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삼국지] 제8회: 여포와 동탁, 초선에게 미치다. 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초선 貂蟬 Diao Chan

第八回:王司徒巧使連環計 董太師大鬧鳳儀亭

제8회: 왕 사도, 교묘히 연환계 쓰고, 동 태사, 봉의정에서 크게 싸우다.

        卻說蒯良曰:“今孫堅已喪,其子皆幼。乘此虛弱之時,火速進軍,江東一鼓可得。若還尸罷兵,容其養成氣力,荊州之患也。”表曰:“吾有黃祖在彼營中,安忍棄之?”良曰:“舍一無謀黃祖而取江東,有何不可?”表曰:“吾與黃祖心腹之交,舍之不義。”遂送桓階回營,相約以孫堅尸換黃祖。孫策換回黃祖,迎接靈柩,罷戰回江東,葬父于曲阿之原。喪事已畢,引軍居江都,招賢納士,屈己待人,四方豪杰,漸漸投之。不在話下。

      *不在話下 더 말하지 않음. 더 자세히 말할 필요 없음. 문제가 안 됨.

      괴량 말한다.

      "이제 손견 이미 죽고 그 아들 모두 어리니 허약한 시기를 타서 불 같이 진군하면 강동은 한번에 얻을 수 있습니다. 시신을 돌려주고 병사를 거두면 그들이 힘을 길러 형주의 우환이 될 겁니다."

      "황조가 적진에 잡혔는데 어찌 차마 버리겠소?"

      "무모한 황조 하나 버리시고 강동을 얻으시는데 어찌 안 된다 하십니까?"

      "황조는 내 심복, 버리는 건 의롭지 못하오."

      환계를 보내 손견 시신과 황조를 바꾸기로 약속한다. 손견이 황조를 교환해 보내고 시신을 받아 싸움을 끝내고 강동으로 돌아가 부친을 곡아의 들에 장사지낸다. 장례를 끝내고 강도 江都에 주둔하고 어진 이를 부르고 선비를 받아들이며 스스로 낮추어 사람을 대하니 사방 호걸이 점점 몰려오는데 더 말할 필요 없겠다.

  卻說董卓在長安,聞孫堅已死,乃曰:“吾除卻一心腹之患也!”問:“其子年几歲矣?”或答曰:“十七歲。”卓遂不以為意。自此欲加驕橫,自號為“尚父”,出入皆天子儀仗﹔封弟董明為左將軍、云侯,侄董璜為侍中,總領禁軍。董氏宗族,不問長幼,皆封列侯。離長安城二百五十里,別筑酈塢,役民夫二十五萬人筑之:其城郭高下厚薄一如長安,內蓋宮室,倉庫屯積二十年糧食﹔選民間少年美女八百人實其中,金玉、彩帛、珍珠堆積不知其數﹔家屬都住在內。

      *不以為意 심각하게 여기지 않다. 염두에 두지 않다.
      *尚父 /상부/ 위대하고 지혜로운 장관. 강태공처럼 위대한 사람이란 뜻

      한편 장안에서 동탁이 손견의 죽음을 듣고 말한다.

      "내 제일 큰 걱정거리가 없어졌구나!"

      그리고 묻는다.

      "그 아들이 몇살이냐?"

      누군가 십칠 세라 답하자 동탁이 신경 쓰지 않는다. 이때부터 더욱 교만방자해져 스스로 '상부 尚父'라 부르게 하고 출입할 때 천자처럼 꾸민다. 아우 동명을 좌장군, 운후로 삼고 조카 동황은 금군을 지휘케 한다. 동 씨 집안은 애어른 안 가리고 모두 열후에 봉한다. 장안성 2백5십 리 밖에 백성 25만을 동원해 미오 酈塢를 쌓는다. 성곽의 높낮이와 두께가 장안성과 같고 안에 궁실을 두고 창고에 이십 년 치 식량을 쌓았다. 민간에서 나이 어린 미녀 8백 인을 뽑아 채우고 황금과 옥돌, 색색 비단, 진주를 쌓은 것을 헤아릴 수 없다. 동탁 집안 식구 모두 그 안에 산다.

      卓往來長安,或半月一回,或一月一回,公卿皆候送橫門外﹔卓常設帳于路,與公卿聚飲。一日,卓出橫門,百官皆送,卓留宴,適北地招安降卒數百人到。卓即命于座前,或斷其手足,或鑿其眼睛,或割其耳,或以大鍋煮之。哀號之聲震天,百官戰□失箸,卓飲食談笑自若。又一日,卓于省台大會百官,列坐兩行。酒至數巡,呂布徑入,向卓耳邊言不數句,卓笑曰:“原來如此。”命呂布于筵上揪司空張溫下堂。百官失色。不多時,侍從將一紅盤,托張溫頭入獻。百官魂不附體。卓笑曰:“諸公勿驚。張溫結連袁朮,欲圖害我,因使人寄書來,錯下在吾兒奉先處。故斬之。公等無故,不必驚畏。”眾官唯唯而散。

      *橫門 옛 장안의 북서쪽 문
      *省台 /성대/省臺/ 조정의 여러 성과 어사대를 아우른 명칭. 중앙정부.

      동탁이 장안에 보름이나 한달에 한번 왕래하면 공경 대신과 여러 제후가 횡문 橫門밖에서 배웅하고 동탁이 늘 길에 장막을 쳐서 공경 대신과 술을 마신다. 하루는 동탁이 횡문을 나서 백관이 모두 배웅하고 동탁이 주연을 베푸는데 마침 북쪽 지방에서 항복한 포로 수백 인이 당도한다. 동탁이 즉석에서 명하니 팔다리를 자르거나 눈동자를 찌르거나 귀를 자르거나 큰 솥에 삶기도 한다. 애처로운 비명 소리 하늘을 흔드니 백관이 덜덜 떨며 젓가락을 놓치는데 동탁은 먹고 마시고 담소하는 게 태연하다. 또 하루는 동탁이 성대 省台에 백관을 크게 모아 두 줄로 세우고 술이 몇차례 돌자 여포가 달려오더니 동탁 귓가에 몇 마디 속삭인다. 동탁 웃으며 말한다.

      "원래 그런 거다."

      여포에게 사도 장온을 술자리 아래로 끌어내게 하니 백관이 하얗게 질린다. 얼마 안 돼 시종이 붉은 쟁반에 장온의 머리를 올려 들어와 바친다. 백관 모두 넋이 빠진다. 동탁 웃으며 말한다.

      "여러분 놀라지 마오. 장온이 원술과 결탁하여 나를 해치려고 편지를 부치다가 내 아들 봉선이 먼저 손을 써서 실패했소. 그래서 목을 베었지 여러분은 무고하니 놀라 떨 필요 없소."

      뭇 관리가 그저 예, 예 하며 흩어진다.

        司徒王允歸到府中,尋思今日席間之事,坐不安席。至夜深月明,策杖步入后園,立于荼蘼架側,仰天垂淚。忽聞有人在牡丹亭畔,長吁短嘆。允潛步窺之,乃府中歌伎貂蟬也。其女自幼選入府中,教以歌舞,年方二八,色伎俱佳,允以親女待之。是夜允聽良久,喝曰:“賤人將有私情耶?”貂蟬驚跪答曰:“賤妾安敢有私!”允曰:“汝無所私,何夜深于此長嘆?”蟬曰:“妾蒙大人恩養,訓習歌舞,優禮相待,妾雖粉身碎骨,莫報萬一。今見大人兩眉愁鎖,必有國家大事,又不敢問。今晚又見行坐不安,因此長嘆。不想為大人窺見。倘有用妾之處,萬死不辭!”

      *貂 담비 초 蟬 매미선

      사도 왕윤이 부중 府中에 돌아와 오늘 술자리 사건을 깊이 생각하며 안절부절한다. 밤이 깊어 달 밝은데 지팡이 짚고 후원으로 걸어 도미(장미과의 식물) 시렁 옆에서 하늘을 우러러 눈물 흘린다. 문득 누군가 모란정 근처에서 장탄식을 하고 한숨을 내뱉고 있다. 왕윤이 몰래 걸어가서 훔쳐보니 부중의 가기 歌伎 초선이다. 이 여자는 어려서 부중에 뽑혀 가무를 배워 이제 이팔 청춘 십륙 세, 미모와 재주 모두 뛰어난데 왕윤이 친딸처럼 대한다. 그날밤 왕윤이 한참 듣다가 꾸짖는다.

      "천한 계집이 사사로운 정이라도 있냐?"

      초선이 놀라 무릎 꿇고 답한다.

      "천첩이 어찌 감히 사사로운 정이 있겠습니까!"

      "사사로운 정도 없는데 어찌 한밤에 이처럼 장탄식하냐?"

      "소첩이 어르신 은혜로 길러지고 춤과 노래를 배우고 예우 받으니 분골쇄신해도 은혜 만분의 일도 못 갚습니다. 이제 어르신 양 미간에 수심 가득한 것을 보고 반드시 나라의 큰 일 때문이라 여기나 감히 묻지 못했습니다. 오늘 저녁 다시 안절부절 하심을 보고 장탄식했습니다. 어르신이 엿보시는 줄 몰랐습니다. 소첩을 쓰실 데 있다면 만번 죽어도 사양치 않겠습니다!"

      允以杖擊地曰:“誰想漢天下卻在汝手中耶!隨我到畫閣中來。”貂蟬跟允到閣中,允盡叱出婦妾,納貂蟬于坐,叩頭便拜。貂蟬驚伏于地曰:“大人何故如此?”允曰:“汝可憐漢天下生靈!”言訖,淚如泉涌。貂蟬曰:“適間賤妾曾言:但有使令,萬死不辭。”

      왕윤이 지팡이로 땅을 친다.

      "누가 한나라 천하가 네 손에 달린 줄 알았겠냐? 나를 따라 서각 畫閣으로 들어가자."

      초선이 왕윤을 따라 서각에 들어오자 왕윤이 아내와 첩을 모조리 내보내고 초선을 앉힌 뒤 머리를 조아려 절한다. 초선이 놀라 땅에 엎드려 말한다.

      "어르신 왜 이러십니까?"

      "네가 한나라 천하 백성을 가엾게 여기거라!"

      말을 마치니 눈물이 샘솟는다. 초선 말한다.

      "아까 천첩이 말했다시피 시킬 일이 계시면 만번 죽어도 사양치 않겠습니다."

      允跪而言曰:“百姓有倒懸之危,君臣有累卵之急,非汝不能救也。賊臣董卓,將欲篡位﹔朝中文武,無計可施。董卓有一義兒,姓呂,名布,驍勇異常。我觀二人皆好色之徒,今欲用‘連環計’:先將汝許嫁呂布,后獻與董卓﹔汝于中取便,諜間他父子反顏,令布殺卓,以絕大惡。重扶社稷,再立江山,皆汝之力也。不知汝意若何?”貂蟬曰:“妾許大人萬死不辭,望即獻妾于彼。妾自有道理。”允曰:“事若泄漏,我滅門矣。”貂蟬曰:“大人勿憂。妾若不報大義,死于萬刃之下!”允拜謝。

      *倒懸 /도현/ 거꾸로 매달림. 위험이 절박함
      *取便 상황을 활용함.
      *諜間 간첩으로 활동함.

      왕윤이 무릎 꿇고 말한다.

      "백성은 도현지위 倒懸之危(거꾸로 매달린, 매우 절박한 위기)요 군신은 누란지급 累卵之急(알이 쌓인 듯 위급함)이니 네가 아니면 구할 수 없겠구나. 역적 동탁 장차 황제 자리도 넘볼 거다. 조정 문무 대신도 아무 계책 못 쓰구나. 동탁에게 양자 하나 있으니 성은 여, 이름은 포인데 용맹이 비상하다. 내 살펴보니 둘 다 호색한이라 이제 연환계 連環計를 쓰고 싶구나. 먼저 여포에게 시집간다 하고서 동탁에게 너를바치겠다. 네가 거기에서 취편
取便(상황을 활용함)하고 부자 사이에서 첩간 諜間(간첩 활동)하여 서로 얼굴을 돌리게 하면 여포를 시켜 동탁을 죽여 큰 악당을 없앨 수 있다. 종묘사직을 크게 바로잡고 강산을 다시 세우는 것 모두 네 힘에 달렸구나. 네 뜻은 어떻냐?"

      "소첩이 어르신을 위해 만번 죽어도 사양치 않겠으니 소첩을 바치시기 바랍니다. 소첩 알아서 처신하겠습니다."

      "일이 새어나가면 우리 집안은 멸족된다."

      "어르신 걱정 마십시오. 제가 대의를 어기면 만번 찔려 죽을 겁니다!"

      왕윤이 절하여 사례한다.
       
         次日,便將家藏明珠數顆,令良匠嵌造金冠一頂,使人密送呂布。布大喜,親到王允宅致謝。允預備嘉肴美饌﹔候呂布至,允出門迎迓,接入后堂,延之上坐。布曰:“呂布乃相府一將,司徒是朝廷大臣,何故錯敬?”允曰:“方今天下別無英雄,惟有將軍耳。允非敬將軍之職,敬將軍之才也。”布大喜。允殷勤敬酒,口稱董太師并布之德不絕。布大笑暢飲。允叱退左右,只留侍妾數人勸酒。酒至半酣,允曰:“喚孩兒來。”少頃,二青衣引貂蟬艷妝而出。布驚問何人。允曰:“小女貂蟬也。允蒙將軍錯愛,不異至親,故令其與將軍相見。”

      *殷勤 /은근/ 정중함. 가만히 ~함.
      *青衣 /청의/ 하급시종
      *錯愛 사랑과 관심을 보임

      이튿날 집안에 소장한 명주 明珠 여러 알을 뛰어난 장인에게 주어 금관 하나 만들어 여포에게 몰래 보낸다. 여포가 크게 기뻐하며 몸소 왕윤 집에 찾아와 사례한다. 왕윤이 미리 맛 좋은 안주와 음식을 준비한다. 여포가 오자 왕윤이 문 밖에서 맞이하여 후당으로 데려가 상석에 앉힌다. 여포 말한다.

      "저는 승상부의 한낱 장수요 사도께서 조정 대신이신데 어찌 이리 높이십니까?"

      "지금 천하 영웅이 따로 없고 오로지 장군뿐이오. 제가 장군 벼슬을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장군의재능을 공경하는 것이오."

      여포 좋아 어쩔 줄 모른다. 왕윤이 은근하게 술을 따라주며 입으로 동 태사와 여포의 덕을 쉬지 않고 칭찬한다. 여포 크게 웃으며 실컷 마신다. 왕윤이 좌우를 물리고 계집종 몇만 술을 따르게 한다. 술이 어느 정도 거나해지자 왕윤 말한다.

      "그 아이를 불러라."

      잠시 뒤 
청의 青衣(하인, 하녀) 두 사람이 곱게 단장한 초선을 이끌고 나온다. 여포가 놀라 누구냐 물으니 왕윤이 말한다.

      "제 딸 초선이오. 장군께서 이토록 저를 생각해주시니 가까운 친척과 같아서 제 딸을 장군께 보이오."

      便命貂蟬與呂布把盞。貂蟬送酒與布,兩下眉來眼去。允佯醉曰:“孩兒央及將軍痛飲几杯。吾一家全靠著將軍哩。”布請貂蟬坐,貂蟬假意欲入。允曰:“將軍吾之至友,孩兒便坐何妨。”貂蟬便坐于允側。呂布目不轉睛的看。又飲數杯,允指蟬謂布曰:“吾欲將此女送與將軍為妾,還肯納否?”布出席謝曰:“若得如此,布當效犬馬之報!”允曰:“早晚選一良辰,送至府中。”布欣喜無限,頻以目視貂蟬。貂蟬亦以秋波送情。少頃席散,允曰:“本欲留將軍止宿,恐太師見疑。”布再三拜謝而去。

      *把盞 [손님에게 술을 따르기 위해] 술잔을 들다.
      *眉來眼去 추파를 던지다.
      *央及 간청하다

      초선이 명을 받아 여포에게 술을 따른다. 초선이 여포에게 술을 따르며 추파를 던진다. 왕윤이 술 취한 척 말한다.

      "이 애가 장군께 몇잔이고 드리고 싶나 보오. 우리 집안 모두 장군만 믿소."

      여포가 초선에게 앉으라 하지만 초선은 돌아가고 싶은 척하니 왕윤이 말한다.

      "장군께서 내 친한 벗과 같으니 여기 앉아도 괜찮다."

      초선이 왕윤 곁에 앉는다. 여포가 시선을 고정한 채 바라본다. 다시 술 몇 잔 하고 초선을 가리키며 여포에게 왕윤이 말한다.

      "제가 이 딸아이를 장군께 시집보내고 싶소만 어떻소?"

      여포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마워한다.

      "제 그렇게만 된다면 견마지로 犬馬之勞를 다해 갚겠습니다!"

      "조만간 좋은 날을 골라 부중 府中에 보내겠소."

      여포가 기쁘기 한이 없어 자꾸 초선을 쳐다본다. 초선도 추파를 던져 정을 준다. 잠시 뒤 술자리를 마칠 때 왕윤 말한다.

      "제 본심은 장군께 하룻밤 주무시라 하고 싶소만 태사께서 의심할까 두렵소."

      여포가 고맙다고 두번 세번 절하고 떠난다.

       過了數日,允在朝堂,見了董卓,趁呂布不在側,伏地拜請曰:“允欲屈太師車騎,到草舍赴宴,未審鈞意若何?”卓曰:“司徒見招,即當趨赴。”允拜謝歸家,水陸畢陳,于前廳正中設座,錦繡鋪地,內外各舍幃幔。次日晌午,董卓來到。允具朝服出迎,再拜起居。卓下車,左右持戟甲士百余,簇擁入堂,分列兩傍。允于堂下再拜,卓命扶上,賜坐于側。允曰:“太師盛德巍巍,伊、周不能及也。”卓大喜。進酒作樂,允極其致敬。天晚酒酣,允請卓入后堂。

      *趁 /진/ 틈타다
      *車騎 /거기/ 상관에 대한 경칭
      *鈞意 /균의/ 의견
      *水陸畢陳 /수륙필진/ 땅과 바다의 온갖 음식을 장만함
      *前廳 /전청/ 현관, 로비
      *起居 /기거/ 손님을 맞으러
      *巍巍 /외외/높을 외/ 뛰어나게 우뚝 솟은 모양

      며칠 안 돼 왕윤이 조당에서 동탁을 만나 여포가 없는 틈에 땅에 엎드려 절하며 청한다.

      "태사 거기
車騎(상관에 대한 경칭)를 제 누추한 집 연회에 모시고 싶소만 뜻이 어떠십니까?"

      "사도께서 초청하시면 당장 가리다."

      왕윤이 절하여 사례하고 귀가하여 온갖 산해진미를 준비하고 현관 쪽 정중앙에 자리를 마련하여 비단으로 땅을 덮고 안팍으로 휘장을 두른다. 이튿날 정오 동탁이 찾아온다. 왕윤이 조복을 갖춰 입고 나가서 두번 절하며 맞이한다. 동탁이 수레에서 내리는데 극을 든 갑사 일백 남짓이 좌우에서 빽빽이 호위하고 들어가 양쪽으로 쭉 늘어선다. 왕윤이 마루 아래에서 두번 절하니 동탁이 마루 위로 부축해 올라와 옆에 앉게 명한다. 왕윤이 말한다.

      "태사께서 성덕이 외외 巍巍(우뚝 솟음)하시니 이윤이나 주공도 못 따라올 것입니다."

      동탁이 크게 기뻐한다. 술을 권하고 풍악을 울리며 왕윤이 극진히 떠받든다. 날 저물고 술이 거나해지자 왕윤이 동탁을 후당으로 모신다.

      卓叱退武士。允捧觴稱賀曰:“允自幼頗習天文,夜觀乾象,漢家氣數已盡。太師功德振于天下,若舜之受堯,禹之繼舜,正合天心人意。”卓曰:“安敢望此!”允曰:“自古‘有道伐無道,無德讓有德’,豈過分乎!”卓笑曰:“若果天命歸我,司徒當為元勛。”允拜謝。堂中點上畫燭,止留女使進酒供食。允曰:“教坊之樂,不足供奉﹔偶有家伎,敢使承應。”卓曰:“甚妙。”允教放下帘櫳,笙簧繚繞,簇捧貂蟬舞于帘外。有詞贊之曰:

      *教坊 /교방/ 국립학교, 궁궐에서 노래와 춤을 담당하던 관청, 창녀촌
      *承應 /승응/ 공연하다, 봉사하다, 시중들다

      동탁이 무사들을 물린다. 왕윤이 술잔을 들고 축하한다.

      "제가 어려서부터 천문을 좀 배웠는데 밤 하늘을 살펴보니 한나라의 기운은 쇠했습니다. 태사께서 공덕이 하늘에까지 떨쳐지니 순 임금이 요 임금에게서 물려받고 우 임금이 순 임금에게서 이어받아 하늘과 백성의 뜻에 부합한 것과 같습니다."

      "제 감히 어찌 그런 것을 바라겠소!"

      "예로부터 '도가 있는 자가 도가 없는 자를 치고 덕이 없는 자가 덕이 있는 자에게 양보하는 것이다' 했으니 어찌 분수에 넘치겠습니까!"

      동탁 웃는다.

      "정말 천명이 내게 온다면 사도께서 일등 공신이 되리다."

      왕윤이 절하여 사례한다. 후당에 화촉 畫燭(그림 장식이 된 초)을 밝히고 계집을 앉혀 술을 따르고 식사를 대접한다. 왕윤 말한다.

      "이런 교방
教坊(가무를 가르치던 곳 또는 창녀촌)의 음악은 태사를 모시기 부족합니다. 저희 집에 가기 家伎 하나 있는데 감히 시켜볼까 합니다."

      "아주 좋겠소."

      왕윤이 난간에 주렴을 치게 하고 생황 소리 휘감아 도는데 초선을 부축하여 주렴 뒤에서 춤추게 한다. 누군가 글을 지어 기렸다.

      原是昭陽宮里人,驚鴻宛轉掌中身,只疑飛過洞庭春。
      按徹梁州蓮步穩,好花風裊一枝新,畫堂香暖不勝春。

      *昭陽宮 /소양궁/ 한나라의 절세미녀 조소의 趙昭儀의 거처
      *驚鴻 /놀랄 경, 큰 기러기 홍/ 아름답고 우아한 여인, 우아한 무희
      *宛轉 /완전/ 한 바퀴 돌다
      *梁州 또는 涼州. 본문의 뜻은 양주 지방에서 유행하던 춤곡. 곧 동탁의 근거지의 춤곡
      *裊 /뇨/ 간드러지다
      *畫堂 /화당/ 화려하게 그림 장식된 방

      원래 소양궁 살던 사람
      기러기 하나 빙그르르 춤추듯 동정호 날아가는가
      양주 음악 맞추어 사뿐사뿐 연잎 밟듯
      꽃바람에 새로 난 가지 흔들리듯
      화당에 향기 그윽하니 춘심을 못 이기네

      又詩曰:

          紅牙催拍燕飛忙,一片行云到畫堂。
          眉黛促成游子恨,臉容初斷故人腸。
          榆錢不買千金笑,柳帶何須百寶妝。
          舞罷隔帘偷目送,不知誰是楚襄王。

      *紅牙 /홍아/ 상아나 박달나무로 만든 일종의 타악기. 박자 맞추는데 사용.
      *燕飛 /비연/ 날아가는 제비. 조소의의 원래 이름. 본문에서 두가지 뜻 모두.
      *遊子 /유자/ 나그네
      *榆錢 /유전/ 느룹나무 열매. 시에서는 돈으로 봐야 할 듯
      *楚襄王 /초양왕/ 초나라 양왕. 꿈에 선녀를 만남.

      또 누가 시를 지었다.

               홍아 박자 맞춰 제비 날듯 빠르게 춤추니 한 조각 구름이 화당에 왔는가
               눈가에 나그네의 한이 서리고 얼굴에 옛 사람 생각 애절하구나
                 돈으로 천금의 미소를 살 수 없고 버들가지에 온갖 보물 어찌 달렸는가
               춤 마치고 주렴 사이 훔쳐보니 누가 초나라 양왕인지 모르겠네

      舞罷,卓命近前。貂蟬轉入帘內,深深再拜。卓見貂蟬顏色美麗,便問:“此女何人?”允曰:“歌伎貂蟬也。”卓曰:“能唱否?”允命貂蟬執檀板低謳一曲。正是:

          一點櫻桃啟絳唇,兩行碎玉噴陽春。
          丁香吞吐衡鋼劍,要斬奸邪亂國臣。

      *檀板 /단판/ 단단한 나무로 만든 딱딱이
      *碎玉 /쇄옥/ 옥돌 파편. 하얀 이.
      *陽春 /양춘/ 따뜻한 봄날. 세련되고 우아한 노래.

      춤이 끝나자 동탁이 가까이 부른다. 초선이 주렴 안으로 돌아들어 공손히 재배를 올린다. 얼굴이 아름다운 것을 보고 동탁이 묻는다.

      "이 여인은 누구요?"

      "가기 歌伎 초선입니다."

      "노래도 하오?"

      왕윤이 초선에게 단판 檀板으로 박자 맞춰 나직이 노래 부르게 하니 이와 같구나.

                한 점 앵두 붉은 입술 벌리니 두 줄 하얀 이로 양춘 陽春을 노래하네
                정향 향기 속에 형강검을 숨겨, 나라를 어지럽힌 간사한 역적 죽이려네

      卓稱贊不已。允命貂蟬把盞。卓擎杯問曰:“青春几何?”貂蟬曰:“賤妾年方二八。”卓笑曰:“真神仙中人也!”允起曰:“允欲將此女獻上太師,未審肯容納否?”卓曰:“如此見惠,何以報德?”允曰:“此女得侍太師,其福不淺。”卓再三稱謝。允即命備氈車,先將貂蟬送到相府。卓亦起身告辭。允親送董卓直到相府,然后辭回。

      *氈車 /솜털 옷감 전, 수레 거/ 천으로 두껑을 덮은 수레

      동탁의 칭찬이 끝이 없다. 왕윤이 초선에게 술을 따르게 하니 동탁이 잔 들고 묻는다.

      "몇살 청춘인고?"

      "천첩 이제 열여섯입니다."

      동탁 웃는다.

      "정말 선녀 같구나!"

      왕윤 일어나며 말한다.

      "제가 이 애를 태사께 바치고 싶은데 뜻이 어떠십니까?"

      "이렇게 베푸시는데 무엇으로 갚아야겠소?"

      "이 애가 태사를 모실 수 있다면 그 복이 적은 것이 아닙니다."

      동탁이 연거푸 칭찬하며 사례한다. 왕윤이 전거 氈車를 준비하여 초선을 먼저 승상부에 보낸다. 동탁도 일어나 작별하니 왕윤이 몸소 동탁을 승상부까지 모신 뒤 인사하고 돌아온다.

      乘馬而行,不到半路,只見兩行紅燈照道,呂布騎馬執戟而來,正與王允撞見,便勒住馬,一把揪住衣襟,厲聲問曰:“司徒既以貂蟬許我,今又送與太師,何相戲耶?”允急止之曰:“此非說話處,且請到草舍去。”布同允到家,下馬入后堂。敘禮畢,允曰:“將軍何故怪老夫?”布曰:“有人報我,說你把氈車送貂蟬入相府,是何意故?”

      *敘禮 /서례/ 의례적인 인사 등을 교환하는 것

      말 타고 반쯤 왔을까 두 줄 붉은 등불이 길을 밝히는데 여포가 말 몰고 방천화극을 쥐고 오더니 보자마자 급히 말을 세우고 왕윤의 옷을 잡아당겨 성난 목소리로 묻는다.

      "사도께서 초선을 이미 제게 주고서 이제 다시 태사께 바치다니 사람을 어찌 놀리십니까?"

      왕윤이 급히 제지하며 말한다.

      "여기서 말할 게 못 되니 제 집으로 갑시다."

      여포가 왕윤과 함께 집에 도착하자 말에서 내려 후당으로 들어간다. 예의를 갖춰 왕윤이 말한다.

      "장군 무슨 일로 늙은이를 의심하시오?"

      "누가 제게 그러는데 초선을 전거에 태워 승상부에 보냈다 합니다. 대체 무슨 까닭입니까?"

      允曰:“將軍原來不知!昨日太師在朝堂中,對老夫說:‘我有一事,明日要到你家。’允因此准備小宴等候。太師飲酒中間,說:‘我聞你有一女,名喚貂蟬,已許吾兒奉先。我恐你言未准,特來相求,并請一見。’老夫不敢有違,隨引貂蟬出拜公公。太師曰:‘今日良辰,吾即當取此女回去,配與奉先。’將軍試思:太師親臨,老夫焉敢推阻?”布曰:“司徒少罪。布一時錯見,來日自當負荊。”允曰:“小女頗有妝奩,待過將軍府下,便當送至。”布謝去。

      *公公 /공공/꽁꽁/ 양아버지
      *推阻 /추조/ 거절하다. [refuse, deny]
      *負荊 /부형/ 땔나무를 짐. 사죄의 의미.
      *妝奩 /단장할 장, 화장상자 렴/ 지참금, 혼수, 화장품

      "장군께서 알지 못했었구려! 어제 태사께서 조당에서 이 늙은이에게 '볼 일이 있어 내일 그대 집을 방문하겠소' 라 말씀하셔 작은 술자리를 마련하고 기다렸소. 태사께서 술을 드시다 '듣자하니 초선이란 딸아이가 하나 있어 내 아들 봉선에게 먼저 허락하셨다지요. 사도 말씀대로 안 될까 걱정하여 일부러 찾아와서 한번 보려 하오' 라 말씀하시니 이 늙은이 감히 거절할 수 없어 초선을 불러
공공 公公(양아버지)께 인사 시켰소. 태사께서 '오늘 길일이니 이 애를 데리고 가서 봉선과 짝 지어주겠소' 라 말씀하셨소. 장군 한번 생각해보시오. 태사께서 친히 오셨는데 늙은이가 어찌 감히 거절하겠소?"

      "사도! 용서해주십시오! 제 잠시 잘못 생각했습니다. 사죄드립니다."

      "딸아이에게
장렴 妝奩(혼수나 화장품)이 제법 있으니 장군부에 들를 때 드리겠소."

      여포가 사례하며 떠난다.

      次日,呂布在府中打聽,絕不聞音耗。徑入堂中,詢問諸侍妾。侍妾對曰:“夜來太師與新人共寢,至今未起。”布大怒,潛入卓后房窺探。時貂蟬起于窗下梳頭,忽見窗外池中照一人影,極長大,頭戴束發冠﹔偷眼視之,正是呂布。貂蟬故蹙雙眉,作憂愁不樂之態,復以香羅頻拭眼淚。呂布窺視良久,乃出﹔少頃,又入。卓已坐于中堂,見布來,問曰:“外面無事乎?”布曰:“無事。”侍立卓側。卓方食,布偷目竊望,見繡帘內一女子往來觀覷,微露半面,以目送情。布知是貂蟬,神魂飄蕩。

      *打聽 /타청/ 알아보다. 질문하다.
      *音耗 /음모/ 소식, 정보
      *梳頭 /얼레빗 소, 머리 두/ 머리 빗다.
      *蹙 /축, 척/ 찡그리다
      *香羅 /향라/ 비단
      *觀覷 /볼 관, 엿볼 쳐/ 지켜보다. 관찰하다.

      이튿날 여포가 부중에서 알아보나 일체 소식을 들을 수 없다. 동탁의 거처 안으로 들어가 여러 시첩 侍妾에게 물으니 어느 시첩 말한다.

      "밤에 태사께서 처음 보는 여자와 함께 잠자리에 드시고 아직 일어나지 않으셨습니다."

      여포가 크게 노해 동탁의 뒷 방에 몰래 들어가 훔쳐본다. 이때 초선이 창문 아래 머리를 빗다가 문득 창 밖에 누군가 그림자 비치는데 극히 몸집이 크고 머리에 관을 쓰고 있다. 훔쳐보니 여포다. 초선이 일부러 양 눈썹 찡그리고 우수에 잠겨 슬픈 척 하고 비단으로 눈물을 닦는다. 여포가 한참 훔쳐보고 나갔다 잠시 뒤 다시 들어온다. 동탁이 중당 中堂에 앉아 있다가 여포가 온 것을 보고 묻는다.

      "밖에 별일 없냐?"

      "별일 없습니다."

      여포가 동탁 옆에 지켜선다. 동탁이 밥을 먹을 때 여포가 훔쳐보니 수렴 繡帘 안에 어느 여자가 왔다갔다 살펴보다가 살짝 내밀고 눈으로 정을 준다. 여포가 초선인 것을 알고 넋을 잃는다.

      卓見布如此光景,心中疑忌,曰:“奉先無事且退。”布怏怏而出。董卓自納貂蟬后,為色所迷,月余不出理事。卓偶染小疾,貂蟬衣不解帶,曲意逢迎,卓心愈喜。呂布入內問安,正值卓睡。貂蟬于床后探半身望布,以手指心,又以手指董卓,揮淚不止。布心如碎。卓朦朧雙目,見布注視床后,目不轉睛﹔回身一看,見貂蟬立于床后。卓大怒,叱布曰:“汝敢戲吾愛姬耶!”喚左右逐出:“今后不許入堂!”

      *衣不解帶 /의불해대/ 허리 띠도 안 풀다. 누군가를 위해 부지런히 일하다.
      *曲意逢迎 /곡의봉영/ 비위를 맞추기 위해 싫은 일도 하다. 
      *目不轉睛 /목부전정/ 눈동자를 굴리지 않고 바라보다. 뚫어지게 바라보다. 

      동탁이 이런 광경을 보고 의심스럽고 꺼림칙해 말한다.

      "봉선아 별일 없으면 나가라."

      여포가 앙심을 품고 나간다. 동탁이 초선을 들인 뒤 여색에 사로 잡혀 한달 넘도록 출근하지 않는다. 동탁이 마침 가벼운 병에 걸리자 초선이 돌보며 헌신하고 비위를 잘 맞춰주니 동탁이 속으로 더욱 기뻐한다. 여포가 들어와 문안 인사 올리려는데 마침 동탁이 자고 있다. 초선이 침대 뒤에서 몸을 반쯤 드러내 여포를 바라보며 손으로 가슴을 가리키고 동탁을 가리키며 눈물 뚝뚝 흘리며 그치지 않으니 여포 마음이 부서진다. 동탁이 두눈 몽롱한 상태로 바라보니 여포가 침대 뒤를 눈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몸을 돌려 바라보니 초선이 침대 뒤에 서 있다. 동탁이 대로하여 여포를 꾸짖는다.

      "네가 감히 내 애첩을 희롱하냐!"

      좌우를 불러 쫓아내게 한다.

      "이제부터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

      呂布怒恨而歸,路遇李儒,告知其故。儒急入見卓曰:“太師欲取天下,何故以小過見責溫侯?倘彼心變,大事去矣。”卓曰:“奈何?”儒曰:“來朝喚入,賜以金帛,好言慰之,自然無事。”卓依言。次日,使人喚布入堂,慰之曰:“吾前日病中,心神恍惚,誤言傷汝,汝勿記心。”隨賜金十斤,錦二十匹。布謝歸﹔然身雖在卓左右,心實系念貂蟬。

      여포가 노하여 돌아가다 길에서 이유와 마주치고 사연을 들려준다. 이유가 급히 들어가 동탁에게 말한다.

      "태사께서 천하를 얻고자 하시는데 어찌 작은 잘못으로 온후를 책망하십니까? 그가 변심하면 대사를 그르칩니다."

      "어찌할꼬?"

      "다시 불러들여 금과 비단을 내리시고 좋은 말로 달래면 자연히 별 탈 없을 겁니다."

      동탁이 따른다. 이튿날 여포를 불러들여 달랜다.

      "내 지난 번 병중이라 정신이 흐릿하여 잘못 말하여 네 마음을 상하게 했으니 마음에 담지 마라."

      이어서 금 열 근과 비단 스무 필을 내린다. 여포가 사례하고 돌아가지만 몸은 동탁 곁이라도 마음은 몽땅 초선 생각뿐이다.

        卓疾既愈,入朝議事。布執戟相隨,見卓與獻帝共談,便乘間提戟出內門,上馬徑投相府來﹔系馬府前,提戟入后堂,尋見貂蟬。蟬曰:“汝可去后園中鳳儀亭邊等我。”布提戟徑往,立于亭下曲欄之傍。良久,見貂蟬分花拂柳而來,果然如月宮仙子,泣謂布曰:“我雖非王司徒親女,然待之如己出。自見將軍,許侍箕帚,妾已生平愿足。誰想太師起不良之心,將妾淫污。妾恨不即死﹔止因未與將軍一訣,故且忍辱偷生。今幸得見,妾愿畢矣!此身已污,不得復事英雄﹔愿死于君前,以明妾志!”

      *分花拂[떨칠 류]柳 /분화불류/to gracefully saunter over/ 우아하게 나타나다 [우아한 여인처럼]
      *己出 /기출/ 자기가 낳은 자녀
      *箕帚 /키 기, 비 추/dustpan and broom/consort[배우자], concubine [첩], wife/
      *生平 /생평/ 평생, life-time, all one's life
      *淫污 /음오/ deflower

      동탁의 병이 낫자 조정에 출근한다. 여포가 방천화극을 들고 수행하다가 동탁이 헌제와 함께 이야기하는 틈에 극을 들고 내문 內門을 나와 말 타고 승상부로 간다. 말을 승상부 앞에 묶고 극을 쥔 채 후당에 들어가 초선을 찾는다. 초선이 말한다.

      "후원 가운데 봉의정 옆에서 기다리시오."

      여포가 극을 쥐고 달려가 봉의정 아래 난간 옆에 선다. 한참 뒤 초선이 꽃을 헤치고 버들가지 사이로 나타나니 과연 달나라 선녀다. 울며 여포에게 말한다.

      "제 비록 왕 사도 친딸은 아니나
기출 己出(친 자식)처럼 대하셨소. 스스로 장군을 뵙고 곁에 모시게 된다니 제 평생 소원 이미 이룬 듯 했소. 태사께서 나쁜 마음으로 제 몸을 더럽히실 줄 누가 알았겠소? 바로 죽지 못한 게 한이지만 다만 장군과 작별 인사라도 나누려고 치욕을 견디며 목숨을 이어오다 이제 장군을 만났으니 제 소원은 이뤄졌소! 이미 더럽혀진 몸으로 영웅을 다시 모실 수 없어 낭군 앞에서 죽기 바라오니 그것으로 제 뜻을 밝히겠소!"

      言訖,手攀曲欄,望荷花池便跳。呂布慌忙抱住,泣曰:“我知汝心久矣!只恨不能共語!”貂蟬手扯布曰:“妾今生不能與君為妻,愿相期于來世。”布曰:“我今生不能以汝為妻,非英雄也!”蟬曰:“妾度日如年,愿君憐而救之。”布曰:“我今偷空而來,恐老賊見疑,必當速去。”蟬牽其衣曰:“君如此懼怕老賊,妾身無見天日之期矣!”布立住曰:“容我徐圖良策。”語罷,提戟欲去。貂蟬曰:“妾在深閨,聞將軍之名,如雷灌耳,以為當世一人而已﹔誰想反受他人之制乎!”言訖,淚下如雨。布羞慚滿面,重復倚戟,回身摟抱貂蟬,用好言安慰。兩個偎偎倚倚,不忍相離。

      *扯 /차/ 찢다, 들다, 당기다. rip up, tear down, raise, haul
      *偷空 /훔칠 투, 빌 공/ to take time off, to snatch a moment
      *深閨 /심규/ 궁궐 내 여인의 거처, 여인의 방
      *羞慚 /부끄러울 수, 부끄러울 참/ 몹시 부끄러움. ashamed
      *摟抱 /끌어모을 루, 안을 포/ to embrace, to hug

      말을 마치자 난간을 올라가 연못으로 뛰어내리려 한다. 여포가 황망히 붙잡아 멈추고 울며 말한다.

      "내 네 마음을 안 지 오래다! 다만 함께 이야기하지 못하여 한스럽구나!"

      초선이 여포를 끌어안으며 말한다.

      "소첩 이번 생에서 낭군의 처가 되지 못하오나 다음 생을 기약하오."

      "내 이번 생에서 너를 처로 삼지 못하면 영웅이 아니다!"

      "소첩 하루하루가 일 년 같사오니 낭군께서 불쌍히 여겨 구해주시오."

      "내 이제 잠깐 틈을 봐서 온 것이라 늙은 도적놈이 의심할까 두려워 빨리 돌아가야겠다."

      초선이 옷깃을 잡아끌며 말한다.

      "낭군께서 늙은 도적놈을 이토록 무서워하시니 소첩이 뜻을 이룰 날은 없겠소!"

      여포가 멈춰 서서 말한다.

      "내 차근차근 좋은 계책을 세울테니 기다려라."

      여포가 말을 마치고 가려고 하니 초선이 말한다.

      "제가
심규 深閨(여인의 거처)에서 장군의 우뢰 같은 명성을 듣고 이제 세상에 오직 한 분뿐이라 생각했는데 도리어 다른 사람에게 꼼짝 못하는 줄 누가 알았겠소!"

      말을 마치고 눈물을 비오듯 흘린다. 여포가 얼굴 가득 부끄러워 극을 짚고 몸을 돌려 초선을 안고 좋은 말로 달랜다. 둘이 달라붙어 차마 헤어지지 못한다.

        卻說董卓在殿上,回頭不見呂布,心中懷疑,連忙辭了獻帝,登車回府﹔見布馬系于府前﹔問門吏,吏答曰:“溫侯入后堂去了。”卓叱退左右,徑入后堂中,尋覓不見﹔喚貂蟬,蟬亦不見。急問侍妾,侍妾曰:“貂蟬在后園看花。”卓尋入后園,正見呂布和貂蟬在鳳儀亭下共語,畫戟倚在一邊。卓怒,大喝一聲。布見卓至,大驚,回身便走。卓搶了畫戟,挺著趕來。呂布走得快,卓肥胖趕不上,擲戟刺布。布打戟落地。卓拾戟再趕,布已走遠。卓趕出園門,一人飛奔前來,與卓胸膛相撞,卓倒于地。

      한편 동탁이 전각 위에 있다가 고개 돌리니 여포가 안 보인다. 마음에 의심이 일어 황급히 헌제에게 작별 인사 올리고 수레를 타고 승상부로 돌아온다. 여포 말이 앞에 묶여 있는 걸 보고 문지기에게 물으니 문지기가 답한다.

      "온후께서 후궁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동탁이 좌우를 꾸짖어 물리치고 후당으로 달려들어가 찾아봐도 안 보인다. 초선을 불러도 초선 역시 안 보인다. 급히 시첩에게 물으니 시첩이 말한다.

      "초선이 후원에서 꽃을 보고 있습니다."

      동탁이 후원에 들어가서 찾아보니 여포와 초선이 봉의정 아래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고 방천화극은 옆에 세웠다. 동탁이 노하여 크게 소리쳐 꾸짖는다. 동탁이 온 것을 보고 여포 크게 놀라 몸 돌려 달아난다. 동탁이 방천화극 집어들고 쫓아간다. 여포 빨리 달리고 동탁 뚱뚱해 따라잡지 못하자 여포에게 극을 던진다. 여포가 극을 받아쳐 땅에 떨어뜨린다. 동탁이 극을 집어 쫓지만 여포는 이미 멀리 달아났다. 동탁이 후원 문을 나서자 누군가 앞으로 달려와 동탁 가슴에 부딪혀 동탁이 넘어진다.

      正是:沖天怒氣高千丈,仆地肥軀做一堆。未知此人是誰,且聽下文分解。

      하늘을 찌르는 노기 怒氣는 천길 높이요 땅에 넘어진 뚱보는 언덕 같구나.

      이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구나. 다음 편을 보면 풀릴 게요.


原文三國志

원저: 나관중
번역: 뽀도르 (daramzui@gmail.com, http://podor.egloos.com/)


덧글

  • 시무언 2009/06/11 00:26 # 삭제 답글

    초선은 실존인물이 아닌데도 중국 4대미인중 하나로 여겨질정도로 참 임팩트가 강했죠
  • 뽀도르 2009/06/11 09:33 #

    소설이지만 워낙 극적이니까 뇌리에 깊이 박힌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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