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巫峽
卻說章武元年秋八月,先主起大軍至夔關,駕屯白帝城。前隊軍馬已至川口。近臣奉曰:「吳使諸葛瑾至。」先主傳旨教休放入。黃權奏曰:「謹弟在蜀為相,必有事而來,陛下何故絕之?當召入,看他言語。可從則從;如不可,則就借彼口說與孫權,令知問罪有名也。」
한편, 장무 원년 가을 8월, 선주가 대군을 일으켜 기관夔關에 이르고 어가(임금의 수레)가 백제성에 이르러 주둔한다. 선두 대열의 군마들은 이미 천구川口에 다다르는데 측근 신하가 아뢴다.
“동오의 사자 제갈근이 왔습니다.”
선주가 교지를 전하여, 그를 들여보내지 못하게 하자 황권이 주청한다.
“그 아우가 촉에서 승상으로 있고 반드시 사유가 있어 올 터인데 폐하께서 굳이 거절하십니까? 마땅히 불러들여 그 언어를 들어보십시오. 따를 만하면 따르고, 불가하면 그 입을 빌려 손권에게 죄를 물으심이 명분 있습니다.”
先主從之,召謹入城。謹拜伏於地。先主問曰:「子瑜遠來,有何事故?」謹曰:「臣弟久事陛下,臣故不避,斧銊,特來奏荊州之事。前者,關公在荊州時,侯數次求親,關公不允。後關公取襄陽,曹操屢次致書吳侯,使襲荊州;吳侯本不肯許,因呂蒙與關公不睦,故擅自興兵,誤成大事。今吳侯悔之不及。此乃呂蒙之罪,非吳侯之過也。今呂蒙已死,冤讎已息。孫夫人一向思歸。今吳侯令臣為使,願送歸夫人,縛還降將,並將荊州仍舊交還,永結盟好,共滅曹丕,以正篡逆之罪。」
*一向 /일향/ 줄곧. 내내. 종래. 최근에. 그 동안.
선주가 이를 따라 제갈근을 성으로 불러들인다. 제갈근이 엎드려 절하니 선주가 묻는다.
“자유(제갈의 자)가 멀리서 왔는데 무슨 사고事故(여기서는 원인/ 사연의 뜻)요?”
“신의 아우가 오래 폐하를 섬긴지라 신이 부월斧銊(크고 작은 도끼)을 피하지 않고 일부러 형주의 일을 아뢰러 왔습니다. 지난날 관공이 형주에 있을 때 오후(손권)께서 수차례 양가의 결혼을 청했으나 관공이 윤허하지 않았습니다. 그 뒤 관공이 양양을 뻬앗아 조조가 누차에 걸쳐 오후께 글을 보내 형주를 습격하라 했습니다. 오후는 본래 기꺼이 허락하지 않았으나 여몽이 관공과 화목하지 못한 까닭에 제멋대로 직접 출병해 대사를 그르치고 말았습니다. 이제 오후께서 후회막급하시니 이것은 여몽의 죄이지 오후의 허물이 아닙니다. 이제 여몽이 죽고 없어 원수는 이미 없어졌습니다. 손부인孫夫人도 그 동안 돌아올 생각을 하고 계셨습니다. 이제 오후께서 신을 사자로 삼아 바라건대 부인을 돌려보내고 항장(범강과 장달 등 항복한 장수)을 결박해 보내고 아울러 형주를 예전처럼 교환해 영구히 맹호를 맺어 함께 조비를 멸망 시켜 이로써 찬역의 죄를 바로잡으려 하십니다.”
先主怒曰:「汝東吳害了朕弟,今日敢以巧言來說乎!」謹曰:「臣請以輕重大小之事,與陛下論之。陛下乃漢朝皇叔,今漢帝已被曹丕篡奪,不思剿除,卻為異姓之親,而屈萬乘之尊,是捨大義而就小義也。中原乃海內之地,兩都皆大漢創業之方,陛下不取,而但爭荊州,是棄重而取輕也。天下皆知陛下即位,必興漢室,恢復山河;今陛下置魏不問,反欲伐吳,竊為陛下不取。」先主大怒曰:「殺吾弟之讎,不共戴天!欲朕罷兵,除死方休!不看丞相之面,先斬汝首!今且放汝回去,說與孫權,洗頸就戮!」諸葛瑾見先主不聽,只得自回江南。
*除死方休 /제사방휴/ 삼국지에 두어차례 나오는 문장인데, 관우도 이런 불길한 소리를 한 바 있다. ‘제사’의 원래 뜻은 죽음을 면제해준다는 뜻인데, 문맥상 맞지 않고, <맹자>에 나오는 ‘지사방휴 至死方休’ 곧 죽어서야 비로소 멈추겠다는 뜻이 맞을 듯하여 그렇게 번역함. 아무래도 오타가 아닐까도 싶음. 삼국지 여러 판본을 대조하면 오타가 제법 많음. 오타가 아니라면, 죽어 없어진다 정도의 뜻으로 쓴 듯.
선주가 노해서 말한다.
“너희 동오는 짐의 아우를 해치고 오늘 감히 교묘한 말로써 설득하러 오냐!”
“신이 청하건대 사안의 대소경중을 폐하께 논하겠습니다. 폐하는 한조漢朝의 황숙이시고 오늘날 한제(헌제)께서 조비에게 찬탈 당했거늘 이것을 소제剿除(섬멸)할 생각은 않으시고 도리어 이성지친異姓之親(성씨가 다른 친척 곧 의형제)을 위해 만승지존萬乘之尊(천자의 신분)을 굽히니 이것은 대의를 버리고 소의를 따름입니다. 중원은 곧 해내海內(천하)의 땅이요 두 곳 모두 대한大漢을 창업한 곳인데 폐하께서 취하지 않고 오로지 형주를 다투면 이는 무거움을 버리고 가벼움을 취하는 것입니다. 천하 사람 모두 폐하께서 즉위해 반드시 한실을 중흥해 산하를 회복하실줄 알았으나 이제 폐하께서 위나라는 가만둔 채 그 죄를 묻지 않고 도리어 오나라를 치려하시니 폐하께서 취하실 바가 아니지 싶습니다.”
선주가 크게 노해 말한다.
“내 아우를 죽인 원수와는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 짐에게 철병을 바라겠지만 이 몸이 죽어서야 멈출 수 있을 것이다! 승상의 면목만 아니면 벌써 네 목을 쳤을 것이다! 오늘 일단 너를 살려보내니 손권에게 목을 씻고 처형 받으러 오라 전하라!”
제갈근은 선주가 듣지 않는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강남으로 돌아간다.
卻說張昭見孫權曰:「諸葛子瑜知蜀兵勢大,故假以請使為辭,欲背吳入蜀。此去必不回矣。」權曰:「孤與子瑜,有生死不易之盟。孤不負子瑜,子瑜亦不負孤。昔子瑜在柴桑時,孔明來吳,孤欲使子瑜留之。子瑜曰:「弟己事玄德,義無二心;弟之不留,猶瑾之不往。」其言足貫神明。今日豈肯降蜀乎?孤與子瑜可謂神交,非外言所得間也。」
한편, 장소張昭가 손권을 만나 말한다.
“제갈자유는 촉병의 세력이 대단하자 사자로 가겠다는 핑계로 동오를 배반해 촉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이렇게 갔으니 틀림없이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고와 자유는 생사와 바꾸지 않을 맹서를 했소. 고가 자유를 저버리지 않듯이 자유도 고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오. 지난날 자유가 시상에 있을 때 공명이 동오로 오자 고가 자유를 시켜 그를 붙잡게 했었소. 자유가 말하기를, ‘아우는 이미 현덕을 섬겨 그 의리에 두 마음이 없습니다. 아우가 여기 머물 수 없음은 제가 떠날 수 없음과 같습니다.’ 라고 말했소. 그 말이 족히 신명神明(정신)을 꿰뚫 만했소. 오늘 어찌 기꺼이 촉에 넘어가겠소? 고와 자유는 가히 신교神交(의기투합한 절친)라 할 수 있으니 외부의 말로써 이간질할 수 있는 게 아니오.”
正言間,忽報諸葛瑾回。權曰:「孤言若何?」張昭滿面羞慚而退。瑾見孫權,言先主不肯通和之意。權大驚曰:「若如此,則江南危矣!」階下一人進曰:「某有一計,可解此危。」視之,乃中大夫趙咨也。權曰:「德度有何良策?」咨曰:「主公可作一表,某願為使,往見魏帝曹丕陳說利害,使襲漢中,則蜀兵自危矣。」權曰:「此計最善。但卿此去,休失了東吳氣象。」咨曰:「若有些小差失,即投江而死。安有面目見江南人物乎?」
*中大夫 /중대부/ 대부大夫는 이 시기에는 임금을 가까이서 모시는 신하를 뜻했다. 중대부는 광록대부라고도 한다.
*氣象 /기상/ 날씨. 기백과 도량.
이렇게 말하는데 제갈근이 왔다 알리니 손권이 말한다.
“고의 말이 어떻소?”
장소가 얼굴 가득 처참해져 물러난다. 제갈근이 손권을 만나 선주에겐 통화通和(서로 왕래하며 우호를 가짐)할 뜻이 없다고 말한다. 손권이 크게 놀라 말한다.
“이렇다면 강남이 위급하오!”
섬돌 아래 한 사람이 나와서 말한다.
“제게 한 가지 계책이 있사오니 이 위기를 풀 수 있사옵니다.”
누구인지 바라보니 바로 중대부中大夫 조자趙咨다. 손권이 말한다.
“덕도德度(조자의 자)에게 무슨 좋은 계책이 있소?”
“주공께서 표를 하나 쓰시면 바라건대 제가 사자로서 위나라 황제 조비를 만나러 가서 이해관계를 모두 말하겠습니다. 그로 하여금 한중을 습격하게 한다면 촉병은 저절로 위태로워집니다.”
“이 계책이 최선이오. 다만 경이 이렇게 가더라도 동오의 기백을 잃지 마오.”
“사소한 실수라도 범하면 즉시 강에 투신해 죽겠습니다. 무슨 면목으로 강남 인물들을 보겠습니까?”
權大喜,即寫表稱臣,令趙咨為使。星夜到了許都,先見太尉賈詡等,並大小官僚。次日早朝,賈詡出班奏曰:「東吳遣中大夫趙咨上表。」曹丕笑曰:「此欲退蜀兵故也。」即令召入。咨拜伏於丹墀。丕覽表畢,遂問咨曰:「吳侯乃何如主也?」咨曰:「聰明仁智雄略之主也。」丕笑曰:「卿褒獎毋乃太甚?」咨曰:「臣非過譽也。吳侯納魯肅於凡品,是其聰明也;拔呂蒙於行陣,是其明也;獲于禁而不害,是其仁也;取荊州兵不血刃,是其智也;據三江虎視天下,是其雄也;屈身於陛下,是其略也:--以此論之,豈不為聰明仁智雄略之主乎?」
*褒獎 /포장/ 칭찬. 장려.
손권이 크게 기뻐하며 즉시 표를 적어 스스로 신하라 칭하고 조자를 사신으로 보낸다. 한밤에 허도에 다다라 먼저 태위 가후 등 대소관료를 만난다. 다음날 이른 아침 가후가 출반出班(궁정에 출근)해 주청한다.
“동오에서 중대부 조자를 보내 표를 올린다 하옵니다.”
조비가 웃으며 말한다.
“이것은 촉병을 물러나게 하려는 것이오.”
즉시 불러들이니 조자가 단지丹墀(황궁으로 이어지는 붉은 계단)에 엎드려 절한다. 조비가 표를 읽고나서 조자에게 묻는다.
“오후는 어떤 주공이오?”
“총명하고 인자하고 지혜롭고 웅대하고 책략이 있는 주공입니다.”
조비가 웃으며 말한다.
“경의 칭찬이 너무 심한 것 아니오?”
“제가 과하게 칭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후가 범품凡品(세상의 평범한 사람) 가운데 노숙을 받아들이니 총명합니다. 우금을 잡고도 해치지 않으니 인자합니다. 형주의 병사들을 취하며 칼날에 피를 묻히지 않으니 지혜롭습니다. 삼강을 점거해 천하를 호시하니 웅대합니다. 폐하께 몸을 굽히니 책략이 있습니다. 이로써 따져보면 어찌 총명하고 인자하며 지혜롭고 웅대하며 책략 있는 주공이라 하지 않겠습니까?”
丕又問曰:「吳主頗知學乎?」咨曰:「吳主浮江萬艘,帶甲百萬,任賢使能,志存經略;少有餘閒,博覽書傳,歷觀史籍,採其大旨:不效書生尋章摘句而已。」丕曰:「朕欲伐吳,可乎?」咨曰:「大國有征伐之兵,小國有禦備之策。」丕曰:「吳畏魏乎?」咨曰:「帶甲百萬,江漢為池,何畏之有?」丕曰:「東吳如大夫者幾人?」咨曰:「聰明特達者八九十人;如臣之輩,車載斗量,不可勝數。」丕歎曰:「『使於四方,不辱君命』,卿可以當之矣。」
*任賢使能 /임현사능/ 유능하고 덕망 있는 사람을 임용함.
조비가 다시 묻는다.
“오주는 제법 학문을 아오?”
“오주는 강물 위에 만척의 배를 띄우고 대갑(갑옷을 갖춘 병사)이 백만입니다. 유능하고 덕망 있는 사람을 뽑아쓰고 잠시라도 여가가 있으면 서전書傳(전적/ 저작)을 널리 읽고 사적史籍(역사책)을 두루 보며 그 대지大旨(대략의 뜻)를 알아내니 서생들이 글귀를 찾아 베끼는 데 그치는 것은 따라하지 않습니다.”
“짐이 동오를 정벌하려는데 괜찮겠소?”
“큰 나라에 정벌할 병력이 있다면 작은 나라엔 방어할 계책이 있습니다.”
“동오가 위나라를 두려워하오?”
“대갑이 백만이고 장강과 한수를 해자로 삼는데 무슨 두려움이 있겠습니까?”
“동오에 대부大夫와 같은 이가 몇이나 되오?”
“총명하고 특달特達한 이가 8, 9십이요 저 같은 무리야 수레에 싣고, 되나 말로써 헤아려 그 수를 셀 수 없습니다.”
조비가 찬탄한다.
“옛말에, 사방 어디라도 사자로 가더라도 군주의 명을 욕되게 하지 않는다, 하였는데 경이 바로 그런 사람이구려!”
於是即降詔,命太常卿邢貞,齎冊封孫權為吳王,加九錫。趙咨謝恩出城。大夫劉曄諫曰:「今孫權懼蜀兵之勢,故來請降。以臣愚見,蜀、吳交兵,乃天亡之也。今若遣上將提數萬之兵,渡江襲之,蜀攻其外,魏攻其內,吳國之亡,不出旬日。吳亡則蜀孤矣。陛下何不早圖之?」丕曰:「孫權既已禮服朕,朕若攻之,是沮天下欲降者之心;不若納之為是。」劉曄又曰:「孫權雖有雄才,乃殘漢驃騎將軍南昌侯之職。官輕則勢微,尚有畏中原之心;若加以王位,則去陛下一階耳。今陛下信其詐降,崇其位號,以封殖之,是與虎添翼之。」丕曰:「不然。朕不助吳,亦不助蜀。待看吳,蜀交兵,若滅一國,止存一國,那時除之,有何難哉?朕意已決,卿勿復言。」遂命太常卿邢貞,同趙咨捧執冊錫,逕至東吳。
이에 즉시 조서를 내려 태상경太常卿 형정邢貞을 시켜 조서를 가지고 가서 손권을 오왕吳王으로 책봉하고 구석九錫(황제가 제후나 대신에게 내리는 아홉가지 기물로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것)을 더해주라 한다. 조자가 은혜에 사례하고 성을 나간다. 대부 유엽이 간언한다.
“이제 손권은 촉병의 세력이 두려워 투항을 청해온 것입니다. 신의 못난 생각에, 촉과 오가 교병(교전)함은 곧 하늘이 오를 망하게 함입니다. 이제 상장上將을 보내 수만 병력을 거느려 강 건너 습격하면, 촉은 바깥을 치고 위는 안을 치니 오가 망하는데 열흘이 안 걸립니다. 오가 망하면 촉도 고립됩니다. 폐하께서 어찌 조속히 도모하지 않으십니까?”
“손권이 이미 예를 갖춰 짐에게 복종하니 짐이 그를 친다면 천하의 항복하려는 이들의 마음을 막는 것이오. 그를 받아들임이 낫소.”
“손권이 비록 웅재雄才를 가졌으나 멸망한 한나라의 표기장군 남창후의 직위를 가졌을 뿐입니다. 관직은 보잘것없고 세력은 미미하니 아직 중원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에게 왕위를 더하면 곧 폐하의 한 계단 밑일 뿐입니다. 이제 폐하께서 거짓 투항을 믿어 그 위호位號(작위와 명호)를 높이고 책봉해 그 세력을 불리니 호랑이에게 날개를 더해주는 격입니다.”
“그렇지 않소. 짐은 오도 돕지 않고 촉도 돕지 않소. 오, 촉의 교병을 기다려, 한 나라를 멸하면 한 나라만 남게 되니 그 때 없애는 게 어찌 어렵겠소? 짐의 뜻이 정해졌으니 경은 여러 말 마오.”
마침내 태상경 형정에게 명하여 조자와 함께 책봉과 구석의 조서를 받들어 곧 동오로 가게 한다.
卻說孫權聚集百官,商議禦蜀之策,忽報魏帝封主公為王,禮當遠接。顧雍諫曰:「主公宜自稱上將軍九州伯之位,不當受魏帝封爵。」權曰:「當日沛公受項羽之封,蓋因時也;何故卻之?」遂率百官出城迎接。邢貞自恃上國天使,入門不下車,張昭大怒,厲聲曰:「禮無不敬,法無不肅,而君敢自尊大,豈以江南無方寸之刃耶?」邢貞慌忙下車,與孫權相見,並車入城。忽車後一人放聲哭曰:「吾等不能奮身捨命,為主併魏吞蜀,乃令主公受人封爵,不亦辱乎!」眾視之,乃徐盛也。邢貞聞之。歎曰:「江東將相如此,終非久在人下者也!」
*禮無不敬 /예무불경/ ‘무불’은 ~하지 않음이 없다, 곧 전부 ~이다의 뜻이다. 그러므로 예의라 존경하지 않음이 없다, 예의는 존경 그 자체다, 예의는 존경을 최우선으로 한다 정도의 뜻이다. ‘예의가 없으면 존경 받지 못한다’는 해석도 있는데 어법에서 벗어난 해석인듯.
*方寸 /방촌/ 가로세로 한치의 몹시 작은 것. 마음.
한편, 손권은 백관을 불러모아 촉병을 막을 계책을 상의하는데 위제魏帝가 주공을 왕으로 책봉하니 예를 차려 멀리 영접하러 나오라는 보고를 접한다. 고옹이 간언한다.
“주공께서 자칭 상장군 구주백九州伯(아홉고을의 우두머리)의 지위이신데 위제의 봉작을 받는 것은 부당합니다.”
“지난날 패공(한고조)이 항우의 봉작을 받은 것도 당시 형세를 따라서요. 무슨 까닭으로 내치겠소?”
곧 백관을 인솔해 성을 나가 영접한다. 형정이 스스로 상국上國의 천사(천자의 사자)라 으스대어 성문으로 들어오며 수레에서 내리지 않자 장소가 크게 노해 소리높여 말한다.
“예의란 존경하지 않음이 없고 법도란 엄숙하지 않음이 없거늘 그대는 감히 스스로 존대尊大할 줄은 알면서 어찌 이곳 강남에 방촌方寸(가로세로 한치의 작은 것)의 칼날도 없다 여기시오?”
형정이 황망히 수레에서 내려 손권을 만나 나란히 수레를 타고 입성한다. 그런데 수레 뒤 한 사람이 목놓아 울며 말한다.
“저희가 몸을 내던지고 목숨을 버려 주공을 위해 위와 촉을 병탄하지 못한 까닭에 주공으로 하여금 남의 봉작을 받게 만드니 또한 욕되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이 쳐다보니 바로 서성이다. 형정이 이를 듣더니 찬탄한다.
“강동의 장상들이 이와 같으니 결국 남의 밑에 오래 있지는 않겠구나!”
卻說孫權受了封爵,眾文武官僚,拜賀已畢,命收拾美玉明珠等物,遣人齎進謝恩。早有細作報說:「蜀主引本國大兵,及蠻王沙摩柯番兵數萬,又有洞溪漢將杜路劉寧二枝兵,水陸並進,聲勢震天。水路軍已出巫口,旱路軍已到秭歸。」時孫權雖登王位,奈魏主不肯接應,乃問文武曰:「蜀兵勢大,當復如何?」眾皆默然。權歎曰:「周郎之後有魯肅;魯肅之後有呂蒙;今呂蒙已死,無人與孤分憂也!」
한편, 손권이 봉작을 받자 문무관료들이 삼가 경하를 드린 뒤 아름다운 옥과 빛나는 구슬 등 보물을 수습해 사람을 시켜 위나라로 가져가 은혜에 사례한다. 어느새 세작(간첩)이 보고를 올린다.
“촉주(촉의 군주)가 본국의 대병과 아울러 만왕(오랑캐 왕) 사마가沙摩柯의 번병 수만을 이끌고, 또한 동계洞溪의 한나라 장수 두로杜路와 유녕劉寧의 두 갈래 병력이 수륙 양면으로 나란히 진격해 그 성세聲勢가 하늘을 뒤흔듭니다. 수군은 이미 무구巫口를 나오고 육군은 이미 자귀秭歸에 다다랐습니다.”
이때 손권은 비록 왕위에 등극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위나라 군주가 기꺼이 접응하지 않아, 이에 문무관료들에게 묻는다.
“촉병들의 성세가 대단한데 어떻게 대처해야겠소?”
모두 침묵하니 손권이 탄식한다.
“주랑(주유)의 사후에 노숙이 있었고 노숙의 사후에 여몽이 있었소. 이제 여몽이 이미 죽고 없는데 아무도 고의 근심을 풀어주지 못하는구려!”
言未畢,忽班部中一少年將,奮然而出,伏地奏曰:「臣雖年幼,頗習兵書。願乞數萬之兵,已破蜀兵。」權視之,乃孫桓也。桓字叔武,其父名河,本姓俞氏,孫策愛之,賜姓孫;因此亦係吳王宗族。河生四子。桓居其長,弓馬熟嫻,常從吳王征討,累立奇功,官授武衛都尉;時年二十五歲。
그 말이 미처 못 끝나 홀연히 반열에서 어린 장수 하나 분연히 나와 엎드려 아뢴다.
“신 비록 어리나 병서를 자못 익혔습니다. 바라건대 수만 병력을 주시면 촉병을 격파하겠나이다.”
손권이 바라보니 손환이다. 손환의 자는 숙무이며 그 부친은 손하인데, 본래 성이 유俞씨인 것을 손책이 그를 아껴 손씨 성을 내려주었다. 이 때문에 오왕의 종족으로 들어간다. 손하가 네 아들을 낳는데 손환이 그 중 맏이로 궁마弓馬에 숙한熟嫻(숙련)해 늘 오왕의 정벌에 따라다니며 거듭 기공奇功(비범한 공로)을 세워 벼슬이 무위도위武衛都尉에 이르렀다. 이때 나이 25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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