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삼국지 49회] 바람부는 칠성단, 불타는 적벽 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第四十九回 七星壇諸葛祭風 三江口周瑜縱火

제49회: 칠성단에서 제갈량은 바람을 부르고, 삼강구에서 주유는 불을 놓다.

적벽

卻說周瑜立於山頂,觀望良久,忽然望後而倒,口吐鮮血,不省人事。左右救回帳中。諸將皆來動問,盡皆愕然,相顧曰:「江北百萬之眾,虎踞鯨吞。不料都督如此,倘曹兵一至,,如之奈何?」慌忙差人申報吳侯,一面求醫調治。

한편, 주유 周瑜는 산 정상에 서서 한참 관망하다 갑자기 뒤로 넘어져 입으로 선혈을 토해 인상불성에 빠진다. 좌우에서 급히 구해 안으로 돌아간다. 장수들 모두 문병하러 와서 모조리 경악해 서로 쳐다보며 말한다.

"장강 북쪽에 백만 대군이 범처럼 웅크려 고래처럼 삼키려 하는 차에 뜻밖에 도독께서 이러시니 만일 조조 병력이 들이닥치면, 어쩌겠소?"

황망히 사람을 보내 오후 吳侯 손권에게 알리는 한편, 의생을 구해 치료한다.

卻說魯肅見周瑜臥病,心中憂悶,來見孔明,言周瑜猝病之事。孔明曰:「公以為何如!」肅曰:「此乃曹操之福,江東之禍也。」孔明笑曰:「公瑾之病,亮亦能醫。」肅曰:「誠如此,則國家幸甚!」即請孔明同去看病。肅先入見周瑜。瑜以被蒙頭而臥。肅曰:「都督病勢若何?」周瑜曰:「心腹攪痛,時復昏迷。」肅曰:「曾服何藥餌?」瑜曰:「心中嘔逆,藥不能下。」肅曰:「適來去望孔明,言能醫都督之病。現在帳外,煩來醫治,何如?」

한편, 노숙 魯肅은 주유가 앓아 누운 것을 보고, 속이 우울해 공명을 찾아가 주유가 갑자기 병든 일을 이야기한다. 공명이 말한다.

"공께서 어떻게 여기시오?"

"이것은 조조에게는 복이요 강동에게는 재앙이오."

공명이 웃는다.

"공근의 병은 내가 치료할 수 있소."

"정말 그렇다면, 국가를 위해 천만다행이오!"

즉시 공명에게 청해 문병한다. 노숙이 먼저 들어가 주유를 만난다. 주유는 머리를 싸매고 누워 있다. 노숙이 말한다.

"도독의 병세가 어떻습니까?"

"속 깊이 울렁거리고 아픈데, 때때로 혼미해지오."

"약은 드셔 보셨습니까?"

"속에서 구역질이 나서, 약을 삼키지 못하오."

"공명을 찾아가 말했더니 그가 능히 도독의 병을 고치겠다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밖에 있는데 불러서 치료시키는 게 어떨는지요?"

瑜命請入,教左右扶起,坐於床上。孔明曰:「連不晤君顏,何期貴體不安!」瑜曰:「『人有旦夕禍福』,豈能自保?」孔明笑曰:「『天有不測風雲』,人又豈能料乎?」瑜聞失色,乃作呻吟之聲。孔明曰:「都督心中似覺煩積否?」瑜曰:「然。」孔明曰:「必須用涼藥以解之。」瑜曰:「已服涼藥,全然 無效。」孔明曰:「須先理其氣;氣若順,則呼吸之間,自然痊可。」

주유가 공명을 불러 들이고, 좌우더러 부축시켜 침대에 앉으니 공명이 말한다.

"얼굴도 몰라보겠군요! 귀하신 몸이 편안치 못할 줄 어찌 알았겠소!"

"사람은 아침저녁으로 길흉화복을 모르는 법이라 하니, 어찌 스스로 보전하겠소?"

공명이 웃는다.

"하늘도 바람과 구름을 예측하지 못하는 법인데, 사람이 또한 어찌 헤아리겠소?"

주유가 듣고 낯빛이 바뀌며 신음 소리를 내고만다. 공명이 말한다.

"양약 涼藥[열을 내리는 약]을 써야만 풀리겠군요."

"양약을 이미 복용했으나, 아무 효과가 없소."

"먼저 그 기운을 다스리고, 기운이 순해지면 호흡하는 사이 저절로 병은 낫지요."

瑜料孔明必知其意,乃以言挑之曰:「欲得順氣,當服何藥?」孔明笑曰:「亮有一方,便教都督氣順。」瑜曰:「願先生賜教。」孔明索紙筆,屏退左右,密書十六字曰:「欲破曹公,宜用火攻;萬事俱備,只欠東風。」寫畢,遞與周瑜曰:「此都督病源也。」

주유가 헤아리니 공명은 그 의중을 알고 있는 게 틀림없어, 말을 꺼내 건드려 본다.

"기를 다스리자면 어떤 약을 써야겠소?"

"제게 한 가지 처방이 있는데 바로 도독의 기를 다스릴 것이오."

"선생께서 가르침을 내려주시기 바라오."

공명이 종이와 붓을 찾아, 좌우를 물리치고, 은밀히 16자를 쓰니 이렇다.

'욕파조공 欲破曹公,의용화공 宜用火攻;만사구비 萬事俱備,지결동풍 只欠東風 [조 공을 깨자니 화공 火攻을 써야겠네. 만사를 구비했으나  동풍 東風만 빠졌구나.]'

다 쓰고, 주유에게 건네주며 말한다.

"이것이 바로 도독이 앓는 까닭이오."

瑜見了大驚,暗思:「孔明真神人也!早已知我心事!只索以實情告之。」乃笑曰:「先生已知我病源,將用何藥治之?事在危急,望即賜教。」孔明 曰:「亮雖不才,曾遇異人,傳授奇門遁甲天書,可以呼風喚雨。都督若要東南風時,可於南屏山建一臺,名曰『七星壇』。高九尺,作三層,用一百二十人,手執 旗旛圍遶。亮於臺上作法,借三日三夜東南大風,助都督用兵,何如?」瑜曰:「休道三日三夜,只一夜大風,大事可成矣。只是事在目前,不可遲緩。」孔明曰: 「十一月二十日甲子祭風,至二十二日丙寅風息,如何?」

주유가 보더니 크게 놀라 몰래 생각한다.

'공명은 참으로 신인이구나! 벌써 내 속마음을 알다니! 부득불 사실대로 말해야겠구나."

이에 웃으며 말한다.

"선생께서 벌써 제 병의 원인을 아시니 곧 무슨 약으로 고치시겠소? 사세가 위급하니 즉시 가르쳐 주시오."

"제가 재주 없으나, 일찍이 이인 異人을 만나 기문둔갑 奇門遁甲의 천서 天書를 받아, 호풍환우 呼風喚雨할 수 있소. 도독께서 동남풍이 필요하실 때, 남병산 南屏山에 대 臺 하나를 지어, 칠성단 七星壇이라 일컬으시오. 높이는 9척, 3층으로 올려, 120인으로써 손에 기치 [각종 깃발]을 들고 둘러싸게 하시오. 제가 대를 올라 작법 作法 [마술 따위를 부림]하면, 3일 밤낮으로 동남대풍 東南大風이 불어 도독의 용병을 도울 것이니, 어떻소?"

"3일 밤낮이 아니라 하룻밤이라도 대풍이 불면, 대사를 이루겠소. 다만 일이 눈앞에 닥쳤으니 늦어선 안 되오."

"11월 20일 갑자에 바람을 불러, 22일 병인에 바람이 그치면 어떻겠소?"

瑜聞言大喜,矍然而起。便傳令差五百精壯軍士,往南屏山築壇;撥一百二十人,執旗守壇,聽候使令。

주유가 듣고 크게 기뻐 벌떡 일어난다. 곧 명을 전해 5백 명의 건장한 군사를 남병산으로 보내 단을 쌓는다. 120인을 뽑아 깃발을 들고 단을 지키며 명을 기다리게 한다.

孔明辭別出帳,與魯肅上馬,來南屏山相度地勢,令軍士取東南方赤土築壇。方圓二十四丈,每一層高三尺,共是九尺。下一層插二十八宿旗:東方七面青旗,按角,亢,氐,房,心,尾,箕,布蒼龍之形;北方七面皂旗,按斗,牛,女,虛,危,室,壁,作玄武之勢:西方七面白旗,按奎,婁,冑,昴,畢,觜, 參,踞白虎之威;南方七面紅旗,按井,鬼,柳,星,張,翼,軫,成朱雀之狀。第二層周圍黃旗六十四面,按六十四卦,分八位而立。上一層用四人,各人戴束髮冠,穿皂羅袍,鳳衣博帶,朱履方裾,前左立一人,手執長竿,竿尖上用雞羽為葆,以招風信;前右立一人,手執長竿,竿上繫七星號帶,以表風色;後左立一人, 捧寶劍;後右立一人,捧香爐。壇下二十四人,各持旌旗,寶蓋,大戟,長戈,黃旄,白銊,朱旛,皂縣,環遶四面。

*方圓 /방원/ 둘레. 원주.
*面 /면 mian/ 깃발처럼 평면의 물체를 세는 단위.

공명이 작별 인사 후 군막을 나가, 노숙과 더불어 말을 타고, 남병산으로 가 지세를 살피고, 군사들에게 명령해 동남쪽에 붉은 흙으로 단을 쌓게 한다. 둘레는 24장, 각 층은 높이 3척, 모두 9척이다. 아래 1 층은 이십팔숙 二十八宿 [고대 중국 별자리]의 깃발을 꽂아 세운다. 동방 일곱 깃발은 청기 青旗로 각 角, 항 亢, 저 氐, 방 房, 심 心, 미 尾, 기 箕이니 창룡 蒼龍의 형상이다. 북방 北方 일곱 깃발은 조기 皂旗[검은 깃발]로 두 斗, 우 牛, 여 女, 허 虛, 위 危, 실 室, 벽 壁이니 현무 玄武의 기세다. 서방 西方 일곱 깃발은 백기 白旗로, 규 奎, 누 婁, 주 冑, 묘 昴, 필 畢, 자 觜, 삼 參이니 백호의 위용이다. 남방 南方 일곱 깃발은 홍기 紅旗로 정 井, 귀 鬼, 유 柳, 성 星, 장 張, 익 翼, 진 軫이니 주작 朱雀의 모습이다.

제2층은 둘레에 황기 黃旗 예순 넷을 꽂아 64 괘 卦를 나타내고 8 자리씩 나눠 세운다. 위의 1층은 네 사람이 각각 속발관 束髮冠을 머리에 쓰고, 검은 비단 도포에 봉의 鳳衣 [도교의 선인이 입는 옷]를 입고, 박대 博帶[넓은 허리띠]를 둘러,  붉은 신을 신고, 방거 方裾 [네모진 옷자락]차림으로, 앞 왼쪽에 선 1인은 손에 긴 장대를 들고, 그 꼭대기는 닭깃털로 보 葆 [깃대 장식]를 삼아, 풍신 風信 [계절풍]을 부른다. 앞 오른쪽에 선 1인은 손에 역시 긴 장대를 들고, 그 꼭대기는 칠성 七星[북두칠성]을 그린 호대 號帶 [신호용 긴 명주 띠]를 매달아 풍색 風色 [바람. 날씨]을 표시한다. 뒤 왼쪽에 선 1인은 보검을 받들고, 뒤 오른쪽에 선 1인은 향로를 받든다. 단 아래 24인은 각각 정기 [깃발] 旌旗, 보개 寶蓋[화려한 일산], 대극 大戟, 장과 長戈, 황모 黃旄 [누런 깃 장식의 깃발], 백월 白銊[흰 도끼], 주기 朱旛 [붉은 깃발], 조현 皂縣[검은 깃발의 일종]을 들고 사방을 둘러 선다.

孔明於十一月二十日甲子吉辰,沐浴齋戒,身披道衣,跣足散髮,來到壇前,分付魯肅曰:「子敬自往軍中相助公瑾調兵。倘亮所祈無應,不可有怪。」 魯肅別去。孔明囑付守壇將士:「不許擅離方。不許交頭接耳。不許失口亂言。不許失驚打怪。如違令者斬。」眾皆領命。孔明緩步登壇,觀瞻方位已定,焚香於爐,注水於盂,仰天暗祝。下壇入帳中少歇,令軍士更替吃飯。孔明一日上壇三次,下壇三次,─ 卻不見有東南風。

공명이 11월 20일 갑자 길진 吉辰[좋은 날]에 목욕재계해, 몸에 도의 道衣를 걸치고 맨발에 머리를 풀어헤친 채, 칠성단 앞으로 가, 노숙에게 분부한다.

"자경께서는 군중으로 가, 공근의 조병을 도우시오. 만약 제 기도에 응답이 없더라도, 괴이히 여기실 것은 없소."

노숙이 작별해 떠나고, 공명이 단을 지키는 장사들에게 부탁한다.

"단을 떠나서는 안 된다. 머리를 맞대 귓속말해서도 안 된다. 함부로 어지러운 말을 해서도 안 된다. 영을 어기는 자 참한다!"

모두 명을 받든다. 공명이 천천히 걸어 단을 올라 방위가 정해진 것을 살피고, 향로에 분향하고, 사발에 물을 붓더니 하늘을 우러러 속으로 기도한다. 단을 내려와 막사로 내려가 조금 쉬며, 군사들에게 명해 교대로 식사하게 한다. 공명이 하루에 세 차례 단을 올라, 세 차례 단을 내려온다. 그러나 동남풍은 불 기미가 없다.

且說周瑜請程普,魯肅一班軍官,在帳中伺侯,只等東南風起,便調兵出;一面關報孫權接應。黃蓋已自準備火船二十隻,船頭密布大釘;船內裝載蘆葦 乾柴,灌以魚油,上鋪硫黃燄硝引火之物,各用青布油單遮蓋;船頭上插青龍牙旗,船尾各繫走舸。在帳下聽侯,只等周瑜號令。甘寧,闞澤窩盤蔡和,蔡中,在外寨中,每日飲酒,不放一卒登岸。周圍盡是東吳軍馬,把得水洩不通。只等帳上號令下來。

*關報 /관보/ 문서를 통해 알림.
*油單 /유단/ 기름먹인 종이.

한편 주유는 정보, 노숙 등 한 무리 군관을 불러, 막사 안에서 오로지 동남풍이 불기만 기다려, 병력을 출동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으로 손권에게 글을 보내 접응을 청한다. 황개는 벌써 스스로 화선 火船 20척을 준비해, 뱃머리에 빼곡히 큰 못을 박는다. 배 안은 갈대, 마른 장작을 실어, 어유 魚油로 적셔, 그 위에 유황과 염초 등 인화물을 깔고, 각각 청포와 유단[기름종이]로 덮어 가린다. 뱃머리 위는 청룡아기 青龍牙旗를 꽂고, 꼬리는 각각 주아 走舸 [쾌속선의 일종]을 매단다. 막사에서 살피며, 오로지 주유의 호령을 기다린다. 감녕, 감택은 채화, 채중을 붙들고 외채 外寨[바깥 진지]에서 날마다 음주하며 아무도 강기슭을 오르지 못하게 한다. 그들 주위는 모조리 동오 군마들이라 물샐 틈 없이 지키며, 오로지 위에서 호령이 내려지기만 기다린다.

周瑜正在帳中坐議,探子來報:「吳侯船隻離寨八十五里停泊,只等都督好音。」瑜即差魯肅遍告各部下官兵將士:「俱各收拾船隻軍器帆櫓等物。號令一出,時刻休違。倘有違誤,即按軍法。」眾兵將得令,一個個磨拳擦掌,準備廝殺。

주유가 마침 안에서 의논하는데, 탐자 探子가 와서 알린다.

"오후 吳侯[손권]께서 배를 80리 밖에 정박하셔, 도독에게서 좋은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십니다."

주유가 곧 노숙을 보내 부하 관병들과 장사들에게 두루 고한다.

"모두 배, 무기, 돛, 노 따위를 수습하라. 호령이 나오면, 시각을 어기지 말라. 어기는 즉시 군법을 따르겠다."

병사와 장수들이 영을 듣고, 하나하나 주먹을 문지르고 손을 비비며, 싸움을 준비한다.

是日看看近夜,天色清明,微風不動。瑜謂魯肅曰:「孔明之言謬矣。隆冬之時,怎得東南風乎?」肅曰:「吾料孔明必不謬談。」

이날 점점 밤이 가까울수록 하늘은 청명해 미풍도 불지 않는다. 주유가 노숙에게 이른다.

"공명 말이 틀렸소. 융동[엄동설한]에 어찌 동남풍이 불겠소?"

"제 생각에 공명이 틀린 말을 할 리는 없소."

將近三更時分,忽聽風聲響,旗旛轉動。瑜出帳看時時,旗腳竟飄西北,霎時間東南風大起。

곧 3경 무렵, 홀연히 바람 소리가 들리고 깃발들이 펄럭인다. 주유가 밖으로 나가 바라보니 깃발 끝자락이 드디어 서북쪽으로 나부껴, 삽시간 霎時間에 동남풍이 크게 분다.

瑜駭然曰:「此人有奪天地造化之法,鬼神不測之術!若留此人,乃東吳禍根也。及早殺卻,免生他日之憂。」急喚帳前護軍校尉丁奉,徐盛二將:「各帶一百人。徐盛從江內去,丁奉從旱路去,都到南屏山七星壇前。休問長短,拏住諸葛亮便行斬首,將首級來請功。」

주유가 깜짝 놀라 말한다.

"이 자는 천지를 조화하는 법을 얻어 귀신도 못 헤아릴 술법을 가졌구나! 이 자를 살려두면, 동오에 화근이 되고 말리라. 어서 죽여야지 살려두면 훗날 우환이 되겠구나."

급히 호군교위 護軍校尉 정봉 丁奉과 서성 徐盛, 두 장수를 불러 지시한다.

"각각 1백인을 거느려, 서성은 강물을 따라, 정봉은 지름길로 가, 모두 남병산 칠성단에 당도해, 아무 것도 묻지 말고, 제갈량을 잡아 바로 목을 베시오. 그 수급을 갖고 와서 공을 청하시오."

二將領命,徐盛下船,一百刀斧手,蕩開棹槳;丁奉上馬,一百弓拏手,各跨征駒,往南屏山來。於路正迎著東南風起。後人有詩曰:

두 장수가 명을 받아, 서성은 배를 타고, 도부수 刀斧手 1백이 힘차게 노를 젓는다. 정봉은 말을 타고, 궁노수 弓拏手 1백이 각각 말을 몰아 남병산으로 달려간다. 뒷날 누군가 시를 지었다.

七星壇上臥龍登,一夜東風江水騰。
不是孔明施妙計,周郎安得逞才能?

칠성단 위로 와룡이 오르니, 하룻밤새 동풍이 불어와 강물이 솟구치네.
공명이 절묘한 계책을 베풀지 않았으면 주랑이 어찌 재능을 떨쳤으리.

丁奉馬軍先到,見壇上執旗將士,當風而立。丁奉下馬提劍上壇,不見孔明,慌問守壇將士。答曰:「恰纔下壇去了。」丁奉忙下壇尋時,徐盛船已到。二人聚於江邊。小卒報曰:「昨晚一隻快船停在前灘口,適間卻見孔明披髮下船。那船望上水去了。」

정봉의 군마들이 먼저 도착해 바라보니, 단 위에서 깃발을 든 장사들이 바람을 맞으며 서 있다. 정봉이 말에서 내려, 칼을 쥔 채 단을 오르나 공명은 안 보여, 단을 지키는 병사들에게 황급히 묻자, 답한다.

"방금 단을 내려 가셨습니다."

정봉이 다급히 단을 내려가 찾는데, 서성의 배가 벌써 도착해 있다. 두 사람이 강변에서 만난다. 소졸 小卒[졸병]이 보고한다.

"어젯밤 빠른 배 한 척이 요 앞 여울목에 정박했는데, 방금 보니 공명이 머리를 풀어헤친 채 배를 탔습니다. 그 배는 상류로 갔습니다."

丁奉,徐盛,便分水陸兩路追襲。徐盛教拽起滿帆,搶風而使。遙望前船不遠,徐盛在船頭高聲大叫:「軍師休去!都督有請!」只見孔明立於船尾大笑 曰:「上覆都督:好好用兵。諸葛亮暫回夏口,異日再容相見。」徐盛曰:「請暫少住。有緊話說。」孔明曰:「吾已料定都督不能容我,必來加害,預先教趙子龍 來相接。將軍不必追趕!」

정봉, 서성이 곧 수륙 양갈래로 추격한다. 서성이 지시해 돛을 활짝 펴, 바람을 타게 한다. 멀리 바라보니, 그 앞선 배가 멀지 않아 서성이 뱃머리에서 고성 高聲으로 크게 외친다.

"군사께서는 멈추시오. 도독께서 청하실 일이 있다시오!"

그러나 공명은 뱃꼬리에 서서 크게 웃는다.

"도독께 돌아가 용병을 잘하시라 전하시오. 제갈량은 잠시 하구로 돌아가, 다른 날 다시 만나 뵐 것이오."

"잠시만 멈추시오. 긴히 드릴 말씀이 있소."

"내 이미 도독께서 나를 용납치 않아 반드시 해치러 올 것을 알아, 미리 조자룡더러 와서 접응하게 했소. 장군! 굳이 추격하지 마시오!"

徐盛見前船無篷,只顧趕去。看看至近,趙雲拈弓搭箭,立於船尾大叫曰:「吾乃常山趙子龍也!奉令特來接軍師。你如何來追趕?本待一箭射死你來, 顯得失了兩家和氣教你知我手段!」言迄,箭到處,射斷徐盛船上篷索。那篷墮落下水,其船便橫。趙雲卻教自己船上拽起滿帆,乘順風而去。其船如飛,追之不及。

*篷 /봉/ 배나 수레 위의 차폐물. 배의 돛. 배. 본문에서는 돛으로 봐야.
*顯得 /현득/ 어떤 일이 매우 극명히 드러날 것 같을 때 쓰는 말.

서성이 보니 앞 배는 돛을 올리지 않아, 오로지 뒤쫓을 뿐이다. 점점 가까워지자, 조운이 활을 집어 들고 화살을 매겨, 뱃꼬리에 서서 크게 외친다.

"나는 상산의 조자룡이다! 영을 받아 특별히 군사를 모시러 왔다. 너는 왜 뒤쫓냐? 본래 1발에 너를 쏴 죽일 것이나, 양가 兩家의 화기 和氣를 잃게 할 것이 틀림없으니 네게 내 수단만 보여주마!"

말을 마치더니, 화살이 날아 와, 서성의 배 돛을 끊어 버린다. 그 돛이 추락해 물에 빠지니, 배가 곧 비틀거린다. 조운이  지시해 돛을 활짝 펴, 순풍을 타고 가버린다. 그 배가 나는 듯하니, 뒤쫓아도 미치지 못한다.

岸上丁奉喚徐盛船近岸,言曰:「諸葛亮神機妙算,人不可及。更兼趙雲有萬夫不當之勇。汝知他當陽長阪時否?吾等只索回報便了。」於是二人回見周瑜,言孔明預先約趙雲迎接去了。周瑜大驚曰:「此人如此多謀,使我曉夜不安矣!」魯肅曰:「且待破曹之後,卻再圖之。」

*只索 /지색/ 부득이, 부득불, 어쩔 수 없이.

강기슭의 정봉이 서성의 배를 강기슭 가까이 불러, 말한다.

"제갈량의 신기묘산, 사람이 미치지 못하겠소. 게다가 조운은 만부지당 萬夫不當의 용맹을 갖췃소. 그대는 당양 장판의 일을 알지 못하오? 우리는 부득불 돌아가 알려야겠소."

이에 두 사람이 돌아가 주유를 만나, 공명이 미리 조운과 선약해 영접하게 한 것을 말하자, 주유가 크게 놀라 말한다.

"그 자가 그토록 꾀가 많으니, 내 밤새 불안하겠소!"

노숙이 말한다.

"우선 조조를 쳐부순 뒤, 다시 도모합시다."

瑜從其言,喚集諸將聽令。先教甘寧帶了蔡中並降卒沿南岸而走:「只打北軍旗號,直取烏林地面,正當曹操屯糧之所。深入軍中,舉火為號。只留下蔡和一人在帳下,我有用處。」第二喚太史慈分付:「你可領三千兵,直奔黃州地界,斷曹操合淝接應之兵,就逼曹兵,放火為處。只看紅旗,便是吳侯接應兵到。」 這兩隊兵最遠先發。第三喚呂蒙領三千兵去烏林接應,甘寧焚燒曹操寨柵。第四喚凌統領三千兵,直接彝陵界首,只看烏林火起,以兵應之。第五喚董襲領三千兵, 直取漢陽;從漢川殺奔曹操寨中,看白旗接應。第六喚潘璋領三千兵,盡打白旗往漢陽接應董襲。

주유가 그 말을 따라, 장수들을 불러 모아 영을 듣게 한다. 먼저 감녕에게 지시해 채중과 항복한 병사들을 데리고 남쪽 기슭으로 가게 한다.

"북군의 기호 旗號[깃발]를 들고, 바로 오림 烏林 지역으로 가면, 바로 조조의 둔량 屯糧 [식량을 쌓아둠] 장소가 나올 것이오. 군중으로 깊이 침투해, 불을 붙여 신호하시오. 다만 채화는 막사 안에 남겨 두면, 내 따라 쓸 데가 있소."

두번째로 태사자를 불러 분부한다.

"그대는 3천 병력을 이끌고, 황주 경계로 곧장 가, 조조의 합비 合淝 접응 병력을 끊고, 조조 병력을 마주치거든, 불을 놓아 신호하시오. 홍기 紅旗가 보이면, 바로 오후 吳侯께서 이끄시는 접응 병력이 도착한 것이오."

이들 두 부대가 제일 먼저 떠난다. 세번째로 여몽을 불러 3천 병력을 거느려 오림으로 가, 감녕이 조조 채책 寨柵을 불사르는 것을 접응하게 한다. 네번째로 능통을 불러 3천 병력을 거느려, 바로 이릉 彝陵 입구로 가, 오림에서 불이 치솟으면, 출병해 접응하게 한다. 다섯번째로 동습을 불러 3천 병력을 거느려, 한양 漢陽을 곧장 취해, 한천 漢川으로부터 조조 영채로 내달려, 백기가 보이면 접응하라 한다. 여섯번째로 반장 潘璋을 불러 3천 병력을 거느려, 모조리 백기를 들고 한양으로 가 동습과 접응하게 한다.

六隊軍馬各自分路去了。卻令黃蓋安排火船,使小卒馳書約曹操令夜來降。一面撥戰船四隻,隨於黃蓋船後接應。第一隊領兵軍官韓當,第二隊領兵軍官周泰,第三隊領兵軍官蔣欽,第四隊領兵軍官陳武:四隊各引戰船三百隻,前面各擺列火船二十隻。周瑜自與程普在大艨艟上督戰,徐盛,丁奉為左右護衛,只留魯 肅共闞澤及眾謀士守寨。程普見周瑜調軍有法,甚相敬服。

*四隻 /사척/ 선박 4척. 그러나 문맥으로 보아, 4개의 선단/함대를 말하는 것으로 봐야.

여섯 부대의 군마들이 각각 길을 나눠 떠난다. 황개에게 영을 내려 화선 火船을 안배해, 소졸을 보내 조조에게 오늘밤 투항하겠다는 글을 바치게 한다. 한편으로 전선 4개 함대를 뽑아, 황개의 배를 뒤따라 접응하게 한다. 제1대의 영병 領兵[지휘] 군관은 한당, 제2대의 영병 군관은 주태, 제3대의 영병 군관은 장흠, 제4대의 영병 군관은 진무다. 4개 함대는 각각 전선 3백척을 이끌고, 전면에 각각 화선 20척을 배치한다. 주유 스스로 정보와 더불어 큰 몽동 전선 위에서 독전하고, 서성과 정봉이 좌우에서 호위하는데, 다만 노숙이 감택, 모사들과 함께 영채를 지킨다. 정보가 보니 주유의 용병이 법도가 있어, 깊이 탄복한다.

卻說孫權差使命持兵符至,說已差陸遜為先鋒,直抵蔪黃地面進兵,吳侯自為後應。瑜又差人西山放火,南屏山舉旗號。各各準備停當,只等黃昏舉動。

한편 손권은 사자를 보내 병부 兵符 [장수가 명령을 발포하는 신부]를 보내고 말하기를, 이미 육손을 선봉으로, 점황 蔪黃 지역으로 바로 가도록 보내고, 오후 손권 스스로 뒤에서 접응할 것이라 한다. 주유도 사람을 보내 서산에서 방화하면, 남병산에서 깃발을 들게 한다. 각각 준비를 마쳐, 오로지 황개의 거동을 기다린다.

話分兩頭:且說劉玄德在夏口專候孔明回來,忽見一隊船到,乃是公子劉琦自探聽消息。玄德請上敵樓坐定,說:「東南風起多時,子龍去接孔明,至今 不見到,吾心甚憂。」小校遙指樊口港上:「一帆風送扁舟來到,必軍師也。」玄德與劉琦下樓迎接。須臾到,孔明,子龍登岸。玄德大喜。問候畢,孔明曰:「且無暇告訴別事。前者所約軍馬戰船,皆已辦否?」玄德曰:「收拾久矣,只候軍師調用。」

이제 이야기는 두 갈래로 나뉜다. 한편 유현덕은 하구에서 오로지 공명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데, 문득 한 무리 선단이 몰려 오니, 바로 공자 유기 스스로 소식을 알고자 온 것이다. 현덕이 적루 敵樓 [적을 살피는 망루]로 불러 자리잡고 앉아, 이야기한다.

"동남풍이 거세게 불기에, 자룡을 보내 공명을 접하게 하였으나, 지금까지 오는 게 보이지 않아, 내 마음이 몹시 걱정이네."

소교 小校[병사]가 손가락으로 번구 어귀를 가리켜 말한다.

"돛에 바람을 가득 실은 배가 오고 있는 게 아무래도 군사이십니다."

현덕이 유기와 더불어 영접하러 적루를 내려간다. 잠시 뒤, 공명, 자룡이 강기슭을 오르니, 현덕이 크게 기뻐한다. 문안 인사를 마쳐, 공명이 말한다.

"우선 다른 이야기를 할 틈이 없습니다. 지난날 약속한 군마며 전선은 모두 준비되지 않았습니까?"

현덕이 말한다.

"수습한 지 오랩니다. 오로지 군사께서 배치해 쓰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孔明便與玄德,劉琦升帳坐定,謂趙雲曰:「子龍可帶三千軍馬,渡江逕取烏林小路,揀樹木蘆葦密處埋伏。今夜四更已後,曹操必然從那條路奔走。等他軍馬過。就半中間放起火來。雖然不殺他盡絕,也殺一半。」雲曰:「烏林有兩條路:一條通南郡,一條取荊州。不知向那條路來?」孔明曰:「南郡勢迫,曹操 不敢往,必來荊州,然後大軍投許昌而去。」

공명이 곧 현덕, 유기와 더불어 막사로 들어가 좌정한 뒤, 조운에게 이른다.

"자룡은 3천 군마를 거느려, 강을 건너 바로 오림의 소로 小路[좁은 길. 지름길]로 가, 수풀과 갈대가 우거진 곳에 매복하시오. 오늘밤 4경 이후, 조조가 필시 그 길로 달아날 것이오. 그들 군마가 지나기를 기다려, 반쯤 지나거든 불을 놓으시오. 모조리 다 죽일 것은 없고, 절반만 죽이면 되오."

"오림에는 두 갈래 길이 있소. 한 갈래는 남군으로 통하고, 한 갈래는 형주로 가는 것이오. 어느 갈래 길로 올 지 알지 못하시오?"

"남군 南郡은 사세가 급박해, 조조가 감히 가지 못해, 반드시 형주 쪽으로 오고, 그 뒤 대군 大軍이 허창으로 달아날 것이오."

雲領計去了。又喚張飛曰:「翼德可領三千兵渡江,截斷彝陵這條路,去葫蘆谷口埋伏。曹操不敢走南彝陵,必望北彝陵去。來日雨過,必然來埋鍋造飯。只看煙起,便就山邊放起火來。雖然不捉得曹操,翼德這場功料也不小。」

조운이 계책을 받들어 떠난다. 다시 장비를 불러 말한다.

"익덕은 3천 병력을 거느려 강을 건너, 이릉 쪽 길을 차단하고, 호로곡 葫蘆谷 입구로 가 매복하시오. 조조가 감히 남이릉 南彝陵으로 가지 못하고, 틀림없이 북이릉으로 갈 것이오. 내일 비가 온 뒤, 그는 틀림없이 솥을 놓고 밥을 지을 것이오. 밥 짓는 연기가 솟거든, 바로 산비탈에서 불을 놓으시오. 비록 조조를 사로잡지 못하더라도, 익덕은 거기서 공을 세움이 적지 않을 것이오."

飛領計去了。又喚糜竺,糜芳,劉封三人,各駕船隻。遶江剿擒敗軍,奪取器械。三人領計去了。孔明起身,謂公子劉琦曰:「武昌一望之地,最為緊 要。公子便請回。率領所部之兵,陳於岸口。操一敗必有逃來者,就而擒之,卻不可輕離城郭。」劉琦便辭玄德,孔明去了。孔明謂玄德曰:「主公可於樊口屯只, 憑高而望,坐看今夜周郎成大功也。」

장비가 계책을 받들어 떠난다. 다시 미축, 미방, 유봉, 세 사람을 불러, 각각 배를 타, 강을 돌며 패군 敗軍들을 죽이거나 사로잡게 한다. 세 사람이 계책을 받들어 떠난다. 공명이 일어나, 공자 유기에게 말한다.

"무창은 일망지지 一望之地 [눈으로 살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의 땅]이니, 가장 긴요합니다. 공자께서 어서 돌아가시기를 청합니다. 휘하 병력을 거느리고, 안구 岸口에 포진하십시오. 조조가 한바탕 패해 도망쳐 오거든, 곧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나 성곽을 함부로 떠나서는 안 됩니다. "

유기가 곧 현덕, 공명을 작별해 떠난다. 공명이 현덕에게 말한다.

"주공께서는 번구에 주둔하셔서, 높은 곳에서 살피며 편안히 앉아 오늘밤 주랑이 큰 공을 세우는 것을 보시면 됩니다."

時雲長在側,孔明全然不睬。雲長忍耐不住,乃高聲曰:「關某自隨兄長征戰多年來,未嘗落後。今日逢大敵,軍師卻不委用,此是何意?」孔明笑曰: 「雲長勿怪!某本欲煩足下把一個最緊要的隘口,怎奈有些遠礙處,不敢教去。」雲長曰:「有何違礙?願即見諭。」孔明曰:「昔日曹操待足下甚厚,足下當有以 報之。今日操兵敗,必走華容道。若令足下去時,必然放他過去。因此不敢教去。」

*有些 /유사 youxie/ 일부. 어떤.

이때 운장이 옆에 있었으나, 공명이 전혀 거들떠보지 않는다. 운장이 참지 못하여, 소리 높여 말한다.

"이 관모 關某, 형장을 따라 정전 征戰한 지 다년 多年이나, 아직 낙후 落後 [낙오]한 적 없소. 금일 대적 大敵을 만나거늘, 군사께서 도리어 아무 것도 맡기지 않으시니, 이게 무슨 뜻이오?"

공명이 웃는다.

"운장! 괴이히 여기지 마시오! 내 본래 족하 足下께 제일 긴요한 애구 隘口를 맡겨 드리고 싶었으나, 어쩐지 무언가 거리끼는 게 있어, 감히 가라 못하겠소."

"무엇이 거리끼오? 어서 알려 주시기 바라오."

"석일 昔日 조조가 족하를 심히 후하게 대하여, 족하께서 마땅히 보답해야 할 것이오. 금일 조조가 패전하면, 반드시 화용도 華容道로 달아나오. 만약 족하로 하여금 그곳으로 가라 하면, 틀림없이 그를 놓아 줄 것이오. 이래서 감히 가라 못하겠소."

雲長曰:「軍師好多心!當日曹操果是重待某,某已斬顏良,誅文醜,解白馬之圍,報過他了。今日撞見,豈肯輕放!」孔明曰:「倘若放了時,卻如 何?」雲長曰:「願依軍法。」孔明曰:「如此,立下軍令狀。」雲長便與了軍令狀。雲長曰:「若曹操不從那條路上來,如何?」孔明曰:「我亦與你軍今狀。」

"군사께서 쓸데없는 걱정을 하시는구려! 당시 조조가 저를 중히 대한 것은 맞지만, 제가 이미 안량을 참하고, 문추를 주살해 백마의 포위를 풀어 그에게 보답했소. 금일 마주친들, 어찌 함부로 풀어주겠소!"

"만약 놓아주면, 어찌하시겠소?"

"바라건대, 군법을 따르겠소."

"그렇다면, 군령장 軍令狀[군법 준수 각서]을 쓰시오."

운장이 곧 군령장을 건네고, 말한다.

"만약 조조가 그 길로 오지 않으면 어찌하오?"

"저도 그대에게 군령장을 주겠소."

雲長大喜,孔明曰:「雲長可於華容小路高山之處,堆積柴草,放起一把火煙,引曹操來。」雲長曰:「曹操望見煙,知有埋伏,如何肯來?」孔明笑曰:「豈不聞兵法虛虛實實之論?操雖能用兵,只此可以瞞過他也。他見煙起,將謂虛張聲勢,必然投這條路來。將軍休得容情。」

운장이 크게 기뻐하는데, 공명이 말한다.

"운장께서 화용소로 華容小路[소로는 좁은 길. 지름길] 높은 산 위에 시초 柴草 [장작과 마른 풀]를 퇴적 堆積하여, 한줄기 불과 연기를 피워 올려, 조조를 유인해 오게 하시오."

"조조가 연기를 바라보고, 매복이 있을 걸 알텐데, 어찌 기꺼이 오겠소?"

"병법에 나오는 허허실실 虛虛實實 이야기를 듣지 못했소? 조조가 비록 용병에 능하다 하나, 이것으로 그를 기만할 수 있소. 그가 연기를 보면, 곧 허장성세 虛張聲勢라 여겨, 반드시 그 길로 올 것이오. 장군은 절대 용서하는 마음을 품지 마시오."

雲長領了將令,引關平,周倉並五百校刀手,投華容道埋伏去了。玄德曰:「吾弟義氣深重,若曹操果然投華容道去時,只恐端的放了。」孔明曰:「亮夜觀乾象,操賊未合身亡。留這人情,,教雲長做了,亦是美事。」玄德曰:「先生神算,世所罕及!」孔明遂與玄德往樊口看周瑜用兵,留孫乾,簡雍守城。

운장이 장령 將令[군령. 장수의 명령]을 받은 뒤, 관평, 주창과 5백인의 도수 刀手를 이끌고, 화용도에 매복하러 갔다. 현덕이 말한다.

"내 아우는 의기 義氣가 심히 중 重하여, 과연 조조가 화용도로 간다면, 아무래도 그를 놓아줄까 걱정입니다."

"제가 밤에 건상 乾象[천문 현상]을 관찰하니 조조 도적은 아직 죽을 때가 아닙니다. 저렇게 인정을 베풀어, 운장더러 놓아 주게 하는 것도, 역시 아름다운 일이겠습니다."

"선생의 신산 神算을 세상이 어찌 조금이라도 따르겠소!"

공명이 마침내 현덕과 더불어 번구로 가 주유의 용병을 살피고, 손건, 간옹을 남겨 수성 守城하게 한다.

卻說曹操在大寨中,與眾將商議,只等黃蓋消息。當日東南風起甚緊,程昱入告曹操曰:「今日東南風起,宜預隄防。」操笑曰:「冬至一陽生,來復之時,安得無東南風?何足為怪?」

한편 조조는 대채 大寨 [큰 진지] 안에서 장수들과 더불어 상의하며, 오로지 황개의 소식을 기다린다. 그날 동남풍이 몹시 거세게 불자, 정욱이 들어가 조조에게 고한다.

"오늘 동남풍이 부니, 미리 제방 隄防[방비]해야 합니다."

조조가 웃는다.

"동지일양생 冬至一陽生 [동지 이후 해가 점점 길어지는 현상을 양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으로 봤다]이라 양기가 다시 돌아오는 시기에, 어찌 동남풍이 불지 않겠소? 괴이할 게 무엇이오?"

軍士忽報江東一隻小船來到,說有黃蓋密書,操急喚入,其人呈上書。書中訴說:「周瑜關防嚴緊,因此無計脫身。今有鄱陽湖新運到糧,周瑜差蓋巡哨,已有方便。好歹殺江東名將,獻首來降。只在今晚三更,船上插青龍牙旗者,即糧船也。」操大喜,遂與眾將來到水寨中大船上,觀望黃蓋船到。

*好歹 /호대/ 되는대로. 아무튼. 이유를 불문하고.

군사가 문득 보고하기를, 강동에서 작은 배 한 척이 와서, 황개의 밀서를 갖고 있다 하므로, 조조가 급히 불러 들인다. 그 사람이 서찰을 바치는데, 내용은 이렇다.

"주유의 관방 關防 [경계]이 엄긴 嚴緊 [엄격]하여, 탈출할 방도가 없습니다. 이제 파양호 鄱陽湖에서 새로 군량이 도착하여, 주유가 저를 보내 순초 巡哨 [순찰]하게 하니, 방편으로 삼게 됐습니다. 아무튼 강동의 명장 名將을 죽여, 그 목을 가지고 투항하겠습니다.  오늘 저녁 3경, 배 위에 청룡아기를 꽂은 것이 바로 양선 糧船 [식량 수송 선박]입니다."

조조가 크게 기뻐, 곧 장수들과 더불어 수채의 큰 배 위로 가서, 황개의 배가 도착하는지 관망한다.

且說江東,天色向晚,周瑜喚出蔡和,令軍士縛倒,和叫:「無罪!」瑜曰:「汝是何等人,敢來詐降!吾今缺少福物祭旗,願借你首級。」和抵賴不過, 大叫曰:「汝家闞澤,甘寧,亦曾與謀!」瑜曰:「此乃吾之所使也。」蔡和悔之無及。瑜令捉至江邊皂纛旗下,奠酒燒紙,一刀斬了蔡和,用血祭旗畢,便令開船。黃蓋在第三隻火船上,獨披掩心甲,手提利刃,旗上大書「先鋒黃蓋」。蓋乘一天順風,望赤壁進發。

한편 강동에서는, 하늘이 점차 저녁으로 향하자, 주유가 채화를 불러내, 군사를 시켜 그를 포박해 넘어뜨리니, 그가 외친다.

"무죄 無罪!"

주유가 말한다.

"네 뭐하는 놈이기에, 감히 거짓으로 항복했냐! 내 이제 제기 祭旗 [출전에 앞서 군기에 제사 지내는 것]에 쓸 복물 福物이 모자라, 네 수급을 빌려야겠다."

채화가 어쩔 수 없자, 크게 외친다.

"너희 감택, 감녕 역시 벌써 모반하고 있다!"

"그거야 내가 시킨 것이다."

채화가 후회해 마지않는다. 주유가 다그쳐 강변의 조도기 皂纛旗 아래 끌고가, 술을 땅에 뿌리고 지전 紙錢을 태우더니, 한칼에 채화를 목베어, 그 피로 군기에 제사 올리고, 곧 배들을 출전 시킨다. 황개는 세번째 화선 火船을 타고, 홀로 엄심갑 掩心甲 [가슴 보호 갑옷]을 입고, 손에 예리한 칼을 들었는데, 깃발에 크게 '선봉 황개'라 적혀 있다. 황개가 가득히 순풍을 받아, 적벽  赤壁을 향해 진발한다.

是時東風大作,波浪洶湧。操在中軍遙望隔江,看看月上照耀江水,如萬道金蛇,翻波戲浪。操迎風大笑,自以為得志。忽一軍指說:「江南隱隱一簇帆幔,使風而來。」操憑高望之,報稱:「皆插青龍牙旗。內中有大旗,上書先鋒黃蓋名字。」操笑曰:「公覆來降,此天助我也!」

*帆幔 /범만 fanman/배 위의 장막. 돛.
*報稱 /보칭/ 다른 이의 은덕에 보답하며, 받은 은혜를 칭송함. 본문에서는 조조의 고견을 칭송하며 보고하는 것을 뜻하는 듯.
*得志 /득지/ 뜻을 이룸. 소원을 이룸.

이때 동풍이 크게 일어, 파랑 波浪이 흉용 洶湧[몹시 사나움]하다. 조조가 중군에서 멀리 강건너를 바라보니,  모든 강줄기가 금빛 뱀이 굼실대는 듯하여,  물결을 뒤집고 희롱한다. 조조가 바람을 맞아 크게 웃으며, 아주 마음에 들어한다.  문득 군사 하나가 손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강남에서 은은 隱隱히 [어렴풋이, 희미하게] 한 무리 돛단 배들이 바람을 타고 옵니다."

조조가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는데, 군사가 칭송한다.

"모두 청룡아기를 꽂았습니다! 그 가운데 큰 깃발에 '선봉 황개'라 높이 적었습니다."

조조가 웃는다.

"공복[황개]이 항복하러 오는구나! 하늘이 나를 돕는 것이다!"

來船漸近。程昱觀望良久,謂操曰:「來船必詐。且休教近寨。」操曰:「何以知之?」程昱曰:「糧在船中,船必穩重。今觀來船,輕而且浮;更兼今 夜東南風甚緊;倘有詐謀,何以當之?」操省悟,便問:「誰去止之?」文聘曰:「某在水上頗熟,願請一往。」言畢,跳下小船,用手一指,十數隻巡船,隨文聘 船出。聘立在船頭,大叫:「丞相鈞旨,南船且休近寨,就江心拋住。」眾軍齊喝:「快下了篷!」

배들이 점점 다가온다. 정욱이 한참 관망하다, 조조에게 말한다.

"오는 배가 아무래도 수상합니다. 어서 수채 가까이 오지 못하게 지시하십시오."

"어떻게 아시오?"

"군량을 실었으면, 배는 필시 깊이 잠깁니다. 지금 오는 배를 관찰하니, 가볍게 떠서 옵니다. 게다가 오늘밤 동남풍이 몹시 부니, 행여나 속임수라면, 어떻게 막겠습니까?"

조조가 깨달아, 곧 묻는다.

"누가 가서 막겠소?"

문빙이 말한다.

"제가 물 위는 제법 익숙하니, 한번 가게 해주십시오."

말을 마쳐, 작은 배로 뛰어내려, 손으로 지시하자, 십수척의 순선들이 문빙의 배를 따라 나간다. 문빙이 뱃머리에서 크게 외친다.

"승상의 균지 鈞旨를 전한다. 강남 배들은 수채 가까이 오지 말고, 강 가운데 머물라!"

군사들이 일제히 소리지른다.

"어서 돛을 내려라!"

言未絕,弓弦響處,文聘被箭射中左臂,倒在船中。船上大亂,各自奔回。南船距操寨止隔二里水面。黃蓋用刀一招,前船一齊發火。火趁風威,風助火勢,船如箭發,煙燄障天。二十隻火船,撞入水寨。曹寨中船隻一時盡著;又被鐵環銷住,無處逃避。隔江砲響,四下火船齊到,但見三江面上,火逐風飛,一派通紅,漫天徹地。

말을 미처 못 마쳐, 활시위 소리 울리더니, 문빙이 왼팔에 화살을 맞아, 배 안에 쓰러진다. 배 위가 크게 혼란해, 각각 도망쳐 돌아간다. 강남 배들이 조조 수채로부터 겨우 2 리 밖 수면까지 다다른다. 황개가 칼을 들어 지시하자, 앞장선 배들이 일제히 불을 붙인다. 불길이 바람의 위세를 타니, 바람이 불기운을 돕고, 배들이 쏜살같이 나아가, 연기와 불꽃이 하늘을 가린다. 20척 화선 火船이 수채로 돌입하니, 조조 수채의 배들이 일시에 모조리 불붙는다. 게다가 쇠사슬로 묶어놓아, 어디 달아날 수도 없다. 강건너 신호포 소리 울리더니, 사방에서 화선들이 일제히 다다라, 삼강 三江 물 위는 불길이 바람을 타고 날아들 뿐이니, 온통 붉은 빛이 하늘과 땅을 채운다.

曹操回觀岸上營寨,幾處煙火。黃蓋跳在小船上,背後數人駕舟,冒煙突火,來尋曹操,操見勢急,方欲跳上岸,忽張遼駕一小腳船,扶操下得船時,那隻大船,已自著了。張遼與十數人保護曹操,飛奔岸口。黃蓋望見穿絳紅袍者下船,料是曹操,乃催船速進,手提利刃,高聲大叫:「曹賊休走!黃蓋在此!」操叫苦連聲。張遼拈弓搭箭,覷著黃蓋較近,一箭射去。此時風聲正大,黃蓋在火光中,那裏聽得弓弦響?正中肩窩,翻身落水。正是: 火厄盛時遭水厄,棒瘡愈後患金瘡。

조조가 강기슭 위의 영채를 되돌아보니, 거기도 여러군데 불이 붙었다. 황개가 작은 배로 뛰어내려, 뒤따르는 몇몇과 배를 타고, 연기를 무릅쓰고 불길을 뚫어, 조조를 찾는다. 조조가 보니 형세가 다급하여, 막 강기슭으로 뛰어내리려 하는데, 문득 장요가 한 척의 작은 각선 腳船 [돛단배의 일종]을 타고 온다. 조조를 부축해 배에 태우는데, 큰 배 한 척이 어느새 나타났다. 장요가 열몇 사람과 더불어 조조를 보호해, 안구 岸口로 나는듯이 달아난다. 황개가 멀리 강홍포絳紅袍 [붉은 도포]를 입은 자가 배에 타는 것을 보고, 조조라고 여겨, 배를 속히 나아가게 다그치며, 손에 예리한 칼을 들고, 소리 높여 크게 외친다.

"조조 도적! 달아나지 마라! 황개가 여기 있다!"

조조가 연달아 구해달라 외친다. 장요가 활을 들어 화살을 매겨, 황개가 가까이 오기를 기다려, 한 발을 날린다. 이때 바람소리가 마침 크고, 황개는 불빛에 가려 있으니, 어찌 활시위 소리를 들으리오? 어깻죽지에 명중하여, 뒤집혀 물에 빠진다.

불난리가 성한데 물난리도 만나니, 봉창이 나은 뒤 금창을 앓는 격이구나.

未知黃蓋性命如何,且看下文分解。

황개의 목숨이 어찌될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에 풀리리다.

덧글

  • 라디오 2010/01/29 00:27 # 답글

    一面求醫調治
    = 한편 의원을 구하여 조치한다.

    자연스럽게 하시는게 나을 것 같군요.
  • 뽀도르 2010/01/29 10:23 #

    감사합니다. 보어구를 순서대로 해석해서 결과로 적으면, 문맥에 안 맞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순서대로 해도 되겠군요. 조치는 일반적으로 조치 措置가 쓰여, 치료한다로 했습니다.
  • 시무언 2010/01/29 01:36 # 삭제 답글

    조조무적전설이 끝나는 순간이군요
  • 뽀도르 2010/01/29 10:40 #

    다음편 조조의 개그콘서트가 기대되는군요 ㅋㅋ
  • 별나라전갈 2010/01/29 11:12 # 답글

    오 적벽대전인가요 ㅎㅎ 아는거 나와서 아는 척 ㅋㅋㅋ
    왜 다른건 기억이 안나나요 ㅋㅋㅋ
  • 뽀도르 2010/01/29 11:14 #

    ㅋㅋ 판소리 적벽가를 좋아하셔서 기억 나시는 거 아닐까요.
  • 시무언 2010/01/30 06:32 # 삭제 답글

    산양공재기에선 화용도 빠져나오면서 "유비가 내 맞수이긴 한데 한수 모자란단 말이야 ㅋㅋ" 그랬지만 결과적으론 깨지고 돌아가는 길인데 그런 말해서 뭐할런지(...)

    여하간 정사에선 조조를 이긴게 유비라고 나오는데 정작 연의에선 뒷처리만 하니 재밌군요
  • 뽀도르 2010/01/30 10:40 #

    주유 말고도 억울해서 피를 토할 사람 한 사람 더 있군요 ㅋㅋ
  • 잉글랜드 2017/07/27 10:34 # 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뽀도르 2017/07/27 11:48 #

    감사합니다^_^)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