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기 천하쟁패, 슈나이더 트로피 레이스 역사 잡설

2차대전 배틀 어브 브리튼에서 호커 허리케인과 함께 영국을 구한 스핏파이어의 조상이 수상기라는 것은 잘 알려졌지요. 그 조상을 낳게 한 유명한 수상기 레이스를 소개합니다.

슈나이더 트로피 레이스

1929년 슈나이더 트로피 레이스

정식 명칭은 "Coupe d'Aviation Maritime Jacques Schneider". 프랑스의 부호 자크 슈네데르 Jacques Schneider 가 항공 기술의 발전을 위해 세계 각 도시를 잇는 항공기는 광대한 활주로를 사용하지 않고 호수나 하천에서 이착륙(이착수離着水가 맞나?) 가능한 수상기라고 생각, 수상기 속도 경주를 주최했다. 1913년부터 시작했으나,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차 대전 후 1919년이다. 1919년 경기에서 이탈리아 팀이 안개가 낀 상태에서 우승하지만, 나중에 실격처리되는 바람에 이 해의 우승 기록은 공백으로 남는다.

당시 항공기는 속도를 떨어뜨리고 이착륙 거리를 단축시키는 플랩 등의 고양력 장치가 없어, 고속기일수록 긴 활주로가 필요해, 육상기의 고속화는 한계가 있었다. 한편 수상기는 이착수에 광대한 호수가 이용 가능, 이착륙 거리에 제한이 없어, 공기저항이 큰 플로트가 달린 걸 감안해도 수상기 쪽이 고속화에 유리했다. 슈나이더 트로피는 수상기에 한정된 레이스였지만, 결과적으로 세계 최고속을 결정하는 레이스가 되었다.

우승한 나라는 차기 대회 개최권을 얻고, 5년 간에 3회 우승한 시점에 레이스를 종료, 트로피는 우승국이 영구히 보유하게 했다. 레이스는 설정된 수상의 3개의 포인트 상공을 통과해서 돌아가는 룰을 가져, 최초 280킬로미터, 뒤 350킬로미터의 삼각형의 코스의 속도로 겨뤘다. 각각의 비행기 메이커가 아닌 국가 단위의 레이스가 되어 당초 선진 항공 기술국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간에 치열했고, 뒤에 기술력을 갖춘 미국이 참가하고, 프랑스는 탈락했다.

1차 대전 후 이탈리아가 3회 연속 우승을 달승했으나, 다른 나라의 준비가 불충분했다는 것을 감안, 이탈리아가 신사적으로 권리를 포기했다. (1920년, 21년 두 대회는 이탈리아 단독 출전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

1923년 미국팀이 수냉식 엔진을 장착한 유선형의 커티스기로 우승합니다. 1924년 대회는 프랑스 이탈리아가 포기하고 영국 팀은 연습 중에 충돌로 기체가 대파돼서 대회가 무산됩니다.

1926년 패커드 사의 V12기통 700마력 엔진을 탑재한 미국의 카티스 RC-3 기가 우승 달성 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 이탈리아의 마키, 영국의 미첼은 예산, 시간, 부족으로 우승을 예측할 수 없었다. 이탈리아는 국민의 성화에 따라 정부가 마키 사를 지원, 피아트 사의 12기통 800 마력의 최신형 엔진을 탑재한 마키 M.39( 마리오 데 베르나르디 공군 소령이 조종)가 미국을 이겼다.

1927년 이후, 기체 제작 기간이 길어져 격년제로 변경됐다.

1931년 영국의 우승을 이끈 사람들. 가운데가 10만 파운드를 쾌척한 휴스턴 여사.

미첼이 개발한 수퍼머린 사의 S6 기로 2승을 한 영국은 1931년에는 V12기통 롤스로이스 사의 R형 엔진을 탑재한 S6B를 내놓았다. 이에 맞서 이탈리아는 마키 M.C. 72가 이중반전 프로펠러를 장비해, 세계 최고속을 노렸다. 실제로는 1931년 영국 왕립 항공 클럽은 영국 공군과 영국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각하되었다. 그러나 국민 여론이 높아져, 선박업계 유력자의 미망인 휴스턴 여사가 10만 파운드를 쾌척, 수퍼머린 사에 기부했다. 한편 이탈리아는 엔진 계통의 문제로 참가가 무산되었다. 결국 영국 공군 소령 부스먼이 조종한 S6B가 영국의 3회 연속 우승을 달성, 슈나이더 트로피를 영구 보유하게 되었다.

우승기 일람

1913년 프랑스 Deperdussin 기,  Maurice Prevost 조종,     73.56 km/h

1914년 영국 Sopwith Tabloid 기, Howard Pixton 조종,  139.74 km/h


1920년  이탈리아 Savoia S.12 기, Luigi Bologna 조종    70.54km/h
어찌 전 대회 우승기보다 느려졌냐 -_-;
알고보니 이탈리아 단독 출전이었다고... 기계적 고장만 없으면 우승이었네.
붉은 돼지가 몰던 비행기 비슷하게 생겼구만


1921년 이탈리아 Macchi M.7bis 기, Giovanni de Briganti 조종     189.66 km/h
역시나 이탈리아 단독 출전. 이거 너무 쉬운 거 아녀.


1922년  영국 Supermarine Sea Lion II 기, Henri Biard 조종,    234.51 km/h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가 3국이 출전.

1923년 미국 Curtiss CR-3  기,  David Rittenhouse  조종   285.29 km/h
수냉식의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엔진을 장착.
후일 수퍼머린 엔진의 개발에 영감을 줬다죠.

1925년 미국 Curtiss R3C-2 기, James Doolittle 조종,      374.28 km/h
앗, 이분은 토쿄를 공습해 야마모토를 야마 돌게 한 그분 아닙니까
이 비행기도 붉은 돼지에서 본 적이 있군요.


1926년 이탈리아 Macchi M.39 기, Mario de Bernardi 조종    396.69 km/h

전설의 시작!
1927년 영국 Supermarine S.5 기,   Sidney Webster  조종   453.28 km/h

1929년 영국 Supermarine S.6 기,   Henry Waghorn  조종   528.89 km/h

1931년 영국 Supermarine S.6B 기, John Boothman 조종, 547.31 km/h
우승 17일 뒤인 그해 9월 29일 속도 기록 갱신을 위해 달성한 최고속은 655.8 km/h군요. 1931년에 이런 속도라니...
시속 400 마일의 장벽을 깬 첫 비행기랍니다.


한발 늦었다.
이탈리아 Macchi M.C.72
엔진 문제로 마지막 대회 참가가 무산됐지만 심기일전 세계 기록을 갈아치웁니다.
1933년 가을 4월 Francesco Agello가 모는 M.C.72가 709.202km/h의 세계 신기록을 세웁니다. 이 기록은 아직도 피스톤 엔진을 단 수상기의 세계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잘난 조상을 둔 수퍼머린 스핏파이어, 가장 아름다운 전투기!


(http://ja.wikipedia.org과 http://en.wikipedia.org의 자료를 번역해 짬뽕했습니다. 일본어 자료와 영어 자료가 서로 보완해주는 면이 있네요. 사진 자료는 여기 저기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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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 돼지에 등장하는 역사적 항공기들 2009/03/11 17:47 #

    수상기 천하쟁패, 슈나이더 트로피 레이스 초등학교 시절에는 원래 2차대전 프로펠러 전투기에 열광했습니다만, 언젠가 본 일본 만화 붉은 돼지에 나오는 수상기들이 끌리더라구요. 슈나이더 트로피 레이스에 대해 포스팅한 김에, 역시 슈나이더 레이스를 자주 언급하는 붉은 돼지에 나오는 수상기들을 찾아봤습니다. Savoia S.21 시험 제작 전투기 - 붉은 돼지의 愛機 (실제 존재한 전투기는 아닌 가공의 항공기라는....) 붉은 ...... more

덧글

  • 불별 2009/03/11 17:48 # 답글

    아아 아름답습니다.. 초기 비행기들 속도가 흥미롭네요. 80km밖에 안된다면 저거 차에 매달고 고속도로에서 달리면 붕- 뜨는걸까요-_-;
  • 뽀도르 2009/03/12 11:10 #

    수상기라 그런가 더욱 물고기처럼 매끈하게 유선형인 거 같습니다. 다랑어나 돗새치처럼 힘차고 빠른 물고기를 보는 듯합니다.
    지상도 아니고 공중을 시속 80키로로 난다면 느릿느릿 유람하는 기분이 들겠네요.
  • 계원필경&Zalmi 2009/03/11 23:01 # 답글

    이 대회를 보니 앞으로 다가올 전투기들의 선조(?)들이 보이군요...(여담으로 프롭기 전체로는 Tu-95(950km/h)가 가장 빠르고 프롭 단엽기 중에서는 F8F 베어켓이 1989년에 세운 850 km/h가 가장 빠른 기록입죠...)
  • 뽀도르 2009/03/12 11:18 #

    Tu-95 곰돌이는 이중 반전 프로펠러에, 후퇴익까지 갖추었으니 그런 속도가 나는 모양이네요.
    베어캣이 그래서 전후에, 레이싱 기로 가끔 보였군요.
  • ghistory 2009/03/12 02:51 # 답글

    슈나이더: 프랑스인이면 대체로 슈네데르입니다.
  • 뽀도르 2009/03/12 11:19 #

    감사합니다. 인명은 슈네데르로 수정했습니다. 대회 명칭은 일반적으로 슈나이더로 알려져서 그대로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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