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삼국지 119회] 세 장수의 죽음 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第百十九回 假投降巧計成虛話,再受禪依樣畫葫蘆

*葫蘆 /호로/ 호리병박.
*依樣畫葫蘆 /의양획호로/ 정해진 양식에 따라서, 호로를 그림. 남의 하던 걸 모방함.

제119회 강유가 거짓으로 투항해 교묘한 계책을 내지만 실없는 이야기가 되고, 
사마염이 다시 선양을 받으니, 마치 호로를 베껴 그리는 것과 같구나 

  卻說鍾會請姜維計議收鄧艾之策。維曰:「可先令監軍衛瓘收艾。艾欲殺瓘,反情實矣。將軍卻起兵討之,可也。」會大喜,遂令衛瓘引數十人入成都,收鄧艾父子。瓘部卒止之曰:「此是鍾司徒令鄧征西殺將軍,以正反情也。切不可行。」瓘曰:「吾自有計。」遂先發檄文二三十道。其檄曰:「奉詔收艾,其餘各無所問。若早歸來,即加爵賞;敢有不出者,滅三族。」隨備檻車兩乘,星夜望成都而來。

한편, 종회가 강유를 불러, 등애를 잡을 계책을 의논하자, 강유가 말한다.

“먼저 감군 위관을 시켜 등애를 잡으시오. 등애가 위관을 죽이려 한다면, 반정反情(반역의 뜻/ 역심)이 확실하니, 장군께서 그 때 병력을 일으켜 토벌함이 좋겠소.”

종회가 크게 기뻐하며, 위관을 시켜 수십 인을 이끌고 성도로 들어가, 등애 부자를 잡으라 한다. 위관의 부졸部卒(병사/사병)이 제지한다.

“이것은 종 사도(사도 종회)가 등 정서(정서장군 등애)로 하여금 장군을 죽게 만들어, 그의 반정反情을 드러내려는 것이니, 절대 가지 마십시오.”

위관이 말한다.  

“내 나름대로 계책이 있네.”

이에 먼저 격문을 2, 3십 장 쓴다. 격문은 이렇다.

“천자의 조서를 받들어 등애를 잡으니, 나머지 사람은 아무도 문책하지 않겠다. 조속히 투항하면, 벼슬과 상을 내릴 것이다. 감히 나오지 않는 자는, 삼족을 멸하겠다.”

이어서 함거(죄인을 호송하는 수레)를 준비해, 한밤에 성도로 향한다.   

  比及雞鳴,艾部將見檄文者,皆來投拜於衛瓘馬前。時鄧艾在府中未起。瓘引數十人突入,大呼曰:「奉詔收鄧艾父子!」艾大驚,滾下床來。瓘叱武士縛於車上。其子鄧忠出問,亦被捉下,縛於車上。府中將吏大驚,欲待動手搶奪,早望見塵頭大起,哨馬報說鍾司徒大兵到了。眾各四散奔走。

이윽고 새벽에 이르자, 등애의 부장들 가운데 격문을 본 이들은, 모두 위관 앞으로 고개 숙여 항복하러 온다. 이때 등애는 부중에서 아직 일어나지 않았는데, 위관이 수십 인을 이끌고 쳐들어가, 크게 외친다. 

“천자의 조서를 받들어 등애 부자를 체포한다!”

등애가 크게 놀라, 침상에서 굴러떨어진다. 위관이 무사들에게 소리쳐, 등애를 함거 위에 포박한다. 그 아들 등충이 나오며 무슨 일인지 묻다가, 역시 붙잡혀 함거 위에 포박 당한다. 부중의 장수와 관리들이 크게 놀라,  손을 써서 구출하려 하지만, 어느새 멀리서 먼지 구름이 크게 인다. 초마哨馬(정찰병)가 종 사도가 대군을 이끌고 온 것을 알리자, 사람들이 흩어져 달아난다. 

  鍾會與姜維下馬入府,見鄧艾父子已被縛。會以鞭撻鄧艾之首而罵曰:「養犢小兒,何敢如此!」姜維亦罵曰:「匹夫行險徼倖,亦有今日耶?」艾亦大罵。會將艾父子送赴洛陽。

종회가 강유와 함께 말에서 내려 부중으로 들어가니, 등애 부자는 붙잡혀 묶여 있다. 종회가 채찍으로 등애의 머리를 때리며 욕한다.

“송아지나 키우던 어린 놈아! 감히 어찌 이럴 수 있냐!”

강유도 욕한다.

“필부 주제에, 요행히 모험에 성공했지만, 역시 오늘처럼 되고 말았구나!”

등애도 지지 않고 크게 욕한다. 종회가 등애 부자를 낙양으로 압송한다.

  會入成都,盡得鄧艾軍馬,威聲大震。乃謂姜維曰:「吾今日方趁平生之願矣。」維曰:「昔韓信不聽蒯通之說,而有未央宮之禍。大夫種不從范蠡於五湖,卒伏劍而死。斯二子者,其功名豈不赫然哉?徒以利害未明,而見機之不早也。今公大勳已就,威震其主,何不泛舟絕跡,登峨嵋之嶺,而從赤松子遊乎?

*泛舟絕跡 /범주절적/ 배를 띄워 떠나며 흔적을 남기지 않음. 

종회가 성도로 들어가, 등애의 군마(군대)를 모조리 장악하자, 함성이 크게 울린다. 이에 강유에게 말한다. 

“내가 오늘에서야 비로소 평생의 소원을 이뤘소.”

강유가 말한다.

“지난날 한신韓信이 괴통蒯通의 말을 듣지 않다가, 미앙궁에서 화를 입었소. 월나라의 대부 문종이 오호五湖에서 범려范蠡의 말을 듣지 않다가 마침내  복검伏劍(검으로 자결함)해서 죽는 신세가 됐소. 이 두 인물이, 그 공적과 명성이 어찌 빛나지 않았겠소? 다만 그들은 이해득실에 밝지 못해, 기미를 일찌감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오. 이제 공께서 커다란 공적을 이뤄 위세가 그 주군을 뒤흔들거늘, 어찌하여 배를 띄워 떠나서 흔적 없이 사라질 생각을 하거나, 아미산의 고개를 올라가 적송자赤松子(중국 고대의 신선)과 더불어 노닐 생각을 하지 않으시오?"

  會笑曰:「君言差矣。吾年未四旬,方思進取,豈能便效此退閒之事?」維曰:「若不退閒,當早圖良策,此則明公智力所能,無煩老夫之言矣。」會撫掌大笑曰:「伯約知吾心也。」

종회가 웃으며 말한다. 

"그대의 말씀이 틀렸소. 내 나이 아직 마흔이 안 되어, 바야흐로 진취進取를 생각하거늘, 어찌 그렇게 물러나 쉬는 것을 본받겠소?"

강유가 말한다. 

"물러나 쉴 것이 아니라면, 어서 좋은 계책을 도모해야 할 것인데, 이는 명공明公(상대에 대한 존칭)의 지력智力으로 할 수 있으니, 이 노부老夫의 말을 번거롭게 듣지 마시오."

종회가 손뼉을 치며 크게 웃는다. 

"백약께서 내 마음을 아시는구려!"

  二人自此每日商議大事。維密與後主書曰:「望陛下忍數日之辱,維將使社稷危而復安,日月幽而復明,必不使漢室終滅也。」

두 사람이 이로부터 매일 대사를 상의한다. 강유가 은밀히 후주에게 글을 써 보내 말한다. 

'바라옵건대 폐하께서 며칠만 치욕을 참으시면 제가 곧 종묘사직의 위기를 다시 안정시키고, 어두워진 해와 달도 다시 밝게 만들어, 한나라 황실을 결코 사라지지 않게 만들겠습니다."

  卻說鍾會正與姜維謀反,忽報司馬昭有書到。會接書,書中言:「吾恐司徒收艾不下,自屯兵於長安;相見在近,以此先報。」會大驚曰:「吾兵多艾數倍,若但要我擒艾,晉公知吾獨能辦之;今日自行兵來,是疑我也。」

한편, 종회가 강유와 더불어 반역을 모의하는데 누군가 사마소의 서신이 왔다고 한다. 종회가 서신을 받아 읽으니 그 서신의 내용이 이렇다. 

"사도가 등애를 잡지 못할까 두려워, 내가 친히 장안에 둔병屯兵(병력을 주둔함)했소. 서로 가까이서 보게 됐으니, 먼저 이렇게 알리오. "

종회가 크게 놀라 말한다. 

"내가 등애보다 병력이 몇배나 많았으니, 나를 하여금 등애를 잡게 할 생각뿐이었다면, 진공(사마소)은 내 홀로 처리할 수 있음을 알았을 텐데, 오늘 스스로 병력을 끌고 오다니, 이는 나를 의심해서요."

  遂與姜維計議。維曰:「君疑臣則臣必死,豈不見鄧艾乎?」會曰:「吾意決矣。事成則得天下,不成則退西蜀,亦不失作劉備也。」維曰:「近聞郭太后新亡,可詐稱太后有遺詔,教討司馬昭,以正弒君之罪。據明公之才,中原可席捲而定。」會曰:「伯約當作先鋒。成事之後,同享富貴。」維曰:「願效犬馬微勞。但恐諸將不服耳。」會曰:「來日元宵佳節,故宮大張燈火,請諸將飲宴。如不從者盡斬之。」維暗喜。

*元宵 /원소/ 대보름밤

이에 강유와 의논하니 강유가 말한다. 

"임금이 신하를 의심하면 신하는 죽는 법이오. 등애가 어떤 꼴을 당했는지 모르시오?"

"내 뜻을 정했소. 성사되면 천하를 얻고 실패하면 서촉으로 퇴각하겠서. 그러나 유비를 닮지는 않겠소."

강유가 말한다. 

"요새 듣자니 곽 태후가 얼마 전 별세했소. 태후가 남긴 조서라고 꾸며, 사마소를 토벌하면서,  그가 임금을 시해한 죄를 묻는 것이 좋겠소. 명공의 재능이라면, 중원을 석권하고 평정할 수 있소. "

"백약께서 선봉을 맡아주시오. 대사를 이룬 뒤 함께 부귀를 누립시다. "

"바라건대 개나 말의 하잘것없는 수고라도 마다하지 않겠소. 그러나 장수들이 따르지 않을까 걱정이오. "

"내일이 마침 대보름밤의 명절이오. 고궁에서 등불을 크게 밝히고, 장수들을 불러 주연을 갖겠소. 복종하지 않는 이들은 모조리 참하겠소. "

이에 강유가 마음 속으로 기뻐한다. 

  次日,會、維二人請諸將飲宴。數巡後,執杯大哭。諸將驚問其故。會曰:「郭太后臨崩有遺詔在此,為司馬昭南闕弒君,大逆無道,早晚將篡魏,命吾討之。汝等各自簽名,共成此事。」眾皆大驚,面面相覷。會拔劍出鞘曰:「違令者斬!」眾皆恐懼,只得相從,畫字已畢,會乃困諸將於宮中,嚴兵禁守。維曰:「我見諸將不服,請坑之。」會曰:「吾已令宮中掘一坑,置大棒數千,如不從者,打死坑之。」

*嚴兵 /엄병/ 군대를 포진함. 

다음날, 종회와 강유 두 사람이 장수들을 청해 주연을 벌인다. 술잔이 몇 순 돌자, 술잔을 잡고 크게 곡한다. 장수들이 놀라서 그 까닭을 묻자, 종회가 말한다. 

"곽 태후께서 붕어하시면서 남긴 조서가 내게 있소. 태후께서는 사마소가 남궐에서 임금을 시해하고 대역무도하니 조만간 위나라를 찬탈할 것이라고 하셨소. 이에 내게 명을 내리시어 그를 토벌하라 하셨소. 그대들도 모두 첨명簽名(서명)하고 함께 이 일을 이뤄야겠소."

사람들 모두 크게 놀라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눈치를 볼 따름이다. 종회가 검을 칼집에서 뽑아들고 말한다. 

"명령을 어기면 참할 것이다!"

모두 두려워하면서 어쩔 수 없이 복종하고 서명을 마치자, 종회가 장수들을 궁중에 가두고 군사를 배치해 지키게 한다. 강유가 말한다. 

"내가 보니, 장수들이 복종하지 않는데, 구덩이에 파묻어 죽이시오. "

"내가 이미 궁중에 구덩이를 하나 파두고, 대봉大棒(큰 막대기) 수천 개를 준비했소.  복종하지 않는 이는, 때려 죽여 구덩이에 파묻겠소.”

  時有心腹將丘建在側。建乃護軍胡烈部下舊人也。時胡烈亦被監在宮。建乃密將鍾會所言,報知胡烈。烈大驚,泣告曰:「吾兒胡淵,領兵在外,安知會懷此心耶?汝可念向日之情,透一消息,雖死無恨。」建曰:「恩主勿憂,容某圖之。」遂出告會曰:「主公軟監諸將在內,水食不便,可令一人往來傳遞。」

*軟監 /연감/ 연금. 
*傳遞 /전체/ 배달. 배송. 전송.

이때 심복 장수 구건이 곁에 있었는데, 구건은 오랫동안 호군護軍 호열의 부하로 지냈다. 호열도 궁중에 갇히자, 구건이 종회의 말을 몰래 호열에게 알려준다. 호열이 눈물 흘리며 고한다.

“내 아들 호연이 군사를 거느리고 바깥에 있는데, 어찌 종회가 이런 마음을 품은줄 알겠소? 그대가 지난날의 정을 생각해, 이 소식을 한번만 전해주면, 죽어도 아무 한이 없겠소.”

구건이 말한다.

“은주恩主(은혜를 베푼 사람)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해보겠습니다.”

이에 밖으로 나가서 종회에게 고한다.

“주공께서 장수들을 안에 가둬 놓으셨는데,  먹고 마시는 것이 불편합니다. 한 사람을 시켜서 왕래하며 전달하게 하십시오.”   

  會素聽丘建之言,遂令丘建監臨。會分付曰:「吾以重事託汝,休得洩漏。」建曰:「主公放心。某自有緊嚴之法。」建暗令胡烈親信人入內,烈以密書付其人。其人持書火速至胡淵營內,細言其事,呈上密書。淵大驚,遂遍示諸營知之。眾將大怒,急來淵營商議曰:「我等雖死,豈肯從反臣耶?」淵曰:「正月十八日中,可驟入內,如此行之。」監軍衛瓘,深喜胡淵之謀,即整頓了人馬,令丘建傳與胡烈。烈報知諸將。

*監臨 /감림/ 감독.
*緊嚴 /긴엄/ 엄밀.
*親信 /친신/ 충분히 신뢰함.

종회가 평소 구건의 말을 들었기에, 구건에게 감독을 맡긴다. 종회가 분부한다.

“내가 중대한 일을 그대에게 맡겠으니, 절대 누설치 마시오.”

“주공께서 마음을 놓으십시오. 제가 삼엄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구건이 몰래 호열의 심복을 안으로 들여보내자 호열이 밀서를 전한다. 그가 밀서를 가지고 부리나케 호연의 영채로 달려가서, 자세히 말하고 밀서를 바친다. 호연이 크게 놀라, 곳곳의 영채에 이것을 돌려서 알린다.  장수들이 크게 노해 호연의 군영으로 달려와서 상의한다. 

"우리가 죽더라도 어찌 반신反臣(반역의 신하)을 따르겠소?"

호연이 말한다. 

"정월 18일에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가 이렇게 하겠소."

감군 위관이 호연의 계책을 몹시 좋아하며, 즉시 인마를 정돈하고, 구건을 통해 호열에게 전한다. 호열이 이것을 장수들에게도 알린다. 

  卻說鍾會請姜維問曰:「吾夜夢大蛇數千條咬吾,主何吉凶?」維曰:「夢龍蛇者,皆吉慶之兆也。」會喜,信其言,乃謂維曰:「器仗已備,放諸將出問之,若何?」維曰:「此輩皆有不服之心,久必為害,不如乘早戮之。」

한편, 종회는 강유를 불러 묻는다. 

"내 어젯밤 꿈에, 큰 뱀 수천 마리가 나를 물었는데 무슨 길흉의 징조요?"

"꿈에서 뱀이 무는 것은 모두 길하고 경사스러운 징조요."

종회가 기뻐하며 이를 믿고 강유에게 말한다. 

"기장器仗(무기/곤봉)을 이미 준비했으니, 장수들을 나오게 해서 물어보는 것이 어떻겠소?"

"이들 무리가 모두 불복하는 마음을 품어,  결국 해가 될 테니, 일찌감치 도륙하는 것이 낫소."


  會從之,即命姜維領武士往殺眾魏將。維領命,方欲行動,忽然一陣心疼,昏倒在地,左右扶起,半晌方甦。忽報宮外人聲沸騰。會方令人探時,喊聲大震,四面八方,無限兵到。維曰:「此必是諸將作亂,可先斬之。」

종회가 이를 따라, 강유에게 무사들을 이끌고 위나라 장수들을 죽이러 가라 한다. 강유가 이에 따라 움직이려는데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와서 땅바닥으로 쓰러진다. 좌우에서 부축해 일으키자 한참 뒤에야 깨어난다. 그런데 누군가 궁궐 밖에서 사람들 소리가 요란하다고 한다. 종회가 사람들을 시켜 알아보는데, 함성이 크게 울리고, 사방팔방에서 끝없이 병사들이 몰려온다. 강유가 말한다. 

“이것은 장수들이 난을 일으킨 것이 틀림없으니, 먼저 베어버려야겠소.”

  忽報兵已入內。會令關上殿門,使軍士上殿屋以瓦擊之,互相殺死數十人。宮外四面火起,外兵砍開殿門殺入。會自掣劍立殺數人,卻被亂箭射倒。眾將梟其首。維拔劍上殿,往來衝突,不幸心疼轉加。維仰天大叫曰:「吾計不成,乃天命也!」遂自刎而死;時年五十九歲。宮中死者數百人。衛瓘曰:「眾軍各歸營所,以待王命。」魏兵爭欲報讎,共剖維腹,其膽大如雞卵。眾將又盡取姜維家屬殺之。鄧艾部下之人,見鍾會、姜維已死,遂連夜去追劫鄧艾。

*關 /관/ 닫다. 판본에 따라 ‘닫을 폐閉’로 표기하기도.

그런데 누군가 벌써 병사들이 들어왔다고 알린다. 종회가 영을 내려,  궁전 문을 닫게 하고, 군사들을 궁전 지붕으로 올려 보내, 기왓장으로 공격한다. 이렇게 싸우며 양측에서 수십 명이 죽는다. 궁궐 밖 사방에서 불길이 치솟고, 외부 병력이 궁전 문을 부수고 쇄도한다. 종회가 친히 검을 뽑아들고 몇을 죽이지만, 마침내  난전(어지러이 퍼붓는 화살)을 맞고 쓰러진다. 장수들이 종회의 목을 베어 매단다. 강유가 검을 뽑고 궁전으로 올라가 좌충우돌하지만, 불행히도 가슴의 통증이 심해진다. 강유가 하늘을 우러러 크게 외친다. 

"내 계책이 실패하는 것도 천명이구나!"

이에 스스로 목을 베어 죽으니, 이때 나이 59세다. 궁중에서 죽은 이가 수백 명에 이른다. 위관이 말한다. 

"군사들은 각각 영소營所(군대의 주둔지)로 돌아가 왕명을 기다리라."

위나라 군사들이 앞다퉈 복수하고자 함께 강유의 배를 가르고 보니,  쓸개가 달걀만큼 크다. 장수들이 강유의 가족도 모두 잡아 죽인다. 한편, 등애의 부하들은 종회와 강유가 죽자, 밤새 뒤쫓아 등애를 구출하려 한다 .

  早有人報知衛瓘。瓘曰:「是我捉艾,今若留他,我無葬身之地矣。」護軍田續曰:「昔鄧艾取江油之時,欲殺續,得眾官告免。今日當報此恨。」瓘大喜,遂遣田續引五百兵趕至綿竹,正遇鄧艾父子放出檻車,欲還成都。艾只道是本部兵到,不作準備;欲待問時,被田續一刀斬之。鄧忠亦死於亂軍之中。後人有詩歎鄧艾曰:

누군가 이를 위관에게 알리자 위관이 말한다.

"내가 등애를 체포했는데, 그를 살려두면, 나는 어디 장례 치룰 땅도 없겠구나."

호군 전속이 말한다.

"지난날 등애가 강유江油를 점령하면서 저를 죽이려 했는데, 관리들이 말려서 겨우 살았습니다. 오늘 그 원한을 갚겠습니다."

위관이 크게 기뻐하며 전속에게 군사 5백을 주어 면죽까지 추격한다. 등애 부자가 함거에서 풀려나와 성도로 돌아오려던 참이어서,  등애는 이들을 휘하 군사들로 알고 대비하지 않는다. 등애가 묻는 순간, 전속이 한칼에 벤다. 아들 등충도 난전 중에 죽는다.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 등애를 한탄한다.

自幼能籌畫,多謀善用兵。
凝眸知地理,仰面識天文。
馬到山根斷,兵來石徑分。
功成身被害,魂繞漢江雲。

*凝眸 /응모/ 응시
*山根 /산근/ 산기슭
*漢江 /한강/ 양자강의 가장 긴 지류.

여러서부터 능히 주책籌畫(계획/기도)을 하고
계략이 많아 용병을 잘했네
앞을 응시하면 지리를 알고 
얼굴을 들면 천문을 알았네
말이 달려오는데 산기슭이 끊기고
군사가 몰려오는데 돌길이 갈라지네
공을 이루지만 살해 당하니
그 넋이 한강의 구름으로 떠도네 

  又有詩歎鍾會曰:

또한 종회를 한탄하는 시도 있다.

髫年稱早慧,曾作祕書郎,
妙計傾司馬,當時號子房。
壽春多贊畫,劍閣顯鷹揚。
不學陶朱隱,遊魂悲故鄉。

*髫年 /초년/ 어린 시절.
*早慧 /조혜/ 어린 시절에 총명함이 출중함.
*祕書郎 /비서랑/ 위나라 시절에, 황실의 서적 등을 관리하던 관직.
*子房 /자방/ 한나라 고조 유방을 도운 장량.
*贊畫 /찬화, 찬획/ 계략을 짜냄.
*鷹揚 /응양/ 매가 하늘을 날듯이 무위를 떨침.
*陶朱 /도주/ 월나라 왕 구천을 도왔던 범려를 일컬음.
*悲 /비/ 여기서는 ‘무엇인가를 그리워하다’의 뜻.

어린 시절에는 신동이라고 칭송 받고
일찍이 비서랑*이 되었네 
묘책으로 사마 씨를 기울게 하니
당시에 장자방*이라고 일컬었네
수춘에서 많은 계책을 내었고
검각에서 하늘의 매처럼 무위를 떨쳤네
그러나 도주공의 숨는 법을 배우지 못해
그 넋이 떠돌며 고향을 그리네

  又有詩歎姜維曰:

또한 강유를 한탄하는 시도 있다.

天水誇英俊,涼州產異才。
系從尚父出,術奉武侯來。
大膽應無懼,雄心誓不回。
成都身死日,漢將有餘哀。

*天水 /천수/ 중국 감숙성 남부의 지명.
*英俊 /영준/ 재주와 지혜가 뛰어난 사람. 재주와 지혜가 탁월함.
*異才 /이재/ 남다른 재능. 남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
*尚父 /상부/ 원래 주나라 강태공을 높여 부른 말. 강유 역시 강 씨라 하여 강태공의 혈통을 따랐다고 본 것.
*不回 /불회/ 돌아서 가지 않고 똑바로 감. 정직.

천수에서 영준英俊*을 과시하고
양주에서 이재異才*를 드러냈네
혈통은 상부 강태공을 따라서 나왔고
병법은 제갈 무후를 모시며 배웠네
대담하여 무서워하는 것이 없었고
웅심雄心으로 맹서하면 돌아가는 법이 없었네
성도에서 그가 죽던 날에
한나라 장수들이 슬퍼해 마지않았다네 

  卻說鍾會、姜維、鄧艾已死,張翼等亦死於亂軍之中。太子劉璿,漢壽亭侯關彝,皆被魏兵所殺。軍民大亂,互相踐踏,死者不計其數。旬日後,賈充先至,出榜安民,方始寧靖。留衛瓘守成都,乃遷後主赴洛陽。止有尚書令樊建、侍中張紹、光祿大夫譙周、秘書郎卻正等數人跟隨。廖化、董厥皆託病不起,後皆憂死。

한편, 종회, 강유, 등애가 이미 죽고, 장익을 비롯한 사람들도 난군 속에서 죽는다. 태자 유선劉璿과 한수정후 관이도 위나라 군사들에게 살해된다. 군사와 백성들이 큰 혼란에 빠져 달아나다가 서로 짓밟혀 죽은 이들이  무수하다. 열흘 뒤, 가충이 먼저 와서, 방榜을 붙여서 백성들을 어루만지자, 비로소 안정된다.  위관을 성도에 남겨 지키게 하고, 후주를 데리고 낙양으로 간다. 겨우 상서령 번건, 시중 장소,  광록대부 초주, 비서랑 각정을 비롯한 몇 사람만이 후주를 수행할 따름이다. 요화, 동궐은 모두 병을 핑계로 나오지 않다가, 그 뒤 울분을 못 이기고 죽는다. 

  時魏景元五年,改為咸熙元年。春三月。吳將丁奉,見蜀已亡,遂收兵還吳。中書承華覈奏吳主孫休曰:「吳、蜀乃脣齒也。『脣亡則齒寒』。臣料司馬詔伐吳在即,乞陛下深加防禦。」休從其言,遂命陸遜子陸抗為鎮東大將軍,領荊州牧,守江口;左將軍孫異守南徐諸處隘口;又沿江一帶,屯兵數百營,老將丁奉總督之,以防魏兵。

이때가 위나라 경원 5년인데, 함희 원년으로 개원한다. 이해 봄 3월에, 오나라 장수 정봉은 촉나라가 이미 멸망한 것을 보고, 오나라로 철군한다. 중서승 화핵華覈이 오나라 군주 손휴에게 아뢴다.

“오나라와 촉나라는 입술과 이의 관계입니다.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헤아려보건대, 사마소가 곧 오나라를 정벌할 것이니, 폐하께서 방어책을 단단히 세우소서.”

손휴가 이를 따라, 육손의 아들 육항을 진동대장군으로 임명해, 형주목荊州牧(형주를 관할하는 장관)으로서  장강 어귀를 지키게 하고,  좌장군 손이로 하여금 남서 여러 곳의 애구隘口(험하고 중요한 길목)를 지키게 한다. 또한 장강 연안의 일대를 따라서, 수백 곳의 군영에 둔병하고, 노장 정봉이 총독(총감독/총지휘)해, 위나라 군사를 막는다. 

  建寧太守霍戈聞成都不守,素服望西大哭三日。諸將皆曰:「既漢主失位,何不速降?」戈泣謂曰:「道路隔絕,未知吾主安危若何?若魏主以禮待之,則舉城而降,未為晚矣;萬一危辱吾主,則主辱臣死,何可降乎?」眾然其言,乃使人到洛陽,探聽後主消息去了。

한퍈, 촉나라 건녕태수 곽과는 성도가 점령된 것을 듣고, 소복을 입고 서쪽을 바라보며 사흘을 크게 곡한다. 여러 장수가 말한다.

“이미 한주漢主(한나라의 임금)도 제위를 잃었거늘, 어찌 어서 항복하지 않으십니까?”

곽과가 눈물 흘리며 그들에게 이른다.

“도로가  멀고 끊어져, 아직 우리 임금의 안위가 어떠한지 알지 못하지 않소? 위나라 임금이 우리 임금을 예우한다면, 그때 성을 바치며 항복해도, 아직 늦지 않소. 우리 임금을 욕되게 한다면, 임금이 치욕을 겪을 때   신하는 죽어야 마땅하니, 어찌 항복하겠소?”

사람들이 이를 옳게 여겨, 낙양으로 사람을 보내, 후주의 소식을 탐청한다. 

  且說後主至洛陽時,司馬昭已自回朝。昭責後主曰:「公荒淫無道,廢賢失政,理宜誅戮。」後主面如土色,不知所為。文武皆奏曰:「蜀主既失國紀。幸早歸降,宜赦之。」昭乃封禪為安樂公,賜住宅,月給用度,賜絹萬疋,僮婢百人。子劉瑤及群臣─樊建、譙周、卻正等,─皆封侯爵。後主謝恩出內。昭因黃皓蠹國害民,令武士押出市曹,凌遲處死。

*回朝 /회조/ 조정으로 되돌아옴.
*用度 /용도/ 비용. 용도.

한편, 후주가 낙양에 도착하니, 사마소가 이미 조정으로 돌아와 있다. 사마소가 후주를 책망한다.

“공께서 황음무도하여, 어진 이들을 내쫓고 정치를 그르쳤으니, 이치로 따지자면 마땅히 주륙誅戮해야겠소 .”

후주가 얼굴이 흙빛이 되어, 어쩔 줄 모른다. 문무 관리가 모두 아뢴다.

“촉나라 군주가 이미 국기國紀를 잃었습니다. 다행히 조기에 투항했으니, 사면해주십시오.”

이에 사마소가 유선을 안락공安樂公으로 봉하고, 주택을 하사한다.  달마다 쓸 돈을 주고, 비단 1만 필과 노비 1백 인을 내린다. 아들 유요와 번건, 초주, 각정을 비롯한 신하들 모두 후작侯爵에 봉한다. 후주가 은덕에 감사하며 떠난다. 황호가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해쳤다고, 사마소가 무사들을 시켜 황호를 저잣거리로 끌어내어, 능지처사凌遲處死(능지처참)한다.

  時霍戈探聽得後主受封,遂率部下軍士來降。次日,後主親詣司馬昭府下拜謝。昭設宴款待,先以魏樂舞戲於前,蜀官感傷,獨後主有喜色。昭令蜀人扮蜀樂於前,蜀官盡皆墮淚,後主嬉笑自若。酒至半酣,昭謂賈充曰:「人之無情,乃至於此!雖使諸葛孔明在,亦不能輔之久全,何況姜維乎?」乃問後主曰:「頗思蜀否?」後主曰:「此間樂,不思蜀也。」

*款待 /관대/ 정성껏 대접함. 환대.

이때 곽과는 후주가 책봉을 받은 것을 듣고, 부하 군사를 이끌고 투항한다. 다음날, 후주가 몸소 사마소의 부중으로 찾아가 삼가 감사의 뜻을 표한다. 사마소가 연회를 베풀어 환대한다. 먼저 위나라 음악에 맞춰,  앞에서 춤을 추자, 촉나라 관리들이 슬퍼하는데, 후주 유선만 기쁜 얼굴이다. 사마소가 촉나라 사람들을 시켜, 앞에서 촉나라 음악을 연주하게 하니, 촉나라 관리 모두 눈물을 떨구지만, 후주는 아무렇지도 않게 낄낄거리며 웃을 따름이다. 술이 얼근히 취하자, 사마소가 가충에게 말한다.

“사람이 무정해도 어찌 이 지경이란 말이오! 비록 제갈공명이 살아 있더라도, 그를 보좌해 오래 지키기 어려울 텐데, 하물며 강유가 어찌하겠소?”

이에 후주에게 묻는다.

“촉나라 생각이 많이 나지 않으시오?”

“요즘 즐거워서, 촉나라 생각이 나지 않소.”   

  須臾,後主起身更衣,卻正跟至廂下曰:「陛下如何答應不思蜀也?倘彼再問,可泣而答曰:『先人墳墓,遠在蜀地,乃心西悲,無日不思。』晉公必放陛下歸蜀矣。」後主牢記入席。酒將微醉,昭又問曰:「頗思蜀否?」後主如卻正之言以對,欲哭無淚,遂閉其目。昭曰:「何乃似卻正語耶?」後主開目驚視曰:「誠如尊命。」昭及左右皆笑之。昭因此深喜後主誠實,並不疑慮。後人有詩歎曰:

*乃心西悲 /내심서비/ 해석이 구구한데, 일반적으로, ‘이에/그러므로 마음 속으로 서쪽을 그리워한다’ 정도의 뜻으로 봄.
*牢記 /뇌(뢰)기/ 마음 속으로 단단히 새기다.  
*尊命 /존명/ 상대편의 명령, 지시, 희망 등을 높여 부르는 말.

잠시 뒤, 후주가 몸을 일으켜 옷을 갈아 입으러 가자, 각정이  행랑까지 뒤따라와 말한다.

“폐하께서는 어찌 촉나라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응답하십니까? 그가 다시 묻거든, 눈물 흘리며, ‘선인(선조)들의 분묘가 멀리 촉나라 땅에 있으니,  마음 속으로 서촉을 그리워해, 하루도 생각하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라고 하십시오. 진공晉公이 틀림없이 폐하를 풀어줘, 촉나라로 돌려보낼 것입니다.”

후주가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자리로 돌아온다. 술이 좀 취하자, 사마소가 또 묻는다.

“촉나라 생각이  많이 나지 않으시오?”

후주가 각정의 말대로 대답하며, 소리내어 울려고 하지만 눈물이 나지 않아 눈을 감자, 사마소가 말한다.

“어째서 각정의 말과 비슷하오?”

후주가 놀라서 눈을 뜨고 바라보며 말한다. 

“참으로 말씀하신 대로요.”

사마소와 좌우의 사람들이 모두 웃는다. 사마소가 이 때문에 후주를 정직하다고 여기고 몹시 기뻐해,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 탄식한다.

追歡作樂笑顏開,
不念危亡半點哀。
快樂異鄉忘故國,
方知後主是庸才。

*追歡 /추환/ 환락을 추구함.
*危亡 /위망/ 거의 망하기 직전의 상태. 충분히 멸망할 만큼 위급한 형세.
*庸才 /용재/ 능력이 평범하거나 뒤떨어지는 사람. 바보. 멍청이.

환락을 추구해 즐기면서 활짝 웃을 따름이니,
곧 망할 것도 모르고 조금도 슬퍼하지 않는구나
타향에서 쾌락을 즐기면서 고국을 잊어버리니,
비로소 후주가 멍청이라는 것을 알겠구나 

  卻說朝中大臣因昭收川有功,遂尊之為王,表奏魏主曹奐。時奐名為天子,實不能主張,政皆由司馬氏,不敢不從,遂封晉公司馬昭為晉王,諡父司馬懿為宣王,兄司馬師為景王。昭妻乃王肅之女,生二子:長曰司馬炎,人物魁偉,立髮垂地,兩手過膝,聰明英武,膽量過人;次曰司馬攸,性情溫和,恭儉孝悌,昭甚愛之,因司馬師無子,嗣攸以繼其後。昭常曰:「天下者,乃吾兄之天下也。」

*魁偉 /괴위/ 크고 강함.

한편, 조정 대신들은 사마소가 서천을 점령하고 공을 세웠으니 그를 왕으로 높이라고, 위나라 군주 조환에게 표를 올려 상주한다. 이때 조환은 명색은 천자이지만, 실제는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없고, 정치는 모두 사마 씨에게 장악됐다. 감히 복종하지 않을 수가 없어, 진공 사마소를 진왕晉王으로 책봉하고, 부친 사마의를 선왕宣王으로, 형 사마사를 경왕景王으로 추증한다. 사마소의 아내는 왕숙의 딸인데, 아들을 둘 낳았다. 맏이는 사마염인데, 인물이 괴위魁偉(크고 강함)해, 일어서면 수염이 바닥에 닿고, 양 손은 무릎 아래까지 내려왔다. 총명하고 무예가 출중하며, 담력이 남달랐다. 둘째는 사마유인데, 성정이 온화하고, 공손하고 검소하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 간의 우애가 깊으므로, 사마소가 몹시 아꼈다. 사마사에게 아들이 없자, 사마유를 양자로 삼아 사마사의 뒤를 잇게 했다.  사마소는 늘, “천하는 곧 내 형의 천하다”라고 말했다.

  於是司馬昭受封晉王,欲立攸為世子。山濤諫曰:「廢長立幼,違禮不祥。」賈充、何曾、裴秀亦諫曰:「長子聰明神武,有超世之才;人望既茂,天表如此,非人臣之相也。」昭猶豫未決,太尉王祥、司空荀顗諫曰:「前代立少,多致亂國。願殿下思之。」

이에 사마소가 진왕으로 책봉 받고, 형의 양자 사마유를 세자로 세우려 한다.  산도山濤(죽림칠현의 한 사람)가 간한다.

“장자를 폐하고 어린 동생을 세우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고 상서롭지 못합니다.” 

가충, 하증, 배수도 간한다.

“장자가 총명하고  신무神武를 지녀, 초세超世(보통을 뛰어넘음)의 재능을 가졌습니다. 인망人望이 이미 무성하고, 하늘의 뜻도 이와 같으니, 결코 인신人臣(신하)의 상相이 아닙니다.”

사마소가 주저하며 결단하지 못하자, 태위 왕상과 사공 순의荀顗가 간한다. 

“전대前代(지난 시대)에 어린 이를 옹립해, 나라가 어지러워진 적이 많습니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헤아려주소서.”  

  昭遂立長子司馬炎為世子。大臣奏稱:「當年襄武縣,天降一人,身長二丈餘,腳跡長三尺二寸,白髮蒼髯,著黃單衣,裹黃巾,拄藜頭杖,自稱曰:『吾乃民王也。今來報汝:天下換王,立見太平。』如此在市遊行三日,忽然不見。此乃殿下之瑞也。殿下可戴二十旒冠冕,建天子旌旗,出警入蹕,乘金根車,備六馬,進王妃為王后,立世子為太子。」

*冠冕 /관면/ 황제나 관리가 쓰던 모자.
*出警入蹕 /출경입필/ 제왕이 출입할 때 경비를 서며, 도로를 통제하고, 행인들을 다니지 못하게 하는 것.
*金根車 /금근차/ 황제가 타는 마차.

사마소가 이에 장자 사마염을 세자로 세운다. 대신이 아뢴다. 

“올해 들어 양무현襄武縣에서 하늘로부터 한 사람이 강림했는데, 키가 두 길이 넘고, 발자국이 3척 2촌이었습니다. 그리고 머리가 희고 수염이 푸른데,  누런 홑옷을 입고, 누런 두건을 두루고, 명아주 지팡이를 짚었습니다. 그는 스스로 칭하기를, ‘나는 바로 민왕民王이다.  내가  너희에게 알리러 왔노니, 천하가 임금을 바꾸면, 곧 태평세월이 올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저자에 머물며 사흘을 돌아다니다가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이것은 바로 전하께 상서로운 일입니다. 전하께서 이십류관면二十旒冠冕(스무 개의 끈이 달린 면류관)을 머리에 쓰시고, 천자의 정기旌旗(각종 깃발)를 세우고, 출경입필出警入蹕(제왕이 출입할 때 경비를 서며, 도로를 통제하는 것)을 행하고, 금근차金根車(황제가 타는 마차)를 타시고, 여섯 마리의 말로 끌게 하십시오. 왕비를 왕후로 높이시고, 세자를 태자로 세우십시오.”

  昭心中暗喜;回到宮中,正欲飲酒,忽中風不語。次日病危,太尉王祥、司徒何曾、司馬荀顗及諸大臣入宮問安,昭不能言,以手指太子司馬炎而死。時八月辛卯日也。何曾曰:「天下大事,皆在晉王;可立太子為晉王,然後祭葬。」是日司馬炎即晉王位,封何曾為晉丞相,司馬望為司徒,石苞為驃騎將軍,陳騫為車騎將軍,諡父為文王。

*祭葬 /제장/ 죽은 사람에 대해 추도하고 안장하는 것.

사마소가 마음 속으로 기뻐한다. 궁중으로 돌아와, 술을 마시려던 참에, 갑자기 중풍中風이 와서 말을 못한다. 다음날 병세가 더욱 위중해져, 태위 왕상, 사공 하증, 사마 순의와 여러 대신이 궁궐로 들어와 문안을 올리지만, 사마소가 말을 할 수 없어, 손으로 태자 사마염을 가리키고 죽는다. 이때가 8월 신묘일이다.  하증이 말한다. 

“천하의 대사가 모두 진왕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선 태자를 진왕으로 옹립하고, 그런 뒤에  장례를 치뤄야 합니다.”

이날 사마염이 진왕에 즉위해, 하증을 진의 승상으로, 사마망을 사도로, 석포를 표기장군으로, 진건을 거기장군으로 임명하고,  부친을 문왕으로 추증한다. 

  安葬已畢,炎召賈充、裴秀入宮問曰:「曹操曾云:『若天命在吾,吾其為周文王乎?』果有此事否?」充曰:「操世受漢祿,恐人議論篡逆之名,故出此言;乃明教曹丕為天子也。」炎曰:「孤父王比曹操何如?」充曰:「操雖功蓋華夏,下民畏其威而不懷其德。子丕繼業,差役甚重,東西驅馳,未有寧歲。後我宣王、景王,累建大功,布恩施德,天下歸心久矣。文王併吞西蜀,功蓋寰宇,又豈操之可比乎?」炎曰:「曹丕尚紹漢統,孤豈不可紹魏統耶?」賈充、裴秀二人再拜而奏曰:「殿下正當法曹丕紹漢故事,復築受禪臺,布告天下,以即大位。」

*差役 /차역/ 노역을 시킴.
*寰宇 /환우/  천하.

사마소를 안장하고, 사마염이 가충과 배수를 궁궐로 불러들여 묻는다.

“조조가 일찍이, ‘만약 천명이 내게 있다면, 나는 아마도 주나라 문왕과 같겠지?’ 라고 말했다는데, 과연 이런 일이 있었소?”

가충이 답한다.

“조조가 집안 대대로 한나라의 녹을 받던 처지라, 사람들에게 그가 찬역을 했다는 악명을 들을까 두려워, 그런 말을 한 것입니다. 이에 조비에게 천자가 되라고 명확히 지시한 것입니다.”

사마염이 말한다.

“고孤(제왕이 스스로를 일컫는 말)의 부왕은 조조와 비교하면 어떻소?”

“조조는 그 공이 비록 화하(중원)를 뒤덮었으나, 하민下民(백성/인민)들이 그 위세를 두려워했지 그 덕을 따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들 조비가 유업을 계승해, 백성들에게 노역을 막중하게 시키고, 동서東西로 몰아부치니, 한번도 안녕한 시절이 없었습니다.  그 뒤 우리의 선왕, 경왕께서 여러차례 큰 공을 세우시고,  은덕을 베푸시니, 천하가 진심으로 따른 지 오래입니다. 문왕께서 서촉을 병탄하셔서, 그 공이  환우寰宇(우주/세계)를 덮었으니, 어찌 조조와 비교하겠습니까?”

“조비가 한통漢統(한나라의 황제 자리)을 이었는데, 고가 어찌 위통魏統(위나라의 황제 자리)을 잇지 못하겠소?”

가충과 배수 두 사람이 거듭 절하며 아뢴다.

“전하께서 조비가 한나라를 이은 고사를 따라서, 수선대受禪臺(황제의 자리를 선양 받는 누대)를 다시 짓고, 천하에 포고하여, 대위에 오르소서.”   
       
  炎大喜,次日帶劍入內。此時魏主曹奐,連日不曾設朝,心神恍惚,舉止失措。炎直入後宮,奐慌下御榻而迎。炎坐定問曰:「魏之天下,誰之力也?」奐曰:「皆晉王父祖之賜耳。」炎笑曰:「吾觀陛下,文不能論道,武不能經邦,何不讓有才德者主之?」

사마염이 크게 기뻐하며, 다음날 검을 차고 황궁으로 들어간다. 이때 위나라 황제 조환은 며칠을 잇달아 조회를 열지 못할 정도로, 심신이 어지럽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사마염이 바로 후궁으로 들어가니, 조환이 황망히  어탑御榻(황제가 눕거나 앉는 가구)에서 내려오며 맞이한다. 사마염이 자리잡고 앉더니 묻는다.

“위나라의 천하는 누구의 힘 덕분입니까?”

“모두 진왕 부조父祖(아버지와 할아버지 / 선조)의  은덕일 따름이오.”

사마염이 웃으며 말한다.

“제가 폐하를 살펴보니, ‘문文’은 도를 논하지 못하고, ‘무武’는 나라를 경영하지 못하는데, 어찌 재덕을 갖춘 이에게 양보해 맡기지 않으십니까?”  

  奐大驚,口噤不能言。傍有黃門侍郎張節大喝曰:「晉王之言差矣!昔日魏武祖皇帝,東蕩西除,南征北討,非容易得此天下;今天子有德無罪,何故讓與人耶?」炎大怒曰:「此社稷乃大漢之社稷也。曹操挾天子以令諸侯,自立魏王,篡奪漢室,吾祖父三世輔魏,得天下者,非曹氏之能,實司馬氏之力也。四海咸知,吾今日豈不堪紹魏之天下乎?」節又曰:「欲行此事,是篡國之賊也!」炎大怒曰:「吾與漢家報讎,有何不可!」

조환이 크게 놀라,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한다. 곁에 있던 황문시랑 장절이 크게 소리친다.

“진왕의 말씀이 틀렸소! 지난날 위나라 무조황제武祖皇帝(조조)께서 ‘동탕서제東蕩西除(동쪽을 소탕하고 서쪽을 평정함)’, ‘남정북토南征北討(남쪽을 정벌하고 북쪽을 토벌함)’하시며, 결코 쉽게 이 천하를 얻은 것이 아니오. 이제 천자께서 덕은 있으나 허물은 없으신데, 무슨 까닭으로 남에게 양위를 하시겠소?”

사마염이 크게 노해 말한다. 

“이 사직社稷은 곧 대한大漢의 사직이다. 조조가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하고, 스스로 위왕이 되어, 한실漢室(한나라 황실)을 찬탈한 것이다. 우리 조부께서 삼세三世에 걸쳐서 위나라를 도왔으니, 천하를 얻은 것은 조 씨의 능력이 아니라, 참으로 사마 씨의 힘 덕분이다.  이것을 사해四海가 모두 알고 있는데,  내가 오늘 어찌 위나라의 천하를 이어받지 못하겠냐?”

장절이 다시 말한다. 

“이런 일을 하고자 한다면, 나라를 찬탈하는 역적이다!” 

사마염이 크게 노해 말한다.

“내가 한실을 위해 복수하는 것인데, 어찌 못할 것이 있겠냐!” 

  叱武士將張節亂棍打死於殿下。奐泣淚跪告。炎起身下殿而去。奐謂賈充、裴秀曰:「事已急矣,如之奈何?」充曰:「天數盡矣,陛下不可逆天,當照漢獻帝故事,重修受禪臺,具大禮,禪位與晉王。上合天心,下順民情,陛下可保無虞矣。」

무사들에게 소리쳐 장절을 몽둥이로 마구 때려 궁전에서 죽인다. 조환이 눈물 흘리며 무릎 꿇고 빌자, 사마염이 몸을 일으켜 궁전을 내려가 떠난다. 조환이 가충과 배수를 불러 말한다. 

“사세가 위급하게 됐으니, 어찌해야겠소?”

가충이 말한다.

“천수天數가 다했으니, 폐하께서 하늘을 거스르지 마시고, 마땅히 한나라 헌제의 고사를 따라서, 다시 수선대를 수리한 뒤, 대례大禮를 갖춰, 진왕에게 선위하소서. 위로는 천심天心에 합치하고, 아래로는 민정民情에 순응하는 것이니, 폐하께서는 옥체를 보전하고 아무 걱정이 없을 것입니다.”   

  奐從之,遂令賈充築受禪臺。以十二月甲子日,奐親捧傳國璽,立於臺上,大會文武。後人有詩歎曰:

조환이 이를 따라, 가충을 시켜 수선대를 짓게 한다. 12월 갑자일에, 조환이 친히 전국새傳國璽(전시황제 때 만들어졌다는 황실의 도장)를 받들고 수선대 위에 서서, 문무 관리를 크게 소집한다.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 탄식한다. 

魏吞漢室晉吞曹,
天運循環不可逃。
張節可憐忠國死,
一拳怎障泰山高?

위나라가 한실을 삼키더니, 진나라가 조 씨를 삼키네
천운天運이 돌고도니, 피할 길이 없구나 
장절이 가련하게 국가를 위해 죽지만
한낱 주먹으로 어찌 높디높은 태산을 막으랴    

  請晉王司馬炎登壇,授與大禮。奐下壇,具公服立於班首。炎端坐於臺上。賈充、裴秀列於左右,執劍,令曹奐再拜伏地聽命。充曰:「自漢建安二十五年,魏受漢禪,已經四十五年矣。今天祿永終,天命在晉,司馬氏功德彌隆,極天際地,可即皇帝正位,以紹魏統。封汝為陳留王,出就金墉城居止。當時起程,非宣詔不許入京。」

*永終 /영종/ 1) 장구, 영구, 오램. 2)영원히 끝남.
*極天際地 /극천제지/ 하늘에 닿고, 땅끝에 이름. 몹시 성대함.
*當時 /당시/ 여기서는 ‘즉시, 즉각, 당장’의 뜻.

진왕 사마염을 단壇으로 올라오게 하고, 대례를 베푼다. 조환이 단을 내려가, 공복公服(관리의 제복)을 갖춰 입고 반수班首(신하들이 줄지어 선 행렬의 맨앞)에 서고 사마염이 수선대 위에 단좌한다. 가충과 배수가 좌우에 서서 검을 쥐고, 조환에게 명하여, 두번 절하고 바닥에 엎드려 명령을 듣게 한다. 가충이 말한다. 

“한나라 건안 25년에 위나라가 한나라의 선양을 받은 이래, 이미 45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위나라의 천록天祿(하늘이 내리는 복록)이 영원히 끝나고,  천명이 진나라에 있습니다. 사마 씨의 공덕이 널리 퍼져서,  천지에 가득하니, 황제의 정위正位(천자의 자리)에 즉위해, 위나라의 황통을 이어야 합니다. 그대(조환)를 진류왕으로 봉하겠으니, 황궁을 나가서 금용성金墉城에 머무시오.  즉시 길을 떠나고, 천자의 조서가 없이는 도성으로 들어오는 것을 불허하오.”  

  奐泣謝而去。太傳司馬孚哭拜於奐前曰:「臣身為魏臣,終不背魏也。」炎見孚如此,封孚為安平王。孚不受而退。是日文武百官,再拜於臺下,三呼萬歲。炎紹魏統,國號大晉,改元為太始元年,大赦天下。魏遂亡。後人有詩歎曰:

조환이 눈물 흘리고 인사한 뒤 떠난다. 태부 사마부가 조환 앞에서 소리내어 울며 말한다. 

“위나라의 신하된 몸으로서 끝까지 위나라를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사마염이 이러한 사마부의 모습을 보고, 사마부를 안평왕으로 봉하지만, 사마부가 받지 않고 물러난다. 이날 문부 백관이 수선대 아래에서 두번 절하고, 만세를 세번 부른다. 사마염이 위나라의 황통을 이어받아, 국호를 대진大晉이라 하고 ‘태시원년太始元年’으로 개원하면서, 천하에  대사면령을 내린다. 위나라가 마침내 망한다.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 탄식한다.  

晉國規模如魏王,
陳留蹤跡似山陽。
重行受禪臺前事,
回首當年止自傷。

*規模 /규모/ 여기서는 ‘모범’, ‘사례’, ‘모양’ 등의 뜻.

진나라는 위나라 왕을 따라서 한 것뿐이니,
진류왕(조환)의 종적도 산양공(한나라 헌제)을 닮았구나.
수선대에서 옛일을 되풀이하니
그때를 뒤돌아본다면, 절로 슬플 뿐이네

  晉帝司馬炎,追諡司馬懿為宣帝,伯父司馬師為景帝,父司馬昭為文帝,立七廟以光祖宗。那七廟?漢征西將軍司馬鈞,鈞生豫章太守司馬亮,亮生潁川太守司馬雋,雋生京兆尹司馬防,防生宣帝司馬懿,懿生景帝司馬師,文帝司馬昭;是為七廟也。大事已定,每日設朝計議伐吳之策。正是:

진나라 황제 사마염이 사마의를 ‘선제’로, 백부 사마사를 ‘경제’로, 부친 사마소를 ‘문제’로 추증하고, 일곱 곳의 묘당을 세워 조종(선조)을 빛낸다. 이들 일곱 개의 묘당이란, 한서장군 사마균, 사마균의 아들 예장태수 사마량, 사마량의 아들 경조윤 사마방, 사마방의 아들 선제 사마의, 사마의의 아들 경제 사마사와 문제 사마소, 이렇게 일곱 곳의 묘당이다. 대사를 마무리짓자, 매일 조회를 열어 오나라를 정벌할 계책을 토의한다.  

漢家城郭已非舊,吳國江山將復更。

한나라의 성곽이 이미 예전 같지 않은데, 
오나라의 강산도 곧 바뀌겠구나 

未知怎生伐吳,且看下文分解。

어떻게 오나라를 정벌할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에 풀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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