을 임금으로 세우려는데 좌전군 만욱이 말한다.

“손만은 어려서 정사를 맡을 수 없으니, 오정후 손호를 데려다 옹립하는 것이 낫겠소.”

좌장군 장포도 말한다.

“손호는 재식才識(재능과 식견)과 명단明斷(명철한 판단력)을 갖추어 제왕이 될 만하오.”

승상 복양흥이 결단하지 못하고 들어가서, 주 태후에게 아뢰니 태후가 말한다.

“나는 과부 된 사람일 뿐인데 어찌 종묘사직의 일을 알겠소? 경들이 잘 판단해서 옹립하시오.”

  興遂迎皓為君。皓字元宗,大帝孫權太子孫和之子也。當年七月,即皇帝位,改元為元興元年,封孫만(上雨下單)為豫章王,追諡父和為文皇帝,尊母何氏為太后,加丁奉為左右大司馬。次年改為甘露元年。皓凶暴日甚,酷溺酒色,寵幸中常侍岑昏。濮陽興,張布諫之,皓怒斬二人,滅其三族。由是廷臣緘口,不敢再諫。又改寶鼎元年,以陸凱、萬彧為左右丞相。時皓居武昌,揚州百姓泝流供給,甚苦之;又奢侈無度,公私匱乏。陸凱上疏諫曰:

이에 복양흥 등이 손호를 임금으로 맞이한다. 손호는 자가 원종이고“대제大帝” 손권의 태자 손화의 아들이다. 그해 7월에 황제에 즉위하여 “원흥 원년”으로 개원한다. 손만을 예장왕으로 봉하고 부친 손화를 “문황제”로 추증하고 모친 하 씨를 태후로 높인다. 정봉에게 좌우대사마의 벼슬을 더한다. 다음해 “감로 원년”으로 개원한다. 손호의 흉포함이 나날이 심해지는데 주색에 몹시 빠지고 중상시中常侍(환관) 잠혼을 총애한다. 복양흥과 장포가 이것을 간언하자, 손호가 노하여 두 사람을 참하고 삼족을 멸한다. 이로부터 조정의 신하들이 입을 다물고 감히 다시는 간언하지 못한다. 다시 “보정 원년”으로 개원하고 육개와 만욱을 좌우의 승상으로 임명한다. 이때 손호가 무창에 머물며 양주 백성들로 하여금 강물을 거슬러 각종 물품을 공급하게 명하여 몹시 괴롭힌다. 또한 사치가 끝이 없어 공사公私(관리와 백성)가 모두 궁핍해진다. 육개가 상소하여 간언한다.

今無災而民命盡,無為而國財空,臣竊痛之。昔漢室既衰,三家鼎立;今曹、劉失道,皆為晉有:此目前之明驗也。臣愚但為陛下惜國家耳。武昌土城險瘠,非王者之都,且童謠云:「寧飲建業水,不食武昌魚。寧還建業死,不止武昌居。」此足明民心與天意也。今國無一年之蓄,有露根之漸;官吏為苛擾,莫之或恤。大帝時,後宮女不滿百;景帝以來,乃有千數;此耗財之甚者也。又左右皆非其人,群黨相挾,害忠隱賢,此皆蠹政病民者也。願陛下省百役,罷苛擾,簡出宮女,清選百官,則天悅民附而國安矣。

*失道 /실도/ 도의를 잃음. 도의를 저버림. 길을 잃음. 정도에서 벗어남.
*明驗 /명험/ 명백한 검증/효험. 명백한 징조. 명백한 증좌.
*露根 /노근/ 백성이 살 곳을 잃고 들판을 떠돎. ‘뿌리’는 국가의 뿌리 곧 백성을 가리킴.
*非其人 /비기인/ 적합한 사람이 아님(‘기인’其人은 ‘알맞은 사람, 적합한 사람’의 뜻)
*百役 /백역/ 각종 노역.

이제, 아무 재해가 없는데도 백성의 목숨이 다하고, 아무 하는 일이 없는데도 나라의 재물이 텅 비니, 신이 마음속으로 통탄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날 한나라 황실이 이미 쇠퇴하고, 세 국가가 정립하였으나, 이제 조 씨와 유 씨는 도의에서 벗어나더니, 모두 진나라의 차지가 됐습니다. 이것이 눈앞의 명백한 증좌이니, 신은 다만 폐하를 위해 국가를 걱정할 따름입니다. 무창의 토성은 위험하고 궁핍하므로, 결코 왕이 머물 도읍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노래하기를, ‘차라리 건업의 물을 마시지, 무창의 물고기를 먹지는 못하겠네. 건업으로 돌아가 죽을지언정, 무창에서 머물지는 못하겠네.’라고 합니다. 이것으로 백성의 마음과 하늘의 뜻이 명백히 드러나고도 남습니다. 이제 국가에는 1년치의 비축도 없고, 백성들은 살곳을 잃고 떠도는 처참한 지경입니다. 관리들은 백성을 수탈하며, 아무도 백성을 가엾게 여기지 않습니다. 대제(손권)의 생전에는, 후궁이 1백을 채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경제 이후에, 수천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재물의 낭비가 심합니다. 또한 좌우의 사람들이 모두 부적당한 사람들로서, 군당群黨(붕당)을 만들어 서로 감싸며, 충신을 해하고 현자를 모함하니, 이것들은 모두 국가의 정사를 좀먹고 백성을 병들게 하는 것들입니다. 바라옵건대 폐하께서 각종 노역을 살펴서, 수탈을 멈추게 하고, 궁녀를 추려내고, 백관百官을 깨끗하게 뽑는다면, 하늘이 기뻐하고 백성이 귀부하여 국가가 안녕할 것입니다.

  疏奏,皓不悅,又大興土木,作昭明宮,令文武各官入山採木;又召術士尚廣,令筮蓍問取天下之事。尚對曰:「陛下筮得吉兆,庚子歲青蓋,當入洛陽。」皓大喜,謂中書丞華覈曰:「先帝納卿之言,分頭命將,沿江一帶,屯數百營,命老將丁奉總之。朕欲兼并漢土,以為蜀主復讎,當取何地為先?」覈諫曰:「今成都不守,社稷傾崩,司馬炎必有吞吳之心。陛下宜修德以安吳民,乃為上計。若強動兵甲,正猶披麻救火,必致自焚也。願陛下察之。」

*筮蓍 /서시/ 댓가지를 이용해 점을 치는 것.

이렇게 상소하지만, 손호가 불쾌하게 여기고, 다시 토목 사업을 크게 일으켜, 소명궁을 건축하고, 문무 관리들을 시켜 산에 들어가 나무를 벌채하게 한다. 또한 술사術士(도사/마술사) 상광을 불러, 댓가지로 점을 치게 하여 천하의 일을 묻는다. 상광이 대답한다.

“폐하의 점괘를 보니 길조입니다. 경자년에 청개青蓋(푸른 비단에 학이나 용을 그린 햇빛을 가리는 일산의 일종)를 쓰고, 낙양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손호가 크게 기뻐하며, 중서승 화핵에게 이른다.

“선제께서 경의 말씀을 받아들여, 장수들을 여러 방면으로 파견하여, 장강 일대에 수백 곳의 영채를 세우고, 노장 정봉으로 하여금 총독하게 하셨소. 짐이 한나라 땅을 겸병兼并(빼앗음/점령)하여, 촉나라 임금의 복수를 하고 싶은데, 어느 곳을 먼저 쳐야겠소?”

화핵이 간언한다.

“이제 성도를 지키지 못하여, 촉나라 사직이 기울고 무너졌으니, 사마염은 틀림없이 오나라를 병탄할 마음을 품었을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마땅히 덕을 닦아 오나라 백성을 어루만지는 것을 상책으로 삼으셔야 합니다. 만약 억지로 병갑兵甲(군대/무기)을 동원한다면, 그것은 마치 베옷을 입고 불을 끄는 것과 같아서, 결국 스스로 타죽고 말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폐하께서 살펴주소서.”

皓大怒曰:「朕欲乘時恢復舊業,汝出此不利之言,若不看汝舊臣之面,斬首號令!」叱武士推出殿門。華覈出朝歎曰:「可惜錦繡江山,不久屬於他人矣!」遂隱居不出。於是皓令鎮東將軍陸抗部兵屯江口,以圖襄陽。

손호가 크게 노하여 말한다.

“짐이 이 기회에 구업舊業(선조의 사업)을 회복하려는데, 네놈이 이런 불리한 말을 내뱉다니! 만약 네가 오랜 신하만 아니라면, 당장 목을 베어 호령號令(여기서는 죄인을 처형해 군중에게 보인다는 뜻)할 것이다!”

무사들에게 소리쳐, 궁문 밖으로 끌어낸다. 화핵이 조정을 나와 탄식한다.

“애석하구나! 금수강산이 머지 않아 남에게 넘어가고 말겠구나!”

이에 은거하며, 나오지 않는다. 손호가 진동장군 육항에게 군사를 이끌고 강구江口에 주둔하여, 양양을 도모하도록 한다.

  早有消息報入洛陽。近臣報知晉主司馬炎,晉主聞陸抗寇襄陽,與眾官商議。賈充出班奏曰:「臣聞吳國孫皓,不修德政,專行無道。陛下可詔都督羊祜率兵拒之,俟其國中有變,乘勢攻取,東吳反掌可得也。」炎大喜,即降詔遣使到襄陽,宣諭羊祜。祜奉詔,整點軍馬,預備迎敵。自是羊祜鎮守襄陽,甚得軍民之心。吳人有降而欲去者,皆聽之。減戍邏之卒,用以墾田八百餘頃。其初到時,軍無百日之糧。及至來年,軍中有十年之積。祜在軍,嘗著輕裘,繫寬帶,不披鎧甲,帳前侍衛者不過十餘人。

*戍邏 /수라/ 변경을 순시하는 병사. 변방을 수비하는 군사의 성루.

재빨리 이 소식이 낙양으로 들어간다. 측근 신하가 진나라 군주 사마염에게 알리니, 진나라 군주는 육항이 양양을 침범할 것이라는 소식에, 뭇 관리와 상의한다. 가충이 반열에서 나와서 아뢴다.

“신이 듣자, 오나라의 손호는 덕정德政을 베풀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며 무도無道하다고 합니다. 폐하께서 도독 양호에게 조서를 내려, 군사를 이끌고 맞서게 하고, 오나라에 변고가 생기기를 기다려, 그 틈에 공격한다면, 동오를 마치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마염이 크게 기뻐하며, 즉시 조서를 내려 사자를 양양으로 보내, 양호에게 선유宣諭(임금의 말을 전함)한다. 양호가 조서를 받들어, 군마를 점검하여, 적군을 맞을 준비를 한다. 이로부터 양호가 양양을 진수鎮守(주둔해서 수비함)하며, 군사와 백성의 마음을 크게 얻는다. 투항한 오나라 사람들 가운데 돌아가려는 이들이 있으면, 그들의 청을 모두 들어준다. 수라戍邏(변방을 지키는 성루 / 혹은 그 군사)의 병력을 폐지하여, 8백 이랑이 넘는 밭을 일구는데 쓴다. 처음 왔을 때는 1백일의 군량도 없었지만, 다음 해가 되자, 10년을 먹을 군량이 쌓인다. 양호는 군중에 있을 때, 일찍이 가벼운 갖옷을 입고, 느슨하게 허리 띠를 매고, 갑옷을 걸치지 않았는데, 군막 앞에서 시위侍衛(모시고 지킴)하는 이들이 불과 10여 인이었다.

  一日,部將入帳稟祜曰:「哨馬來報吳兵皆懈怠,可乘其無備而襲之,必獲大勝。」祜笑曰:「汝眾人小覷陸抗耶?此人足智多謀,日前吳主命之攻拔西陵,斬了步闡及其將士數十人,吾救之無及。此人為將,我等只可自守;候其內有變,方可圖取。若不審時勢而輕進,此取敗之道也。」眾將服其論,只自守疆界而已。

하루는 부장이 군막으로 들어와, 양호에게 아뢴다.

“초마(정찰병)가 와서 보고하기를, 오나라 군사가 모두 해이하니, 그 무방비를 틈타서 습격하면, 틀림없이 대승을 거둘 것이라고 합니다.”

양호가 웃으며 말한다.

“그대들이 육항을 업신여기는 것이오? 그는 지혜롭고 계책이 많소. 예전에 오나라 군주가 그에게 서릉을 공격하게 했는데, 그가 보천步闡과 그의 장사 수십 인을 참했지만, 내가 미처 구원할 수 없었소. 그가 그쪽의 장수가 되었다면, 우리는 오로지 지켜야 할 따름이오. 그 내부에 변고가 생기기를 기다려, 비로소 도모하여 취할 수 있소. 시세時勢를 살피지 않고 함부로 진격하면, 이것은 패배를 부르는 길이오.”

뭇 장수가 그 의견을 따라, 오로지 영역을 지킬 따름이다.

  一日,羊祜引諸將打獵,正值陸抗亦出獵。羊祜下令:「我軍不許過界。」眾將得令,止於晉地打圍,不犯吳境。陸抗望見,歎曰:「羊將軍兵有紀律,不可犯也。」日晚各退。

*打獵 /타렵/ 사냥.
*打圍 /타위/ 사냥. 사냥감을 포위해서 몰아서 사냥한 데에서 비롯.

하루는, 양호가 여러 장수를 이끌고 사냥을 나갔다가, 역시 사냥 하러 나온 육항과 마주친다. 양호가 영을 내린다.

“아군은 경계를 넘지마라.”

뭇 장수가 그 명령을 받들어, 진나라의 땅에 머물며 사냥할 뿐, 오나라 땅을 침범하지 않는다. 육항이 바라보고, 탄식한다.

“양호의 군사들이 기율이 있으니, 침범해서는 안 되겠구나.”

해가 저물자, 각각 물러간다.

  祜歸至軍中,察問所得禽獸,被吳人先射傷者皆送還。吳人皆悅,來報陸抗。抗召來人入問曰:「汝主帥能飲酒否?」來人答曰:「必得佳釀則飲之。」抗笑曰:「吾有斗酒,藏之久矣。今付與汝持去,拜上都督。此酒陸某親釀自飲者,特奉一勺,以表昨日出獵之情。」來人領諾,攜酒而去。左右問抗曰:「將軍以酒與彼,有何主意?」抗曰:「彼既施德於我,我豈得無以酬之?」眾皆愕然。

*佳釀 /가양/ 좋은 술.

양호가 군중으로 돌아와, 이날 잡은 금수들을 살피더니, 오나라 사람들이 먼저 쏴서 부상을 입힌 것들은 모두 오나라에 돌려보낸다. 오나라 사람들이 모두 기뻐하며, 육항에게 알리러 온다. 육항이 내인來人(사자/심부름꾼)을 불러서 묻는다.

“너희 주수主帥(최고지휘관)는 술을 마실 줄 모르는가?”

“좋은 술이 있어야만 마십니다.”

육항이 웃으며 말한다.

“내게 두주斗酒(말술)가 있는데, 저장한 지 오래다. 이제 네게 줄테니, 가져가서, 양 도독에게 바치거라. 이 술은 내가 직접 담가 마시는 것인데, 특별히 한 작勺(용량의 단위 / 약 0.01 리터)을 바쳐서, 어제 사냥에서 고마웠던 마음을 표하겠다.”

내인이 응낙하여, 술을 가지고 떠난다. 좌우의 사람들이 육항에게 묻는다.

“장군께서 술을 그에게 주시다니, 무슨 주의主意(여기선 ‘목적’의 뜻)가 있는 것입니까?”

“그가 나에게 덕을 베풀었는데, 내 어찌 보답하지 않을 수 있겠소?”

뭇 사람이 모두 악연愕然(몹시 놀람)한다.

  卻說來人回見羊祜,以抗所問,並奉酒事,一一陳告。祜笑曰:「彼亦知吾能飲乎?」遂命開壺取飲。部將陳元曰:「其中恐有奸詐,都督且宜慢飲。」祜笑曰:「抗非毒人者也,不必疑慮。」竟傾壺飲之。自是使人通問,常相往來。

한편, 사자가 양호에게 돌아가, 육항이 물어보고 술을 선물한 것을 자세히 고한다. 양호가 웃으며 말한다.

“그도 내가 술을 마시는 줄 안다는 말이냐?”

이에 술 항아리를 열라고 하여, 마시려 한다. 부장 진원이 말한다.

“그 속에 간계가 숨어 있을까 두려우니, 도독께서 나중에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양호가 다시 웃으며 말한다.

“육항은 결코 남에게 독을 먹일 사람이 아니니, 의심할 것 없소.”

마침내 술 항아리를 기울여 마신다. 이로부터 사람들을 시켜 통문通問(서로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함)하며, 서로 왕래한다.

  一日,抗遣人候祜。祜問曰:「陸將軍安否?」來人曰:「主帥臥病數日未出。」祜曰:「料彼之病,與我相同。吾已合成熟藥在此,可送與服之。」來人持藥回見抗。眾將曰:「羊祜乃是吾敵也,此藥必非良藥。」抗曰:「豈有酖人羊叔子哉?汝眾人勿疑。」遂服之。次日病癒,眾將皆拜賀。抗曰:「彼專以德,我專以暴,是彼將不戰而服我也。今宜各保疆界而已,無求細利。」

*酖 /짐/ 짐새의 독. 짐새의 깃털로 담근 술을 마시면 죽는다고 함.

하루는, 육항이 사람을 보내 양호에게 안부를 전한다. 양호가 묻는다.

“육 장군은 안녕하신가?”

“주수主帥(최고지휘관)께서 며칠째 병석에 누워 아직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십니다.”

“그의 병을 살펴보니, 나와 같은 병이다. 내가 이미 여기에 숙약熟藥(가공과 처리과정을 거친 약재)을 합성하여 두었는데, 이것을 가져가 복용하시게 하라.”

심부름꾼이 약재를 지니고 육항에게 돌아가니, 뭇 장수가 말한다.

“양호는 바로 우리의 적이니, 이 약은 결코 양약良藥이 아닐 것입니다.”

육항이 말한다.

“어찌 양숙자羊叔子(양호)가 남을 독살하겠소? 그대들은 절대 의심치 마시오.”

마침내 약을 먹고, 다음날 병이 나으니, 뭇 장수가 모두 삼가 하례를 올린다. 육항이 말한다.

“그가 오로지 덕으로써 대하는데, 나는 오로지 폭력을 대한다면, 이것은 그가 싸우지도 않고 나를 굴복시키는 셈이오. 이제 마땅히 각자 강계疆界(영토의 경계)를 보전해야지, 작은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될 것이오.”

  眾將領命。忽報吳主遣使來到,抗接入問之。使曰:「天子傳諭將軍,作急進兵,勿使晉人先入。」抗曰:「汝先回,吾隨有疏章上奏。」使人辭去,抗即草疏遣人齎到建業。近臣呈上,皓拆觀其疏,疏中備言晉未可伐之狀,且勸吳主修德慎罰,以安內為念,不當以黷武為事。吳主覽畢,大怒曰:「朕聞抗在邊境與敵人相通,今果然矣!」遂遣使罷其兵權,降為司馬,卻命左將軍孫冀代領其軍。群臣皆不敢諫。

*慎罰 /신벌/ 형벌을 신중하게 처리함.
*為事 /위사/ 1) 성사(일을 이룸). 2)사고를 일으킴.

뭇 장수가 명령을 받든다. 그런데 누군가 알리기를, 오나라 군주가 사자를 보냈다고 하니, 육항이 맞아들여, 그에게 물으니, 사자가 답한다.

“천자께서 장군에게 전유하시기를, 서둘러 진격하여, 절대 진나라 사람들이 먼저 침입하게 하지 말라고 하셨소.”

육항이 말한다.

“그대는 먼저 돌아가시오. 내가 뒤따라 소장疏章(상소하는 글)을 가지고 천자께 상주上奏하겠소.”

사자가 인사하고 떠나자, 육항이 표장(신하가 임금에게 바치는 글)을 써서 사람에게 줘서 건업으로 보낸다. 근신(곁에서 모시는 신하)이 이것을 바치니, 손호가 뜯어서 상소문을 읽는다. 상소문에서, ‘진나라는 아직 정벌할 상황이 아니므로, 우선 오나라 군주는 덕을 닦고 형벌을 신중히 처리하여, 내부를 안정 시킬 것을 생각해야지, 군사를 어지럽혀서 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손호가 읽고 나서, 크게 노해 말한다.

“짐이 듣자니, 육항이 변경에서 적인들과 상통相通한다던데, 오늘 보니 과연 그렇구나!”

이에 사자를 보내, 그의 병권을 빼앗고, 사마司馬의 직위로 강등하더니, 좌장군 손기孫冀로 하여금 그 군사를 대신 거느리게 한다. 신하들이 모두 감히 간언하지 못한다.

  吳主皓自改元建衡,至鳳凰元年,恣意妄為,窮兵屯戍,上下無不嗟怨。丞相萬彧,將軍留平、大司農樓玄三人見皓無道,直言苦諫,皆被所殺。前後十餘年,殺忠臣四十餘人。皓出入常帶鐵騎五萬。群臣恐怖,莫敢奈何。

*恣意妄為 /자의망위/ 제멋대로 행동함.
*窮兵 /궁병/ 1)무력을 남용함. 2)변경을 지키는 병사.
*屯戍 /둔수/ 1)수비대, 요새 2)변경을 지키는 병사.

오나라 군주 손호가 연호를 건형建衡으로 바꾸고, 다시 봉황원년鳳凰元年으로 바꾸기까지, 제멋대로 망령되게 행동하니, 변경을 지키는 군사들이, 상하 가리지 않고 누구라도 한탄하고 원망하지 않는 이가 없다. 승상 만욱, 장군 유평, 대사농 누현, 세 사람이 손호의 무도함을 보고, 바른 말을 올려 애써 간언하지만, 모두 죽임을 당한다. 전후 십여 년 사이에, 충신을 사십 명 넘게 죽인다. 손호가 출입할 때 거느리는 철기鐵騎(철갑을 두른 중무장 기병 / 정예 기병)가 5만에 달한다. 신하들이 공포에 떨며, 감히 어찌할 바를 모른다.

  卻說羊祜聞陸抗罷兵,孫皓失德,見吳有可乘之機,乃作表遣人往洛陽請伐吳。其略曰:

한편, 양호는 육항이 병권을 잃고 손호가 덕을 잃을 것을 듣더니, 오나라를 칠 기회라고 여겨, 표문을 작성하고 사람을 낙양으로 보내, 오나라를 칠 것을 청한다. 그 내용은 대략 이렇다.

*期運 /기운/ 기회.

夫期運雖由天所授,而功業必因人而成。今江淮之險,不如劍閣;孫皓之暴,過於劉禪;吳人之困,甚於巴蜀;而大晉兵力,盛於往時,不於此際平一四海,而更阻兵相守,使天下困於征戍,經歷盛衰,不能長久也。

*阻兵 /조병/ 군대에 의지함. 군대를 장악함. 병권을 손에 쥠.
*征戍 /정수/ 멀리 집을 떠나 변경을 지키는 것.

무릇, 기회는 비록 하늘이 주는 것이지만, 공업功業(공훈과 사업)은 반드시 사람이 이뤄야 합니다. 이제 강회江淮(오나라 방어의 중심인 장강과 회하 두 강물)가 험한들 검각劍閣(촉나라의 방어 요충지)만 못하고, 손호의 폭정은 유선劉禪을 넘어서서, 오나라 사람들의 괴로움이 파촉보다 심합니다. 게다가 대진大晉의 병력은 지난날보다 강성한데, 차제此際(이 기회)에 사해(천하)를 하나로 평정하지 않고 병권을 잡은 채 수비만 한다면, 이것으로 천하는 계속 변경의 수비에 시달리며, 성쇠를 겪게 되니, 결코 오래갈 수 없습니다.”

  司馬炎觀表,大喜,便令興師。賈充、荀勗、馮純三人,力言不可,炎因此不行。祜聞上不允其請,歎曰:「天下不如意者,十常八九。今天與不取,豈不大可惜哉!」

*不取 /불취/ 찬성하지 않음.

사마소가 양호의 표문을 읽고, 크게 기뻐하며, 곧 군사를 일으키라 영을 내리지만, 가충, 순욱荀勗, 풍순 세 사람이 불가함을 역설하니, 사마염이 이 때문에 실행하지 못한다. 위에서 양호의 청을 윤허하지 않자, 그가 탄식한다.

“천하에서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열 가지 가운데 여덟, 아홉뿐이다. 이제 하늘이 허락하지 않으니, 어찌 크게 애석하지 않으랴!”

  至咸寧四年,羊祜入朝奏辭歸鄉養病。炎問曰:「卿有何安邦之策,以教寡人?」祜曰:「孫皓暴虐已甚,於今可不戰而克。若皓不幸而歿,更立賢君,則吳非陛下所能得也。」炎大悟曰:「卿今便提兵往伐,若何?」祜曰:「臣年老多病,不堪當此任。陛下另選智勇之士,可也。」遂辭炎而歸。

함녕 4년에 이르러, 양호가 입조入朝한다. 양호가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요양하겠다고 아뢰니, 사마염이 묻는다.

“경에게 나라를 편안히 만들 계책이 있다면 과인에게 가르쳐주지 않겠소?”

“손호가 이미 몹시 포학하니, 이제 싸우지 않고서도 이길 수 있습니다. 만약 손호가 불행하게도 일찍 죽어서, 다시 어진 군주를 세운다면, 오나라는 폐하께서 손에 넣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사마염이 크게 깨닫고 말한다.

“경이 이제 군사를 거느리고 정벌하러 가는 것은 어떻겠소?”

“신이 연로하고, 병이 많아 이러한 임무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폐하께서 따로 지혜와 용맹을 겸비한 인물을 뽑으셔야 합니다.”

마침내 사마염에게 작별하고 돌아간다.

  是年十一月,羊祜病危,司馬炎車駕親臨其家問安。炎至臥榻前,祜下淚曰:「臣萬死不能報陛下也!」炎亦泣曰:「朕悔不能用卿伐吳之事。今日誰可繼卿之志?」祜含淚而言曰:「臣死矣,不敢不盡愚誠。右將軍杜預可任。若欲伐吳,須當用之。」炎曰:「舉善薦賢,乃美事也;卿何薦人於朝,即自焚其奏稿,不令人知耶!」祜曰:「拜官公朝,謝恩私門,臣所不取也。」

*愚誠 /우성/ 자신의 성의, 충정을 낮춰 일컫는 말.
*舉善薦賢 /거선천현/ 도덕을 갖추고 재능 있는 사람을 추천함.
*奏稿 /주고/ 임금에게 올리는 주장奏章(신하가 임금에게 바치는 의견서)의 초고.
*公朝 /공조/ 조정朝廷에서 관리들이 사무를 보던 곳. 조정을 가리키기도 함.

이해 11월, 양호의 병세가 위중하니, 사마염이 어가를 타고 친히 그의 집을 찾아가 문안한다. 사마염이 와탑臥榻(침상/침대) 앞으로 다가오자 양호가 눈물을 떨구며 말한다.

“신이 만번 죽어도 폐하의 은혜를 갚을 수 없습니다!”

사마염도 눈물 흘리며 말한다.

“짐은 경을 기용해 오나라를 정벌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소. 오늘날 누가 경의 뜻을 계승하겠소?”

양호가 눈물을 머금고 말한다.

“신이 죽을지언정, 감히 제 충정을 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장군 두예가 적임입니다. 오나라를 정벌하려면, 반드시 그를 써야 합니다.”

“훌륭하고 어진 사람을 천거하니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오. 그런데, 경은 어찌 남을 조정에 천거하면서 그 추천하는 글을 스스로 불살라, 그 사람이 모르게 하였소?”

“공조公朝에 관리를 임명할 때, 사문私門(가문 / 권력이 있는 집안)에 사은謝恩하는 것은, 제가 용납할 수 없습니다.”

  言訖而亡。炎大哭回宮,敕贈太傅鉅平侯。南州百姓聞羊祜死,罷市而哭。江南守邊將士,亦皆哭泣,襄陽人思祜存日,常遊於峴山,遂建廟立碑,四時祭之。往來人見其碑文者,無不流涕,故名為「墮淚碑」。後人有詩歎曰:

이렇게 말을 마치고 사망한다. 사마염이 크게 곡하며 궁궐로 돌아가, 칙서를 내려 양호를 태부太傅 거평후鉅平侯에 추증한다. 남주의 백성들이 양호의 죽음을 듣고, 시장을 닫고 곡한다. 강남에서 변경을 지키던 장수와 병사들도 모두 곡하고 눈물 흘린다. 양양 사람들이 양호가 살아 있을 때 늘 현산峴山에서 노닐던 것을 기려서, 묘당을 짓고 비석을 세워, 사시사철 제사를 지낸다. 왕래하는 사람들이 그 비석의 글을 볼 때마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가 없어, ‘타루비墮淚碑(눈물 흘리는 비석)’라고 일컫는다.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 기린다.

曉日登臨感晉臣
古碑零落峴山春
松間殘露頻頻滴
疑是當年墮淚人

*曉日 /효일/ 아침에 떠오르는 해. 아침.
*殘露 /잔로/ 남아 있는 이슬.

아침에 올라와서 진나라 신하를 생각하니
옛 비석은 영락零落한데 현산에 봄이 왔구나
소나무 사이로 아침이슬 방울방울 떨어지니
그해에 눈물 흘리던 사람들과 같구나

  晉王以羊祜之言,拜杜預為鎮南大將軍都督荊州事。杜預為人老成練達,好學不倦,最喜讀左丘明春秋傳,坐臥常自攜,每出入必使人持左傳於馬前,時人謂之「左傳癖」;及奉晉主之命,在襄陽撫民養兵,準備伐吳。

*老成練達 /노성련달/ 노련하고, 숙달됨

진나라 임금이 양호의 말을 듣고, 두예를 진남대장군, 형주 도독都督(지방의 군정장관)으로 삼는다. 두예는 그 사람됨이 노성련달老成練達(노련하고, 숙달됨)하고, 학문을 좋아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데, 특히 좌구명의 춘추전(춘추좌씨전)을 읽는 것을 가장 좋아하여, 앉거나 누워서도 늘 들고 있고, 출입할 때마다 사람을 시켜 좌전左傳(춘추좌씨전)을 그가 타는 말 앞에 가지고 다니게 하니, 당시 사람들이 ‘좌전벽左傳癖’이라고 불렀다. 진나라 군주의 명을 받들게 되자, 양양에 머물며 백성을 다스리고 군사를 길러, 오나라 정벌을 준비한다.

  此時吳國丁奉、陸抗皆死,吳主皓每宴群臣,皆令沉醉,又置黃門郎十人為糾彈官。宴罷之後,各奏過失,有犯者或剝其面,或鑿其眼。由是國人大懼。晉益州刺史王濬上疏請伐吳。其疏曰:

*沉醉 /침취/ 술에 크게 취함.

이때, 오나라는 정봉과 육항이 모두 죽고 없다. 오나라 군주 손호는 신하들과 술을 마실 때마다, 모두를 잔뜩 술에 취하게 만들고, 황문랑黃門郎(내시) 열 명을 ‘규탄관糾彈官(잘못을 규탄하는 관리라는 뜻)’으로 배치하여, 주연이 끝난 뒤에, 제각각 과실을 아뢰게 한다. 잘못을 저지른 이는 얼굴 가죽을 벗기거나, 눈알을 파내게 한다. 이 때문에 오나라 사람들이 크게 두려워한다. 진나라 익주 자사 왕준王濬이 오나라를 정벌할 것을 상소한다.

孫皓荒淫凶逆,宜速征伐。若一旦皓死,更立賢君,則張敵也;臣造船七年,日有朽敗;臣年七十,死亡無日;三者一乖,則難圖矣。願陛下無失事機。

*事機 /사기/ 1) 적군을 꺾을 계책 2) 일을 할 기회 3) 일의 기밀

‘손호는 황음흉역荒淫凶逆(몹시 음탕하고 흉악무도함)하니 마땅히 속히 정벌해야 합니다. 만일 어느날 갑자기 손호가 죽어서, 어진 임금을 다시 세운다면, 강적이 될 것입니다. 신이 7년에 걸쳐 배를 건조했는데, 이제 날마다 썩어가고 있습니다. 신의 나이 이제 7십이온데, 언제 죽을지 모릅니다. 이 세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어그러지면, 오나라를 도모하기 어려워집니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이 기회를 놓치지 마소서.’

  晉主覽疏,遂與群臣議曰:「王公之論,與羊都督暗合。朕意決矣。」侍中王渾奏曰:「臣聞孫皓欲北上,軍伍已皆整備,聲勢正盛,難與爭鋒。更遲一年以待其疲,方可成功。」晉王依其奏,乃降詔止兵莫動,退入後宮,與秘書丞相張華圍棋消遣。近臣奏邊庭有表到。晉主開視之,乃杜預表也。表略云:

진나라 군주가 상소를 읽더니, 곧 신하들과 의논한다.

“왕공王公의 생각이 양 도독(죽은 양호)의 생각과 맞아떨어지오. 짐의 뜻은 정해졌소.’

시중 왕혼이 아뢴다.

“신이 듣자오니, 손호가 북쪽을 치려고, 군오軍伍(군대)를 모두 정비하여, 그 성세聲勢(명성과 위세)가 이제 한창 강성하니, 그들과 쟁봉爭鋒(교전/전투)하기 어렵습니다. 다시 1년을 더 늦춰, 그들이 지치기를 기다려야, 비로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진나라 임금이 그 말을 따라, 조서를 내려 군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후궁으로 들어가 비서승상秘書丞相 장화와 함께 바둑을 두며 소견消遣(소일)한다. 그런데 변정邊庭(변경의 관청 / 변경)에서 표를 보내왔다고 측근 신하가 아뢴다. 진나라 군주가 열어서 읽어보니, 두예가 올린 표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往者,羊祜不博謀於朝臣,而密與陛下計,故令朝臣多異同之議。凡事當以利害相較。度此舉之利,十有八九,而其害止於無功耳。自秋以來,討賊之形頗露;今若中止,孫皓恐怖,徙都武昌,完修江南諸城,遷其民居,城不可攻,野無所掠,則明年之計亦不及矣。

*博謀 /박모/ 널리 의논하다. 널리 계책을 의논하다.

‘지난날, 양호가 조신朝臣(조정의 신하)들과 널리 의논하지 않고 폐하께 은밀히 계책을 올렸기에, 조신들에게 다른 의견이 많습니다. 무릇 모든 일은 이해에 따라 비교해야 하지만, 이번 거사의 이득을 헤아려 보면, 이득은 열에 여덟, 아홉이지만, 그 손해는 혹시라도 공을 세우지 못하는 데에 그칠 따름입니다. 지난 가을부터, 적도를 토벌하려는 움직임이 자못 노출됐습니다. 이제 우리가 중도에 그만두고, 이미 공포에 질린 손호가 무창으로 도읍을 옮기고, 강남의 여러 성을 완전히 수리하여 백성을 옮겨서 살게 함으로써 들판에는 아무 노획할 것도 없게 된다면, 명년(내년)에 다시 계책을 내어도 역시 실패할 것입니다.’

  晉主覽表纔罷,張華突然而起,推卻棋枰,斂手奏曰:「陛下聖武,國富民強;吳主淫虐,民憂國敝。今若討之,可不勞而定。願勿以為疑。」晉主曰:「卿言洞見利害,朕復何疑?」即出升殿,命鎮南大將軍杜預為大都督,引兵十萬出江陵;鎮東大將軍瑯琊王司馬伷出滁中;征東大將軍王渾出橫江;建威將軍王戎出武昌;平南將軍胡奮出夏口;各引兵五萬,皆聽預調用。又遣龍驤將軍王濬,廣武將軍唐彬,浮江東下。水陸兵二十餘萬,戰船數萬艘。又令冠軍將軍楊濟出屯襄陽,節制諸路人馬。

*聖武 /성무/ 군주를 칭송하는 말로서, 비할 데 없이 영명하고 용맹하다는 뜻.
*洞見 /통견, 동견/ 명확하게 관찰함. 통찰.
*東下 /동하/ 1)동쯕으로 가다 2)동쪽을 공격하다
*冠軍 /관군/ 군사들 가운데 우두머리를 일컬음.

진나라 군주가 두예의 표문을 다 읽자마자, 장화가 돌연히 일어서더니, 바둑판을 밀어내고, 두 손을 모으며 아뢴다.

“폐하께서 성무聖武를 갖추시어, 국가는 부유하고, 백성은 강성합니다. 오나라 임금은 음학淫虐(음란하고 포학함)하여, 백성은 괴롭고 국가는 피폐합니다. 이제 오나라를 토벌한다면, 힘들이지 않고 평정할 수 있습니다. 폐하께서 절대 주저하지 마소서.”

“경의 말씀이 이해를 통찰하는데, 짐이 어찌 다시 주저하겠소.”

즉시 밖으로 나가서 궁전으로 올라가, 진남대장군 두예를 대도독으로 임명하고, 군사 십만을 이끌고 강릉으로 출격하게 하고, 진동대장군 낭야왕瑯琊王 사마주司馬伷는 저중滁中으로 출격하게 한다. 정동대장군 왕혼은 횡강으로, 건위장군 왕융王戎은 무창으로, 평남장군 호분은 하구로 출격하게 한다. 각각 군사 5만을 이끌고, 모두 두예의 지휘를 받도록 한다. 또한 용양장군 왕준王濬, 광무장군 당빈은 수군을 이끌고 장강의 물길을 따라서 동쪽을 공격하도록 한다. 수륙 양면의 군사가 모두 2십여 만이고, 전선戰船이 수만 척이다. 또한 관군장군 양제에게 양양으로 가서 주둔하며, 제로諸路(여러 방면)의 인마를 절제節制(지휘하고 관할함)하게 한다.

  早有消息報入東吳。吳主皓大驚,急召丞相張悌,司徒何植,司空滕修,計議退兵之策。悌奏曰:「可令車騎將軍伍延為都督,進兵江陵,迎敵杜預;驃騎將軍孫歆,進兵拒夏口等處軍馬。臣敢為將,率領左將軍沈瑩,右將軍諸葛靚,引兵十萬,出屯牛渚,接引諸路軍馬。」

*接引 /접인/ 만나서 이끌다. 맞이하다.

재빨리 이 소식이 동오로 전해진다. 오나라 군주 손호가 크게 놀라, 승상 장제, 사도 하식, 사공 등수를 불러 적병을 물리칠 대책을 토의한다. 장제가 아뢴다.

“거기장군 오연을 도독으로 삼아, 강릉으로 진군하여, 두예를 대적하게 하소서. 또한 표기장군 손흠으로 하여금, 하구 등지로 진군하여 적의 군마를 막게 하소서. ‘신’도 장수로서 출정하여, 좌장군 심형, 우장군 제갈정을 거느리고, 군사 십만을 이끌고 우저牛渚에 주둔하여, 제로諸路(여러 방면)의 군마를 맞이하고 이끌겠습니다.”

  皓從之,遂令張悌引兵去了。皓退入後宮,面有憂色。幸臣中常侍岑昏問其故。皓曰:「晉兵大至,諸路已有兵迎之,爭奈王濬率兵數萬,戰船齊備,順流而下,其鋒甚銳,朕因此憂也。」昏曰:「臣有一計,令王濬之舟,皆為齏粉矣。」

*爭奈 /쟁내, 쟁나/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손호가 이를 따라, 장제더러 군사를 이끌고 떠나도록 한다. 손호가 물러나 후궁으로 들어가는데, 그 낯빛이 어두우니, 행신幸臣(임금의 총애를 받는 신하) 중상시 잠혼이 그 까닭을 묻는다. 손호가 말한다.

“진나라의 대군이 몰려와서, 여러 갈래에서 군사들이 막고 있소. 그러나 왕준이 군사 수만을 이끌고, 전선을 완비하여, 물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그 기세가 몹시 날카로워, 짐이 이 때문에 걱정하고 있소.”

“신에게 한 가지 계책이 있사온데, 왕준의 전선을 모두 분쇄할 수 있사옵니다.”

  皓大喜,遂問其計。岑昏奏曰:「江南多鐵,可打連環索百餘條,長數百丈,每環重二三十斤,於沿江緊要去處橫截之。再造鐵錐數萬,長丈餘,置於水中。苦晉船乘風而來,逢錐則破,豈能渡江也?」皓大喜,傳令撥匠工於江邊連夜造成鐵索、鐵錐,設立停當。

*停當 /정당/ 완비하다.

손호가 크게 기뻐하며 그 계책을 물으니, 잠혼이 아뢴다.

“강남에 쇠가 많으니, 쇠사슬을 수백 개 만들면서, 그 길이를 수백 길(장丈)로 하고, 2, 3십 근의 고리로 연결하여, 강을 따라서 긴요한 거처에 가로질러 막게 하십시오. 또한 쇠송곳을 수만 개 만들면서, 그 길이를 한 길 남짓으로 하여, 수중에 설치하십시오. 진나라 전선이 바람을 타고 와도, 쇠송곳을 만나서 부서질 것이니, 어찌 강을 건너겠습니까?”

손호가 크게 기뻐하며, 장공(장인)들을 뽑아 강변에서 밤을 새워 쇠사슬과 쇠송곳을 만들어 설치를 마치도록 전령한다.

  卻說晉都督杜預兵出江陵,令牙將周旨引水手八百人,乘小舟暗渡長江,夜襲樂鄉,多立旌旗於山林之處,日則放砲擂鼓,夜則各處舉火。旨領命,引眾渡江,伏於巴山。次日,杜預領大軍水陸並進。前哨報道:「吳主遣伍延出陸路,陸景出水路,孫歆為先鋒,三路來迎。」

한편, 진나라 도독 두예는 강릉에서 출병하며, 아장 주지에게 명령을 내리기를, 수수水手(선원, 수병) 8백 인을 거느리고, 작은 배를 타고 몰래 장강을 건너, 낙향을 야습해, 수풀이 있는 곳에 정기(각종 깃발)를 많이 세우고, 낮에는 포를 쏘고 북을 두들기고, 밤에는 곳곳에서 불을 피워올리라고 한다. 주지가 명령을 받들어, 사람들을 데리고 강을 건너, 파산에 매복한다. 다음날 두예가 대군을 거느리고 수륙 양면으로 진군한다. 전초 부대가 보고한다.

“오나라 임금이 오연을 육로로, 육경을 수로로 보내고, 손흠을 선봉 삼아, 세 갈래에서 맞서려고 옵니다.”

  杜預引兵前進。孫歆船早到。兩兵初交,杜預便退。歆引兵上岸,迤邐追時,不到二十里,一聲砲響,四面晉兵大至,吳兵急回。杜預乘勢掩殺,吳兵死者,不計其數。孫歆奔到城邊,周旨八百軍混雜於中,就城上舉火。歆大驚曰:「北來諸軍乃飛渡江也!」急欲退時,被周旨大喝一聲,斬於馬下。

*飛渡 /비도/ 하늘을 날아서 뛰어넘음.

두예가 군사를 이끌고 전진한다. 손흠의 전선들이 일찍이 와서 양측 군사가 처음으로 교전하는데, 두예가 곧 퇴각한다. 손흠이 병력을 이끌고 상륙하여, 뒤따라 추격한다. 2십 리를 못 가서, 한 차례 포성이 울리며, 사방에서 진나라 군사가 크게 몰려오니, 오나라 군사가 급히 돌아간다. 두예가 기세를 타고 덮쳐, 오나라 군사들 가운데 죽은 이를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다. 손흠이 달아나서 성 가까이에 이르자, 주지의 8백 군사가 그 대열 속에 섞여서 들어가서, 성 위에 불을 피워올린다. 손흠이 크게 놀라 말한다.

“북쪽에서 온 군사들이 날아서 강을 건너기라도 한 것이냐!”

다급히 퇴각하려는데, 주지가 크게 호통을 치며 달려들어, 손흠을 베어서 말 아래로 떨군다.

  陸景在船上,望見江南岸上一片火起,巴山上風飄出一面大旗,上書:「晉鎮南將軍杜預。」陸景大驚,欲上岸逃命,被晉將張尚馬到斬之。伍延見各軍皆敗,乃棄城走,被伏兵捉住,縛見杜預。預曰:「留之無用!」叱令武士斬之。遂得江陵。

육경이 배 위에 있다가, 저 멀리 장강의 남쪽 강둑에 한 조각 불빛이 치솟고, 파산 위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큰 깃발에, ‘진나라 진남장군 두예’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본다. 육경이 크게 놀라, 강둑으로 올라가 달아나려 하지만, 진나라 장수 장상이 말을 타고 달려들어 베어버린다. 오나라 장수 오연은 각각의 군대가 모두 패하는 것을 보고, 성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러나 복병들에게 사로잡혀, 포박 당한 채 두예를 만난다. 두예가 말한다.

“살려둬도 아무 쓸모가 없겠구나!”

무사들에게 소리쳐서 오연을 참하라고 한다. 마침내 강릉을 점령한다.

  於是沅、湘一帶,直抵黃州諸郡,守令皆望風齎印而降。預令人持節安撫,秋毫無犯,遂進兵攻武昌。武昌亦降。杜預軍威大振,遂大會諸將,共議取建業之策。胡奮曰:「百年之寇,未可盡服;方今春水泛漲,難以久住。可俟來春,更為大舉。」預曰:「昔樂毅濟西一戰,而併強齊;今兵威大震,如破竹之勢,數節之後,皆迎刃而解,無復有著手處也。」遂馳檄約會諸將,一齊進兵,攻取建業。

*沅湘 /원상/ 원수沅水와 상수湘水를 함께 일컫는 말. 초나라의 굴원이 쫓겨나고 장기간 방랑한 지역이기도 하다.
*著手 /저수, 착수/ 착수.
*馳檄 /치격/ 서둘러 격문을 써서 보냄.

이에, 원상沅湘 일대부터 곧바로 황주黃州의 여러 군까지 수령守令들이 모두 소문을 듣고 인장을 바치며 항복한다. 두예가 사람들을 시켜 부절符節(조정의 관리임을 증빙하는 증표의 일종)을 지니고 백성들을 안무하게 하며, 백성들을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 곧 무창을 공격하러 진군하니 무창도 항복한다. 두예가 이끄는 군사가 위세를 크게 떨친다. 곧 여러 장수를 크게 모아, 건업을 공격할 계책을 함께 의논한다. 호분이 말한다.

“백년 된 적도들을 아직은 한번에 정복할 수 없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춘수春水(봄날의 강물)가 범창泛漲(범람)할 것이니, 오래 주둔할 수 없습니다. 내년 봄까지 기다려, 다시 대군을 일으켜야 합니다.”

두예가 말한다.

“지난날 악의가 제서濟西(제수濟水의 서쪽)에서 일전을 벌여, 강대한 제나라의 영토를 병탄했소. 이제 병위兵威(군대의 위세)를 크게 떨치는 것이 마치 파죽지세와 같아서, 몇 마디만 쪼개지면 모두 칼날이 가는대로 쪼개질 테니, 다시 손을 댈 것도 없소.”

이에 급히 격문을 돌려서 장수들과 만날 날짜를 정하여, 건업을 공격하러 일제히 진군하기로 한다.

  時龍驤將軍王濬率水兵順流而下。前哨報說:「吳人造鐵索,沿江橫截;又以鐵錐置於水中為準備。」濬大笑,遂造大筏數十萬,上縛草為人,披甲執仗,立於週圍,順水放下。吳兵見之,以為活人,望風先走,暗錐著筏,盡提而去。又於筏上作火炬,長十餘丈,大十餘圍,以麻油灌之,但遇鐵索,燃炬燒之,須臾皆斷。兩路從大江而來,所到之處,無不克勝。

이때, 용양장군 왕준이 수병들을 거느리고 물길을 따라서 내려오는데, 전초 부대에서 보고한다.

“오나라 사람들이 쇠사슬을 만들어, 강을 따라 가로질러서 막고 있습니다. 또한 쇠송곳을 수중에 설치하여 두었습니다.”

왕준이 크게 웃더니, 뗏목을 수십만 척 만들고, 그 위에 지푸라기를 묶어 사람처럼 만들어, 뗏목 둘레에 세워서, 물길을 따라서 내려보낸다. 오나라 군사들이 이것들을 보더니, 산 사람으로 여겨서, 보자마자 달아난다. 수중에 숨겨진 쇠송곳들이 뗏목들에 박히고 뽑혀서 모조리 뗏목과 함께 떠내려간다. 다시 뗏목 위에 횃불을 올려놓는데, 길이가 열 길 남짓이고, 크기가 열 아람을 넘는다. 이 횃불들을 마유麻油(참기름)로 적셔서, 쇠사슬에 닿으면 불 붙은 횃불로 녹여, 순식간에 모두 끊어버리게 한다. 두 갈래로 대강大江(장강/양자강)을 따라 진군하며, 이르는 곳마다 승전을 거두지 않는 곳이 없다.

  卻說東吳丞相張悌,令左將軍沈瑩、右將軍諸葛靚,來迎晉兵。瑩謂靚曰:「上流諸軍不作提防,吾料晉軍必至此,宜盡力以敵之。若幸得勝,江南自安。今渡江與戰,不幸而敗,則大事去矣。」靚曰:「公言是也。」

한편, 동오의 승상 장제는 좌장군 심형沈瑩과 우장군 제갈정諸葛靚에게 진나라 군사를 대적하러 가라고 한다. 심형이 제갈정에게 말한다.

“상류의 군사들이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여, 진나라 군사가 틀림없이 여기까지 올 것이니, 마땅히 있는 힘을 다하여 대적해야겠소. 다행히 승리를 거둔다면, 강남은 저절로 안정될 것이오. 이제 강을 건너가서 싸우다가 불행히도 패전한다면, 대사를 그르칠 것이오.”

“공의 말씀이 옳소.”

  言未畢,人報晉兵順流而下,勢不可當。二人大驚,慌來見張悌商議。靚謂悌曰:「東吳危矣,何不遁去?」悌垂泣曰:「吳之將亡,賢愚共知;今若君臣皆降,無一人死於國難,不亦辱乎?」諸葛靚亦垂泣而去。張悌與沈瑩揮兵抵敵,晉兵一齊圍之。周旨首先殺入吳營,張悌獨奮力搏戰,死於亂軍之中。沈瑩被周旨所殺。吳兵四散敗走。後人有詩讚張悌曰:

말을 미처 마치기도 전에, 누군가 진나라 군사들이 물길을 따라 몰려오는데 그 기세를 당할 수 없다고 알린다. 두 사람이 크게 놀라, 황망히 장제를 찾아가서 상의한다. 제갈정이 장제에게 말한다.

“동오가 위급해졌는데, 어찌 몸을 피하지 않으십니까??”

장제가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오나라가 곧 망하리라는 것은 현명한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이나 모두 알고 있소. 이제 임금과 신하가 모두 항복하면서 아무도 국난을 당하여 죽지 않는다면, 역시 치욕이 아니겠소?”

제갈정도 눈물을 흘리며 떠난다. 장제가 심형과 더불어 군사를 지휘해 적군에 맞서자, 진나라 군사가 일제히 포위한다. 주지가 앞장서서 오나라 진영으로 뛰어드니, 장제가 홀로 온힘을 다하여 박전搏戰(격전)을 벌이다가, 난전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심형은 주지에게 살해된다. 오나라 군사가 사방으로 흩어져 패주한다. 뒷날 누군가 장제를 기려서 시를 짓는다.

杜預巴山建大旗
江東張悌死忠時
已拼王氣南中盡
不忍偷生負所知

*王氣 /왕기/ 제왕의 운수를 상징하는 상서로운 기운.

두예가 파산에 큰 깃발을 휘날리고
강동의 장제가 장렬히 죽을 때에
이미 왕조의 운세 남쪽에서 끝이 났지만
차마 자신을 알아준 은혜를 저버리며 구차히 살지는 못했네

  卻說晉兵克了牛渚,深入吳境。王濬遣人馳報捷音。晉主炎聞知大喜,賈充奏曰:「吾兵久勞於外,不服水土,必生疾病,宜召軍還,再作後圖。」張華曰:「今大兵已入其巢,吳人膽落,不出一月,孫皓必擒矣。若輕召還,前功盡廢,誠可惜也。」晉主未及應,賈充叱華曰:「汝不省天時地利,欲妄邀功勳,困弊士卒,雖斬汝不足以謝天下!」炎曰:「此是朕意,華但與朕同耳,何必爭辯?」

한편, 진나라 군사가 우저에서 이기고, 오나라 경내를 깊숙히 침입한다. 왕준이 사람을 보내 첩음捷音(승리의 소식)을 전하니, 진나라 군주 사마염이 크게 기뻐하는데, 가충이 아뢴다.

“우리 군사가 외지에서 오래 고생하며, 수토水土(기후)가 맞지 않아, 틀림없이 질병疾病이 생길테니 군사들을 불러서 다시 훗날을 도모하셔야 합니다.”

이에 장화가 말한다.

“이제 이미 대군이 그 근거지를 침입하여, 오나라 사람들의 간담이 떨어졌으니, 한달이 못 가서, 손호를 잡을 수 있습니다. 만약 경솔하게 군사를 소환한다면, 앞서 세운 공들은 없어질 테니, 참으로 안타까울 것입니다.”

진나라 군주가 미처 응답하지 못하는데, 가충이 장화를 꾸짖는다.

“네가 천시와 지리를 살피지 않고, 망령되게 공훈을 바라면서, 사졸들을 괴롭히려 들다니, 너를 참하더라도 천하에 용서를 구하기에 부족하겠다!”

사마염이 말한다.

“이것이 바로 짐의 뜻이오. 장화가 짐과 뜻이 같을 뿐인데, 굳이 쟁변爭辯(논쟁)할 필요가 있겠소?”

  忽報杜預馳表到。晉主視表,亦言宜急進兵之意。晉主遂不復疑,竟下征進之命。王濬等奉了晉主之命,水陸並進,風雷鼓動,吳人望旗而降。吳主皓聞之,大驚失色。諸臣告曰:「北兵日近,江南軍民不戰而降,將如之何?」皓曰:「何故不戰?」眾對曰:「今日之禍,皆岑昏之罪,請陛下誅之。臣等出城決一死戰。」皓曰:「量一中貴,何能誤國?」眾大叫曰:「陛下豈不見蜀之黃皓乎?」

*中貴 /중귀/ 조정 안의 귀인, 고위 관리.

그런데 누군가 두예가 급히 올린 표문이 당도했다고 알린다. 진나라 군주가 표문을 읽어보니, 역시 급히 진군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진나라 군주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마침내 정진征進(진군해서 정벌함)의 명령을 내린다. 왕준 들이 진나라 군주의 명령을 받들어, 수륙 양면으로 나란히 전진하며, 폭풍과 우레처럼 맹렬하게 북을 울리니, 오나라 사람들이 그 깃발만 보고도 투항한다. 오나라 군주 손호가 이를 듣고, 대경실색한다. 여러 신하가 고한다.

“북병(북쪽 군대)이 날마다 다가오는데, 강남의 군사와 백성들이 싸우지도 않고 항복하니, 이를 어찌해야겠습니까?”

손호가 말한다.

“어찌하여 싸우지 않는 것이오?”

사람들이 대답한다.

“오늘의 재앙은 모두 잠혼의 죄이니, 바라옵건대 폐하께서 그를 주살하소서. 신들이 성을 나가서 결사의 일전을 벌이겠나이다.”

“기껏 중귀中貴(조정의 고위 관리) 한 사람이 어찌 나라를 그르칠 수 있겠소?”

사람들이 크게 외친다.

“폐하께서 어찌 촉나라 황호의 꼴을 못 보셨습니까?”

  遂不待吳主之命,一齊擁入宮中,碎割岑昏,生啖其肉。陶濬奏曰:「臣領戰船皆小,願得二萬兵乘大船以戰,自足破之。」皓從其言,遂撥御林諸軍與陶濬上流迎敵。前將軍張象,率水兵下江迎敵。二人部兵正行,不想西北風大起,吳兵旗幟,皆不能立,盡倒豎於舟中;兵各不肯下船,四散奔走,只有張象數十軍待敵。

이에 사람들이 임금의 명을 기다리지 않고 일제히 궁중으로 몰려들어가 잠혼을 조각조각 베어서, 그 날고기를 씹는다. 도준이 아뢴다.

“신이 거느린 전선들이 모두 작으니, 바라옵건대 군사 2만을 얻어서 큰 배에 태워서 싸울 수 있다면, 충분히 적군을 격파할 수 있습니다.”

손호가 그 말을 따라, 어림의 군사들을 뽑아서 도준에게 줘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 적군을 막게 한다. 전장군 장상도 수병들을 거느리고 강물을 따라 내려가 적군을 맞아 싸우려 한다. 두 사람의 부하 병력들이 가고 있는데 뜻밖에도 서북풍이 크게 불어, 오나라 군사의 기치(온갖 깃발)가 모두 똑바로 서지 못하고, 모조리 배 위에 거꾸로 쓰러진다. 병사들마다 배에서 내려 싸우려 하지 않고,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나는 바람에, 장상이 겨우 군사 수십을 이끌고 적군과 맞선다.

  卻說晉將王濬,揚帆而行,過三山,舟師曰:「風波甚急,船不能行;且待風勢少息行之。」濬大怒。拔劍叱之曰:「吾目下欲取石頭城,何言住耶!」遂擂鼓大進。吳將張象引從軍請降。濬曰:「若是真降,便為前部立功。」象回本船,直至石頭城下,叫開城門,接入晉兵。

한편, 진나라 장수 왕준이 돛을 올리고 항행하며, 삼산三山을 지나는데, 주사舟師(수군/수병)가 말한다.

“풍파가 극심하여, 배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일단 바람이 조금 약해지기를 기다려 나아가야 합니다.”

왕준이 크게 노하여, 검을 뽑아들고 그를 질타한다.

“내가 목하目下(바로 지금) 석두성을 취하려는데, 어찌 멈추라고 하냐!”

이에 북을 맹렬히 두드리며, 크게 진군한다. 오나라 장수 장상이, 따르는 군사들을 이끌고 항복을 청하니, 왕준이 말한다.

“진실로 항복하는 것이라면, 선봉에 서서 공을 세우시오.”

장상이 배로 되돌아가서, 곧장 석두성 아래에 이르러, 성문을 열라고 외쳐서, 진나라 군사를 맞이해 들인다.

  孫皓聞晉兵入城,欲自刎。中書令胡沖,光祿勳薛瑩,奏曰:「陛下何不效安樂公劉禪乎?」皓從之,亦輿櫬自縛,率諸文武,詣王濬軍前歸降。濬釋其縛,焚其櫬,以王禮待之。唐人有詩歎曰:

진나라 군사가 성에 들어온 것을 듣고 손호가 검을 뽑아 자살하려 하니, 중서령 호중과 광록훈 설영이 아뢴다.

“폐하께서 어찌 안락공 유선처럼 하지 않으십니까?”

손호가 이를 따라 스스로 관을 짊어지고 몸을 묶은 채, 여러 문무 관리를 이끌고 왕준 앞으로 찾아가서 투항한다. 왕준이 손호의 결박을 풀어주고, 그 관을 불 사른 뒤, 왕례王禮(제왕의 예절)로써 대우한다. 후세에 당나라 사람이 시를 지어 탄식한다.

王濬樓船下益州,金陵王氣黯然收。
千尋鐵鎖沉江底,一片降旛出石頭。
人世幾回傷往事,山形依舊枕寒流。
今逢四海為家日,故壘蕭蕭蘆荻秋。

*樓船 /누선/ 누각이 세워진 큰 선박.
*千尋 /천심/ 고대의 8척이 1심. 매우 길거나 깊음을 뜻함.
*降旛 /항번/ 항복을 뜻하는 깃발.
*山形 /산형/ 산의 형세. 산세. 산의 형태.
*四海為家 /사해위가/ 원래는 제왕이 천하를 차지하는 것을 일컬음. 후세에는 ‘천하 어디든 자기 집처럼 여기는 것’을 일컫기도 함.

왕준의 누선들이 익주에서 내려오니
금릉의 왕기王氣도 암연黯然히 거둬지네
천심千尋이나 되는 쇠사슬은 강물 속에 가라앉고
한 조각 항복의 깃발이 석두성을 나오네
인간 세상은 몇번이나 지난 일을 되돌아보며 아파하건만
산들은 차가운 강물을 따라 옛 모습대로 있구나
이제 사해四海가 한 집안이 되는 때가 되었지만
옛 보루에는 쓸쓸한 갈대와 억새가 슬프게 우는구나

  於是東吳四州八十三郡,三百一十三縣,戶口五十二萬三千,軍吏三萬二千,兵二十三萬,男女老幼二百三十萬,米榖二百八十萬斛,舟船五千餘艘,後宮五千餘人,皆歸大晉。大事已定,出榜安民,盡封府庫倉廩。次日,陶濬兵不戰自潰。瑯琊王司馬伷并王戎大兵皆至;見王濬成了大功,心中忻喜。次日,杜預亦至,大犒三軍,開倉賑濟吳民,於是吳民安堵。惟有建平太守吳彥,拒城不下,聞吳亡乃降。

*斛 /각/ 용량의 단위로서 원래 10 되에 해당하지만 후세에는 5되에 해당.

이에, 동오의 4 주州 83 군郡, 313 현縣, 호구戶口 52만3천, 군리軍吏(장교/군관) 3만3천, 병졸 23만, 남녀노소 2백3십만, 미곡 2백8십만 각斛(용량의 단위로서 10 되에 해당), 선박 5천여 척, 후궁 5십여 인이 모두 대진大晉에 귀속된다. 대사가 정해지자, 방榜을 붙여서 백성을 안정 시키고, 부고府庫(국가 관청의 창고)와 창름倉廩(곳간)을 모두 봉한다. 다음날 도준의 군사들이 싸우지도 않고 스스로 궤멸된다. 낭야와 사마주와 왕융의 대군이 모두 도착하여, 왕준이 큰 공을 세운 것을 보고 마음 속으로 몹시 기뻐한다. 다음날 두예도 도착하여, 삼군을 크게 호궤하고, 창고를 열어서 오나라 백성을 구제하니, 이에 오나라 백성이 안도한다. 오로지 건평의 태수 오언이 성을 지키며 항복하지 않다가 오나라가 망한 것을 듣고서야 투항한다.

  王濬上表報捷,朝廷聞吳已平,君臣皆賀上壽。晉主執杯流涕曰:「此羊太傅之功也,惜其不親見之耳!」驃騎將軍孫秀退朝,向南面哭曰:「昔討逆壯年,以一校尉創立基業,今孫皓舉江南而棄之,悠悠蒼天,此何人哉!」

왕준이 표문을 올려 승첩을 보고하니, 진나라 조정에서 오나라가 평정된 소식을 들으며, 임금과 신하가 모두 상수上壽(장수/생일)를 축하한다. 진나라 군주가 술잔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이것은 양(양호) 태부의 공이거늘, 이제 그를 친히 볼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오!”

표기장군 손수가 조정을 나가며, 남쪽을 보고 곡하며 말한다.

“지난날 역적을 토벌하던 장년壯年(전성기)에, 일개 교위의 신분으로 기업(기틀/제국/왕국)을 창립하였는데, 이제 손호가 강남을 전부 포기하다니, 유유한 창천이여, 그는 대체 어떤 사람입니까!”

  卻說王濬班師還,吳主孫皓赴洛陽面君。皓登殿稽首以見晉帝。帝賜坐曰:「朕設此座以待卿久矣。」皓對曰:「臣於南方,亦設此座以待陛下。」帝大笑。賈充問皓曰:「聞君在南方,每鑿人眼目,剝人面皮,此何等刑耶?」皓曰:「人臣弒君及奸佞不忠者,則加此刑耳。」充默然甚愧。帝封皓為歸命侯,子孫封中郎,隨降宰輔皆封列侯。丞相張悌陣亡,封其子孫。封王濬為輔國大將軍。其餘各加封賞。

*稽首 /계수/ 최고의 공경을 갖춘 절로서, 땅바닥에 닿도록 머리를 숙여서 절을 올리는 것.

한편, 왕준이 군사를 거둬서 돌아오고, 오나라 군주 손호도 낙양으로 가서 황제를 만난다. 손호가 궁전을 올라가 바닥에 머리가 닿도록 절을 올리며 진나라 황제를 알현한다. 황제가 그에게 앉을 자리를 내어주며 말한다.

“짐이 이 자리를 마련하여, 경을 기다린 지 오래요.”

손호가 대답한다.

“신도 남방에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 폐하를 기다렸습니다.”

황제가 크게 웃는다. 가충이 손호에게 묻는다.

“듣자하니, 그대는 남방에서 매번 사람들의 눈알을 파내고 사람의 낯가죽을 벗겨냈다던데, 이것들은 무슨 죄에 내리는 형벌이오?”

“인신(신하)이 임금을 시해하고 간녕奸佞(간사하고 아첨함)하고 불충한 놈들에게 이러한 형벌을 가할 뿐이오.”

가충이 아무 말도 못하고 몹시 부끄러워한다. 황제가 손호를 귀명후歸命侯에 봉하고 그 자손을 중랑에 봉한다. 항복할 때 따라온 재보宰輔(재상)들도 모두 열후列侯에 봉한다. 승상 장제는 진망陣亡(전장에서 죽음)하였기에, 그 자손을 봉한다. 왕준을 보국대장군으로 봉하고, 나머지에게도 제각기 벼슬과 상을 내린다.

  自此三國歸於晉帝司馬炎,為一統之基矣。此所謂「天下大勢,合久必分,分久必合」者也。

이로써 삼국이 진나라 황제 사마염에게 넘어가, 통일의 기업基業을 이루게 된다. 이것이 이른바 ‘천하의 대세는 통합이 오래 되면 반드시 분열되고, 분열이 오래 되면 반드시 통합이 된다’는 것이다.

  後來後漢皇帝劉禪亡於晉太康七年,魏主曹奐亡於太康元年,吳主孫皓亡於太康四年,皆善終。後人有古風一篇,以敘其事曰:

그 뒤 후한의 황제 유선이 진나라 태강 7년에 사망하고, 위나라 군주 조환이 태강 원년에 사망하고, 오나라 군주 손호가 태강 4년에 사망하는데, 모두 선종善終이다. 훗날 누군가 고풍古風(당나라 이전의 시가의 일종) 1편을 지어서 그 일을 이야기한다.

高祖提劍入咸陽,炎炎紅日升扶桑。
光武龍興成大統,金烏飛上天中央。

*提劍 /제검/ 검을 손에 듦. 군대를 이끈다는 뜻.
*扶桑 /부상/ 신화 속의 나무. 신령한 나무로서 해가 솟아 나온다고 한다.
*金烏 /금오/ 태양 속에 산다는 세발까마귀(삼족오). 태양을 상징.

고조 황제가 검을 들고 함양으로 들어가니
이글이글 붉은 해가 부상 나무 위로 솟구나
광무 황제가 용처럼 날아올라 대통을 이루니
금오金烏가 하늘 한가운데로 날아오르네

哀哉獻帝紹海宇,紅輪西墜咸池傍!
何進無謀中貴亂,涼州董卓居朝堂。

*海宇 /해우/ 나라 안. 국내. 천하. 해내.
*紅輪 /홍륜/ 붉은 바퀴 곧 태양.

슬프도다 헌제가 천하를 이어받자
홍륜紅輪이 함지에서 서쪽으로 떨어지구나!
하진이 무모하여 중귀中貴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양주의 동탁이 조당朝堂을 차지하네

王允定計誅逆黨,李傕郭汜興刀槍。
四方盜賊如蟻聚,六合奸雄皆鷹揚。

*六合 /육합/ 천지사방. 천하.

왕윤이 계책을 내어 역당을 주살하지만
이각과 곽사가 창칼을 들고 난을 일으키네
사방에서 도적들이 개미떼처럼 몰려들고
육합*의 간웅들이 모두 매처럼 날아오르네

孫堅孫策起江左,袁紹袁術興河梁。
劉焉父子據巴蜀,劉表軍旅屯荊襄。

손견과 손책이 강좌江左(강동)에서 일어서고
원소와 원술이 하량河梁(하북)에서 일어나네
유언 부자가 파촉을 점거하고
유표의 군려軍旅(군대)가 형양(형주와 양양 지역)에 주둔하네

張脩張魯霸南鄭,馬騰韓遂守西涼。
陶謙張繡公孫瓚,各逞雄才占一方。

장수와 장로가 남정을 지배하고
마등과 한수가 서량을 장악하네
도겸, 장수, 공손찬 세 사람도
제각각 웅재雄才를 떨치며 일방一方을 점유하네

曹操專權居相府,牢籠英俊用文武。
威震天子令諸侯,總領貔貅鎮中土。

*貔貅 /비휴/ 전설의 흉포한 야수. 용맹스러운 군대.
*中土 /중토/ 중원. 중국.

조조가 권력을 전횡하며 승상부를 차지하고
영웅과 준걸들을 농락하며 문무를 두루 쓰네
천자를 떨게 하는 위세로써 제후를 호령하고
비휴貔貅를 거느리고 중원을 제압하네

樓桑玄德本皇孫,義結關張願扶主。
東西奔走恨無家,將寡兵微作羈旅。

*羈旅 /기거/ 타향을 떠도는 나그네. 객지에서 기거함.

누상촌의 현덕은 본래 황실의 후손으로
관우, 장비와 의형제를 맺어 천자를 도우려 하지만
동서로 쉬지 않고 다녀도 터전이 없어 한스럽고
적은 군사를 데리고 정처 없이 떠돌 뿐이네

南陽三顧情何深,臥龍一見分寰宇。
先取荊州後取川,霸業王圖在天府。

*天府 /천부/ 토지가 비옥하고 물산이 풍부한 천혜의 요지. 조정朝廷.
*分寰宇 /분환우/ 제갈공명이 천하삼분의 계책을 낸 것을 가리킴.

남양에서 삼고초려의 정이 얼마니 깊던지
와룡 선생이 한눈에 환우寰宇(천하)를 나누네
먼저 형쥬를 취한 뒤에 서천을 취하니
제왕의 패업을 천부天府에서 도모하네

嗚呼三載逝升遐,白帝託孤堪痛楚!
孔明六出祁山前,願以隻手將天補。

*升遐 /승하/ 제왕의 죽음. 승하昇遐.
*堪 /감/ 여기서는 애석, 유감 등의 뜻.

오호라! 삼재三載(3년)만에 승하하며
백제성에서 고아를 맡기니 애통하구나!
공명이 여섯 차례나 기산으로 출정함은
홀로 하늘을 떠받치려 함이네

何期歷數到此終,長星半夜落山塢!
姜維獨憑氣力高,九伐中原空劬勞。

*歷數 /역수/ 천도. 천운. 하늘이 내린 운수.
*山塢 /산오/ 두 봉우리 사이의 낮은 고개.
*劬勞 /구로/ 노고.

그러나 어찌 운수가 이렇게 끝날 줄 알았으랴
장성長星(큰별/혜성)이 한밤에 산중으로 떨어지구나!
강유 홀로 기력 높은 것을 믿고
아홉 번이나 중원을 정벌하지만 헛수고뿐이네

鍾會鄧艾分兵進,漢室江山盡屬曹。
丕叡芳髦纔及奐,司馬又將天下交。

종회와 등애가 군사를 나눠 진격하니
한실漢室(한나라 황실)의 강산이 모두 조 씨에게 넘어가네
조비, 조예, 조방, 조모를 조환이 잇자마자
다시 사마 씨가 천하를 넘겨받네

受禪臺前雲霧起,石頭城下無波濤。
陳留歸命與安樂,王侯公爵從根苗。

*根苗 /근묘/ 식물의 뿌리와 싹. 사물의 근원. 유래.

수선대 앞에 구름과 안개가 피어오르고
석두성 아래는 파도가 그치네
진류왕(한 헌제), 귀명후(오 손호)와 안락공(촉 유선)
이들 왕후와 공작도 그러한 근원에서 나왔네

紛紛世事無窮盡,天數茫茫不可逃。
鼎足三分已成夢,後人憑弔空牢騷。

분분紛紛한 세상의 일들은 끝이 없고
천수天數(하늘이 내린 운명)는 망망하여 피할 수가 없네
솥다리처럼 세 나라로 갈라졌던 것도 이제 꿈이지만
후인들은 슬퍼한다는 핑계로 공연히 불평하네

― 끝 ― ―

이로써 2009년 5월 7일 1회를 올린 이래 7년만에 삼국지 번역을 완료합니다.




덧글

  • 이런분위기 2015/07/13 20:30 # 답글

    이게 드디어 완결이 났네요.
    이제 한 번 읽어 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ㅋㅋㅋㅋ
  • 뽀도르 2015/07/14 09:13 #

    감사합니다^_^)
  • 3인칭관찰자 2015/07/13 23:06 # 답글

    드디어 완결내셨군요. 축하드립니다! 120화 모두 번역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셨을텐데... 후반부부터 보기 시작해서 제갈량이 죽은 후 이야기를 매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뽀도르 2015/07/14 09:14 #

    후반부로 갈수록 많이 지체됐는데, 감사합니다^_^)
  • 120화 완결 경축 2015/07/14 17:13 # 삭제 답글

    올해 4월쯤에 우연히 블로그를 알게되에서 삼국지 120화 원문으로 정말 재미있게 읽게 되었습니다. 다행이,,, 2015년에 알게되어서 ^^ 흐름끊기지 않고 진득하게 읽어 나갔습니다. 마지막 120화 나오기까지 매일 접속하며 업데이트를 확인했었네요..ㅋ
    촉나라중심으로 알았던 삼국지를 전체로 보게되니 너무 새롭고 각국의 이해관계와 인간관계 정치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느끼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사건만 다르지 결국 2000천년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과의 이해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동일하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번역하는 능력들을 오픈소스로 잘 흘려보내 주셔서 잘 받아 먹은거 같습니다. 7년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첫화에 남기신 글이 생각이나네요
    ."무릇 천리마 하루 천리 가지만 느린 말도 열흘이면 역시 간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 則亦及之矣" (순자 荀子)

    저도 꾸준히 진득하게 해나가야 할것을 찾아봐야겠습니다. ^^
  • 뽀도르 2015/07/14 17:22 #

    감사합니다^_^) 120회 번역이 지체돼서 죄송합니다-_-;;;

    "무릇 천리마 하루 천리 가지만 느린 말도 열흘이면 역시 간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 則亦及之矣" (순자 荀子)

    저도 그 동안 많은 공부가 됐습니다
  • etera 2015/07/21 17:14 # 삭제 답글

    번역하시느라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 뽀도르 2015/07/21 19:01 #

    감사합니다^_^)
  • 기산강유 2015/10/08 07:32 # 삭제 답글

    삼국지를 정말 좋아하는 1인입니다. 오늘도 삼국연의의 이런 저런 내용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다가 우연히 뽀도르님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항상 평역 말고 원문을 봐야할텐데.. 중국어를 공부해야하나.. 생각했는데.. 1회부터 독파 시작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뽀도르 2015/10/08 13:23 #

    감사합니다^_^)
  • 정말 2017/01/22 20:37 # 삭제 답글

    감사합니다, 매번 삼국지를 잘 읽고 갑니다.
  • 뽀도르 2017/01/23 16:29 #

    감사합니다^_^)
  • 당근 2017/05/26 07:04 # 삭제 답글

    지난 1월에 우연히 알게되어 매일 재밌게 보다 오늘로 다 보았습니다. 적절한 해설로 흥미진진했기에 한번 더 보려합니다. 노고에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
  • 뽀도르 2017/05/26 09:45 #

    감사합니다 부족한 점도 많습니다
  • 삼국지팬 2018/03/21 16:13 # 삭제 답글

    삼국지 팬으로서 쉽지 않은 작업을 완결하신 것에 경축드립니다.
    저본은 무엇을 쓰셨는지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뽀도르 2018/03/21 16:28 #

    주로 중국 위키문고의 원문을 사용했는데 아마 모종강 본일 겁니다
  • hikorea 2018/10/11 18:27 # 삭제 답글

    한 교수님께서 강남에서 강의를 하셔서 어디 다른 분의 해석은 없나하고 찾다 우연히 알게 되어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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