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삼국지 77회] 관운장, 꺾이지 않는 절개. 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第七十七回 玉泉山關公顯聖 洛陽城曹操感神
제77회 옥천산에 관공의 혼이 나타나고 낙양성에서 조조가 귀신에 홀리다

관우

  卻說孫權求計於呂蒙。蒙曰:「吾料關某兵少,必不從大路而逃。麥城正北有險峻小路,必從此路而去。可令朱然引精兵五千,伏於麥城之北二十里。彼軍至,不可與敵,只可隨後掩殺。彼軍定無戰心,必奔臨沮。卻令潘璋引精兵五百,伏於臨沮山僻小路,關某可擒矣。今遣將士各門攻打,只空北門,待其出走。」

한편 손권이 여몽에게 계책을 구하자 여몽이 말한다.

“제가 헤아리니, 관모 關某의 병력이 적어 틀림없이 큰 길을 따라서 달아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맥성 정북쪽에 험준한 작은 길이 있는데 보나마나 이 길을 따라 갈 것입니다. 주연에게 정병 5천을 이끌고 맥성 북쪽 2십 리에 매복하라 하십시오. 저들 군사가 오면 맞붙어 싸우지 말고 오로지 뒤쫓아 엄살해야 합니다. 저들 군사는 정녕코 아무 싸울 뜻이 없어 틀림없이 임저 臨沮(땅이름)로 달아날 것입니다. 다시 반장을 시켜 정병 5백을 이끌고 임저의 외진 산속 좁은 길에 매복하면 관모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이제 장사들을 보내서 성문마다 공타하되 오로지 북문을 비워두고 그들이 빠져나오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權聞計,令呂範再卜之。卦成,範告曰:「此卦主敵人投西北而走。今夜亥時必然就擒。」權大喜,遂令朱然、潘璋領兩枝精兵,各依軍令埋伏去訖。

*就擒 /취금/ 사로잡히다. 생포당하다.
*去訖 /거흘/ 완비. 완료.

손권이 계책을 듣고 여범에게 다시 점치도록 시킨다. 점괘가 나오자 여범이 고한다.

“이 점괘에 따르면 적인이 서북쪽으로 달아날 것이라 합니다. 오늘밤 해시 亥時(밤9-11시)에 분명히 사로잡히겠습니다.”

손권이 기뻐하며 곧 주연과 반장에게 명하여 두 무리 정병을 이끌고 제각기 군령대로 매복을 마친다.

  且說關公在麥城,計點馬步軍兵,止剩三百餘人;糧草又盡。是夜城外吳兵招喚各軍姓名,越城而去者甚多。救兵又不見到。心中無計,謂王甫曰:「吾悔昔日不用公言!今日危急,將復如何?」甫哭告曰:「今日之事,雖子牙復生,亦無計可施也。」趙累曰:「上庸救兵不至,乃劉封、孟達按兵不動之故。何不棄此孤城,奔入西川,再整兵來,以圖恢復?」

한편, 관공이 맥성에서 마보군병(기병과 보병)을 점검하니 겨우 3백 사람 남짓 남아 있다. 더구나 양초(식량과 말사료)도 떨어졌다. 이날밤 성밖 오병들이 각각의 군사 성명을 부르니 성을 넘어 달아나는 이들이 매우 많다. 구원병도 올 기미가 없다. 관공 심중에 아무 계책이 없어 왕보에게 말한다.

“내 지난날 공의 말씀을 듣지 않은 게 후회스럽구려! 오늘 위급하니 장차 어찌해야겠소?”

왕보가 소리내 울며 말한다.

“오늘의 일은 비록 자아 子牙(강태공)가 다시 태어난들 역시 아무 계책을 쓸 수 없습니다.”

조루가 말한다.

“상용의 구원병이 오지 않음은 유봉과 맹달이 안병부동(관망하며 병력을 움직이지 않음)해서입니다. 어찌 이 고립된 성을 버리고 서천으로 달아나 병력을 재정비해 회복을 도모하지 않겠습니까?”

公曰:「吾亦欲如此。」遂上城觀之。見北門外敵軍不多,因問本城居民:「此去往北,地勢若何?」答曰:「此去皆是山僻小路,可通西川。」公曰:「今夜可走此路。」王甫諫曰:「小路有埋伏,可走大路。」公曰:「雖有埋伏,吾何懼哉!」即下令:馬步官軍,嚴整裝束,準備出城。

관공이 말한다.

“나 역시 그러고자 하오.”

곧 성을 올라가 관찰하니 북문 밖 적군이 많지 않아 이곳 성의 거주민에게 묻는다.

“여기서 북쪽으로 가며 지세가 어떻소?”

“이곳으로 가면 모두 외진 산속 좁은 길인데 서천으로 통합니다.”

“오늘밤 이 길로 가야겠소.”

왕보가 간언한다.

“좁은 길은 매복이 있을 테니 큰 길로 가야 합니다.”

“비록 매복이 있더라도 내 어찌 두려우랴!”

즉시 마보군관들은 엄정히 행장을 꾸려 출성을 준비하라고 명령을 하달한다.

甫哭曰:「君侯於路,小心保重!某與部卒百餘人,死據此城;城雖破,身不降也!專望君侯速來救援!」公亦與泣別。遂留周倉與王甫同守麥城。關公自與關平、趙累引殘卒二百餘人,突出北門。關公橫刀前進。行至初更以後,約走二十餘里,只見山凹處,金鼓齊鳴,喊聲大震,一彪軍馬;為首大將朱然,驟馬挺鎗叫曰:「雲長休走!趁早投降,免得一死!」公大怒,拍馬輪刀來戰。朱然便走,公乘勢追殺。一棒鼓響,四下伏兵皆起。公不敢戰,望臨沮小路而走。朱然率兵掩殺。

*趁早 /진조/ 가능한 빨리. 너무 늦기 전에.

왕보가 울며 말한다.

“군후께서 길을 가시며 조심해서 보중 保重하소서! 저는 부졸 백여 인과 더불어 죽을 각오로 이곳 성을 지키겠습니다. 성이 격파될지언정 저는 항복치 않겠습니다! 오로지 군후께서 조속히 돌아오셔서 구원하기를 바라겠나이다!”

관공도 흐느끼며 작별한다. 마침내 주창과 왕보를 남겨 함께 맥성을 지키게 한다. 관공 스스로 관평, 조루와 더불어 패잔병 2백 남짓을 이끌고 북문에서 돌출한다. 관공이 칼을 비껴들고 전진한다. 행군이 초경(밤 7-9시)이 지나, 대략 2십여 리를 가니 산속 요처 凹處(우묵 들어간 곳)에서 징소리 북소리 일제히 울리고 함성이 크게 울리며 한무리 군마가 나온다. 선두의 대장 주연이 말을 몰며 창을 꼬나들고 외친다.

“운장은 달아나지 마라! 어서 항복하면 죽음만은 면하리라!”

관공이 크게 노해 말에 박차를 가해 칼을 휘두르며 달려든다. 주연이 곧 달아나니 관공이 기세를 타고 추격한다. 한바탕 북소리 울리더니 사하(사방)에서 복병이 우루루 일어난다. 관공이 감히 싸우지 못해 임저 臨沮의 좁은 길을 향해 달아난다. 주연이 병력을 이끌고 엄살 掩殺 (습격)한다.

  關公所隨之兵,漸漸稀少。走不得四五里,前面喊聲又震,火光大起,潘璋驟馬舞刀殺來。公大怒,輪刀相迎;只三合,潘璋敗走。公不敢戀戰,急望山路而走。背後關平趕來,報說趙累已死於亂軍中。關公不勝悲惶,遂令關平斷後,公自在前開路,隨行止剩得十餘人。行至決石,兩下是山,山邊皆蘆葦敗草,樹木叢雜。時已五更將盡。

관공을 추종하는 병력이 점점 희소해진다. 4, 5리를 못 달아나, 앞쪽에서 함성이 또다시 진동하고 불빛이 크게 치솟는다. 반장이 말을 내달려 칼을 춤추듯 휘두르며 거세게 달려든다. 관공이 빙빙 칼을 돌리며 맞이한다. 겨우 3합만에 반장이 패주하나 관공은 감히 싸움에 연연치 못하고 서둘러 산길을 따라 달아난다. 배후에서 관평이 뒤따라와서 조루는 이미 난전 중에 죽었다 보고한다. 관공이 비황 悲惶 (슬프고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며 관평을 시켜 배후를 차단하고 스스로 앞에서 길을 개척하나 따라오는 사람은 열 사람 남짓이다. 행렬이 결석 決石(땅이름)에 이르니 양쪽이 모두 산인데 산둘레가 온통 노위 蘆葦(갈대)와 패초(마른풀)이고 수목이 빽빽하다. 때는 이미 오경이 다 지났다.

  正走之間,一聲喊起,兩下伏兵盡出,長釣套索,一齊並舉,先把關公坐下馬絆倒。關公翻身落馬,被潘璋部將馬忠所獲。關平知父被擒,火速來救;背後潘璋、朱然率兵齊至,把關平四下圍住。平孤身獨戰,力盡亦被執。至天明,孫權聞關公父子已被擒獲,大喜,聚眾將於帳中。

달아나고 있는데 한바탕 함성이 일더니 양쪽에서 복병이 모조리 튀어나와 긴 갈고리와 투삭 套索(올가미)을 일제히 들어 먼저 관공이 타고 있는 말을 얽어매어 넘어뜨린다. 관공이 몸을 꼬꾸라져 낙마하자 반장의 부장 마충이 사로잡는다. 부친이 잡힌 것을 알고 관평이 부리나케 구하러 오지만 배후에서 반장과 주연이 병력을 인솔해 몰려와서 관평을 사방에서 에워싼다. 관평 외로이 홀로 싸우다 힘이 다해 역시 사로잡힌다. 해뜰 무렵에 이르러 관공 부자가 사로잡힌 것을 전해들은 손권이 크게 기뻐하며 장수들을 장중으로 불러모은다.

  少時,馬忠簇擁關公至前。權曰:「孤久慕將軍盛德,欲結秦、晉之好,何相棄耶?公平昔自以為天下無敵,今日何由被吾所擒?將軍今日還服孫權否?」關公厲聲罵曰:「碧眼小兒,紫髯鼠輩!吾與劉皇叔桃園結義,誓扶漢室,豈與汝叛漢之賊為伍耶!我今誤中奸計,有死而已,何必多言!」

*紫髯 /자염/ 자줏빛 수염. 본문에서 자줏빛 수염 보라빛 수염 다 어색해서 그냥 ‘파란 수염’으로 번역.

잠시뒤 관공을 족옹 簇擁(많이 사람들이 달라붙어 지킴)하며 마충이 당도하자 손권이 말한다.

“고 孤는 오래도록 장군의 성덕을 연모하며 진진지호 秦晉之好(제후 사이의 결혼 동맹)를 맺기를 바랐거늘 어찌 거절하기만 하셨소? 공께서 평석 平昔(늘/ 언제나) 스스로 천하무적이라 여기셨으나 오늘 무슨 까닭에 내게 사로잡히셨소? 장군께서 오늘 이 손권에게 귀순하시지 않겠소?”

관공이 성난 목소리로 말한다.

“새파란 눈 어린 놈아! 푸른 수염 쥐새끼야! 나는 유황숙과 더불어 도원에서 결의형제하며 한실(한나라 황실)을 바로잡을 것을 맹서했거늘 어찌 너 같은 반한지적(한나라 역적)과 섞이겠냐! 내 이제 간계에 빠져 죽음이 있을 뿐이니 어찌 여러 말 하겠냐!”

  權回顧眾官曰:「雲長世之豪傑,孤深愛之。今欲以禮相待,勸使歸降,何如?」主簿左咸曰:「不可。昔曹操得此人時,封侯賜爵,三日一小宴,五日一大宴;上馬一提金,下馬一提銀:如此恩禮,畢竟留之不住,聽其斬關殺將而去,致使今日反為所逼,幾欲遷都以避其鋒。今主公既已擒之,若不即除,恐貽後患。」

손권이 관리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운장은 천하호걸이니 고는 몹시 그를 아끼오. 이제 예를 갖춰 대하며 투항을 권하고자 하는데 어떻겠소?”

주부 좌함이 말한다.

“불가하옵니다. 지난날 조조가 이 사람을 얻었을 때 제후에 봉하고 작위를 내리며 사흘마다 작은 연회, 닷새마다 큰 연회를 베풀고, 말을 타거나 내릴 때마다 금을 제공했습니다. 이렇게 은혜와 예를 베풀었으나 결국 그를 붙잡아두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가 관문의 장수들을 죽이고 가버린 것을 전헤들었을 뿐입니다. 마침내 오늘날 조조가 그에게 핍박 받더니 하마터면 도읍을 옮겨 그 예봉을 피하려 할 뻔했습니다. 이제 주공께서 그를 사로잡으시고도 즉시 제거하지 않아 후환을 남길까 두렵사옵니다."

  孫權沈吟半晌,曰:「斯言是也。」遂命推出。於是關公父子皆遇害:時建安二十四年冬十二月也。關公卒年五十八歲。後人有詩歎曰:

손권이 한참을 깊이 생각하더니 말한다.

"그 말이 맞소."

마침내 끌어내라 명한다. 이에 관공 부자가 모두 살해 당한다. 때는 건안 24년 겨울 12월이다. 관공이 그 나이 58세에 졸한 것이다. 후인이 시를 지어 기렸다.

漢末才無敵,雲長獨出群。
神威能奮武,儒雅更知文。
天日心如鏡,春秋義薄雲。
昭然垂萬古,不止冠三分。

*薄雲 /박운/ 높이 떠 있는 얇은 구름
*三分 /삼분/ 셋으로 갈라졌던 위, 촉, 오의 삼국.

한나라 말기 그 재주 무적이니
관운장 홀로 무리 가운데 우뚝하네
신 같은 위엄 능히 무력을 떨치고
학자처럼 우아하고 학문도 아는구나
그 마음 하늘의 태양처럼 빛나고
춘추에 전할 충의는 높은 구름 같구나
찬란히 만고에 전할 테니
그 옛날 *삼분에서 으뜸일 뿐이랴!


又有詩曰:
또 시를 지었다.

人傑惟追古解良,士民爭拜漢雲長。
桃園一日兄和弟,俎豆千秋帝與王。
氣挾風雷無匹敵,志垂日月有光芒。
至今廟貌盈天下。古木寒鴉幾夕陽。

*追古 /추고/ 지난일을 추억함.
*解良 /해량/ 관우가 태어난 곳.
*俎豆 /조두/ 조는 고기를 담는 그릇, 두는 국 같은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 제사에 쓰임. 제사를 지내다.
*光芒 /광망/ 빛. 광선.
*廟貌 /묘모/ 사당.
*寒鴉 /한아/ 까마귀. 한겨울의 까마귀. 얼어붙은 까마귀.

인걸들은 오로지 옛 해량 땅을 추억하고
사민들은 앞다퉈 한나라 운장을 숭배하네
도원의 그 어느날 형과 아우들이
천추에 제사 올리는 황제와 왕이 되었네
기운은 거센 바람 우레 같이 필적할 자 없고
지조는 빛나는 해와 달처럼 길이 전하네
지금껏 모시는 *묘모가 천하에 가득하고
저녁마다 고목에 까마귀 깃든지 몇몇 해리오


  關公既歿,坐下赤兔馬被馬忠所獲,獻與孫權。權即賜馬忠騎坐。其馬數日不食草料而死。 

관공이 죽고나서 그가 타던 적토마를 마충이 붙잡아 손권에게 바친다. 손권이 즉시 마충에게 하사해 타게 한다. 그 말이 며칠 초료(말먹이풀)를 먹지 않더니 죽는다.

  卻說王甫在麥城中,骨顫肉驚,乃問周倉曰:「昨夜夢見主公渾身血污,立於前;急問之,忽然驚覺。不知主何吉凶?」
  正說間,忽報吳兵在城下,將關公父子首級招安。王甫、周倉大驚,急登城視之,果關公父子首級也。王甫大叫一聲,墮城而死。周倉自刎而亡。於是麥城亦屬東吳。卻說關公英魂不散,蕩蕩悠悠,直至一處,乃荊門州當陽縣一座山,名為玉泉山。山上有一老僧,法名普靜,原是汜水關鎮國寺中長老;後因雲遊天下,來到此處,見山明水秀,就此結草為庵,每日坐禪參道;身邊只有一小行者,化飯度日。

*化飯 /화반/ 이리저리 탁발해서 밥을 구함
*度日 /도일/ (힘들게) 날을 보냄. 살아감.

한편 왕보가 맥성에 있는데 갑자기 뼈와 살이 몹시 떨려 주창에게 묻는다.

“어젯밤 주공께서 온몸이 피에 젖어 제 앞에 나타나셨소. 급히 여쭈다 문득 놀라 깨어났소. 무슨 길흉을 나타내는지 모르겠소?”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이 급보가 들어오니, 오병들이 성 아래에서 관공 부자의 수급(베어낸 머리)을 들고 초안(투항을 권유함)한다는 것이다. 왕보와 주창이 크게 놀라 급히 성에 올라 바라보니 과연 관공 부자의 수급이다. 왕보가 큰 소리로 외치더니 성에서 뛰어내려 죽는다. 주창도 자문 自刎(스스로 찌르거나 베어 죽음)해 죽는다. 이에 맥성도 동오에 넘어간다. 한편 관공의 영혼 英魂(훌륭한 사람의 혼)이 흩어지지 못하고 탕탕유유 蕩蕩悠悠(정처 없이 헤맴)하다가 곧바로 한곳에 이르니 바로 형문주 당양현의 어느 산인데 그 이름 옥천산이다. 산 위에 노승이 한 사람 있는데 법명이 보정이다. 원래 사수관 汜水關 진국사 鎮國寺의 장로였다. 그뒤 천하를 구름처럼 떠돌다 이곳에 와서 산수가 빼어난 것을 보고 풀을 엮어서 암자를 만들었다. 날마다 좌선하며 도를 참구하였다. 그 신변에는 어린 행자 하나만이 있어서 이리저리 탁발하며 밥을 얻어와서 살아갔다.

是夜月白風清,三更已後,普靜正在庵中默坐,忽聞空中有人大呼曰:「還我頭來!」普靜仰面諦觀,只見空中一人,騎赤兔馬,提青龍刀;左有一白面將軍、右有一黑臉虯髯之人相隨;一齊按落雲頭,至玉泉山頂。普靜認得是關公,遂以手中麈尾擊其戶曰:「雲長安在?」

이날밤 달이 빛나고 바람이 맑은데 3경(밤11-1시)이 지나 보정이 암자 안에서 가만히 좌선하고 있다. 문득 공중에서 누군가 크게 부르는 것이 들린다.

“내 머리를 돌려주오!”

보정이 얼굴을 들어 체관 諦觀(관찰)하니 공중에 한 사람이 보일 따름인데 적토마를 타고 청룡도를 들고 있다. 그 왼쪽에 얼굴이 하얀 장군이, 오른쪽에 얼굴이 검고 수염이 구불구불한 사람이 따르고 있다. 일제히 구름꼭대기에서 내려와 옥천산의 정상에 내려온다. 보정은 그가 관우인 것을 깨닫고 곧 손에 쥔 주미 麈尾(먼지떨이)로 문을 두드리며 말한다.

“운장께서 어디 계십니까?”

  關公英魂領悟,即下馬乘風落於庵前,叉手問曰:「吾師何人?願求法號。」普靜曰:「老僧普靜,昔日汜水關前鎮國寺中,曾與君侯相會,今日豈遂忘之耶?」公曰:「向蒙相救,銘感不忘。今某已遇禍而死,願求清誨,指點迷途。」普靜曰:「昔非今是,一切休論,後果前因,彼此不爽。今將軍為呂蒙所害,大呼『還我頭來』,然則顏良、文醜五關六將等眾人之頭,又將向誰索耶?」
  於是關公恍然大悟,稽首皈依而去。後往往於玉泉山顯聖護民。鄉人感其德,就於山頂上建廟,四時致祭。後人題一聯於其廟云:

*稽首 /계수/ 무릎 꿇고 절을 올림.

관공의 영혼이 깨닫고 즉시 말에서 내려 바람을 타고 암자 앞으로 내려와 차수 叉手(가슴 앞에서 두손을 교차해 예를 표하는 것)하며 묻는다,

“법사는 누구시오? 법호(스님의 법명)를 알려주시오,”

“노승 보정입니다. 지난날 사수관 진국사에서 제가 군후를 만났는데 오늘 모르시겠습니까?”

“구해주신 은혜를 입어, 고마움을 아로새겨 잊지 못했소. 지금 제가 이미 재앙을 만나 죽어 바라건대 맑은 가르침을 구하오니, 미로에서 벗어나게 해주시오.”

“어제는 그른 것이 오늘은 옳은 것이 되니 아무 것도 논하지 말고, 뒤의 결과나 앞의 원인도 피차 틀린 것이 없습니다. 이제 장군께서 여몽에게 해를 입어 큰 소리로 내 머리를 돌려주라고 하시지만 안량과 문추, 5관의 여섯 장수 등 많은 사람의 머리는 또한 누구에게 찾아야겠습니까?”

이에 관공이 문득 크게 깨달아 고개 숙여 절을 올리며 가르침에 귀의 皈依하고 떠난다. 그뒤 때때로 옥천산에서 현성 顯聖해 백성들을 지켜준다. 시골사람들이 그 은덕에 감격해 산정상에 묘당을 만들어 사시사철 제를 올린다. 뒷날 누군가 그 묘당에서 1연을 따와서 읊었다.

赤面秉赤心,騎赤兔追風,馳驅時無忘赤帝;
青燈觀青史,仗青龍偃月,隱微處不愧青天。

*赤面 /적면/ 붉은 얼굴. 대춧빛으로 검붉은 관운장의 얼굴을 가리킴
*赤心 /적심/ 붉은 마음. 충성스러운 마음. ‘단심'.
*赤兔 /적토/ 관운장이 타던 적토마.
*赤帝 /적제/ 염제 炎帝 신농씨. ‘적제자’의 줄임말로서 한나라 고조황제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여기선 그 후손 ‘유비’를 뜻함.
*青史 /청사/ 역사
*隱微處 /은미처/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곳

적면 赤面에 적심 赤心을 간직하고 적토 赤兔 타고 바람 따라
내달릴 때에도 적제 赤帝를 잊은 적 없었고
청등 青燈으로 청사 青史를 살펴봐도 청룡언월 青龍偃月 짚고
어디에서도 청천 青天 아래 부끄럽지 않았네

  卻說孫權既害了關公,遂盡收荊襄之地,賞犒三軍,設宴大會諸將慶功;置呂蒙於上位,顧謂眾將曰:「孤久不得荊州,今唾手而得,皆子明之功也。」蒙再三遜謝。權曰:「昔周郎雄略過人,破曹操於赤壁,不幸早殀,魯子敬代之。子敬初見孤時,便及帝王大略,此一快也;曹操東下,諸人皆勸孤降,子敬獨勸孤召公瑾逆而擊之,此二快也。惟勸吾借荊州與劉備,是其一短。今子明設計定謀,立取荊州,勝子敬、周郎多矣。」

한편 손권은 관공을 살해하고서 마침내 형양(형주와 양양)의 땅을 몰수해 삼군(전체군사)을 포상하고 호궤한다. 연회를 베풀어 장수들을 크게 모아 공로를 경하한다. 여몽을 상석에 앉히고 뭇 장수를 돌아보며 말한다.

“고가 오래도록 형주를 얻지 못하다가 이제 손바닥에 침 뱉듯이 쉽게 얻으니 모두 자명(여몽)의 공이오.”

여몽이 거듭 공손히 사례한다. 손권이 말한다.

“지난날 주랑(주유)의 웅략(비범한 지략)이 과인(남다름)해서 적벽에서 조조를 격파했으나 불행히도 요절해 노자경(노숙)이 대신했소. 자경이 처음 고를 만나 곧 제왕의 대략을 제시하니 첫째 쾌거였소. 조조가 동하 東下(동쪽으로 움직임/ 동쪽으로 쳐들어옴)하자 사람들 모두 고에게 투항을 권했으나 자경이 홀로 고에게 공근(주유)을 불러 거꾸로 공격하도록 권했으니 둘째 쾌거였소. 다만 내게 형주를 유비에게 주도록 권한 것이 그의 유일한 실책이었소. 이제 자명이 계책을 세워 단숨에 형주를 취하니 자경과 주랑을 크게 능가하는 것이오.”

  於是親酌酒賜呂蒙。呂蒙接酒欲飲,忽然擲盃於地,一手揪住孫權,厲聲大罵曰:「碧眼小兒!紫髯鼠輩,還識我否?」眾將大驚。急救時,蒙推倒孫權,大步前進,坐於孫權位上,兩眉倒豎,雙眼圓睜,大喝曰:「我自破黃巾以來,縱橫天下三十餘年,今被汝一旦以奸計圖我,我生不能啖汝之肉,死當追呂賊之魂!我乃漢壽亭侯關雲長也。」

이에 친히 술을 따라 여몽에게 내린다. 여몽이 술을 받아 마시려다 갑자기 술잔을 바닥에 던지더니 손권을 꽉 붙잡고 소리높여 마구 욕한다.

“파란 눈 어린 놈아! 푸른 수염 쥐새끼야! 아직도 나를 못 알아보겠냐!”

장수들이 몹시 놀라 급히 구출하려는데 여몽이 손권을 밀어뜨린다. 성큼성큼 전진해 손권의 자리에 앉아 두 눈썹을 치켜세우고 눈을 부라리며 크게 꾸짖는다.

“나는 황건적의 난 이래로 천하를 종횡한지 3십여 년이다. 이제 네가 하루아침에 간계로써 나를 도모했으니 내 살아서 너의 고기를 씹어먹지 못하지만 죽어서라도 여몽 도적놈의 혼을 뒤쫓겠다! 나는 바로 한수정후 관운장이다!”


  權大驚,慌忙率大小將士,皆下拜。只見呂蒙倒於地上,七竅流血而死。眾將見之,無不恐懼。權將呂蒙屍首,具棺安葬,贈南郡太守潺陵侯;命其子呂霸襲爵。孫權自此感關公之事,驚訝不已。忽報張昭自建業而來。權召入問之。昭曰:「今主公損了關公父子,江東禍不遠矣。此人與劉備桃園結義之時,誓同生死。今劉備已有兩川之兵;更兼諸葛亮之謀,張、黃、馬、趙之勇;備若知雲長父子遇害,必起傾國之兵,奮力報讎:恐東吳難與敵也。」

손권이 크게 놀라 황망히 대소장사(지위가 높고 낮은 장수와 사병/ 여기서는 각급 문무관리)를 거느리고 모두 하배 下拜(무릎꿇고 절을 올림)한다. 그런데 여몽이 바닥으로 쓰러지며 칠규 七竅(몸의 일곱구멍 즉 눈 코 귀 입의 구멍들)에서 피를 흘리며 숨진다. 장수들이 보더니 무서워 두려워하지 않는 이 없다. 손권이 여몽의 시수를 거둬 관을 갖춰 안장하고 남군태수 南郡太守 잔릉후 潺陵侯를 추증한다. 그 아들 여패 呂霸에게 습작 襲爵(부친의 벼슬을 물려받음)을 명한다. 손권이 이로부터 관공의 일에 마음이 움직여 놀라워 마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장소가 건업에서 찾아왔다고 한다. 손권이 불려들여 묻자 장소가 말한다.

“이제 주공께서 관공 부자를 죽였으니 강동에 재앙이 머지않았습니다. 이 사람은 유비와 더불어 도원결의할 때 생사를 같이할 것을 맹서했습니다. 이제 유비가 양천(서천과 동천)의 병력을 가진데다 제갈량의 지략, 장비, 황충, 마초의 용맹을 겸하고 있습니다. 유비가 만약 운장 부자의 살해를 안다면 반드시 경국지병(온나라의 총동원 병력)을 일으켜 온힘을 다해 복수에 나설 것입니다. 아무래도 동오가 대적하기 어려울까 두렵사옵니다.”

  權聞之大驚,跌足曰:「孤失計較也!似此如之奈何?」昭曰:「主公勿憂,某有一計,令西蜀之兵不犯東吳,荊州如磐石之安。」權問何計。昭曰:「今曹操擁百萬之眾,虎視華夏,劉備急欲報讎,必與操約和。若二處連兵而來,東吳危矣;不如先遣人將關公首級,轉送與曹操,明教劉備知是操之所使,必痛恨於操。西蜀之兵,不向吳而向魏矣。吾乃觀其勝負,於中取事:此為上策。」

손권이 이를 듣고 크게 놀라 발을 동동 구르며 말한다.

“고가 잘 따져보지 못했구려! 이렇다면 어찌해야겠소?”

“주공께서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제게 계책이 하나 있사오니 서촉의 병력이 동오를 침범하지 못하게 만들어 형주가 반석처럼 안전할 것입니다.”

손권이 무슨 계책인지 묻자 장소가 말한다.

“이제 조조가 백만대군을 가지고 화하(중원)를 범처럼 노려보니, 유비가 서둘러 복수에 나선다면, 반드시 조조와 화평을 맺을 것입니다. 두쪽에서 병력을 연합해서 온다면 동오는 위태해집니다. 차라리 관공의 수급(잘린 머리)을 조조에게 넘겨주면, 유비는 이것이 조조가 시킨 것임을 분명히 깨달아 반드시 조조를 몹시 미워할 것입니다. 서촉의 병력이 동오를 향하지 않고 위나라로 향하게 되니, 우리는 그저 그 승부를 살펴보며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상책입니다.”

  權從其言,隨遣使者以木匣盛關公首級,星夜送與曹操。時操從摩陂班師回洛陽,聞東吳送關公首級至,喜曰:「雲長已死,吾夜眠貼席矣。」階下一人出曰:「此乃東吳移禍之計也。」操視之:乃主簿司馬懿也。操問其故,懿曰:「昔劉、關、張三人桃園結義之時,誓同生死。今東吳害了關公,懼其復讎,故將首級獻與大王,使劉備遷怒大王,不攻吳而攻魏,他卻於中乘便而圖事耳。」

*盛 /성/ 물건을 담다. 넣다.
*貼席 /첩석/ 편안히 자리에 눕다.

손권이 그말을 따라 곧이어 사자를 시켜 나무상자에다 관공의 수급을 넣어 밤새 조조에게 보낸다. 이때 조조는 마피 摩陂에서 군사를 거둬서 낙양으로 되돌아가던 중이다. 동오에서 관공의 수급을 보내온 것을 듣더니 기뻐서 말한다.

“운장이 죽었다니 이제 밤에 편히 누워 잘 수 있겠소.”

그런데 아래에서 한 사람이 나오며 말한다.

“이것은 바로 동오에서 재앙을 떠넘기는 계략입니다.”

조조가 바라보니 바로 주부 사마의다. 조조가 까닭을 묻자 사마의가 말한다.

“지난날 유, 관, 장 세 사람이 도원결의를 할 때, 생사를 같이할 것을 맹서했습니다. 이제 동오가 관공을 해치고 그 복수가 두려운 나머지 그 수급을 대왕께 바치는 것입니다. 유비로 하여금 노여움을 대왕께 옮겨, 동오가 아니라 위나라를 치게 만들고 그들은 도리어 어부지리를 노려 일을 도모하는 것일 따름입니다.”

  操曰:「仲達之言是也。孤以何策解之?」懿曰:「此事極易。大王可將關公首級,刻一香木之軀以配之,葬以大臣之禮。劉備知之,必深恨孫權,盡力南征。我卻觀其勝負:蜀勝則擊吳,吳勝則擊蜀。二處若得一處,那一處亦不久也。」操大喜,從其計,遂召吳使入。呈上木匣。操開匣視之,見關公面如平日。操笑曰:「雲長公別來無恙!」

“중달(사마의)의 말씀이 옳소. 고는 무슨 계책으로 풀어야겠소?”

“이 일은 아주 쉽습니다. 대왕께서 관공의 수급을, 향나무로 깎아 만든 몸에 붙여서 대신지례 大臣之禮로써 안장해주십시오. 유비가 이를 알면 반드시 손권을 몹시 미워해 힘을 다해 남쪽을 정벌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 승부를 살피며, 서촉이 이기면 동오를 공격하고, 동오가 이기면 서촉을 공격하면 됩니다. 두곳 가운데 한곳을 얻는다면 나머지 한곳 역시 오래가지 못하옵니다.”

조조가 크게 기뻐하며 그 계책을 따라 곧 동오의 사자를 불러들인다. 사자가 나무상자를 바쳐 조조가 상자를 열어보니 관공의 얼굴이 평소 같다. 조조가 웃으며 말한다.

“운장 공, 그간 별고 없으셨소?”

  言未畢,只見關公口開目動,鬚髮皆張,操驚倒。眾官急救,良久方醒,顧謂眾官曰:「關將軍真天神也!」吳使又將關公顯聖附體、罵孫權追呂蒙之事告操。操愈加恐懼,遂設牲醴祭祀,刻沈香木為軀,以王侯之禮,葬於洛陽南門外。令大小官員送殯,操自拜祭,贈為荊王,差官守墓;即遣吳使回江東去訖。

*附體 /부체/ 귀신의 혼백이 몸에 붙음.

그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관공의 입이 벌어지고 눈이 움직이고 수염과 머리카락이 모두 곤두선다. 조조가 놀라 쓰러진다. 관리들이 급히 구하자 한참 지나서야 깨어나 관리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관장군은 참으로 천신 天神이오!”

동오 사자도 관공의 혼백이 몸에 붙자, 갑자기 손권이 여몽의 말을 따랐던 것을 욕하며 조조에게 고자질한다. 조조가 더욱 무섭고 두려워 곧 희생과 단술을 마련해 제사를 지내며, 침향목을 깎아 몸을 만들어 왕후(왕과 제후)의 예로서 낙양성 남문 밖에 묻는다. 대소관원 大小官員들에게 송빈 送殯(장례에 참여)을 명하고, 조조 스스로 제사에서 절을 올리고, 관리를 보내 묘지를 지키게 한다. 그리고 즉시 동오의 사자를 강동으로 되돌려 보낸다.

  卻說漢中王自東川回成都,法正奏曰:「王上先夫人去世;孫夫人又南歸,未必再來。人倫之道,不可廢也。必納王妃,以襄內政。」漢中王從之。法正復奏曰:「吳懿有一妹,美而且賢。嘗聞有相者,相此女後必大貴。先曾許劉焉之子劉瑁;瑁早殀。其女至今寡居,大王可納之為妃。」漢中王曰:「劉瑁與我同宗,於理不可。」法正曰:「論其親疏,何異晉文之與懷嬴乎?」漢中王乃依允,遂納吳氏為王妃。後生二子:長劉永,字公壽;次劉理,字奉孝。

*王上 /왕상/ 왕의 높임말

한편, 한중왕(유비)이 동천에서 성도로 돌아오자 법정이 상주한다.

“왕상 王上 전하의 선부인께서 별세하시고, 손부인께서도 남쪽으로 되돌아가셔 아직껏 돌아오실 기미가 없습니다. 인륜의 도리를 폐할 수 없사오니 반드시 왕비를 맞으셔서 내정 內政(후궁의 사무)을 돕게 하옵소서.”

한중왕이 따르자 법정이 다시 상주한다.

“오의 吳懿에게 누이동생이 있는데 아름답고 어집니다. 일찍이 어느 상자(관상가)가 그녀의 관상을 보더니 훗날 반드시 크게 귀한 몸이 될 것이라 하였습니다. 지난날 유언의 아들 유모와 약혼했으나 유모가 일찍 죽었습니다. 그녀는 이제까지 과거 寡居(과부로 지냄)하고 있으니 대왕께서 왕비를 맞이하실 만합니다.”

“유모는 나와 같은 종친이니 도리에 어긋나오.”

“그 친소관계를 논해본다면, 어찌 진나라 문공이 회영 懷嬴(원래 진나라 양공의 부인이었음)과 혼인을 맺은 것과 다르겠습니까?”

이에 한중왕이 의윤한다. 마침내 오씨를 왕비로 맞아 들여 훗날 두 아들을 낳으니 첫째가 유영 劉永,자 字는 공수 公壽요 둘째는 유리 劉理,자는 봉효 奉孝다.

  且說東西兩川,民安國富,田禾大成。忽有人自荊州來,言東吳求婚於關公,關公力拒之。孔明曰:「荊州危矣!可使人替關公回。」正商議間,荊州捷報使命,絡繹而至。不一日,關興到,具言水渰七軍之事。忽又報馬到來,報說關公於江邊多設墩臺,隄防甚密,萬無一失。因此玄德放心。

*絡繹 /낙역/ 왕래가 끊이지 않음.

한편, 동서 양천에서 백성은 안정되고 나라는 부강하고, 전화 田禾(곡물)는 풍년이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형주에서 오더니, 동오에서 관공에게 구혼하자 관공이 강하게 거절했다고 말한다. 공명이 말한다.

“형주가 위급하게 됐습니다. 사람을 보내 관공을 대신하게 하고, 관공을 불러들여야 합니다.”

상의하고 있는데, 형주에서 승첩을 알리는 사명(사자)이 끊임없이 찾아온다. 하루가 안 지나, 관흥이 도착해 위나라 7군을 수몰한 일을 상세히 말한다. 문득 또다시 보마 報馬(소식을 알리는 사람)가 도래하여, 관공이 강변에 돈대를 많이 설치해 방어가 몹시 세밀해 만에 하나도 실수가 없을 것이라 말한다. 이에 현덕이 방심한다.

  忽一日,玄德自覺渾身肉顫,行坐不安;至夜不能寧睡,起坐內室,秉燭看書,覺神思昏迷,伏几而臥;室中忽起一陣冷風,燈滅復明,抬頭見一人立於燈下。玄德問曰:「汝何人,夤夜至吾內室?」其人不答。玄德疑怪,自起視之,乃是關公於燈影下,往來躲避。玄德曰:「賢弟別來無恙!夜深至此,必有大故。吾與汝情同骨肉,因何迴避?」關公泣告曰:「願兄起兵,以雪弟恨!」

그런데 어느날 문득 현덕은 온몸의 살이 떨리고 걷거나 앉아도 불안하다. 밤에도 편히 잠들 수 없어 일어나 내실에 앉아 촛불 가까이 책을 보는데 신사 神思(정신)가 혼미해져 방석에 기대어 눕는다. 실내에 한바탕 서늘한 바람이 불더니 등불이 깜빡인다. 머리를 치켜드니 등불 아래 한 사람이 서 있다. 현덕이 묻는다.

“그대는 누구라서 한밤중에 내실까지 찾아왔소?”

그 사람이 대답하지 않아 현덕이 괴이하게 여겨 스스로 일어나 바라보니, 바로 관공이 등잔 그림자 아래에서 움직이며 숨으려 한다. 현덕이 말한다.

“현제는 그 동안 무양하였는가! 야심한데 이렇게 찾아오다니 필시 큰 일이 있겠구나. 나와 그대는 골육 같은 정이 있는데 어째서 회피하는가?”

관공이 울며 고한다.

“바라건대 형님께서 병력을 일으켜 아우의 원한을 풀어주시오.”

  言訖,冷風驟起,關公不見。玄德忽然驚覺,乃是一夢:時正三鼓。玄德大疑,急出前殿,使人請孔明來。孔明入見。玄德細言夢警。孔明曰:「此乃王上心思關公,故有此夢。何必多疑?」玄德再三疑慮,孔明以善言解之。

말을 마치자 서늘한 바람이 몰아치더니 관공이 보이지 않는다. 현덕이 문득 놀라 깨어나니 한바탕 꿈이다. 때는 정각 삼고 三鼓(3경)이다. 현덕이 몹시 의심스러워 급히 전전 前殿(궁궐의 정전)으로 나가서 사람을 시켜 공명을 불러오게 한다. 공명이 들어오자 현덕이 꿈에서 놀라 깨어난 것을 자세히 말한다. 공명이 말한다.

“이것은 바로 왕상께서 관공을 깊이 생각하셔서 이런 꿈을 꾸신 것입니다. 자꾸 의심하실 게 못 됩니다.”

현덕이 거듭 염려하자 공명이 좋은 말로써 풀어준다.

  孔明辭出,至中門外,迎見許靖。靖曰:「某纔赴軍師府下報一機密,聽知軍師入宮,特來至此。」孔明曰:「有何機密?」靖曰:「某適聞外人傳說,東吳呂蒙已襲荊州,關公已遇害,故特來密報軍師。」孔明曰:「吾夜觀天象,見將星落於荊、楚之地,已知雲長必然被禍,但恐王上憂慮,故未敢言。」

공명이 작별인사를 하고 나와서 중문 밖에 이르러 허정 許靖과 마주친다. 허정이 말한다.

“제가 방금 군사 軍師의 부중으로 찾아가 기밀을 하나 알리고자 하였는데 이미 군사께서 입궁하셨다 듣고서 일부러 이곳까지 왔습니다.”

“무슨 기밀이오.”

“제가 때마침 외인들의 소문을 들어보니 동오의 여몽이 이미 형주를 습격해 관공이 벌써 살해되었다 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군사께 은밀히 알려드리려 왔습니다.”

“내가 밤에 천상(천문현상)을 관측하니 장성(장군별)이 형초 땅에 떨어지는지라 벌써 운장이 틀림없이 재앙을 입은 것을 알았으나 다만 왕상께서 우려하실까 두려워 아직 감히 말씀드리지 못했소.”

  二人正說之間,忽然殿內轉出一人,扯住孔明衣袖而言曰:「如此凶信,公何瞞我!」孔明視之,乃玄德也。孔明、許靖奏曰:「適來所言,皆傳聞之事,未足深信。願王上寬懷,勿生憂慮。」玄德曰:「吾與雲長,誓同生死;彼若有失,孤豈能獨生耶!」孔明、許靖正勸解之間,忽近侍奏曰:「馬良、伊籍至。」玄德急召入問之。二人具說荊州有失,關公兵敗求救,呈上表章。未及拆觀,侍臣又奏荊州廖化至。玄德急召入。化哭拜於地,細奏劉封、孟達不發救兵之事。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사이 홀연히 전각에서 한 사람이 돌아나와 공명의 옷소매를 붙잡고 말한다.

“이렇게 흉한 소식을 공께서 어찌 나에게 속였소!”

공명이 보니 바로 현덕이다. 공명과 허정이 아뢴다.

“방금 이야기한 것은 모두 전해들은 일이오니 아직 충분히 믿을 게 못됩니다. 바라옵건대 왕상께서 마음을 푸시고 절대 우려하시 마옵소서.”

“나와 운장은 생사를 같이하기로 맹서했소. 그를 만약 잃는다면 고가 어찌 홀로 살겠소!”

공명과 허정이 마음을 풀도록 권하고 있는데 문득 근시(가까이에서 모시는 신하)가 아뢴다.

“마량과 이적이 왔습니다.”

현덕이 서둘러 불러들여 묻자 두사람은 형주를 빼앗기고 관공이 패전해 구원을 요청하는 것을 두루 말하며 표장 表章을 바친다. 미처 뜯어보기도 전에, 시신 侍臣(가까이에서 모시는 신하)이 다시 형주에서 요화가 온 것을 아뢴다. 현덕이 급히 불러들이자 요화가 통곡하며 바닥에서 절을 올리며 유봉과 맹달이 구원병을 보내지 않은 일을 자세히 아뢴다.

  玄德大驚曰:「若如此,吾弟休矣!」孔明曰:「劉封、孟達如此無禮,罪不容誅!王上寬心,亮親提一旅之師,去救荊州之急。」玄德泣曰:「雲長有失,孤斷不獨生!孤來日自提一軍去救雲長!」遂一面差人赴閬中報知翼德,一面差人會集人馬。
  未及天明,一連數次報,說關公夜走臨沮,為吳將所獲,義不屈節,父子歸神。玄德聽罷,大叫一聲,昏絕於地。正是:

현덕이 크게 놀라 말한다.

“만약 이렇다면 내 아우는 끝장이다!”

공명이 말한다,

“유봉과 맹달이 이토록 무례하다면 그 죄는 주살을 면치 못하리라! 주상께서 마음을 놓으소서. 제가 몸소 일려 一旅(고대 주나라에서 500명의 병사 무리/ 한무리의 병사)의 병력을 이끌고 형주의 위급을 구원하러 가겠습니다.”

현덕이 흐느끼며 말한다.

“운장을 잃으면 고는 결코 홀로 살 수 없소! 고가 내일 1군을 이끌고 운장을 구원하러 가겠소!”

곧 사람을 낭중 땅으로 보내 익덕에게 알리게 하는 한편, 사람들을 보내 인마들을 끌어모은다. 그런데 미처 날이 밝기도 전에 줄줄이 몇차례 보고가 들어오니, 관공이 밤에 임저로 달아나다 동오의 장수에게 사로잡혀 의롭게 절개를 굽히지 않아 관공 부자가 귀신 歸神(사망)했다는 것이다. 현덕이 듣고나서 한차례 크게 외치더니 혼절하여 땅에 쓰러진다.

為念當年同誓死,
忍教今日獨捐生!

지난날 함께 죽기로 맹서했으니
차마 오늘 홀로 죽게 할 수 없네!

未知玄德性命如何,且看下文分解。

현덕의 목숨이 어찌될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에 풀리리다.



덧글

  • 시무언 2011/08/15 08:25 # 삭제 답글

    촉 팬들 고문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위나라 팬들에게도 이때쯔음 카리스마 조승상 사망하고, 그 이후에 하후돈도 죽고, 서황도 맹달과 싸울때쯤에 죽고, 장료도 조비랑 같이 오나라 쳐들어갔다가 죽고(...)

    그리고 오나라는 이후 이릉이 마지막 활약이니(...)
  • 뽀도르 2011/08/15 10:32 #

    주인공들 물갈이가 이렇게 빨라서야 정신 없군요. 정말 나관중이 중도에 삼국지 쓰는 게 짜증나서 마구 해치운지도 -_-;;;
  • 패공 2011/08/20 00:57 # 삭제 답글

    이문열의 삼국지에서 공명의 신출귀몰한 능력이
    오직 형주패전과 관공의 몰락에 대해
    전혀 발휘가 되고 있지않다고 평하는데 아쉽군요.
    소설상에서는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촉내부에서 파워게임이 없지는 않았을듯 합니다.


  • 뽀도르 2011/08/20 09:46 #

    관우 홀로 죽는데 제갈량 장비 조자룡 다 뭐했는지요-_-;;;; 관우와 제갈량은 소설속에서도 뭔가 긴장감이 흐르죠.
  • 시무언 2011/08/24 07:26 # 삭제 답글

    사실 이해될만한게 과거에는 현재와 같은 교통수단이나 통신수단이 없어 형주와 익주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게 어려웠을 것이고 제갈량은 당시 한중공방 직후라 처리할것도 많고 익주 내부도 정리하랴 바쁜 상황인데다가 설마 오나라가 위나라를 두고 배신할까-하는 생각도 있지 않았을까도 합니다. 내정이라는게 사실 보통 어려운게 아니니까요. 여차하면 유봉이 연략해주겠지-하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고.
  • 뽀도르 2011/08/29 11:54 #

    하긴 그렇기도 하겠군요. 그러나 요새 사극을 보면 멀리 전장의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달되는지라 ㅋㅋㅋ 봉화대나 깃발 같은 수단을 써도 전달이 느리던데, 저 싯점에 형주와 성도 사이에 그런 연락망도 없었을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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