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삼국지 38회] 제갈공명, 천하삼분의 결책을 내다. 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第三十八回 定三分隆中決策 戰長江孫氏報讎

융중에서 천하를 셋으로 나누는 결책[결정적 계책]을 내고, 장강에서 싸워 손 씨가 원수를 갚다.

옛 중국의 싸움배의 하나인 몽동 艨艟 (몽충 蒙冲)

卻說玄德訪孔明兩次不遇,欲再往訪之。關公曰:「兄長兩次親往拜謁,其禮太過矣。想諸葛亮有虛名而無實學,故避而不敢見。兄何惑於斯人之甚也?」玄德曰:「不然。昔齊桓公欲見東郭野人,五反而方得一面。況吾欲見大賢耶?」張飛曰:「哥哥差矣。量此村夫,何足為大賢?今番不須哥哥去;他如不來,我只用一條麻繩縛將來!」玄德叱曰:「汝皆不聞周文王謁姜子牙之事乎?文王且如此敬賢,汝何太無禮!今番汝休去,我自與雲長去。」飛曰:「既兩位哥哥都去,小弟如何落後?」玄德曰:「汝若同往,不可失禮。」

한편 현덕이 공명을 찾아가 두번이나 못 만나 다시 찾아가 만나려 하자 관공이 말한다.

"형장께서 두번이나 몸소 배알하러 찾아가니 예의가 너무 지나치오. 생각하면, 제갈량은 헛된 명성만 있을 뿐 실제 학문은 없어 일부러 피해 감히 만나지 못하는 것이오. 형께서 어찌 보잘것 없는 자에게 미혹되시는 게 이렇게 심하시오?"

"그렇지 않다. 예전에 제나라 환공이 동곽 東郭의 야인 野人을 만나려 해도 다섯번이나 되돌아오고서야 한번 만날 수 있었다. 하물며 내가 대현 大賢을 만나려 하는데야!"

장비가 말한다.

"형님 틀렸수! 그깟 촌뜨기가 어찌 대현이겠수? 이번에 형님이 가실 것 없이, 그자가 안 오면 내가 삼노끈으로 꽁꽁 묶어 오겠수다!"

현덕이 꾸짖는다.

"너희가 주나라 문왕이 강자아를 만난 일을 듣지 못했냐? 문왕조차도 그렇게 현자를 공경하는데 너희가 어찌 이렇게 무례하냐! 이번에 너는 가지 마라. 내가 운장과 함께 가겠다."

"두 형님이 모두 가시는데 아우가 어찌 뒤에 남겼수?"

"네가 같이 갈 것이면 예를 잃지 말아라."

飛應諾。於是三人乘馬引從者住隆中。離草廬半里之外,玄德便下馬步行,正遇諸葛均。玄德忙施禮,問曰:「令兄在莊否?」均曰:「昨暮方歸。將軍今日可與相見。」言罷,飄然自去。玄德曰:「今番僥倖,得見先生矣!」張飛曰:「此人無禮!便引我等到莊也不妨!何故竟自去了!」玄德曰:「彼各有事,豈可相強?」

장비가 응낙한다. 이에 세 사람이 말을 타고 융중으로 간다. 초가집에서 반 리쯤 떨어진 곳에서 현덕이 말에서 내려 걷다 마침 제갈균을 만난다. 현덕이 황망히 인사해 묻는다.

"오늘 형께서 집에 계시지 않습니까?"

"어제 저녁 막 돌아왔습니다. 장군께서 오늘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말을 마쳐 훌훌 떠나간다. 현덕이 말한다.

"이번에 요행히 선생을 만나게 됐구나!"

장비가 말한다.

"저자가 무례하오! 우리를 안내해 집으로 데려가도 괜찮지 않수! 무슨 까닭으로 자기 혼자 가버린단 말이우!"

"각자 사정이 있을텐데 어찌 억지로 하겠냐?"

三人來到莊前叩門,童子開門出問。玄德曰:「有勞仙童轉報,劉備專來拜見先生。」童子曰:「今日先生雖在家,但現在草堂上晝寢未醒。」玄德曰:「既如此,且休通報。」分付關、張二人,只在門首等著。玄德徐步而入,見先生仰臥於草堂幾席之上。玄德拱立階下。

*幾席 /기석/ 궤석 几席 [안석과 돗자리]. 안석은 벽에 세워 몸을 기대는 등받이의 일종. 본문에서는 돗자리  정도로 풀이하면 될듯. 궤석이라 적으면 알아볼 사람이 거의 없을듯.
*仰臥 /앙와/ 반듯하게 누움.

세 사람이 집앞에 이르러 문을 두들겨 동자가 문을 열고 나와 물어 현덕이 말한다.

"수고스럽겠다만 선동 仙童 [신선을 모시는 동자]이 선생께 가서, 유비가 선생을 만나뵈러 일부러 찾아왔다 말씀드려라."

"오늘 선생께서 비록 집에 계시나 이제 초당 위에서 낮잠을 주무셔 아직 깨지 않으셨습니다."

"그렇다면 잠시 통보를 멈춰라."

관, 장 두 사람에게, 문앞에서 기다리게 분부한다. 현덕이 천천히 걸어 들어가 바라보니 선생은 돗자리 위에 반듯하게 누워 있다. 현덕이 두손 모아 섬돌 아래 선다.

半晌,先生未醒。關、張在外立久,不見動靜,入見玄德,猶然侍立。張飛大怒,謂雲長曰:「這先生如何傲慢!見我哥哥侍立階下,他竟高臥,推睡不起!等我去屋後放一把火,看他起不起!」雲長再三勸住。玄德仍命二人出門外等候。望堂上時,見先生翻身將起,忽又朝裡壁睡著。童子欲報。玄德曰:「且勿驚動。」又立了一個時辰,孔明纔醒,口吟詩曰:

*半晌 /반향/ 한참동안. 한나절.
*睡著 /수저/ 잠이 들다. 입수 入睡.

한동안 선생이 잠에서 안 깬다. 관, 장이 밖에서 오래 서 있어 동정을 살필 수 없어 들어가 현덕을 바라보니 여태 지켜 서 있다. 장비가 크게 노해 운장에게 이른다.

"저놈의 선생이 어찌 저렇게 오만하다 말이우! 보자니까 형님께서 섬돌 아래 지켜 서 계시고 그자는 높이 베고 누워 계속 자면서 일어나지 않는구려! 우리가 밖으로 나가며 불을 확 질러 그자가 일어나나 안 일어나나 한번 봅시다!"

운장이 거듭 말려 멈춘다. 현덕이 다시 두 사람에게 문밖으로 나가 기다리라 명한다. 초당 위를 올려다보니 선생이 몸을 돌려 일어나는가 싶더니 다시 벽을 보고 잠이 든다. 동자가 알리려 하자 현덕이 말한다.

"놀라게 해선 안 된다."

다시 한 시진 時辰 [오늘날 2시간]을 더 서서 기다려서야 공명이 깨어나 시를 읊는다.

大夢誰先覺?平生我自知。
草堂春睡足,窗外日遲遲。

큰 꿈을 누가 먼저 깨울까? 평소 내 스스로 알았네.
초당에서 봄꿈은 족하고 창밖 해는 느릿느릿하구나.

孔明吟罷,翻身問童子曰:「有俗客來否?」童子曰:「劉皇叔在此,立候多時。」孔明乃起身曰:「何不早報!尚容更衣。」遂轉入後堂。又半晌,方整衣冠出迎。玄德見孔明身長八尺,面如冠玉,頭戴綸巾,身披鶴氅,飄飄然有神仙之概。玄德下拜曰:「漢室末冑、涿郡愚夫,久聞先生大名,如雷貫耳。昨兩次晉謁,不得一見,已書賤名於文幾,未審得入覽否?」孔明曰:「南陽野人,疏懶性成,屢蒙將軍枉臨,不勝愧赧。」

*俗客 /속객/ 승려가 아닌 사람. 고아하지 못하고 평범한 사람.
*文幾 /문기/ 문궤 文几. 글을 쓰는 데 사용하는 작은 탁자. 편지.
*疏懶 /소라/ 나태하고, 구속을 받지 않음. 게으르고 제멋대로임.
*愧赧 /괴난/ 몹시 부끄러워 얼굴을 붉힘.

공명이 읊고나서 몸을 돌려 동자에게 묻는다.

"속객 俗客 이 찾아오지 않았냐?"

"유황숙께서 오셔서 서서 기다리신 지 오랩니다."

이에 공명이 몸을 일으켜 말한다.

"어째서 어서 알리지 않았냐! 일단 옷을 갈아 입어야겠구나."

곧 후당으로 들어가 다시 한참 지나서야 옷과 갓을 차려 나와 맞이한다. 현덕이 바라보니 공명은 키가 8척이요 얼굴은 관옥 같고 머리에 윤건을 쓰고 몸에 학창의를 입어 표표한 게 신선의 기개가 풍긴다. 현덕이 허리 굽혀 인사해 말한다.

"한실의 보잘것없는 후예, 탁군의 어리석은 자가 오래전부터 선생의 큰 명성을 우레처럼 들어왔습니다. 예전에 두 차례 찾아와 만나뵈려 했으나 만나지 못해 벌써 몇자 글을 남겼는데 아직 읽어보시지 않으셨습니까?"

"저는 남양 땅의 야인이고 천성이 게으르고 제멋대로입니다. 장군께서 거듭 왕림해주시니 몹시 부끄러워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二人敘禮,分賓主而坐。童子獻茶。茶罷,孔明曰:「昨觀書意,足見將軍憂民憂國之心;但恨亮年幼才疏,有誤下問。」玄德曰:「司馬德操之言,徐元直之語,豈虛談哉?望先生不棄鄙賤,曲賜教誨。」孔明曰:「德操、元直,世之高士。亮乃一耕夫耳,安敢談天下事?二公謬舉矣。將軍奈何舍美玉而求頑石乎?」玄德曰:「大丈夫抱經世奇才,豈可空老於林泉之下?願先生以天下蒼生為念,開備愚魯而賜教。」孔明笑曰:「願聞將軍之志。」玄德屏人促席而告曰: 「漢室傾頹,奸臣竊命,備不量力,欲伸大義於天下,而智術淺短,迄無所就。惟先生開其愚而拯厄,實為萬幸。」

*曲賜 /곡사/ 높임말. 굽어 살펴서 ~를 해주기를 바랍니다 정도의 뜻.
*愚魯 /우노/ 우매하고 노둔함.
*傾頹 /경퇴/ 기울어져 무너짐
*不量力 /불량력/ 자신의 능력을 헤어리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뛰어넘는 일을 하려 하다.

두 사람이 예를 갖춰 인사하고 손님과 주인 자리로 나눠 앉는다. 동자가 차를 바친다. 차를 마시고 공명이 말한다.

"지난번에 남기신 글의 뜻을 살피오니, 장군께서 백성과 나라를 걱정하시는 마음을 알고도 남았습니다. 다만 제가 어리고 재주가 모자라 잘못 물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마덕조나 서원직의 말이 어찌 허튼 이야기이겠습니까? 저를 비천하다 버리지 마시고 아무쪼록 가르침을 내려주시기 바라옵니다."

"사마덕조나 서원직은 당세의 뛰어난 선비입니다. 저는 밭이나 가는 농부일 뿐이니 어찌 천하의 일을 이야기하겠습니까? 두분께서 잘못 천거하셨습니다. 장군께서 어찌 미옥 [아름다운 구슬]을 버려 완석[쓸모없는 돌]을 구하십니까?"

"대장부가 경세기재[세상을 다스릴 남다른 재주]를 갖고서 어찌 임천 林泉 [수풀과 샘. 숨어지내는 삶을 비유] 속에서 헛되이 늙어가겠습니까? 바라건대 선생께서 천하창생 [천하의 모든 사람]을 생각하셔 저의 우둔함을 깨우쳐 구해주시기 바랍니다."

공명이 웃는다.

"장군의 뜻을 듣고 싶습니다."

"한실이 기울고 무너지고 간신이 국가권력을 빼앗습니다. 제가 제 힘을 헤아리지 못한 채 천하에 대의를 펴기를 바라나 지혜와 책략이 얕고 짧아 결국 아무 것도 이룬 게 없습니다. 선생께서 저의 우매함을 깨우쳐 재앙에서 건져주신다면 참으로 만번 다행이겠습니다."

孔明曰:「自董卓造逆以來,天下豪傑並起。曹操勢不及袁紹,而竟能克紹者,非惟天時,抑亦人謀也。今操已擁百萬之眾,挾天子以令諸侯,此誠不可與爭鋒。孫權據有江東,已歷三世,國險而民附,此可用為援,而不可圖也。荊州北據漢沔,利盡南海,東連吳會,西通巴蜀,此用武之地,非其主不能守。是殆天所以資將軍,將軍豈可棄乎?益州險塞,沃野千里,天府之國,高祖因之以成帝業。今劉璋闇弱,民殷國富,而不知存恤,智能之士,思得明君。將軍既帝室之冑, 信義著於四海,總攬英雄,思賢如渴,若跨有荊益,保其巖阻,西和諸戎,南撫彝越,外結孫權,內修政理;待天下有變,則命一上將,將荊州之兵,以向宛洛;將軍身率益州之眾,以出秦川,百姓有不簞食壼漿以迎將軍者乎?誠如是,則大業可成,漢室可興矣。此亮所以為將軍謀者也。惟將軍圖之。」言罷,命童子取出畫一軸,掛於中堂,指謂玄德曰:「此西川五十四州之圖也。將軍欲成霸業,北讓曹操占天時,南讓孫權佔地利,將軍可占人和。先取荊州為家,後即取西川建基業,以成鼎足之勢,然後可圖中原也。」

*吳會 /오회/ 동한 시기의 오군 吳郡과 회계군.
*彝 /이/ 운남, 사천, 귀주 등에 사는 소수민족.

공명이 말한다.

"동탁이 반역한 뒤부터 천하의 호걸들이 우르르 일어났습니다. 조조는 세력이 원소에 미치지 못하였으나 마침내 원소를 이긴 것은 오로지 하늘이 도와서만이 아니라 책략에서 이긴 까닭도 있습니다. 이제 조조가 벌써 백만의 무리를 가진데다 천자를 끼고 제후를 호령하니 이것은 참으로 더불어 창칼을 겨눌 수 없습니다. 손권은 강동을 점거한 지 벌써 3대에 이르고 나라는 험준하고 백성이 따르니 이것은 그가 나를 돕게 할 것이지 그를 도모해서는 안 됩니다.

형주는 북으로 한 漢, 멱 沔의 두 강물이 있어 남쪽 바다에 이르는 이익을 모조리 가지고, 동쪽으로 오군 吳郡 및 회계군과 잇닿고, 서쪽으로 파촉 지방과 통하니 이것은 용무지지 用武之地 [전쟁하기 좋은 땅]이지 주인이 능히 지킬 곳은 아닙니다. 이것은 하늘이 장군께 내린 것이나 마찬가진데 장군께서 어찌 버리실 수 있겠습니까?

익주 益州는 지형이 험준해 지키기 쉽고 옥야천리 沃野千里 [기름지고 매우 넓은 땅]라 천부지국 天府之國 [하늘이 내린 땅]입니다. 거기서 기반해 고조 황제께서 제업 帝業을 이루셨습니다. 오늘날 유장 劉璋이 어리석고 흐립니다. 민은국부 民殷國富 [백성은 충실하고 나라는 부유함]하지만 제대로 대우받지 못한 지능지사 智能之士 [지식과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 밝은 군주를 바라고 있습니다.

장군께서 황실의 후예이신데다 신의가 사해에 현저하고 영웅들을 거느리고 어진이를 생각하시기를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듯이 하십니다. 만약 형주와 익주를 얻는다면 그 험난한 땅을 지키고 서융의 오랑캐들과 화친하고 남쪽으로 이월 彝越의 오랑캐들을 달래고 바깥으로 손권과 맺고, 안으로 정리 政理 [정치]를 갈고 닦아야 합니다.

천하의 변고를 기다려 즉시 뛰어난 장수에게 명해 형주의 병력을 거느려 완락 宛洛 [오늘날 남양과 낙양]으로 향하게 합니다. 장군께서 몸소 익주의 대군을 거느려 진천 秦川 [오늘날 섬서성과 감숙성]으로 나가시면 백성들 가운데 밥을 싸들고 나와 장군을 맞이하지 않을 이 있겠습니까? 참으로 이와 같다면 가히 대업을 이뤄 가히 한실을 중흥하게 됩니다. 이것이 제가 장군을 위해 꾀하는 것입니다. 장군께서 이것을 도모하십시오."

말을 마쳐 동자에게 명해 책 한 두루마리를 꺼내와 중당 中堂에 걸어 현덕에게 가리켜 말한다.

"이것이 서천 西川 54주의 지도입니다. 장군께서 패업을 이루시려면 북으로 조조에게 천시 天時를 가지도록 양보하고, 남으로 손권에게 지리 地利를 가지도록 양보해, 장군께서는 가히 인화 人和를 가져야 합니다. 먼저 형주를 취해 내 집으로 만든 뒤 즉시 서천을 취해 토대를 세워 정족지세 鼎足之勢 [옛날 솥의 세다리처럼 각각의 세력이 팽팽함]를 이뤄야 가히 중원을 도모할 만합니다."

玄德聞言,避席拱手謝曰:「先生之言,頓開茅塞,使備如撥雲霧而睹青天;但荊州劉表、益州劉璋,皆漢室宗親,備安忍奪之?」孔明曰:「亮夜觀天象,劉表不久人世。劉璋非立業之主,久後必歸將軍。」玄德聞言,頓首拜謝。只這一席話,乃孔明未出茅廬,已知三分天下,真萬古人不及也!後人有詩讚曰:

현덕이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두손을 모아 사례해 말한다.

"선생의 말씀으로 돈개모색 頓開茅塞 [갑자기 크게 깨우침]하니 구름과 안개가 걷혀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것과 같습니다. 다만 형주의 유표나 익주의 유장이 모두 한실의 종친이라 제가 어찌 차마 뻬앗겠습니까? "

"제가 밤에 천상 天象을 살피니 유표는 오래지 않아 세상을 뜹니다. 유장은 대업을 이룰 군주가 아닌지라 결국 장군께 넘어오고야 맙니다."

현덕이 듣고서 머리를 조아려 절해 사례한다. 이 자리의 이야기는 바로 공명이 초가집을 떠나기 전에 벌써 천하를 셋으로 나눌 것을 안 것이니 참으로 만고에 걸쳐 아무도 따르지 못할 것이다! 뒷날 누군가 시를 지어 기렸다.

豫州當日歎孤窮,何幸南陽有臥龍。
欲識他年分鼎處,先生笑指畫圖中。

유예주 당시 고궁한 걸 한탄하는데
다행히 남양 땅에 와룡선생 있었네
언제 정족지세를 이룰지 알고 싶거늘
선생은 웃기만 하며 지도를 가리키네

玄德拜請孔明曰:「備雖名微德薄,願先生不棄鄙賤,出山相助。備當拱聽明誨。」孔明曰:「亮久樂耕鋤,懶於應世,不能奉命。」玄德泣曰:「先生不出,如蒼生何?」言畢,淚沾袍袖,衣襟盡濕。孔明見其意甚誠,乃曰:「將軍既不相棄,願效犬馬之勞。」

현덕이 절해 공명에게 청한다.

"제가 비록 명성도 미미하고 덕도 박하지만 바라건대 선생께서 비천한 저를 버리지 않고 산을 나와 도와 주십시오."

"저는 오랫동안 밭갈고 김매기를 즐기고 세상 돌아가는 걸 잘 몰라 능히 명을 받들지 못합니다."

현덕이 눈물흘려 말한다.

"선생께서 나오지 않으시면 창생 [백성]은 어찌합니까?"

말을 마쳐 눈물이 옷소매를 적셔 옷깃이 온통 젖는다. 공명이 그 뜻이 지극한 것을 보고 말한다.

"장군께서 버리시지 않으신다면 바라건대 견마지로를 다하겠습니다."

玄德大喜,遂命關、張入拜獻金帛禮物。孔明固辭不受。玄德曰:「此非聘大賢之禮,但表劉備寸心耳。」孔明方受。於是玄德等在莊中共宿一宵。次 日,諸葛均回,孔明囑付曰:「吾受劉皇叔三顧之恩,不容不出。汝可躬耕於此,勿得荒蕪田畝。待吾功成之日,即當歸隱。」後人有詩歎曰:

현덕이 크게 기뻐 곧 명을 내려 관, 장이 들어와 절하고 금과 비단을 예물로 바친다. 공명이 고사해 받지 않자 현덕이 말한다.

"이것은 대현을 초빙하는 예물이 아니라 다만 유비의 촌심 寸心을 나타나는 것일 뿐입니다."

공명이 그제서야 받는다. 이에 현덕이 그 집에서 함께 하룻밤 묵는다. 이튿날 제갈균이 돌아와 공명이 부탁한다.

"내가 유황숙의 은혜를 받아 나가지 않을 수 없겠다. 너는 여기서 가히 농사를 짓되 절대 논밭을 버려 거칠게 하지 말라. 내가 뜻을 이룬 뒤 여기 되돌아와 은거하겠다. "

뒷날 누군가 시를 지어 기렸다.

身未升騰思退步,功成應憶去時言。
只因先主丁寧後,星落秋風五丈原。

*先主 /선주/ 촉한의 초대 황제 유비 현덕. 후주 後主는 유선.

그몸이 날아오르기 앞서 물러남을 생각했으니
뜻을 이뤘으면 그때 말씀을 잊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선주께서 돌아가시며 간절히 부탁한 뒤
별은 떨어지고 가을바람은 쓸쓸하던 오장원!

又有古風一篇曰:

다시 고풍 古風 한 편으로 기렸다.

高皇手提三尺雪,芒碭白蛇夜流血。
平秦滅楚入咸陽,二百年前幾斷絕。
大哉光武興洛陽,傳至桓靈又崩裂。
獻帝遷都幸許昌,紛紛四海生豪傑。
曹操專權得天時,江東孫氏開鴻業。
孤窮玄德走天下,獨居新野愁民危。
南陽臥龍有大志,腹內雄兵分正奇。
只因徐庶臨行語,茅廬三顧心相知。
先生爾時年三九,收拾琴書離隴畝。
先取荊州後取川,大展經綸補天手。
縱橫舌上鼓風雷,談笑胸中換星斗。
龍驤虎視安乾坤,萬古千秋名不朽。

*鴻業 /홍업/ 대업.
*雄兵 /웅병/ 강력한 군대.
*正奇 /정기/ 병법에서 말하는 정은 통상적 방법, 기는 변칙적 방법이다.
*隴畝 /농무/ 밭이랑. 논밭.
*補天手 /보천수/ 세상의 운명을 바꿀 능력을 가진 사람.
*龍驤虎視 /용양호시/ 용마가 머리를 들고 달리고, 호랑이가 노려봄

고조께서 눈처럼 하얀 칼 빼어들고
망탕에서 흰 뱀 베어내 피가 흐르네
진과 초를 멸해서 함양에 들어가나
이백년 전 거의 왕업 끊어질 뻔하네
크도다! 광무께서 낙양을 중흥하나
환제 영제 이르러 무너져 갈라지네
헌제께서 천도해 허창으로 가지만
줄줄이 사해에서 호걸들 일어나네
조조가 권력을 장악해 천시를 얻고
강동 땅에서 손 씨는 홍업을 여는데
고궁한 현덕은 천하를 떠돌아 다녀
홀로 신야성에서 백성을 걱정하네
남양의 와룡선생이 커다란 뜻 가져
웅대한 전략 품고 병법에 능통하네
서서가 현덕을 떠나가며 말을 남겨
초가집을 세번 찾아온 마음을 아네
선생이 이때 나이 스물일곱 살인데
거문고와 책을 챙겨 논밭을 떠나네
먼저 형주를 취한 뒤에 서천을 취해
경륜을 크게 펼쳐 세상을 바꾸리라
종횡무진! 세치 혀에 풍뢰가 일고
담소하지만 속으로 우주를 바꾸네
용양호시! 천지사방을 안정시키니
만고천추 그 이름 바래지 않으리라

玄德等三人別了諸葛均,與孔明同歸新野。玄德待孔明如師,食則同桌,寢則同榻,終日共論天下之事。孔明曰:「曹操於冀州作玄武池以練水軍,必有侵江南之意,可密令人過江探聽虛實。」玄德從之,使人往江東探聽。

현덕 등 세 사람이 제갈균과 작별해 공명과 더불어 함께 신야로 돌아간다. 현덕이 공명을 스승같이 대해 같은 식탁에서 먹고 같은 침상에서 자며 하루내내 천하의 일들을 함께 의논한다. 공명이 말한다.

"조조가 기주에서 현무지를 만들어 수군을 조련하니 필시 강남을 침범할 뜻을 가졌습니다. 몰래 사람을 장강 너머로 보내 허실을 정탐해야 합니다."

현덕이 그 말을 따라 사람을 강동으로 보내 정탐시킨다.

卻說孫權自孫策死後,據住江東,承父兄基業,廣納賢士,開賓館於吳會,命顧雍、張紘延接四方賓客。連年以來,你我相薦。時有會稽闞澤,字德潤; 彭城嚴畯,字曼才;沛縣薛綜,字敬文;汝南程秉,字德樞;吳郡朱桓,字休穆;陸績,字公紀;吳人張溫,字惠恕;會稽凌統,字公續;烏程吳粲,字孔休:此數 人皆至江東。孫權敬禮甚厚。又得良將數人,乃汝陽呂蒙,字子明,吳郡陸遜,字伯言,瑯琊徐盛,字文嚮,東郡潘璋,字文珪,廬江丁奉,字承淵。文武諸人,共 相輔佐。由此江東稱得人之盛。

한편, 손권이 손책의 사후, 강동에 뿌리박아 부형 父兄의 기업 基業을 이어받아 널리 현사를 받아들이고 오회 吳會 땅에 빈관[손님을 접대해 머물러 쉬게 하는 곳]을 열어 고옹 顧雍과 장굉에게 명해 사방의 빈객을 접견케 한다. 해마다 너도나도 추천한다. 당시에,

회계 會稽 사람 감택 闞澤, 자 덕윤 德潤.
팽성 彭城 사람 엄준 嚴畯, 자 만재 曼才.
패현 沛縣 사람 설종 薛綜, 자 경문 敬文.
여남 汝南 사람 정병 程秉, 자 덕조 德樞.
오군 吳郡 사람 주환 朱桓, 자 휴목 休穆과 육적 陸績, 자 공기 公紀.
오인 吳人 장온 張溫, 자 혜서 惠恕.
회계 會稽 사람 능통 凌統, 자 공속 公續.
오정 烏程 사람 오찬 吳粲, 자 공휴 孔休.

이런 사람들이 모두 강동으로 온다. 손권이 그들을 공경하는 예의가 몹시 후했다. 게다가 뛰어난 장수를 몇몇 얻는다. 바로,

여양 汝陽 사람 여몽 呂蒙, 자 자명 子明.
오군 吳郡 사람 육손 陸遜, 자 백언 伯言.
낭야 瑯琊 사람 서성 徐盛, 자 문향 文嚮.
동군 東郡 사람 반장 潘璋, 자 문규 文珪.
여강 廬江 사람 정봉 丁奉, 자 승연 承淵.

문무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보좌한다. 이리하여 강동에서 득인지성 得人之盛[인재를 많이 얻음]을 일컫는다.

建安七年,曹操破袁紹,遣使往江東,命孫權遣子入朝隨駕。權猶豫未決。吳太夫人命周瑜、張昭等面議。張昭曰:「操欲令我遣子入朝,是牽制諸侯之 法也。然若不令去,恐其興兵下江東,勢必危矣。」周瑜曰:「將軍承父兄遣業,兼六郡之眾,兵精糧足,將士用命,有何逼迫而欲送質於人?質一入,不得不與曹氏連和;彼有命召,不得不往;如此則見制於人也。不如勿遣,徐觀其變,別以良策禦之。」吳太夫人曰:「公瑾之言是也。」權遂從其言,謝使者,不遣子。自此曹操有下江南之意。但正值北方未寧,無暇南征。

건안 7년 조조가 원소를 격파해 사자를 강동에 보내 손권에게 명해 그 아들을 입조시켜 수가 隨駕 [임금을 모심]시키라 한다. 손권이 유예해 미결한다. 오태부인이 주유와 장소 등을 마주해 의논한다. 장소가 말한다.

"조조가 우리에게 아드님을 입조시키라 함은 바로 제후를 견제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만약 거스르면 그가 강동으로 출병해 형세가 필시 위태로울까 걱정입니다."

주유가 말한다.

"장군께서 부형의 유업을 이어받아 6군의 사람들을 거느려 병사는 정예하고 식량은 넉넉하고 장사들은 명령을 받듭니다. 어째서 핍박을 받아 인질을 남에게 보내야겠습니까? 인질을 보내면 조 씨와 동맹하지 않을 수 없어 그가 부르면 가지 않을 수 없으니 이렇게 남에게 통제를 받습니다. 인질을 보내지 말고 천천히 그 변화를 살펴 따로 좋은 계책으로 막는 것만 못합니다."

오태부인이 말한다.

"공근의 말씀이 옳소."

손권이 결국 그 말을 따라 사자는 돌려보내고 아들은 보내지 않는다. 이때부터 조조가 강남을 정벌할 마음을 가진다. 다만 북방이 아직 안정되지 않아 남쪽을 정벌할 틈이 없었다.

建安八年十一月,孫權引兵伐黃祖,戰於大江之中。祖軍敗績。權部將凌操,輕舟當先,殺人夏口,被黃祖部將甘寧一箭射死。凌操子凌統,時年方十五歲,奮力往奪父屍而歸。權見風色不利,收軍還東吳。

건안 8년 11월 손권이 병력을 이끌어 황조를 정벌해 대강 大江 [장강/양자강]에서 싸운다. 황조 군대가 거듭 패한다. 손권의 부장 능조가 경주 輕舟 [작고 빠른 배]를 타고 앞장서 하구 夏口에서 적을 무찌르다, 황조의 부장 감녕의 화살을 맞고 죽는다. 능조의 아들 능통이 당시 막 15세인데 힘을 떨쳐 나아가 아버지의 시신을 찾아온다. 손권이 보니 풍색 風色 [정세의 변화]이 불리해 군사를 거둬 동오로 되돌아간다.

卻說孫權弟孫翊為丹陽太守。翊性剛好酒,醉後嘗鞭撻士卒。丹陽督將媯覽、郡丞戴員二人,常有殺翊之心,乃與翊從人邊洪結為心腹,共謀殺翊。時諸將縣令,皆集丹陽。翊設宴相待。翊妻徐氏美而慧,極善卜易;是日卜一卦,其象大凶,勸翊勿出會客。翊不從,遂與眾大會。

한편, 손권의 아우 손익 孫翊이 단양 태수가 된다. 손익은 강직하고 술을 좋아해 취하면 일찍이 사졸들을 편달 鞭撻 [채찍으로 때림]한다. 단양의 독장 규람 媯覽과 군승 대원 戴員 두 사람이 늘 손익을 죽일 마음을 먹어 결국 손익의 종인 변홍 邊洪과 심복 心腹[절친한 사이]으로 맺어 함께 손익을 죽일 것을 도모한다. 당시 장수들과 현령들을 모두 단양에 소집한다. 손익이 연회를 베풀어 대접한다. 손익의 아내 서 씨가 아름다운데다 지혜로와 점을 아주 잘 쳤다. 그날 점괘가 몹시 흉해 손익에게 외출해 손님을 맞이하지 말 것을 권한다. 손익이 따르지 않고 결국 사람들과 크게 모임을 갖는다.

至晚席散,邊洪帶刀跟出門外,即抽刀砍死孫翊。媯覽、戴員乃歸罪邊洪,斬之於市。二人乘勢擄翊家資侍妾。媯覽見徐氏美貌,乃謂之曰:「吾為汝夫報仇,汝當從我;不從則死。」徐氏曰:「夫死未幾,不忍便相從。可待至晦日,設祭除服,然後成親未遲。」

*未幾 /미기/ 오래지 않음. 많지 않음.

저녁에 이르러 자리를 파해 변홍이 칼을 차 문밖으로 따라나와 즉시 칼을 뽑아 손익을 베어죽인다. 규람과 대원이 이에 죄를 변홍에게 뒤집어 씌워 저잣거리에서 처형한다. 그들이 이 틈에 손익의 재산과 시첩들을 빼앗는다. 규람이 서 씨의 미모를 보고 그녀에게 이른다.

"내가 네 남편의 원수를 갚았으니 너는 마땅히 나를 따르라. 따르지 않으면 죽는다."

"남편이 죽은 지 얼마 안 돼 차마 바로 따를 수 없소. 회일 晦日 [매월 음력 말일]을 기다려 제사를 올려 상복을 벗은 뒤 성친 成親 [결혼]해도 늦지 않소."

覽從之。徐氏乃密召孫翊心腹舊將孫高、傅嬰二人入府,泣告曰:「先夫在日,常言二公忠義。今媯、戴二賊,謀殺我夫,只歸罪邊洪,將我家資童婢盡皆分去。媯覽又欲強占妾身,妾已詐許之,以安其心。二將軍可差人星夜報知吳侯,一面設密計以圖二賊,雪此仇辱,生死啣恩!」言畢再拜。孫高、傅嬰皆泣曰: 「我等平日感府君恩遇,今日所以不即死難者,正欲為復仇計耳。夫人所命,敢不效力?」

규람이 그 말을 따른다. 서 씨가 이에 몰래 손익의 심복 옛 장수 손고 孫高와 부영 傅嬰 두 사람을 부중으로 불러들여 눈물흘리며 고한다.

"선부[죽은 남편]가 살아 계실 적에 늘 두 분을 충의롭다 하셨소. 이제 규람과 대원 두 도적놈이 제 남편을 죽일 것 도모하고도 변홍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뒤 우리집 재산과 종들을 모조리 나눠 가졌소. 게다가 규람이 제 몸을 강제로 욕보이려 해 제가 이미 거짓으로 허락해 그놈을 안심시켰소. 두 장군께서 어서 사람을 보내 오후[손권]께 알리는 한편, 몰래 계책을 내어 두 도적놈을 도모해 이 원수와 치욕을 갚아주신다면 죽어도 은혜를 잊지 않겠소!"

말을 마쳐 재배한다. 손고와 부영이 눈물흘리며 말한다.

"저희가 평소 부군의 은혜를 크게 입었습니다. 이제 즉시 따라죽지 못한 까닭은 오로지 원수를 갚고자 해서였습니다. 부인께서 명하시는데 어찌 힘을 다하지 않겠습니까?"

於是密遣心腹使者往報孫權。至晦日,徐氏先召孫、傅二人,伏於密室幃幕之中,然後設祭於堂上。祭畢,即除去孝服,沐浴薰香,濃妝豔裹,言笑自若。

이에 몰래 심복을 사자로 보내 손권에게 알린다. 말일에 이르러 서 씨가 먼저 손고와 부영 두 사람을 불러 밀실의 휘장 속에 숨긴 뒤 대청 위에서 제사를 올린다. 제사를 마쳐 즉시 효복 孝服 [상복]을 벗어 목욕하고 향을 뿌려 진하게 화장해 꾸미는데 말하고 웃는 게 자연스럽다.

媯覽聞之甚喜。至夜,徐氏遣婢妾請覽入府。設席堂中飲酒。飲既醉,徐氏乃邀覽入密室。覽喜,乘醉而入。徐氏大呼曰:「孫、傅二將軍何在?」二人 即從幃幕中持刀躍出。媯覽措手不及,被傅嬰一刀砍倒在地,孫高再復一刀,登時殺死。徐氏復傳請戴員赴宴。員入府來,至堂中,亦被孫、傳二將所殺。一面使人 誅戮二賊家小,及其餘黨。徐氏遂重穿孝服,將媯覽、戴員首級,祭於孫翊靈前。不一日,孫權自領軍馬至丹陽,見徐氏已殺媯、戴二賊,乃封孫高、傅嬰為牙門將,令守丹陽,取徐氏歸家養老。江東人無不稱徐氏之德。後人有詩讚曰:

*養老 /양로/ 늙어 집에서 쉼. 늙은 부모를 부양함.

규람이 듣더니 몹시 기뻐한다. 그날밤 서 씨가 비첩을 보내 규람을 부중으로 부른다. 대청에 술자리를 차려 음주한다. 음주해 취하자 서 씨가 규람을 밀실로 데려간다. 규람이 기뻐 술에 취한 채 들어간다. 서 씨가 크게 외친다.

"손, 부 두 장군은 어디 계시오!"

두 사람이 즉시 휘장에서 칼을 들고 튀어나온다. 규람이 미처 손 쓰지 못해 부영이 한칼에 베어 쓰러뜨리고 손고가 한칼을 더 찔러 그 자리에서 죽인다. 서 씨가 다시 대원을 연회에 부른다. 대원이 부중에 들어와 대청에 이르러 역시 손, 부 두 장수에게 죽는다. 한편으로 사람들을 보내 두 도적의 식구와 잔당을 죽여 다스린다. 서 씨가 다시 상복을 입고 규람과 대원의 벤 머리를 손익의 영전에 올려 제사지낸다. 하루가 안 돼 손권이 몸소 군마를 거느려 단양에 이른다. 그가 서 씨가 이미 규람과 대원 두 사람을 죽인 것을 보고 손고와 부영을 아문장 牙門將으로 삼아 단양을 지키게 하고 서 씨를 귀가시켜 양로 養老케 한다. 강동 사람치고 서 씨의 덕을 칭송치 않는 이 없었다. 뒷날 누군가 시를 지어 기렸다.

才節雙全世所無,姦回一旦受摧鋤。
庸臣從賊忠臣死,不及東吳女丈夫。

*摧鋤 /최서/ 없애다.
*姦回 /간회/ 간악. 사악.
*庸臣 /용신/ 평범한 신하.

재주와 절개 모두 갖춤은 세상에 드문데
간악한 무리가 하루아침에 제거되는구나
용신은 도적을 따르고 충신은 죽을 뿐이니
살아서 복수한 동오의 여장부만 못하구나

且說東吳各處山賊,盡皆平復。大江之中,有戰船七千餘隻。孫權拜周瑜為大都督,總統江東水陸軍馬。建安十二年,冬十月,權母吳太夫人病危,召周瑜、張昭二人至,謂曰:「吾本吳人,幼亡父母,與弟吳景徙居越中。後嫁與孫氏,生四子。長子策生時,吾夢月入懷。後生次子權,又夢日入懷。卜者云:『夢日 月入懷者,其子必貴。』不幸策早喪,今將江東基業付權。望公等同心助之,吾死不朽矣!」又囑權曰:「汝事子布、公瑾以師傅之禮,不可怠慢。吾妹與我共嫁汝 父,則亦汝之母也,吾死之後,事吾妹如事我。汝妹亦當恩養,擇佳婿以嫁之。」

한편, 동오 곳곳에서 산적이 모조리 평정된다. 대강 大江 [장강/양자강]에 전선 7천여 척을 보유한다. 손권이 주유를 대도독 삼아 강동의 육군과 수군을 모두 총통하게 한다. 건안 12년 겨울 10월 손권의 어머니 오태부인이 위독해져 주유와 장소 두 사람을 불러 이른다.

"나 오태부인은 어려서 부모를 잃어 동생 오경과 더불어 월 지방에 옮겨와 살게 됐소. 뒤에 손 씨 집안으로 시집와 네 아들을 낳았소. 맏아들 손책을 낳을 때 내 꿈에 달이 내품에 안겼소. 뒤에 차남 손권을 낳을 때 역시 꿈에 달이 들어와 안겼소. 점쟁이가 이르길, 꿈에 달이 들어와 안김은 그 아들이 필시 귀해질 운명입니다, 라고 했소. 불행히 손책이 요절해 지금 강동의 기업 基業은 손권에게 넘어갔소. 바라건대 여러분이 한마음으로 그를 도와준다면 내 죽어도 한이 없겠소!"

다시 손권에게 부탁한다.

"너는 자포와 공근을 사부의 예로써 섬기는데 태만해선 안 된다. 내 동생은 나와 함께 네 부친께 시집왔으니 역시 네 모친이다. 내 죽은 뒤 내 동생 섬기기를 나를 섬기듯하라. 네 누이도 마땅히 은양 恩養 [사랑하고 보호함]하고 좋은 사위를 골라 시집보내라."

言訖遂終。孫權哀哭,具喪葬之禮,自不必說。至來年春,孫權商議欲伐黃祖。張昭曰:「居喪未及期年,不可動兵.」周瑜曰:「報仇雪恨,何待期 年?」權猶豫未決。適北平都尉呂蒙入見,告權曰:「某把龍湫水口,忽有黃祖部將甘寧來降。某細詢之。寧字興霸,巴郡臨江人也;頗通書史,有氣力,好游俠; 嘗招合亡命,縱橫於江湖之中;腰懸銅鈴,人聽鈴聲,盡皆避之。又嘗以西川錦作帆幔,時人皆稱為『錦帆賊』。後悔前非,改行從善,引眾投劉表。見表不能成事,即欲來投東吳,卻被黃祖留住在夏口。

*亡命 /망명/ 도망자를 뜻하기도.

말을 마쳐 마침내 숨을 거둔다. 손권이 애달피 곡하고 예를 갖춰 장례를 치름이야 말할 필요도 없겠다. 이듬해 봄이 되자 손권이 상의해 황조를 치려 한다. 장소가 말한다.

"상을 치뤄 아직 기년 期年 [1년]이 안 된지라 동병[출병]은 불가합니다."

주유가 말한다.

"원수를 갚는데 어찌 기년을 기다리겠습니까?"

손권이 유예해 미결한다. 마침 북평 北平의 도위 都尉 [장군 바로 밑 무관] 여몽이 들어와 손권에게 고한다.

"제가 용추 龍湫 [절강성의 큰 폭포] 입구를 지키는데 황조의 부하장수 감녕이 귀순했습니다. 제가 자세히 물어보니 감녕의 자는 흥패 興霸, 파군의 임강 사람입니다. 제법 경전과 역사에 통달하고 기력이 있고 유협을 좋아합니다. 그가 일찍이 도망자들을 모아 강호를 주름잡았습니다. 허리에 구리방울을 달아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들으면 모조리 피해 달아났습니다. 또한 서천의 비단으로 돛을 만들어 당시 사람들이 '금범적 錦帆賊 [비단 돛을 단 도적]'이라 일컬었습니다. 그 뒤에 지난 잘못을 뉘우쳐 행동을 고쳐 착하게 살아 무리를 이끌어 유표에게 귀순했습니다. 유표는 큰 일을 이룰 수 없다 보고 즉시 동오로 넘어오려 했으나 도중에 황조가 붙들어 하구 夏口에 머물게 하였습니다."

「前東吳破祖時,祖得甘寧之力,救回夏口;乃待寧甚薄。都督蘇飛屢薦寧於祖。祖曰:『寧乃劫江之賊,豈可重用?』寧因此懷恨。蘇飛知其意,乃置 酒邀寧到家,謂之曰:『吾薦公數次,奈主公不能用。日月逾邁,人生幾何;宜自遠圖。吾當保公為鄂縣長,自作去就之計。』寧因此得過夏口,欲投江東,恐江東 恨其救黃祖殺凌操之事。某具言主公求賢若渴,不記舊恨;況各為其主,又何恨焉?寧欣然引眾渡江,來見主公。乞鈞旨定奪。」

"예전에 동오가 황조를 격파하자 황조가 감녕의 힘으로 하구를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그를 몹시 박하게 대접했습니다. 도독 [군사장관/군정관] 소비가 거듭 감녕을 황조에게 천거했습니다만 황조는 '감녕은 강을 노략질하던 도적인데 어찌 중용하겠소?'라 했습니다. 감녕이 이에 한을 품었습니다. 소비가 그 뜻을 알아 술을 마련해 그를 집으로 불러 이르길, '내 그대를 거듭 천거했으나 어쩐 일인지 주공이 쓰지 않는구려. 일월[세월]이 지나가니 인생이 얼마나 되겠소. 마땅히 스스로 멀리 도모하시오. 내 그대를 악현 鄂縣의 장으로 추천할테니 스스로 거취할 계책을 세우시오.'라 했습니다. 감녕이 이에 하구를 벗어나게 돼 강동으로 넘어오려 했으나 지난날 황조를 구하러 능조를 죽인 것을 걱정합니다. 제가 그에게, 주공께서 목마른 듯이 현자를 구하시고 옛 원한은 잊어버리신다고 잘 말했습니다. 게다가 각각 그 주인을 위하는 법인데 어찌 더욱 원망하겠습니까? 감녕이 흔쾌히 무리를 이끌어 강을 건너 주공을 만나뵐 것입니다. 아무쪼록 균지 鈞旨[명령이나 지시의 높임말]로써 정탈 定奪 [옳고그름을 가림]해주십시오."

孫權大喜曰:「吾得興霸,破黃祖必矣。」遂命呂蒙引甘寧入見。參拜已畢,權曰:「興霸來此,大獲我心,豈有記恨之理?請無懷疑。願教我以破黃祖 之策。」寧曰:「今漢祚日危,曹操終必纂竊。荊南之地,操所必爭也。劉表無遠慮,其子又愚劣,不能承業傳基。明公宜早圖之。若遲,則操先圖之矣。今宜先取 黃祖。祖今年老昏邁,務於貨利;侵刻吏民,人心皆怨;戰具不修,軍無法律。明公若往攻之,其勢必破。既破祖軍,鼓行而西,據楚關而圖巴蜀,霸業可定也。」

손권이 크게 기뻐 말한다.

"내 흥패를 얻었으니 황조를 격파하고야 말리다!"

여몽에게 명해 감녕을 데려오게 해 만난다. 참배[인사]를 마쳐 손권이 말한다.

"흥패가 여기를 와 내 마음을 빼앗았거늘 어찌 원한을 품을 리 있겠소? 청컨대 아무 의심도 하지 마시오. 내게 황조를 격파할 계책을 가르쳐주기 바라오."

"지금 한조 漢祚 [한나라의 황위와 국통]가 나날이 기울어 조조가 결국 찬탈합니다. 형남 荊南 지역도 조조가 반드시 쳐들어 옵니다. 유표는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그 아들들도 우둔하고 열등하니 그 기반을 계승하지 못합니다. 명공께서 어서 그곳을 도모해야 합니다. 만약 늦으면 조조가 먼저 도모하게 됩니다. 이제 마땅히 먼저 황조를 취하십시오. 황조는 이제 늙고 혼미해 재물과 이익에 눈이 멀어 관리와 백성을 착취해 사람들 모두 원망합니다. 무기는 수리하지 않고 군대는 기강이 없습니다. 명공께서 쳐들어가시면 그 세력을 반드시 격파합니다. 황조를 격파한 뒤 북을 울려 서쪽으로 진군해 초관 楚關을 장악해 파촉을 도모하시면 가히 패업을 이루십니다."

孫權曰:「此金玉之論也!」遂命周瑜為大都督,總水陸軍兵;呂蒙為前部先鋒;董襲與甘寧為副將;權自領大軍十萬,征討黃祖。細作探知,報至江夏。黃祖急聚眾商議,令蘇飛為大將,陳就、鄧龍為先鋒,盡起江夏之兵迎敵。陳就、鄧龍各引一隊艨艟截住沔口,艨艟上各設強弓硬弩千餘張,將大索繫定艨艟於水面上。東吳兵至,艨艟上鼓響,弓弩齊發,兵不敢進,約退數里水面。甘寧謂董襲曰:「事已至此,不得不進。」乃選小船百餘隻,每船用精兵五十人。──二十 人撐船,三十人各披衣甲,手執鋼刀,──不避矢石,直至艨艟傍邊,砍斷大索,艨艟遂橫。

손권이 말한다.

"이것은 참으로 금옥 같은 이야기요!"

마침내 주유를 대도독으로 삼아 수륙의 군병을 총통케 하고, 여몽을 선봉으로 삼는다. 동습은 감녕과 더불어 부장 副將이 된다. 손권 스스로 10만 대군을 거느려 황조 토벌에 나선다. 세작이 탐지해 강하에 알린다. 황조가 급히 무리를 모아 상의해 소비를 대장으로, 진취와 등룡을 선봉으로 삼아 강하의 병력을 총동원해 대적한다. 진취와 등룡이 몽동 艨艟 [쇠가죽으로 방호하는 싸움배] 선단을 각각 이끌어 면구 沔口에 정박하고 몽동마다 강궁경노 強弓硬弩 [강력한 활과 쇠뇌]를 1천여 장씩 배치하고 큰 밧줄로 몽동들을 물 위에 묶어둔다.

동오 군대가 다다르자 몽동들에서 북소리 울리더니 활과 쇠뇌가 일제히 사격해 동오 병사들이 감히 진격치 못해 물 위에 몇리를 물러나려 한다. 감녕이 동습에게 말한다.

"일이 이렇게 됐으니 전진하지 않을 수 없소."

이에 작은 배 1백여 척을 골라 배마다 정병 50 인을 싣는다. 20인은 노를 젓고 30인은 갑옷을 입고 강도 鋼刀[강철칼]를 들고 시석[화살과 돌]을 무릅써 곧장 몽동 선단에 접근해 큰 밧줄을 끊어 마침내 몽동들이 뒤엉킨다.

甘寧飛上艨艟,將鄧龍砍死。陳就棄船而走。呂蒙見了,跳下小船,自舉櫓棹,直入船隊,放火燒船。陳就急待上岸,呂蒙捨命趕到跟前,當胸一刀砍翻。比及蘇飛引軍於岸上接應時,吳軍一齊上岸,勢不可當。祖軍大敗。蘇飛落荒而走,正遇東吳大將潘璋。兩馬相交,戰不數合,被璋生擒過去,逕至船中來見孫 權。權命左右以檻車囚之,待活捉了黃祖,一併誅戮;催動三軍,不分晝夜,攻打夏口。正是: 只因不用錦帆賊,至令衝開大索船。

감녕이 몽동 위로 날아올라 등룡을 베어죽인다. 진취가 배를 버리고 달아난다. 여몽이 보더니 작은 배로 뛰어내려 스스로 노도 櫓棹 [배를 젓는 노와 상앗대]를 들어 적 선단으로 돌입해 불을 놓아 적선을 불사른다. 진취가 서둘러 강둑으로 오르지만 여몽이 목숨을 돌보지 않고 따라붙어 그 가슴을 한칼에 찔러 고꾸라뜨린다. 소비가 군사를 이끌고 강둑에서 맞서지만 오군이 우르르 상륙해 막아내지 못한다. 황조 군대가 대패하고 소비가 낙황 落荒[큰길을 버리고 풀숲이나 들로 달아남]해 달아나다 바로 동오의 대장 반장을 맞닥뜨린다. 둘이 맞붙어 몇합 안 돼 반장이 사로잡아 배 위로 끌고가 손권을 만난다. 손권이 좌우에 명해 함거에 가두게 하고 황조를 사로잡기를 기다려 함께 처형하려 한다. 3군 [전군]을 재촉해 밤낮없이 하구를 공격한다.

금번적 錦帆賊을 중용하지 않더니 결국 배들을 묶은 큰 밧줄을 끊게 만들구나.

不知黃祖勝負如何,且看下文分解。

황조의 승부가 어찌될지 모르겠구나. 다음회에 풀리리라.

러시와 캐시 근황 우리집 뽀송이


러시와 캐시는 일단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러시는 바나가 되고 캐시는 닝구가 되었다는군요.

새 집에 가서 30분 정도 예의상 부끄러워 하며 땅에 엎드려 있더니, 슬금슬금 누나 옆에 다가와 빤히 쳐다보더랍니다. 그러더니 우다다를 시작, 아주 난리도 아니라네요. 새 식구들 등을 나무 타듯이 파다다닥 타고 오르기도 하고 밤새 운동회를 열었는지 맹렬히 뛰어다니기도 한답니다. 오자마자 낯가림 없이 뛰어다니는 걸 보고 그집 아버님도 감탄을 하시고 많이 귀여워 하신답니다. 아버님 배 위에서 자기도 하고 갓난 새끼 때부터 사람 손을 타서 잘 적응하나 봅니다.



겨울을 준비하는 고양이의 자세 우리집 뽀송이


쿨쿨쿨 많이 먹고 많이 자서 살을 찌어놔야 추운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축적된 지방조직으로 엄동설한을 따스하게 보낼 수 있어요.

은별이는 자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가끔 이렇게 운동도 하지요.

은별이가 잠에 취했을 때 단풍이는 EBS의 '고양이 별', '고양이 전쟁' 다큐멘터리를 시청했어요.

고양이도 가끔 티비를 본답니다. 또는 티비 시청을 방해한답니다. ㅋㅋ



러시와 캐시가 입양을 가다. 우리집 뽀송이

오늘 아침 러시 캐시가 새집으로 입양을 갔습니다.

새 엄마가 될 누나가 가져온 이동장에 들어간 모습니다. 러시와 캐시에게 친숙한 방석을 남은 분유, 사료, 모래 등과 함께 드렸습니다.


어젯밤 러시와 캐시가 우다다하는 모습

어젯밤 잠자는 러시와 캐시.

낮에 집사람이 통화해보니 새집에 잘 적응해서 잘 뛰어놀고 대소변도 잘 가리고 이쁘다고 귀여움도 많이 받고 있답니다.

러시와 찬영이 형. 형은 오늘 낮에 애들을 생각하며 한시간을 울었다더군요.

반들반들 캐시

캐시도 오빠와 함께. 분유도 먹여주고 똥도 치워주고 하던 오빠지요.

뽀송 형아도 아기들과 마지막 밤을....

캐시가 한달전에 비하면 엄청 컸어요.

새집에서 금세 적응을 하고 잘 놀다니 섭섭해 하는 가족도 ㅋㅋㅋ

뽀송 형아가 아깽이 시절 애용하던 장난감 위의 러시.

제법 의젓한 모습.

은별이 뽀송이 캐시 러시가 함께 있는 모습.

쉬고 있는 러시.

비교 사진. 지금의 거대 비만묘 은별이에게도 이같은 시절이 있었다니....

은별이 단풍이 처음 왔을 때보다 더 큰 몸집으로 러시가 입양을 가는 거 같습니다. 비만 조심!

토싵토실 러시. 분유 떼고 사료 먹으면서부터 몸무게에서 캐시에게 역전한 러시.


요며칠전부터 캣타워에도 스스로 올라가기 시작했었지요.

하품하는 캐시.

줄무늬가 비치는 러시.

이런 캐시와 러시도 앞으로 한달 뒤에는...

요렇게 크겠지요. 지금의 러시 캐시만할 때 들어온 단풍이의 한달 뒤 모습입니다. 정말 빨리 크지요.

앗 땅콩이...

급히 가리는 러시.

은별이 자세군요.

캐시와 러시가 떠난 집에는...

뽀송이가 러시와 캐시가 뛰어놀던 곳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원문삼국지 37회] 삼고초려 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이번 편은 시가 아주 많군요 -_-; 번역하는데 시간이 더 걸리는듯...

第三十七回 司馬徽再薦名士 劉玄德三顧草廬

제37회 사마휘가 다시 이름난 선비를 추천하고 유현덕이 삼고초려하다.

삼고초려 三顧草廬

卻說徐庶趲程赴許昌,曹操知徐庶已到,遂命荀彧、程昱等一班謀士往迎之。庶入相府拜見曹操。操曰:「公乃高明之士,何故屈身而事劉備乎?」庶 曰:「某幼逃難,流落江湖,偶至新野,遂與玄德交厚。老母在堂,幸蒙顧念,不勝愧感。」操曰:「公今至此,正可晨昏侍奉令堂,吾亦得聽清誨矣。」

한편, 서서가 길을 달려 허창에 이르자 조조가 서서가 온 걸 알아 순욱과 정욱 등에게 모사들을 한 무리 거느려 나가 그를 맞이하라 한다. 서서가 승상부에 들어가 조조에게 인사한다. 조조가 말한다.

"그대는 고명한 선비이거늘 무슨 까닭으로 몸을 굽혀 유비를 섬겼소?"

"제가 젊어서부터 난을 피해 강호를 떠돌다 마침 신야에 이르러 현덕과 교분이 깊어졌습니다. 노모께서 살아계신데 다행히 승상께서 돌봐주시는 은혜를 입어 부끄러운 마음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그대가 여기 왔으니 아침저녁으로 영당 令堂 [모친의 높임말]을 모시게 되고 나 또한 청회 清誨 [가르침의 높임말]를 듣게 됐소."

庶拜謝而出。急往見其母,泣拜於堂下。母大驚曰:「汝何故至此?」庶曰:「近於新野事劉豫州,因得母書,故星夜至此。」徐母勃然大怒,拍案罵曰:「辱子!飄蕩江湖數年,吾以為汝學業有進,何其反不如初也!汝既讀書,須知忠孝不能兩全。豈不識曹操欺君罔上之賊?劉玄德仁義布於四海,況又漢室之冑, 汝既事之,得其主矣。今憑一紙偽書,更不詳察,遂棄明投暗,自取惡名,真愚夫也!吾有何面目與汝相見!汝玷辱祖宗,空生於天地間耳!」罵得徐庶拜伏於地, 不敢仰視。母自轉入屏風後去了。

서서가 절하여 사례하고 나간다. 서둘러 노모를 찾아가 만나 대청 아래에서 눈물흘리며 절한다. 노모가 크게 놀라 말한다.

"네가 무슨 까닭으로 여기 왔느냐?"

"요새 신야에서 유예주를 모시다 어머니 편지를 받아 밤새 여기 왔습니다."

노모가 왈칼 크게 성을 내어 탁자를 내리쳐 꾸짖는다.

"욕자 辱子 [가문을 더럽힌 아들]야! 네가 강호를 몇년 떠돌아 나는 네가 학업에 정진하는 줄 알았거늘 어찌 그 반대로 처음의 마음 같지 않냐! 네가 책을 읽어 충과 효를 함께 다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어찌 조조는 기군망상하는 역적인 것을 모르냐? 유현덕은 인의를 사해에 베풀고 더욱이 한실의 후예! 네가 그분을 섬긴 것은 참 주인을 만난 것이었다. 지금 한장의 거짓 편지에 자세히 살피지 않고 결국 밝음을 버려 어둠으로 넘어와 스스로 악명을 얻었으니 참으로 못난 놈이구나! 내 무슨 낯으로 너를 보랴! 네가 조상을 더럽혀 천지간에 헛살았을 뿐이구나!"

욕을 뒤집어쓴 서서가 땅에 엎드려 절한 채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한다. 노모가 병풍 뒤로 돌아서 가버린다.

少頃,家人出報曰:「老夫人縊於梁間。」徐庶慌入救時,母氣已絕。後人有徐母讚曰:

잠시 뒤 하인이 나와 알린다.

"노부인께서 목을 매셨습니다!"

서서가 허겁지겁 구하러 들어가나 노모는 숨이 끊어진 뒤다. 뒷날 누군가 시를 지어 서서의 모친을 기렸다.

賢哉徐母!流芳千古!
守節無虧,於家有補。
教子多方,處身自苦。
氣若丘山,義出肺腑。
讚美豫州,毀觸魏武。
不畏鼎鑊,不懼刀斧。
惟恐後嗣,玷辱先祖。
伏劍同流,斷機堪伍。
生得其名,死得其所。
賢哉徐母!流芳千古!

*鼎鑊 /정확/ 발 달린 솥과 발 없는 솥. 솥에 삶아죽이는 끔찍한 형벌.
*伏劍 /복검/ 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음. 스스로 죽음.
*斷機 /단기/ 어진 어머니가 자식을 가르침. 맹자 어머니가 맹자가 도중에 배우다 돌아오자 스스로 짜던 베를 끊어 깨우친 옛이야기에서 비롯됨.
*堪伍 /감오/ 감 堪 : ~할 수 있다. 오 伍 : 섞이다. =» 같은 반열에 오르다.
*得其所 /득기소/ 바라는 바대로 됨. 일이 마음에 꼭 들게 됨.
*死得其所 /사득기소/ 사람의 죽음이 의의가 있고 가치가 있음.

어질도다! 서서 모친! 꽃다운 이름 천고에 흐르리!
절개를 지켜서 이지러지지 않고 집안을 빛냈구나
아들은 이것저것 가르치고 제몸은 돌보지 않았네
기백은 산과 같고 의기는 깊은 마음속에서 나오네
유예주를 찬미하고 위나라 무제를 꾸짖어 욕했구나
솥으로 삶아죽인들 두려우랴! 칼로 벤들 무서우랴!
오로지 두려운 것, 뒤이을 아들이 선조를 더럽힐까
스스로 죽어 옛 영웅과 같고 맹자 모친과 견주겠네
살아서 그 이름이 빛나고 죽어서 그 뜻을 이루었네
어질도다! 서서 모친! 꽃다운 이름 천고에 흐르리!

徐庶見母已死,哭絕於地,良久方甦。曹操使人齎禮弔問,又親往祭奠。徐庶葬母柩於許昌之南原,居喪守墓。凡曹操所賜,庶俱不受。時操欲商議南征,荀彧諫曰:「天寒未可用兵。姑待春暖,方可長驅大進。」操從之,乃引漳河之水作一池,名玄武池,於內教練水軍,準備南征。

*祭奠 /제전/ 죽은 이의 영전 앞에 제물을 바치는 것. 또는 무덤 앞에서 제사 지내고 조문하는 것.
*長驅 /장구/ 신속히 전진함. 거침없이 나아감.

서서가 노모의 죽음을 알아 목놓아 울다 바닥에 쓰러져 한참 지나 겨우 깨어난다. 조조가 사람을 보내 예물을 갖춰 조문하고 스스로 찾아와 영전 앞에 제물을 바친다. 서서가 노모의 운구를 허창의 남쪽 들에 장사 지내 상을 치뤄 무덤을 지킨다. 무릇 조조가 하사하는 것들 모두를 서서가 받지 않는다.

그때 조조가 남쪽을 정벌할 것을 상의해 순욱이 간언한다.

"날이 추워 아직 용병하지 못합니다. 따뜻한 봄날을 잠시 기다려 거침없이 크게 진격해야 합니다.

조조가 받아들여 장하 漳河의 물을 끌어들여 연못을 만들어 현무지 玄武池라 이름지어 거기서 수군 水軍을 교련해 남쪽 정벌을 준비한다.

卻說玄德正安排禮物,欲往隆中謁諸葛亮,忽人報:「門外有一先生,峨冠博帶,道貌非常,特來相探。」玄德曰:「此莫非即孔明否?」遂整衣出迎。 視之,乃司馬徽也。玄德大喜,請入後堂高坐,拜問曰:「備自別仙顏,日因軍務倥傯,有失拜訪。今得光降,大慰仰慕之私。」徽曰:「聞徐元直在此,特來一 會。」玄德曰:「近因曹操囚其母,徐母遣人馳書喚回許昌去矣。」徽曰:「此中曹操之計矣!吾素聞徐母最賢,雖為操所囚,必不肯馳書召其子。此書必詐也。元直不去,其母尚存;今若去,母必死矣。」

*峨冠博帶 /아관박대/ 높은 갓과 넓은 띠. 사대부의 옷차림.
*高坐 /고좌/ 바닥이 아니라 의자 같은 데 앉음.

한편, 현덕이 예물을 안배해 융중으로 제갈량을 찾아가려는데 문득 밑에서 아뢴다.

"문밖에서 어느 선생이 아관박대 峨冠博帶 [높은 갓과 넓은 띠. 사대부의 옷차림] 차림에 도모 道貌 [용모와 태도]가 남다른데 일부러 찾아왔다 합니다."

현덕이 말한다.

"그는 바로 공명이 아니겠는가?"

옷을 차려 입고 나가 맞이해 바라보니 다름아닌 사마휘다. 현덕이 크게 기뻐 후당으로 불러들여 의자에 앉아 인사하고 묻는다.

"제가 선안 仙顏을 작별한 뒤 군무 軍務가 바빠 찾아뵙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광항 光降 [광림/왕림]하시니 제 우러르던 마음 크게 위로됩니다."

"서원직이 여기 왔다기에 일부러 찾아왔습니다."

"이번에 조조가 그 모친을 잡아가둬 모친이 글을 보내 허창으로 불려 갔습니다."

"조조의 계책에 빠진 것입니다! 제가 평소 듣자니 그 모친이 매우 어질어 비록 조조에게 잡힌들 결코 글을 보내 아들을 불러들일 분이 아닙니다. 서원직이 가지 않았으면 아직 살아있을 것이나 갔다면 모친이 반드시 돌아가실 겁니다."

玄德驚問其故。徽曰:「徐母高義,必羞見其子也。」玄德曰:「元直臨行,薦南陽諸葛亮,其人若何?」徽笑曰:「元直欲去自去便了,何又惹他出來嘔心血也?」玄德曰:「先生何出此言?」徽曰:「孔明與博陵崔州平、潁川石廣元、汝南孟公威與徐元直四為密友。此四人務於精純,惟孔明獨觀其大略。嘗抱膝長吟,而指四人曰:『公等仕進,可至刺史、郡守。』眾問孔明之志若何,孔明但笑而不答。每常自比管仲、樂毅,其才不可量也。」玄德曰:「何潁川之多賢乎!」徽曰:「昔有殷馗善觀天文,嘗謂群星聚於潁分,其地必多賢士。」

*便了 /편료/ ~ 하면 그만이다. ~ 할 뿐이다. [양보/허가/결정]
*嘔心血 /구심혈/ 심혈을 쏟게 하다. 온마음을 다해 계책을 내게 하다. 온마음을 바치다.
*抱膝 /포슬/ 손으로 무릎을 잡아 앉음.

현덕이 놀라 그 까닭을 묻자 사마휘가 말한다.

"서서 모친이 의기가 드높아 필시 아들을 보고 몹시 부끄러워할 겁니다."

"원직이 떠날 때 남양의 제갈량을 천거했습니다. 그는 어떻습니까?"

사마휘가 웃는다.

"원직이 갈 것이면 스스로 가버리면 그만이지, 어째서 다른 사람을 불러내 심혈을 쏟게 한단 말입니까?"

"선생께서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공명은 박륵 博陵의 최주평 崔州平, 영천 潁川의 석광원 石廣元, 여남 汝南의 맹공위 孟公威와 서원직 徐元直 등 네 사람과 깊이 사귀었습니다. 이 네 사람은 정순 精純 [지극히 순수하고 아니 잡스러움]한 데 힘썼지만 공명 홀로 원대한 전략을 살폈습니다. 일찍이 그가 무릎을 잡고 앉아 길게 노래를 읊더니 네 사람을 가리켜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벼슬을 하면 자사나 군수가 될 수 있겠소.' 그들이 공명의 뜻은 어떤지 물었지만 공명은 웃을 뿐 답하지 않았습니다. 늘 스스로를 관중 管仲, 악의 樂毅에 견줘 그 재주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어찌 영천에는 어진 이가 이다지도 많습니까!"

"예전에 은규 殷馗가 천문을 잘 봐 일찍이 뭇별이 영 潁 자리에 모인 걸 보고 그 땅에 틀림없이 어진 선비가 많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時雲長在側曰:「某聞管仲、樂毅,乃春秋戰國名人,功蓋寰宇。孔明自比此二人,毋乃太過?」徽笑曰:「以吾觀之,不當比此二人。我欲另以二人比 之。」雲長問那二人。徽曰:「可比興周八百年之姜子牙,旺漢四百年之張子房也。」眾皆愕然。徽下階相辭欲行。玄德留之不住。徽出門仰天大笑曰:「臥龍雖得其主,不得其時,惜哉!」言罷,飄然而去。玄德嘆曰:「真隱居賢士也!」次日,玄德同關、張并從人等來隆中,遙望山畔數人,荷鋤耕於田間,而作歌曰:

이때 운장이 곁에 있다 말한다.

"제가 듣자니 관중과 악의는 바로 춘추전국시대의 이름난 사람들로서 그 공적이 환우 寰宇 [천하]를 덮었습니다. 공명 스스로 그 두 사람에 견주다니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닙니까?"

사마휘가 웃으며 말한다.

"제가 보기에 그 두 사람과 견주는 것은 부당합니다. 저는 다른 두 사람으로 그와 견주고 싶습니다."

운장이 그 두 사람을 묻자 사마휘가 말한다.

"주나라 8백년을 일으킨 강자아 姜子牙 [강태공/여망/여상] 그리고 한나라 4백년을 꽃피운 장자방 張子房 [장량]과 견줄 수 있습니다."

모두 악! 놀라는 표정이다. 사마휘가 계단을 내려가 작별해 떠나려 한다.  현덕이 더 붙잡봐도 소용없다. 사마휘가 문을 나서 하늘을 우러러 크게 웃어 말한다.

"와룡이 그 주인은 만나도 그 때는 못 만나니 애석하도다!"

말을 마치고 훌쩍 떠난다. 현덕이 탄식한다.

"참으로 숨어지내는 어진 선비로다!"

이튿날 현덕이 관, 장과 하인들을 데리고 융중으로 찾아가 멀리 바라보니 산자락에서 몇몇 사람이 곡괭이를 들어 밭을 갈며 노래한다.

蒼天如圓蓋,陸地似棋局。
世人黑白分,往來爭榮辱。
榮者自安安,辱者定碌碌。
南陽有隱居,高眠臥不足。

*高眠 /고면/ 고침안명. 베개를 높이 베어 편히 잠. 드높은 잠이란 해석도 있던데 코골이 소리가 드높지 않고서야 -_-;

푸른 하늘은 둥근 덮개와 같고 땅은 바둑판을 닮았네
사람들은 흑백을 가려 오고가며 영욕을 서로 다투구나
영화란 스스로 평안하고 치욕이란 필시 하찮은 것인데
남양에 숨어살며 높이 베개를 해 잠들어도 모자라구나

玄德聞歌,勒馬喚農夫問曰:「此歌何人所作?」答曰:「乃臥龍先生所作也。」玄德曰:「臥龍先生住何處?」農夫曰:「自此山之南,一帶高岡,乃 臥龍岡也。岡前疏林內茅廬中,即諸葛先生高臥之地。」玄德謝之,策馬前行。不數里,遙望臥龍岡,果然清景異常。後人有古風一篇,單道臥龍居處。詩曰:

현덕이 노래를 듣고 말을 세워 농부를 불러 묻는다.

"그 노래는 누가 지었소?"

"바로 와룡선생이 지었습니다."

"와룡선생은 어디 사시오?"

"이 산 남쪽에 높은 언덕이 하나 있는데  바로 와룡의 언덕 [와룡강 臥龍岡]입니다. 언덕 앞 나무가 듬성듬성한 숲속 초가집이 바로 제갈선생이 높이 베개를 해 누운 곳입니다."

현덕이 사례하고 말을 몰아 앞으로 나아간다. 몇리 못 가 멀리 와룡의 언덕이 보이는데 과연 맑은 풍경이 비상하다. 뒷날 누군가 고풍 한 편을 지어 와룡의 거처를 읊었다. 그 시는 이렇다.

襄陽城西二十里,一帶高岡枕流水。
高岡屈曲壓雲根,流水潺湲飛石髓。
勢若困龍石上蟠,形如單鳳松陰裡。
柴門半掩閉茅廬,中有高人臥不起。
修竹交加列翠屏,四時籬落野花馨。
床頭堆積皆黃卷,座上往來無白丁。
叩戶蒼猿時獻果,守門老鶴夜聽經。
囊裹名琴藏古錦,壁間寶劍映松文。
廬中先生獨幽雅,閒來親自勤耕稼。
專待春雷驚夢回,一聲長嘯安天下。

*潺湲 /잔원/ 물이 유유히 흐름. 일본어 사전에선 졸졸졸 흐르는 것이라 했다.
*飛石 /비석/ 징검다리돌. 비석수 飛石髓도 유사한 뜻으로 쓰인듯. 석수 石髓가 종유석이긴 하지만 여기선 그런 뜻이 아닐테고.
*困龍 /곤룡/ 곤란한 처지의 용.
*修竹 /수죽/ 높이 자란 대나무.
*翠屏 /취병/ 푸른 빛깔 병풍.
*黃卷 /황권/ 책. 서적. 방충 목적으로 책종이를 황벽 껍질로 누렇게 물들인 데에서 비롯.
*白丁 /백정/ 국어의 백정과 같은 한자이지만 뜻은 일반 백성을 뜻한다. 또는 글자를 모르는 사람. 문맹. 군적 軍籍에 속한 장정. 평범한 사람
*春雷 /춘뢰/ 봄날의 우레. 아름다운 소리. 하늘을 흔드는 소리. 중대한 사건 등등.

양양성 서쪽으로 이십 리 높은 언덕 있어 흐르는 시냇물을 베개 삼았구나
높은 언덕 굽이 따라 구름 피어오르고 시냇물 졸졸졸 징검다리를 지나네
기세는 곤룡이 돌 위 또아리 튼듯하고 형상은 봉황새 솔숲에 있는 것 같네
사립문 반쯤 열린 초가집 가운데 고결한 선비가 누워 일어나지를 않는구나
쭉쭉 자란 대나무 줄지어 병풍 같고 철마다 울타리에 들꽃 떨어지는 소리
침대머리 쌓인 것은 책들뿐인데 그곳을 오고가며 찾아올 사람은 없으리라
문 두들겨 원숭이가 열매 바치고 문 지키는 늙은 학은 한밤 독경소리 듣네
양양의 이름난 거문고 비단 아래 숨고 벽에 걸린 보검에 솔그림자 비치구나
초가집에 선생 홀로 그윽한데 틈을 내어 몸소 부지런히 밭 갈고 씨뿌리네
오로지 봄날 우레 꿈 깨우기 기다려 긴 휘파람 한소리에 천하 평정하리라

玄德來到莊前下馬,親叩柴門,一童出問。玄德曰:「漢左將軍宜城亭侯領豫州牧皇叔劉備特來拜見先生。」童子曰:「我記不得許多名字。」玄德曰: 「你只說劉備來訪。」童子曰:「先生今早已出。」玄德曰:「何處去了?」童子曰:「蹤跡不定,不知何處去了。」玄德曰:「幾時歸?」童子曰:「歸期亦不 定,或三五日,或十數日。」

현덕이 집앞에 이르러 말에서 내려 몸소 사립문을 두들기자 동자가 문을 나온다. 현덕이 말한다.

"한나라 좌장군 의성정후 영 예주목 황숙 유비가 특별히 선생께 인사 드리러 왔다."

"이름이 너무 길어 제가 외울 수 없습니다."

"유비가 왔다고만 전해라."

"선생께서 오늘 일찍 외출하셨습니다."

"어디로 가셨냐?"

"가는 데가 정해지지 않아 어디로 가셨는지 모릅니다."

"언제 돌아오시냐?"

"돌아오는 날짜 또한 정해지지 않아 어쩌면 3, 5일 어쩌면 십수 일입니다."

玄德惆悵不已。張飛曰:「既不見,自歸去罷了。」玄德曰:「且待片時。」雲長曰:「不如且歸,再使人來探聽。」玄德從其言,囑付童子:「如先生回,可言劉備拜訪。」遂上馬,行數里,勒馬回觀隆中景物,果然山不高而秀雅,水不深而澄清;地不廣而平坦,林不大而茂盛;猿鶴相親,松篁交翠,觀之不已。 忽見一人,容貌軒昂,丰姿俊爽,頭戴逍遙巾,身穿皂布袍,杖藜從山僻小路而來。玄德曰:「此必臥龍先生也。」急下馬向前施禮,問曰:「先生非臥龍否?」其人曰:「將軍是誰?」玄德曰:「劉備也。」其人曰:「吾非孔明,乃孔明之友,博陵崔州平也。」玄德曰:「久聞大名,幸得相遇。乞即席地權坐,請教一言。」

현덕이 실망해 슬퍼해 마지않는다. 장비가 말한다.

"만나기 글렀으니 어서 돌아갑시다."

"잠시만 기다려보자."

운장이 말한다.

"일단 돌아가 사람을 보내 찾아보는 것만 못하겠소."

현덕이 그 말을 따라 동자에게 일러둔다.

"선생께서 돌아오시면 유비가 인사 드리러 왔었다 말씀 드려라."

결국 말에 올라 몇리를 가다 말고삐를 잡아 세워 융중의 경치를 되돌아보니 과연 산이 높지 않으면서 빼어나게 멋지고 물이 깊지 않으면서 맑고 깨끗하다. 땅은 넓지 않으면서 평탄하고 숲은 크지 않으면서 우거지다. 원숭이와 두루미는 벗하고 소나무와 대나무는 뒤섞여 푸르러 하염없이 바라본다. 문득 어떤 사람이 보이는데 생김새가 남달리 아름답고 빼어난데 머리에 소요건 逍遙巾 [옛날 두건의 일종]을 쓰고 몸에 조포포 皂布袍 [검은 베 두루마기]를 입고 손에 명아주 지팡이를 짚은 채 산속 좁은 길을 따라 오고 있다. 현덕이 말한다.

"저 사람이 와룡선생인 게 틀림없구나."

서둘러 말에서 내려 인사해 묻는다.

"와룡선생 아니십니까?"

"장군께서는 누구십니까?"

"유비입니다."

"저는 공명이 아니오라 그 친구 박릉의 최주평입니다."

"큰 이름 들은 지 오래인데 다행히 만나뵙게 되었습니다. 여기 잠시 앉아 한마디 가르침을 듣고 싶습니다."

二人對坐於林間石上,關、張侍立於側。州平曰:「將軍何故欲見孔明?」玄德曰:「方今天下大亂,四方雲擾,欲見孔明,求安邦定國之策耳。」州平笑曰:「公以定亂為主,雖是仁心,但自古以來,治亂無常。自高祖斬蛇起義,誅無道秦,是由亂而入治也;至哀、平之世二百年,太平日久,王莽纂逆,又由治而 入亂;光武中興,重整基業,復由亂而入治;至今二百年,民安已久,故干戈又復四起。此正由治入亂之時,未可猝定也。將軍欲使孔明斡旋天地,補綴乾坤,恐不易為,徒費心力耳。豈不聞『順天者逸,逆天者勞』;『數之所在,理不得而奪之;命之所在,人不得而強之』乎?」

*斡旋 /알선/ [현대 국어의 의미 말고] 되돌리다. 만회하다.

두 사람이 숲속 바위에 마주 앉고 관, 장이 곂에 지켜 선다. 주평이 말한다.

"장군께서 무슨 까닭으로 공명을 만나려 하십니까?"

"지금 막 천하가 대란하여 사방에서 구름이 일듯이 소란스러워 공명을 만나 국가를 안정시킬 계책을 구하려 합니다."

주평이 웃는다.

"공께서 난을 평정하는 것을 으뜸으로 삼으십니다. 비록 이것이 어진 마음이긴 하나 다만 예로부터 치란 治亂 [안정과 혼란]이란 늘 바뀌었습니다. 고조께서 뱀을 베어죽여 의로운 병사를 일으켜, 무도한 진나라를 토벌한 것은 난에서 치 治로 들어간 것입니다. 애제 哀帝와 평제 平帝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2백년간 태평세월이 오래됐으나 왕망 王莽이 찬역한 것은 치에서 난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광무제께서 중흥해 나라의 토대를 다시 바로잡은 것은 다시 난에서 치로 들어간 것입니다. 지금까지 2백년간 백성들이 평안한 지 오래이더니 간과 干戈 [무기/전란]가 사방에서 다시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치에서 난으로 들어가는 때이니 아직 하루아침에 평정할 수는 없습니다. 장군께서 공명을 시켜 천지를 되돌리고 세상을 바로잡으려 하시지만 쉽지 않아 헛되이 몸과 마음만 써버릴까 두려울 뿐입니다. '하늘을 따르는 이는 편안할 것이요 거스르는 이는 수고로울 것이다.'라든가 '운수에 달린 것을 이치로 빼앗을 수 없고, 운명에 달린 것을 사람이 강제할 수 없다.'라 하는 말을 장군께서 어찌 듣지 못하셨겠습니까?"

玄德曰:「先生所言,誠為高見。但備身為漢冑,合當匡扶漢室,何敢委之數與命?」州平曰:「山野之夫,不足與論天下事,適承明問,故妄言之。」 玄德曰:「蒙先生見教,但不知孔明往何處去了?」州平曰:「吾亦欲訪之,正不知其何往。」玄德曰:「請先生同至敝縣,若何?」州平曰:「愚性頗樂閒散,無意功名久矣。容他日再見。」言訖,長揖而去。玄德與關、張上馬而行。張飛曰:「孔明又訪不著,卻遇此腐儒,閒談許久!」玄德曰:「此亦隱者之言也。」

"선생의 말씀은 참으로 고견입니다. 다만 제가 한실의 후예가 된지라 마땅히 한실을 바로잡아야 하니 어찌 감히 그것을 운수와 운명에만 맡기겠습니까?"

"저는 산야지부 山野之夫 [평범한 민간인]라 천하대사를 함께 의논할 만하지 못지만 마침 질문을 받아 망녕되게 말하였을 뿐입니다."

"선생께 가르침을 받아 고맙습니다. 그런데 공명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시겠습니까?"

"저도 그를 방문할 참이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지금 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께서 저와 함께 저희 고을로 가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저는 한가히 지내고자 할 뿐 공명 功名을 세울 뜻은 접은 지 오랩니다. 언젠가 다시 뵙겠습니다."

말을 마쳐 장읍 [두손을 높이 들어 예를 표하는 인사]해 가버린다. 현덕이 관, 장과 더불어 말에 올라 길을 나선다. 장비가 말한다.

"공명을 찾아가 그는 만나지도 못하고, 도리어 그 썩어빠진 선비나 만나 한가한 이야기를 많이도 하셨수다!"

"그가 말한 것 또한 숨은 선비의 이야기다."

三人回至新野,過了數日,玄德使人探聽孔明。回報曰:「臥龍先生已回矣。」玄德便教備馬。張飛曰:「量一村夫,何必哥哥自去?可使人喚來便 了。」玄德叱曰:「汝豈不聞孟子云:『欲見賢而不以其道,猶欲其入而閉之門也。』孔明當世大賢,豈可召乎?」遂上馬再往訪孔明。關、張亦乘馬相隨。

세 사람이 신야로 돌아와 며칠 지나 현덕이 사람을 시켜 공명을 찾아본다. 돌아와 알린다.

"와룡선생이 벌써 돌아왔답니다."

현덕이 곧 말을 준비케 한다. 장비가 말한다.

"까짓 일개 촌부이거늘 어찌 형님이 꼭 가셔야 하오? 사람을 보내 부르시우."

현덕이 꾸짖는다.

"네가 어찌 맹자께서 '현자를 만나려 하면서 도리를 따르지 않는 것은 마치 안으로 들어가려 하면서 문을 닫는 것과 같다'라 하신 것을 듣지 못했냐? 공명은 당세의 대현인데 어찌 부를 수 있냐?"

곧 말에 올라 다시 공명을 찾아간다. 관, 장도 말을 타 뒤따른다.

時值隆冬,天氣嚴寒,彤雲密布。行無數里,忽然朔風凜凜,瑞雪霏霏;山如玉簇,林似銀床。張飛曰:「天寒地凍,尚不用兵,豈宜遠見無益之人乎? 不如回新野以避風雪。」玄德曰:「吾正欲使孔明知我慇懃之意。如弟輩怕冷,可先回去。」飛曰:「死且不怕,豈怕冷乎?但恐哥哥空勞神思。」玄德曰:「勿多言,只相隨同去。」將近茅廬,忽聞路旁酒店中有人作歌。玄德立馬聽之。其歌曰:
*隆冬 /융동/ 한겨울. 엄동
*彤雲 /동운/ 붉은 구름. 눈을 뿌릴 짙은 구름.
*慇懃 /은근/ 여기서는 '뜻이 간절함'
*神思 /신사/ 정신. 생각. 심사 心思.

때는 한겨울이라 날씨가 몹시 춥고 짙은 구름이 가득하다. 몇리 못 가 문득 칼바람이 살을 에는데 서설 瑞雪이 펄펄 내린다. 산은 새하얀 옥돌 화살촉 같고 수풀은 얼어붙어 은빛이다. 장비가 말한다.

"천지가 꽁꽁 얼어 군사도 부릴 수 없는데, 어찌 멀리까지 아무 쓸데 없는 인간을 찾아간단 말이우? 신야로 되돌아가 눈바람을 피하는 것만 못하겠수!"

"나는 지금 공명이 내 간절한 뜻을 알게 만들고 싶은 것이다. 아우들이 추워 못 견디겠거든 먼저 돌아가도 좋다."

"죽는 것도 두렵지 않거늘 어찌 추위가 두렵겠소? 다만 형님이 헛되이 애쓸까 걱정하는 것이오."

"여러말 하지말고 따라오기나 해라."

초가집에 가까워지자 문득 길가 술집에서 어느 사람이 노래를 부른다. 현덕이 말을 세워 들은 노래는 이렇다.

壯士功名尚未成,嗚呼久不遇陽春。
君不見東海老叟辭荊榛,後車遂與文王親?
八百諸侯不期會,白魚入舟涉孟津?
牧野一戰血流杵,鷹揚偉烈冠武臣?
又不見高陽酒徒起草中,長揖芒碭隆準公?
高談王霸驚人耳,輟洗延坐欽英風?
東下齊城七十二,天下無人能繼蹤?
二人非際聖天子,至今誰復識英雄?

*東海老叟 /동해노수/ 동해의 노인. 강태공을 말함.
*荊榛 /형진/ 가시나무와 개암나무. 잡목. 사람이 없이 잡목만 있는 황야. 곤란. 나쁜 사람/악인.
*不期會 /불기회/ 불기이회 不期而會. 기약하지 않았는데 뜻밖에 모임
*白魚入舟 /백어입주/ 주 무왕이 강을 건너자 흰 물고기가 배 위로 뛰어오른 것. 전쟁을 이길 길조.
*杵 /저/ 나무막대 같은 무기. 방패.
*血流杵 /혈류저/ 혈류표저 血流漂杵 피가 흘러 저가 떠다님. 무수한 사람이 죽은 것.
*鷹揚 /응양/ 매가 하늘로 날아오르듯 무력을 떨치는 것.
*高陽酒徒 /고양주도/ 고양 땅의 술꾼. 역이기가 한고조 유방 진영을 찾아가 스스로를 그렇게 소개.
*隆準公 /융준공/ 코가 높은 분. 한나라 유방이 코가 높았던 데에서 유방을 가리킴.

장사가 아직 공명을 이루지 못해 아아! 오래도록 봄볕을 못 봤으리라!
그대는 강태공을 못 봤는가?
동해 어느 노인으로 지내다 거치른 땅을 떠나 수레를 따라가 문왕을 섬긴 것을?
팔백 제후가 뜻밖에 모여들고 맹진을 건너자 흰 물고기 배 위로 뛰어 오른 것을?
목야 일전으로 핏물이 강을 이뤄 응양하고 위열한 게 무신들 가운데 으뜸인 걸?
또한 역이기를 못 봤는가?
고양의 술꾼이 풀숲에서 일어나 망탕의 융준공 유방에게 두손 모아 인사한 걸?
패왕의 길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니 그가 놀라, 발을 씻다 멈추고 우러러본 것을?
동쪽으로 제나라 성읍 칠십이 개를 함락해 천하 아무도 뒤따를 수 없었던 것을?
두 사람은 거룩한 천자를 만난 게 아니었는데 지금 누가 다시 영웅을 알아볼꼬?

歌罷,又有一人擊卓而歌。其歌曰:

노래를 마치니 또 다른 사람이 탁자를 치며 노래한다. 그 노래는 이렇다.

吾皇提劍清寰海,創業垂基四百載。
桓靈季業火德衰,奸臣賊子調鼎鼐。
青蛇飛下御座傍,又見妖虹降玉堂。
群盜四方如蟻聚,奸雄百輩皆鷹揚。
吾儕長嘯空拍手,悶來村店飲村酒。
獨善其身盡日安,何須千古名不朽?

*鼎鼐 /정내/ 3공. 정승. [조정내 調鼎鼐 : 국가대사를 처리하다.]
*吾儕 /오제/ 우리. 우리들. 우리네

고조 황제께서 검을 쥐고 천하를 평정해 창업해 터잡은 지 사백 년
환제, 영제 이어받아 운수가 기울어 간신적자들이 나라를 휘젓네
푸른 뱀이 용상 곁으로 날아들고 요사한 무지개가 옥당에 걸리네
도적떼 사방에서 개미처럼 일어나고 간웅의 무리, 매처럽 사납구나
우리는 긴 휘파람에 헛되이 손뼉 치고 답답하면 주막에서 술 마시네
홀로 몸을 아껴 매일 안락한데 어찌 꼭 천고에 남을 명성을 얻으리

二人歌罷,撫掌大笑。玄德曰:「臥龍其在此間乎?」遂下馬入店。見二人憑桌對飲,上首者白面長鬚,下首者清奇古貌。玄德揖而問曰:「二公誰是臥龍先生?」長鬚者曰:「公何人?欲尋臥龍何幹?」玄德曰:「某乃劉備也。欲訪先生,求濟世安民之術。」長鬚者曰:「吾等非臥龍,皆臥龍之友也。吾乃潁川石廣元,此位是汝南孟公威。」玄德喜曰:「備久聞二公大名,幸得邂逅。今有隨行馬匹在此,敢請二公同往臥龍莊上一談。」廣元曰:「吾等皆山野慵懶之徒,不省治國安民之事,不勞下問。明公請自上馬,尋訪臥龍。」

*慵懶

둘이 노래를 마치고 손뼉을 치고 크게 웃는다. 현덕이 말한다.

"와룡이 저들 가운데 있는가?"

말에서 내려 술집으로 들어가 바라보니 둘이 탁자에 기대어 마주 보고 마신다. 상석에 앉은 이는 수염이 길고 마주 앉은 이는 생김새가 빼어나게 남다르고 옛스럽다. 현덕이 인사하고 묻는다.

"두 분 가운데 어느 분이 와룡선생이십니까?"

긴 수염이 말한다.

"공은 누구십니까? 와룡을 찾는 건 무슨 용무입니까?"

"저는 유비입니다. 선생을 찾아 뵈어, 세상을 구하고 백성을 편안케 할 방법을 구하려 합니다."

"저희는 와룡이 아니라 그 친구들입니다. 저는 영천 사람 석광원이고, 이 사람은 여남 사람 맹공위입니다."

현덕이 기뻐 말한다.

"제가 두 분의 큰 명성을 들은 지 오랜데 다행히 만납니다. 지금 수행하는 마필이 여기 있으니 감히 청하건대 두 분도 함께 와룡의 집으로 가 이야기를 나누시지요."

석광원이 이야기한다.

"저희는 시골의 게으른 무리라 치국안민 治國安民의 일을 살피지 못하니 수고롭게 물어보실 게 못 됩니다. 바라옵건대 명공께서 말에 올라 와룡을 찾아보십시오."

玄德乃辭二人,上馬投臥龍岡來;到莊前下馬,扣門問童子曰:「先生今日在莊否?」童子曰:「現在堂上讀書。」玄德大喜,遂跟童子而入。至中門, 只見門上大書一聯云:「淡泊以明志,寧靜而致遠。」玄德正看間,忽聞吟詠之聲,乃立於門側窺之,見草堂之上,一少年擁爐抱膝,歌曰:

이에 현덕이 둘과 작별해 말에 올라 와룡의 언덕으로 간다. 집앞에서 내려 문을 두르려 동자에게 묻는다.

"선생께서 오늘 집에 계시지 않냐?"

"현재 대청 위에서 독서하십니다."

현덕이 크게 기뻐 동자를 따라 들어간다. 중문 中門에 이르니 문 위에 크게 적힌 글 한줄이 이렇다.

'맑음으로 뜻을 밝히고, 고요함으로 멀리 다다른다.'

현덕이 그것을 보고 있는데 문득 무엇인가 읊는 소리가 들려 문 옆에 서 엿보니 초당 위에 어느 소년이 화로 곁에서 무릎을 안은 채 노래한다.

鳳翱翔於千仞兮,非梧不棲;
士伏處於一方兮,非主不依。
樂躬耕於隴畝兮,吾愛吾廬。
聊寄傲於琴書兮,以待天時。

*翱翔 /고상/ 새가 선회해 높이 나는 것
*躬耕 /궁경/ 몸소 농사를 지음.
*隴畝 /농무/ 밭이랑.
*聊 /애/ 잠시. 잠깐. 애오라지. 오로지.
*寄傲 /기오/ 한껏 부푼 마음을 다른 데에 기댐.

봉황새 천 길 높이 날아 오동나무 아니면 깃들지 않고
선비 한 곳에 숨어 지내는데 참 주인 아니면 가지 않네
몸소 밭이랑에서 농사 즐기니 오두막집도 소중하구나
애오라지 거문고와 책에 마음을 쏟아 천시를 기다리네

玄德待其歌罷,上草堂施禮曰:「備久慕先生,無緣拜會。昨因徐元直稱薦,敬至仙莊,不遇空回。今特冒風雪而來,得瞻道貌,實為萬幸!」那少年慌 忙答禮曰:「將軍莫非劉豫州,欲見家兄否?」玄德驚訝曰:「先生又非臥龍耶?」少年曰:「某乃臥龍之弟諸葛均也。愚兄弟三人,長兄諸葛瑾,現在江東孫仲謀 處為幕賓。孔明乃二家兄。」玄德曰:「臥龍今在家否?」均曰:「昨為崔州平相約,出外閒遊去矣。」玄德曰:「何處閒遊?」均曰:「或駕小舟,游於江湖之中;或訪僧道於山嶺之上;或尋朋友於村落之間;或樂琴棋於洞府之內;往來莫測,不知去所。」玄德曰:「劉備直如此緣分淺薄,兩番不遇大賢!」均曰:「小坐獻茶。」張飛曰:「那先生既不在,請哥哥上馬。」

현덕이 노래가 끝나기를 기다려 초당에 올라 인사해 말한다.

"제가 선생을 오래 사모했으나 만나뵐 인연이 없었습니다. 지난번에 서원직이 천거하므로 제가 신선이 사는듯한 곳을 찾아왔으나 선생을 만나지 못해 헛되이 돌아갔습니다. 지금 일부러 눈바람을 무릅쓰고 찾아와 마침내 만나게 돼 참으로 천만다행입니다!"

그 소년이 황망히 답례해 말한다.

"장군께서는 바로 유예주 아니십니까? 형을 찾아오신 게 아닙니까?"

현덕이 놀라고 의아해 말한다.

"선생도 와룡이 아니란 말입니까?"

"저는 와룡의 아우 제갈균입니다. 저희 형제가 셋인데 큰형 제갈근은 현재 강동 손중모 진
영에서 막빈으로 있습니다. 공명은 둘째 형입니다."

"와룡께서 지금 집에 안 계십니까?"

"어제 최주평과 약속해 멀리 유람하러 떠났습니다."

"어디로 유람하러 갔습니까?"

"어느 날은 조각배를 빌려 강과 호수를 노닐고, 어느 날은 산고개를 올라 중이나 도사를 만나기도 하고, 어느 날은 마을에서 벗들을 찾기도 하고, 어느 날은 동부 洞府 [신선의 거처]에서 거문고나 바둑을 즐깁니다. 오고 가는 게 예측이 불가해 어디 갔는지 알지 못합니다."

"유비가 이다지도 연분이 천박해 두번이나 대현을 만나지 못하는구려!"

"잠깐 앉아 계시면 차를 대접하겠습니다."

장비가 말한다.

"그 선생이 없다잖수! 형님 말에 타시지요!"

玄德曰:「我既到此間,如何無一語而回?」因問諸葛均曰:「聞令兄臥龍先生熟諳韜略,日看兵書,可得聞 乎?」均曰:「不知。」張飛曰:「問他則甚!風雪甚緊,不如早歸。」玄德叱止之。均曰:「家兄不在,不敢久留車騎;容日卻來回禮。」玄德曰:「豈敢望先生枉駕。數日之後,備當再至。願借紙筆作一書,留達令兄,以表劉備慇懃之意。」均遂進文房四寶。玄德呵開凍筆,拂展雲箋,寫書曰:

*容日 /용일/ 다른 날을 기다림.
*雲箋 /운전/ 구름 무늬의 종이. 또는 상대의 편지를 높여 부르는 말.
*晉謁 /진알/ 만나러 찾아옴.

"내가 여기 와놓고 어떻게 아무 말 없이 되돌아가겠냐?"

그래서 제갈균에게 묻는다.

"듣자니 형님이신 와룡선생께서 육도삼략을 모조리 암기하고, 매일 병법서적을 본다던데 그 소문을 들어보셨습니까?"

"저는 모르겠습니다."

장비가 말한다.

"물어보는 게 지나치오! 눈바람이 몹시 사나우니 어서 돌아가는 것만 못하오!"

현덕이 꾸짖어 입을 다물게 한다.

제갈균이 말한다.

"형님이 여기 안 계셔 장군을 감히 오래 머무시라 못하겠습니다. 뒷날 장군을 찾아가 인사드리라 형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찌 감히 선생께서 왕림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까! 며칠 뒤 제가 다시 오겠습니다. 종이와 붓을 빌려 글을 써  형님께 이 유비의 간절한 뜻을 전하겠습니다."

제갈균이 문방사보[문방사우]를 바쳐 유비가 얼어붙은 붓을 아~ 입김을 불어 녹이고 운전 雲箋 [구름 무늬의 종이/편지지]을 쫙 펼쳐 글을 적는다.

備久慕高名,兩次晉謁,不遇空回,惆悵何似!竊念備漢朝苗裔,濫叨名爵,伏觀朝廷陵替,綱紀崩摧,群雄亂國,惡黨欺君,備心膽俱裂。雖有匡濟之誠,實乏經綸之策。仰望先生仁慈忠義,慨然展呂望之大才,施子房之鴻略,天下幸甚!社稷甚幸!先此布達,再容齊戒薰沐,特拜尊顏,面傾鄙悃,統希鑒原。

*竊念 /절념/ 가만히 곰곰히 생각함. 절 竊은 스스로 낮출 때 사용.
*陵替 /능참/ 기강이 무너지다. 기울다. 쇠하다.
*布達 /포달/ 통지하다.
*齊戒 /재계/ 제 齊는 가지런할 '제' 재계할 '재' 발음이 다르다. 보통 국어에선 재계 齋戒로 적음.
*薰沐 /훈목/ 향료를 몸에 뿌리고 몸을 깨끗이 하는 것. 점치기 앞서 경건하게 분향하고 목욕하는 것.
*鄙悃 /비곤/ 보잘 것 없는 정성. 자기의 정성에 대해 겸손히 표현하는 것.
*鑒原 /감원/ 양해를 구하다.

'제가 높은 명성을 들은지 오래라 두차례 만나뵈러 찾아왔으나 만나지 못해 헛되이 돌아가 그 슬픔을 무엇에 견줄런지요! 곰곰이 생각하면, 저는 한실의 묘예 [후예]로서 함부로 명성과 벼슬을 탐했습니다. 가만히 엎드려 바라보니, 조정이 기울고 기강이 무너지고 영웅들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악의 무리가 임금을 업신여겨 제 마음과 간담이 모두 찢어집니다. 비록 바로잡고 구제할 마음은 간절하나 참으로 경륜을 펼 계책이 없습니다. 삼가 바라옵니다. 선생께서 인자하시고 충의로우시니 개연히 강태공처럼 큰 재주를 펼치고 장자방처럼 큰 전략을 베풀어주시면 천하에 행심 幸甚이요! 사직에 행심이겠습니다! 먼저 이렇게 전하오니 다시 재계하고 훈목한 뒤 존안을 뵙고 특별히 인사드리겠습니다. 보잘것 없는 정성이나마 기울이니 널리 양해바랍니다.'

玄德寫罷,遞與諸葛均收了,拜辭出門。均送出,玄德再三慇懃致意而別。方上馬欲行,忽見童子招手籬外叫曰:「老先生來也。」玄德視之,見小橋之西,一人煖帽遮頭,狐裘蔽體,騎著一驢後隨一青衣小童,攜一葫蘆酒,踏雪而來;轉過小橋,口吟詩一首。詩曰:

*致意 /치의/ 사모/안부/감사 등의 뜻을 전하다.

현덕이 다 적고 제갈균에게 줘 거두게 한 뒤 인사해 문을 나간다. 현덕이 거듭 간절하게 뜻을 전해 작별한다. 막 말에 타려 하는데 문득 동자가 부르는 손짓을 하며 울타리 밖에서 외친다.

"선생께서 오십니다!"

현덕이 바라보니 작은 다리 서쪽으로 어느 사람이 난모 煖帽 [방한모자]를 머리에 쓰고 호구 狐裘 [여우털가죽옷]로 몸을 가린 채 당나귀를 타고 온다. 푸른 옷을 입은 동자가 술이 든 호리병을 들고 뒤따라 눈을 밟아 온다. 작은 다리를 돌아오며 시 한 수를 읊는다. 시는 이렇다.

一夜北風寒,萬里彤雲厚。
長空雪亂飄,改盡江山舊。
仰面觀太虛,疑是玉龍鬥。
紛紛鱗甲飛,頃刻遍宇宙。
騎驢過小橋,獨嘆梅花瘦。

*彤雲 /동운/ 눈 내리기 전의 짙은 구름. 붉은 구름
*長空 /장공/ 끝 없이 넓은 하늘
*太虛 /태허/ 하늘. 천공 天空


밤새 북풍 차갑더니 만리 붉은 구름 두텁고
장공에 눈발 어지러워 온 강산을 뒤덮구나
얼굴 들어 하늘을 살피니 옥룡들이 다퉈서
용비늘 펄펄 날려 순식간 우주를 채우구나
나귀로 다리 건느며 지는 매화를 한탄하네

玄德聞歌曰:「此真臥龍矣!」滾鞍下馬,向前施禮曰:「先生冒寒不易!劉備等候久矣!」那人慌忙下驢答禮。諸葛均在後曰:「此非臥龍家兄,乃家兄岳父黃承彥也。」玄德曰:「適間所吟之句,極其高妙。」承彥曰:「老夫在小婿家觀〈梁父吟〉,記得這一篇;適過小橋,偶見籬落間梅花,故感而誦之。不期為尊客所聞。」玄德曰:「曾見賢婿否?」承彥曰:「便是老夫也來看他。」玄德聞言,辭別承彥,上馬而歸。正值風雪又大,回望臥龍岡,悒怏不已。後人有詩單道玄德風雪訪孔明。詩曰:

*岳父 /악부/ 아내의 아버지.
*小婿 /소서/ 자신의 사위를 낮춰 부르는 말.

현덕이 노래를 듣고 말한다.

"이 사람이 참으로 와룡이구나!"

미끄러지듯 말에서 내려 앞으로 가 인사한다.

"선생께서 추위를 무릅쓰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유비 등이 기다린 지 오랩니다!"

그 사람이 황망히 나귀에서 내려 답례한다. 제갈균이 뒤에서 말한다.

"이분은 와룡 형님이 아니라 형님의 장인이신 황승언 어르신이십니다."

현덕이 말한다.

"제가 마침 들었는데 읊으신 싯귀가 극히 고묘합니다."

"늙은이가 사위 집에서 «양부음»을 보고 한 편을 암기해 마침 작은 다리를 건너다 울타리에서 매화가 지는 것을 보고 느낀 바 있어 읊었습니다. 존귀하신 손님께서 들으실 줄은 몰랐습니다."

"사위님을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늙은이도 사위를 보러 오던 길입니다."

현덕이 듣고 황승언과 작별해 말에 올라 돌아간다. 마침 눈바람이 다시 크게 일어 와룡의 언덕으로 돌아가는데 걱정이 가라앉지 않는다. 뒷날 누군가 시를 지어 현덕이 눈보라를 뚫고 공명을 찾아간 것을 읊었다. 시는 이렇다.

一天風雪訪賢良,不遇空回意感傷。
凍合溪橋山石滑,寒侵鞍馬路途長。
當頭片片梨花落,撲面紛紛柳絮狂。
回首停鞭遙望處,爛銀堆滿臥龍岡。

*一天 /일천/ 하루. 하늘 가득.

하늘 가득 눈보라 치는데 어진 이 찾았건만 못 만나 헛되이 돌아가는 마음 애달파라
냇가 다리 얼어붙어 돌이 미끄러지고 추위가 살을 에지만 말을 타고 가는 길 멀구나
눈앞 조각조각 하얀 배꽃 흩뿌리고 버들개지 펄펄 흩날려 얼굴을 미친듯이 때리누나
머리 돌려 채찍을 멈춰 저멀리 바라보는 곳 은빛 찬란한 눈 가득 쌓인 와룡의 언덕!

玄德回新野之後,光陰荏苒,又早新春。乃令卜者揲蓍,選擇吉期,齋戒三日,薰沐更衣,再往臥龍岡謁孔明。關、張聞之不悅,遂一齊入諫玄德。正是: 高賢未服英雄志,屈節偏生傑士疑。

*荏苒 /임염/ 세월이 덧없이 흐름
*揲蓍 /설시/ 일종의 제비뽑기 비슷한 점치는 방법.
*偏生 /편생/ 마침. 기어코. 유달리.
*傑士 /걸사/ 걸출한 사람. 재능이 뛰어난 사람.

현덕이 신야로 돌아온 뒤 세월이 덧없이 흘러 어느새 새봄이 찾아온다. 이에 점쟁이에게 점을 치게 해 길일을 골라 사흘을 재계해 목욕하고 향을 뿌려 옷을 갈아 입고 다시 와룡의 언덕으로 공명을 만나러 간다. 관, 장이 듣고 못마땅스러워 함께 들어와 현덕에게 간언한다.

고현 高賢이 아직 영웅의 뜻을 따르지 않는데
몸을 굽혀 모시니 걸사 傑士들은 못마땅스럽네

未知其言若何,且看下文分解。

무슨 말을 할까 모르겠구나. 다음 회에 풀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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