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의 역사] 러시아의 대전차 전술 [전차] 괴수 대 괴물

 1943년 1월의 미군 정보 보고서( Intelligence Bulletin, January 1943)를 번역했습니다. 당시는 3, 4호 전차 등 비교적 장갑이 얇은 독일 전차가 주력이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러시아의 대전차 전술 RUSSIAN ANTITANK TACTICS


1.  소개

러시아 군의 대전차 소총 사격. 2인 1조로 오른 편은 장전수다.

1941 년 7월 러시아 군은 독일 기갑부대 주력에 맞서야 했다. 첫 몇달 사이 동쪽으로 수백 마일을 후퇴했으나, 동시에 독일 전술을 연구했다. 1941년 가을 독일이 모스크바에 전면 공세를 펼치자, 소련은 효과가 확실한 대전차 전술을 동원, 마침내 독일의 진격을 멈추었다.


이 전술들은 일반적으로 상당한 깊이로 온갖 대전차 무기를 배치하고, 중포병, 보병, 수시로 항공기의 지원을 더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점에 가해지는 독일 전차들의 공격을 깨뜨리게 디자인되었다.


2. 다양한 방법의 동원


a. 지형의 조직

전차의 움직임을 묶거나 괴롭힐 땅을 고르는게 전차 공격 분쇄에 큰 요소다. 사실, 러시아 인들은 기동성의 저해가 전투의 반이라고 봤다. 적이 공격 시기나 공격 장소를 선택하게 해선 안 되었다.


장갑 차량에 맞선 러시아 식 방어의 토대는 '저항 거점 islands of resistanc'을 종심 배열하는 것이다.  보통 이들 저항 지대는 도시나 마을이나 다른 건물 밀집 지역 주위에 집중되었다. 러시아 인들은, 혁명 전쟁과 1918-1921년의 폴란드 작전으로부터 도시나 마을의 방어망 구축 경험을 상당히 얻었다. 항공기 경보 시스템 조작, 방어망 구축 지원, 때로 저격수 등의 임무에 부인과 어린이들을 조직적으로 훈련하여 방어 활동을 북돋았다.


도시 방어를 통합하도록, 병사와 시민들의 무장 파견대를 중요 전략 지점에 배치했다. 석조 건물 창문이나 지붕은 중기관총 진지가 됐다. 대전차 및 대공 포는 중기관총과 함께 도로나 거리도 쏠 수 있도록 설치했다. 전차 지뢰와 장벽은 예상 접근로에 놓았다. 바리케이드는 적이 돌파할 경우 시가전을 대비해 놓여졌다.

소련의 대전차 방어망

전차 방어 장소로 선택된 지역에, 종종 3 조각의 무거운 철로나 강철 빔을 십자로 교차한 X자 꼴의 전차 장애물을 수천개 설치하여, 적 전차 대열을 조각내거나 방어 지역의 꼭대기로 몰아넣도록 했다. (역주: X자 장애물로 적 전차가 전면적으로 전개하여 포화를 집중하지 못하도록 축차 투입을 강요한다는 말인듯 합니다.)  포병대는 적 전차가 장애물에 접근하면 사격을 개시하도록 포진했다. 결국 X자 장애물은 북 아프리카에서 쓰인 영국 지뢰 지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방어 지점에 더해서, 수천개의 조립식 개별 콘크리트 토치카를 설치했다.  이것들은 필요 장소로 트럭에 싣고 갈 수 있다. 설계도대로 구멍을 파고 조립 토치카를 박아 넣으면 된다. 이들 토치카는 주요 침공로를 따라 큰 깊이로 배치되었다. 적이 특정 토치카를 때려잡는 경우, 다른 토치카에서 대각선이나 측면 공격을 퍼부을 수 있게 깔았다.

b. 포병대의 운용

급하면 독일 88mm대공포처럼 대전차용으로도 쓰인 소련의 85mm 대공포

러시아 인들은, 적 전차를 막는데 포병을 주무기로 삼았다. 85mm 다목적 포를 두드러지게 썼다. 76mm포와 45mm포도 널리 사용했다.


보통, 포병은 이동하거나 대형을 짜고 있는 전차대에 장거리 포격을 가했다. 탄막 사격을 통해서, 전차 대열을 흐트러뜨리고, 인명을 살상하고, 전차를 보병 및 지원 포병과 떨어뜨리려 했다. 고정 포대에 더하여, 기동성 있는 예비 대전차포를 상비했다.


장거리 포격을 맞고도 독일이 공격 가능하다면, 독일 전차가 분리 선을 넘고 전방 지점을 돌파하기 전까지 러시아는 대전차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았다.

소련 45mm 대전차포

45mm 및 76mm포의 설치 및 진지 강화 방법은 소련 포병 장교가 쓴 다음 기록에 나와 있다.


  • "45 및 76mm포 진지를 강화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독일 전차에 맞서는데 큰 몫을 한다. 빨리 참호를 파고 위장을 하는 것뿐 아니라 그들 중대 앞에 지뢰를 깔도록 가르쳤다. 시간이 있다면, 두세개의 대체 지점을 더 파서, 적이 우리 포의 위치를 알아내는데 헷갈리게 해야 한다.  종종 이들 빈 포 진지에서 사격을 하는 흉내를 내어서 적의 헛된 사격을 이끌어내려 했다."
  • " 노출된 지점은 곧 적 전차나 항공기에 나가떨어진다. 그러므로 360도로 포를 선회할 수 있는 포대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그 곁에 구멍을 파서 포를 내려놓는다. 포대 양 옆에 1.5 야드 깊이의 도랑을, 개인 및 탄약고 용으로  판다. 구멍과 도랑은 통나무나 기둥으로 덮은 뒤 다시 0.5 야드의 흙을 덮어 적탄과 폭탄의 파편을 막게 했다. 이 진지에서 2, 3 야드 떨어져 도랑을 하나 더 파서 탄약을 예비했다. 전투 중에는, 적 전차와 항공기 때문에 후방에서 탄약을 보급 받기 어려운 까닭이다. 포 설치 장소에서 좀 떨어져, 3, 4 야드 길이에 2 야드 폭으로 참호를 파서 비스듬한 입구를 내었는데, 군마 軍馬 용이다. 이런 참호는 기둥을 1에서 1.5 피트 너비의 틈이 나게 덮어서, 햇빛이 넉넉히 들게 하여, 병사들의 불안한 마음을 덜어줬다."
  • " 봄 전투에서 붉은 군대 포병은 종심 배치되었다. 45mm포는 전방에 배치되어, 다른 대전차 무기의 엄호를 받았다. 그곳 병사들은 포 참호 앞에 장애물뿐 아니라 지뢰밭을 놓게 훈련 받았으며, 필요 시 지뢰를 제거할 줄도 알았다. 게다가 각 포병 대대와, 일부 포병 중대는 각각 4, 5개의 지뢰를 지급 받은 5 에서 8명의 전투 공병의 기동 예비 병력이 있었다. 그들의 임무는 적 전차대의 진격 루트가 확실해진 뒤, 지뢰를 매설하여 적 전차의 접근을 저지하는 것이다. 이런 지뢰가 많은 적 전차를 멈추게 하고 심지어 격파하는데 매우 효과가 있었다."


c. 공중 지원


적 전차의 기습에서 군대(특히 보병)가 안전하도록 러시아는 항공 정찰에 힘썼다. 적 기갑부대와 전투가 벌어질 징조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보병, 포병, 전차의 합동 대형이 편성되고, 항공기의 근접 지원을 요청했다.


높은 평가를 받은 슈토르모빅 기를 비롯한 러시아의 근접 지원 항공기는 독일 전차와 다른 장갑 차량을 공격하는 데 종종 좋은 전과를 거두곤 했다.


d. 대전차 소총의 사용

소련 PTRS 14.5mm 대전차 소총 1941년형.

대전차 소총의 사용을 다룬 다음 정보는, 소련군의 공식 기관지인 <붉은 별 Red Star>에 처음 발표된 것이다.


  • " 어느 소련군 포병 대열이 행군 도중에 적 전차 6량의 급습을 받았다. 한 러시아 병사가 대전차 소총을 들고 탄약 차에서 뛰어 내려, 작은 언덕 뒤에서 사격을 가했다. 적 선두 전차에 상당한 타격을 가해 나머지 적 전차의 공격을 몇분간 지연시켰다. 포병 중대는 이 틈을 타서 대포를 전개, 사격을 가하여 적의 기습을 물리쳤다. 6량 중 4량의 독일 전차가 나가떨어졌다."
  • "다른 많은 비슷한 사례에서도 대전차 소총은 적 전차에 효과가 있는게 드러났다. 가볍고, 들고 다닐 수 있고, 빨리 쏘아댈 수 있으니 행군 중이나 쉬거나 전투 중에서나 즉시 응사할 수 있었다."
  • "15 에서 20 야드로 산개한 2에서 3개의 대전차 소총조로 이루어진 분대의 운용이 가장 성공적이었다. 이런 분대는 하나의 목표에 효과적인 사격을 가하여, 한 개의 대전차 소총으로 사격할 때보다 적 전차를 가동 불능으로 만들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사격 위치 선정에 앞서, 통상의 국지(로컬) 정찰뿐 아니라 사격 목표 장소에 대한 정밀한 정찰이 있어야 한다. 사각 (데드 스팟)을 없애고, 적 전차 예상 침투로를 막는 것을 가장 크게 생각해야 한다. 상호 측면 지원 사격이 가능하도록 사다리 꼴로 사격 위치들을 골라야 한다. 포병 중대 소속 대전차 소총은 보통 가장 노출이 많은 측면에 집단 배치된다.  모든 경우에, 분대장은 가장 잘 볼 수 있고, 분대원들을 제일 잘 지휘할 수 있는 위치로 자신의 사격 위치를 잡아야 한다. "
  • " 이들 사격 진지를 강화할 때, 지붕이 달린 포상( 砲床, emplacement, gun platform)은 비 실용적으로 드러났는데, 적 항공기에게 더 잘 들키고, 360도 사격이 안 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포상은 오픈된 둥근 꼴로, 대전차 소총 요원들이 360도 사격을 위해 자유롭게 움직일 만큼 넓으면서, 적 전차에 깔아뭉개지지 않을 정도의 지름이어야 한다. 좁은 연락용 참호가 후방 뿐 아니라 각 사격 진지들 간에 이어져야 한다. 포상이나 연락용 참호는 흉장( 방호용 낮은 방벽 ) 없이 만들었다. 파낸 흙은 적의 사격을 유인할 가짜 시설물을 만드는 데 쓰였다. 특히 전차에서 이들 진지를 발견하기 어려워서 대전차 소총은 최대한 긴 시간 동안 사격을 퍼부울 수 있었다. 또한, 공습을 막는 효과가 증대됐다."
  • " 대전차 소총 사격에 앞서, 소총수는 각각 다른 거리의 대여섯개의 사격 참조 포인트를 골라서, 그 거리를 알아두고, 겹치는 지형지물을 숙지해야 한다. 실제 사격에 들어가면, 되도록 정지한 전차를 쏴야 하며, 400야드 이상에 사격해선 안 된다. 늘 취약한 부위를 쏘아야 하며, 적 전차가 주춤거리거나 옆구리를 드러낼 때 놓치지 말아야 한다."
  • "이용 가능한 장애물이나 지뢰, 다른 화력 지원을 통해 대전차 소총 유닛을 완전히 방호할 수 있도록 대전차 방어망을 짜야 한다."
장전 중인 대전차 소총

e. 최근 경향

러시아 대전차 전술의 최근 경향은 <붉은 별>에 나온 다음 기사에 보인다. 다음 발췌한 것이다:



  • 제대로 배치하고 위장하면, 대전차 무기는 독일 전차를 저지할 수 있다. 최근 벌어진 전투에서, 연대 포병대 소속 대전차포 3문이 1일 전투에서 56량의 독일 전차를 저지하고 5량을 격파했다. 또 다른 경우에, 1개 교량을 통해 강을 건너려던 35에서 40량의 독일 전차를 저지했다. 위치 선정이 잘 된 대전차포 1문이 5량을 격파하고 나머지는 후퇴시켰다.
  • 포병대 지휘관과 보병 지휘관 및 다른 관련 병과 지휘관 간의 연락은 보통 무선으로 한다.
  • 모든 포병 및 대전차 방어는 방위 구역 사령관의 지휘를 받는다.
  • 어느 방위 구역에나 적용되는, 대전차 무기 밀도에 관한 정해진 룰은 없다. 지형과 지역 상황에 맞추어야 한다. 보통, 후방으로 갈수록 밀도가 높아져야 한다. 대규모 전차대의 공격은 전방에서 포병과 소총 사격으로 막아본다. 그 뒤 대전차 소총과 구축 전차가 동원된다. 적 전차가 여전히 진격한다면, 그들은 측면과 후방으로 대전차 포화가 쏟아지는 전차 장애물 지대로 들어가게 된다. 이 지점에서 소련 보병들이 독일 보병들을 독일 전차로부터 떼어놓으려 할 것이다. 적 전차는 구축전차의 포화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점점 더 많은 지뢰밭에 마주치게 된다.
  • 소련 전차는 방어전에서 전방에 배치해선 안 되며, 후방에 산개해놓고 참호 속에서 혹시 있을 적의 돌파를 기다려야 한다.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역할이다.


덧글

  • rumic71 2009/04/03 19:23 # 답글

    스탈린 동무가 대포 빠돌이였지요...
  • 뽀도르 2009/04/04 12:23 #

    소련에서는 대포는 전쟁의 신이라 불렀다지요.
  • 미친과학자 2009/04/03 20:01 # 답글

    헤에...독일군 전차의 장갑이 강화되는 바람에 대전차 라이플이 무용지물이 된줄 알았는데, 전술적으로 아직 충분히 위력이 있었군요.
  • 뽀도르 2009/04/04 12:23 #

    아무래도 시간이 갈수록 대전차 라이플의 효용은 감소될 수 밖에 없었지요.
  • 천하귀남 2009/04/03 20:58 # 답글

    판터이상의 등급이면 대전차소총이 통하는지 궁금하군요. 잘만 맞추면 가능할듯도 한데...
  • rumic71 2009/04/03 21:18 #

    판터부터는 당연히 안 통하지요. 일본군 전차도 아니고.
  • 뽀도르 2009/04/04 12:24 #

    잘해야 좀 성가시게 할 수 있었겠지요. 격파까지는 바랄 수 없구요.
  • 프리앙 2009/04/03 21:28 # 삭제 답글

    콜 오브 듀티에서는 그냥 쏘기만 하면 터지던데

    구체적으로 대전차 소총은 전차의 어느 부위를 노리고 쏘는건가요?

    전차 내부의 전차병? 엔진?
  • 뽀도르 2009/04/04 12:21 #

    독일 1, 2호 전차나 일본군의 경전차 같은 경우에는 장갑판도 관통이 가능했지만, 전차의 장갑판이 두꺼워짐에 따라 취약 부위를 골라 쏴야 했습니다.

    "온갖 소총이나 기관총탄을 관측 구멍, 잠망경, 포탑의 기초 부분, 포 방패에 퍼부우면, 시야를 막거나 부품을 고장낼 수 있다. " -- 제가 전에 올린 판터 전차에 관한 글의 일부입니다. 아무래도 저런 부위를 노릴 수 밖에 없었겠지요.
  • 시간의저편 2009/04/03 21:31 # 답글

    잘 읽고 갑니다
  • 뽀도르 2009/04/04 12:22 #

    감사합니다 ^_^)
  • 하늘 2009/05/09 23:49 # 삭제 답글

    여기서 좋은지식하나 얻어갑니다^^
  • 뽀도르 2009/05/11 23:41 #

    도움이 되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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